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 지금의 조정
....
"하, 전하 께서 어디 계신지 병조판서는 아십니까?"
"제가 어떻게 압니까, 전장에 나가 있는 것도 아닌데."
"전하의 신변이 지금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니 가슴이 답답하군요."
"이게 다 전하 께서 품위에 걸맞지 않게 자꾸 전장에 나가시니 이렇게 되는 겁니다!"
"그렇습니다!"
"...."
지금 상황을 보면 이렇다. 대신들이 전하의 행동을 보고 불만을 토론하고 있었다. 사실 이 자리에 있고 싶지는 않지만 그들의 행동과 어떤 생각을 파악하기 위해 또 전하와 전하의 모든 이들을 위해 지금 이 자리에 있었다.
'전하 께서 자리를 비우셨다는 이유 하나로 이렇게 신하들의 기가 살아도 되는 건가.'
그들은 지금 너무 기가 넘쳤다. 하지만 그들은 언사를 조절할 마음이 없었다. 그래서 도를 지나쳤다.
"전하 께선 보위에 오를 수 없던 사람입니다. 애초에 임해군이라는 번듯한 형님이 계시는데 어찌 전하 께서 자리를 이을 수 있단 말입니..."
"지금 장난하자는 건가. 좌참판."
"그.. 그것이 아니고..."
나는 그 말을 듣고서 지금 매우 기분이 불쾌해 졌다. 우리가 뫼셔야 할 사람을 더러 잘못한 일이 있으면 그에 대해 잘못했다 말하여도 상관은 없었다. 허나 그가 정통성에 대한 문제로 그의 약점이 된다면 이는 당연 이상한 일. 그렇다면....
"그대들은 정녕 전하의 신하들이 맞는가? 아니면 선 왕의 신하들인가."
"왜.. 왜 그러십니까.. 영상 대감.."
지금의 나는 영의정 겸 삼도육군통제사 직을 맡고 있었다. 새로 만들어진 관직이긴 하며 또 한 사람에게 권력이 집중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건 곧 임시로 만들어진 관료 이고 또 임금이 나를 시킨 이유는 지금 현 상황에서 나 이외에는 직접적으로 신뢰할 인물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 저들 앞에 나는 아주 두려운 존재이며, 현재로선 중전 다음으로 조심해야 할 상대로 여기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금 그들은 내가 조용히 있음에 점점 나란 존재를 잊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지금 누구를 왕으로 뫼시고 있느냐를 물었네. 나는 나 자신의 목숨을 걸고 말하지. 나는 현재의 전하를 모시고 있고 또 그런 전하를 위해 충성을 다 받쳐 불구덩이 앞에 목숨을 던질 각오도 되어 있지. 그런 이 때 그대들은 대체 무엇을 하는 사람이며, 그대들의 가장 큰 목표는 무엇인가. 애초에 묻고 싶은 것은 그대들은 전하의 사람들이 맞는가?"
아주 강하게 밀어 붙였다. 지금 내 앞에 있는 이들은 나보다 더 나이 많은 이들로 명문가 의 사람이 있는가 하면 동시에 조정에 힘 있는 이들로 유명한 이도 있었다. 허나 내 앞에는 모두 애송이 이오. 거기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 쓰러트릴 수 있는 하룻강아지에 불과했다. 나는 그런 그들에게 물었다.
"당신들은 누구의 사람인가."
"정녕 대신들 앞에서 겁박을 한 겁니까?"
"겁박이라... 그리 보신다면 뭐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중전이 직접 중궁전에 영의정 허준을 불렀다. 그에 허준은 이 일에 대한 책임을 물으려 부른 걸로 알고 암울한 표정을 지었다.
"대신들의 충성을 의심하는 것은 좋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그들은 조정의 실세 중에 실세 입니다. 만일 그들이 합심을 하고서 그대를 공격할 수도 있습니다."
"공격을 한다 하면 저는 그에 대한 역공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과연 전하 께서 기뻐하실까요?"
"그건... 기대하기 어렵군요."
허준은 잠시 생각을 하였다. 그들을 겁박한 것에 대하여 과연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말이다.
"그나저나 그대가 생각한 역공은 무엇입니까?"
"그야, 당연...."
"말 안 해도 압니다. 그대가 지방 군 중 비상 군을 제외한 군사들을 남겨 두었다는 것 쯤은 말입니다."
중전이 살며시 웃으며 말함에 허준은 쓴 웃음을 짓고서 말한다.
"그대 에게 자식이 있는 줄로 아오."
"어찌 그것 마저 아신 것입니까. 이제 막 15살 조차 안된 아이를 말입니다."
"물론 그건 과거의 일이지 지금의 당신의 명성은 하늘을 찌른다네. 그런 이 때 가족들에 대해서도 안 퍼졌으리라 생각 하는가?"
".....역시 중전 마마 다우십니다."
그녀는 살포시 웃음을 보였다. 허준은 그녀를 보고서 두 손 두 발을 들고서 말한다.
"저희 아들이랑 누구랑 엮으려 하시는 겁니까?"
"전하 딸인 효령공주가 있다네. 혹여 혼례를 치를 생각이 있는가?
"전하와 사돈 지간이 되란 말씀입니까."
잠시 생각을 하는 허준 이였지만 끝내 결정을 하였다. 임금이 신뢰할 만한 이들이 모두 죽었다. 하지만 그나마 남아 있는 자기가 끝내 임금이 지키게 됨에 곧 그는 맹세 하였다. 임금을 향한 충성을 하겠다고 말이다.
- 작가의말
ㅇㄴ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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