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 모두가 잠든 달빛 아래
...
"모두가 잠든 달빛 아래.... 나 혼자 남아.. 이렇게... 크윽.."
한 남성이 수많은 시체들 사이에서 절규 하고 있었다. 사방 팔방이 핏빛으로 물들었다. 달빛 역시 핏빛으로 물들어 보여 붉디 붉은 달인 줄 알았다. 하지만 정신은 그렇게 미친 사람 처럼 넋나가 있지는 않았다.
"나의..군사.. 나의 백성... 나의.......전우들이...."
그렇다. 시체가 태산 처럼 쌓인 이 사이에서 절규 하고 있는 남성은 다름아닌 한 나라의 지존이였다.
어째서 이런 그가 이리도 힘들어 하는 걸까...?
"군사들은 지금 즉시 대전성으로 향하라."
나는 대전성으로 향했다. 대전성으로 향했을 때 중간에 왜적의 군세가 보여옴에 우리는 그 즉각 방향을 돌려 그곳으로 향했으나... 그곳에는 다름아닌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군세와 고니시의 군세가 함께 있었다.
"조선왕. 나는 지금 여기서 그대와 싸울 마음이 없다."
맨 먼저 히데요시가 이리 말하였다. 허나 나는 지금 이곳에서 그와의 결판을 짓기를 원했기에 그와 싸우기를 자초했다. 그러나 나는 여기서 가장 큰 실수를 범했었다. 첫째. 나의 군세와 그의 군세의 머릿수 차이는 어마어마 했다는 것. 둘째, 그는 이미 머릿속에서 작전을 다 구상하고 있었지만 나는 아직 우물쭈물 거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지휘관의 전장에서 싸울 때 큰 차이가 발생 하였다.
"크윽..!"
젠장. 시간이 지날 수록 나의 군세는 점점 밀려 갔다. 허나 시간이 지나갈 수록 적의 군세 역시 피로감이 커질 것이다. 라고 생각한 나는 조금 더 군사들을 향해 버티라고 하였고 최후의 승자는 다름아닌 우리라고 말하였다. 허나 여기서 최악의 상황인 것은? 그의 군사들 역시 훈련이 잘 되어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그들의 군세가 좀더 유리한 상황에 가있었다.
"조선왕. 여기서 끝내기엔 아주 아까운 사람이야."
"허나.. 여기서 포로로 잡아 두는게...."
"흠? 설마. 벌써 내 유희 거리가 끝났단 말인가?"
이 말에 고니시는 어찌 할 줄 모른체 쩔쩔 매고 있었다. 아무래도 히데요시라는 자는 피와 싸움을 좋아하는 듯 싶었다.
"군사들은 들어라! 단 한명의 군사라도 남기지 말고 모두 죽이되! 조선왕 만은 살려 두도록 하라!"
"......"
아주 잔인한 싸움이 시작했다.
싸움은 예상대로 잔인했다. 군사들을 모두 죽이고 난 후 조선왕은 하는 수 없이 투항해 왔지만서도 장수들은 물론이오, 신료들을 모조리 도륙해 조선왕의 눈 앞에 나둔 후 군세를 돌려 북진 하였다. .....
"......크윽.....젠장!!!"
나는 아무도 지키지 못했어. 5만의 전우는 물론 다 내 눈앞에서 모두 죽어벼렀어. 단 한명도 남김 없이... 장수는 물론 신료들 마저.. 류성룡도.. 이산해도.... 도대체 이 싸움의 의미는 뭐지...? 분명 대전성을 탈환하러 가려는 길이였어. 그런데 어째서... 히데요시의 군세가 있는거지...?
"......"
예상외의 범위오차와 더불어 한순간의 지휘관의 역량 차이가 설마 이렇게 모든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갈 정도였다는 점에 나는 아주 큰 수치심과 동시에 나 때문에 죽었다는 생각이 들어 차마 내 눈 앞에 쓰러져 있는 저 전우들을 바라보지도 못한체 죄책감에 가라 앉았다.
모든게 다 악몽만 같았다. 아니? 악몽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만이 들어왔다. 악몽이여야 한다. 악몽이여야 했다. 하지만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것은 다름아닌....
"현실이잖아... 받아들여.. 이 혼..."
그날 비춰진 달빛이 마치 핏빛으로 물들어 버린 달빛처럼 보여왔다.
"전하!!"
전주성에 다다름에 나를 맞이해 주는 것은 다름아닌 내가 돌아옴에 안도감만을 느끼는 군사들과 장수들 그리고 또 오의태가 있었다. 이제는 멀쩡히 걸어다닐 수 있을 정도로 휴식을 취한 오의태가 내 눈앞에 와서는 나를 맞이한다.
나는 그를 바라보기 싫었다. 아니 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를 바라봄으로서 나는 어째서 그가 이곳으로 온지를 알 수 있었다. 그가 경상도에서 피난민의 행렬을 전두지휘 중에 히데요시 군을 뜻하지 않게 만나 와해되어 보고를 하기 위해 이렇게 달려온 것이라고 느껴져 왔다. ..... 하지만 우리는 그 정보를 보고 받지 못한체 그저 급하게 출정만 했다. 나는 지금 그를 보기가 싫었다. 허나 그는 내가 물러가란 말을 하기도 전에 이 말만 전했다.
"포도대장 김서연이 지금 충청도에 있나이다!!"
"......!!"
나는 내 마음이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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