129. 외교적 고립
...
"그대가 나와 만나자 제안을 할 줄은 몰랐소."
"어쩔 수 없지요. 대의가 지금 누구에게로 돌아가고 있는 지는 당신이 더 잘 알지 않겠습니까."
서로 웃는 얼굴로 만났지만 상황과 분위기는 둘 다 그렇지 못했다.
"조선과 다시 우호적인 관계를..."
"거절하네."
"하아... 이러실 줄 알았습니다. 그래요, 무엇을 원하시는 겁니까."
청나라는 지금 외교적으로 좋지 못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었다. 육로로는 지금 일본과 조선 그리고 얼마 전 북쪽의 서양 민족에게 잘못 걸려 싸우기 바빠 현재 그들에게 있어 교역 같은 것은 거의 없었다. 지금 그들에게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 다름 아닌 식량을 개척 할 수 있는 땅이다.
국가적 안정을 이루고 싶다면 당연 민심이 안전해야 하고 민심이 안전한 뒤에야 그 다음 조정에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와중에 지금 민심은 극도로 좋지 못함을 조선 왕은 알고 있었다.
'지금 저들은 일본과 싸워 이겼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자긍심 따위는 없을 것이다. 우리와 굴욕적인 휴전을 맺고 또 일본을 기습해서 얻은 승리가 무엇이 자랑스럽단 말인가.'
아무튼 상황을 비교해 보았을 때 지금 세간에서는 조선이 그나마 패권을 잡고 있다며 말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청나라 황제가 스스로 찾아와 잠시 외교적으로 우호 관계를 맺자고 신청하는 것이다. 그 자존심 굳세기로 소문난 청나라 황제가 말이다.
"자네들에게 다시 되찾은 길림을 원하는가?"
"길림 따위가 나의 욕구를 풀어 줄 수 있다 생각하는가?"
"....그건 아니겠지."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해온다. 여기서 최대한 득을 많이 본다면 조선은 지금 여기서 새로운 역사를 장식할 지도 모른다. 그간 우리는 누군 가를 따르기만 하였다. 하지만 이번엔 우리를 따르게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가득 들어왔으니 말이다.
"그나저나 조선은 대담하군."
"흐... 설마 한나라 군으로 위장해 한나라를 도운 것 말인가."
"호오... 이미 알고 있나 보군."
"난 내 나라의 임금이자, 최고 통치자. 이 쯤 정돈 알아두어야 나라를 운영할 때 미리 계산에 넣을 수 있지 않겠는가."
웃으면서 여유를 부린다. 사실 자기 자신 역시 최근에야 알 수 있었지만 나쁘지 않은 일이다. 그 덕분에 한나라 스스로가 자기 자신의 머리를 조아리지 않았는가. 공식적으로 조선은 한나라를 보호 하겠다고 선포 하였고 그 덕분에 한나라는 더 이상 일본의 표적이 되지 않았다.
"우선은 우리에게 청나라의 막대한 이권을 바래도 되겠는가?"
"그 막대한 이권이 대략 무엇인지 말해 줄 수 있겠는가."
어두운 표정을 짓고서 한숨만 연거푸 내쉰다. 그에 나는 싱글벙글 미소만 지었다.
"일단은 군 권을 우리에게 넘겨 주어야 겠어."
"그건 안될 일이네!!!"
한 나라의 군사 권한을 내놓으라는 말을 하였다. 이는 곧 무슨 말이겠는가? 목숨을 내놓으란 말과 마찬가지 이다. 나는 차분함을 유지 하였고 그는 마치 나를 악마를 보는 것 마냥 노려 보았다.
"안되면 상관 없지. 그땐 억지로 빼앗을 수 밖에."
"크윽....! 군사 권한만 빼고는 뭐든지 주겠네! 조선 인을 대거 등용해 신하로 삼을 수도 있고 또 조선 관리를 많이 만들 수도 있네! 아.. 그렇지! 조선 노예들을 다 풀어 줄 수도...!!"
"노예라 하였는가? 아직도?"
"......"
황제는 말을 이어 하지 못했다. 지금 그는 분노와 수치심으로 가득했지만 자기 눈 앞에 있는 이를 보고 수치심과 분노는 커녕 공포와 두려움 만이 몸 가득히 느껴져 왔다. 그래서 일까?
"노예라 하였는가. 아직도."
저 아직도 라는 말을 듣고서 황제는 그가 무엇에 대하여 화가 났는지를 알 수 있었다. 자기 백성에 대해 아직도 노예 취급을 하고 있었는가를 묻고 있었다. 노예.. 노예... 지금 그들에게 잡혀 있는 노예 수는 대략 1만 정도 되리라. 그래서 그런가 지금 그들이 다 노예로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서 화에 치밀어 오른 듯 싶다.
"나 조선 왕 이 혼은 내 백성을 되찾기 위해 청나라 황제에게 선포한다."
안되.. 이렇게 되면 안되..! 상당히 화났음을 느꼈는지 지금 청 황제는 서둘러 무릎을 꿇었다. 훨씬 굴욕적인 일이지만 그래도 지금은 자국을 위해 이럴 수 밖에 없다 생각 하였다.
"네 약조하네. 그대에게 청나라 군사 권한의 일부를 줄 것이며, 또한 지금 국 내에 있는 노예들을 모두 청나라 귀족으로 올리겠네."
"....하아.. 좋소이다. 그렇다면 나도 철회하지. 일단은 해역로는 열어 줄 터이니 해역로를 통해 무역을 다시 시작하고 하지만 해역로를 열어주는 것은 내게 군사 권한에 대한 증표와 증명서 그리고 또 실질적인 것들을 주지 않는 다면 그건 나를 능멸 한 것이라 여기고 전쟁을 할 것이네."
"....알겠네."
이와 동시에 그는 곧 돌아섰다. 그리고서 떠났다. 지금 이 상황은 자기 자신의 승리 임을 확신한 체 말이다.
- 작가의말
안녕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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