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 무예 대회
...
"우리 영역에 발을 딛여? 허. 뭐 하는 놈이야!"
"우린 남촌 패거리다. 근데 언제부터 한양 곳곳이 네놈들께 됬냐?"
"허! 여기 계신 분이 누군 지는 알고 그 따위로 말하느냐!"
"네놈들이야 말로 이분이 누군 지는 알고 말하는가!"
양반 댁 도령들 인지 각자 행색이 다 비단으로 화려하게 장식 되어 있는 이 마당에 두 패거리로 나뉘어 서로를 마치 적 바라 보듯 쳐다 보고 있다. 한 쪽 중앙에 자신 만만 하게 서 있는 이는 다른 이들 못지 않게 비단은 최 상질이고 또한 그가 쓰고 있는 신과 장신구들 역시 옥이 달려 있다. 반면 한 쪽 패거리 정 중앙에 서 있는 이는 옷은 다른 이들 보다 더 수수 하였고 또 나름 차분한 듯 해 보였다.
"닥치고 길을 비켜라!"
"어허! 네놈들이야 말로 길을 비키지 못할까!"
서로 자존심을 내세우며 한치의 양보도 줄 수 없다는 듯 아무도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주변에 있던 이들이 말리고 싶지만 양반들의 자제들 끼리의 싸움이다. 그런 자리에 자기들이 끼어들어 무슨 일이 벌어지면 아마 사형을 면치 못하리라. 여겨 아무도 그들을 말리지 못 하였다.
"여기 계신 분은 지금 평양 도제찰사에 계신 분의 자제 되시는 분이다!"
"음... 이거 미안하게 되었군."
그 말을 듣자 마자 수수한 옷을 걸치고 다니던 도령은 그들을 향해 차분한 미소를 보내면서 조용하게 말한다.
"자기 아버지의 이름을 빌려서 이 길을 끝까지 걷고 싶다 하는 거라면 뭐 어쩔 수 없지 않겠는가. 자, 이보게들. 어서 길을 비켜 주세."
그의 말에 다른 이들은 뭔가 불만이 많아 보이는 듯 한 표정 이였지만 일부 사람들은 도령의 뜻을 헤아렸다. 그것을 알아챈 이들은 상대 쪽에도 있는 모양인지 잠시 화를 내면서도 그들을 향해 멸시하는 눈 빛을 보내었다. 그리고는...
"이것들을 그냥!"
"에잇!"
그렇다. 그들은 하다 못해 싸움을 걸어온 것이다. 싸우게 됨에 주변 이들은 서둘러 자리를 피하였고 또 도령들 끼리 싸움을 일으켰다. 얼마 안 가서 싸움은 두 사람 만이 남았다.
"허..! 얼굴만 반반 한 줄 알았던 놈이 이제 보니 싸움꾼 이였나 보군!"
"거 말 조심하시오. 나는 싸움을 원치 않소이다. 허나 이 싸움은 그대들이 일으킨 것이니 똑똑히 이 값을 치뤄 주셔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그는 어디서 난 건지 모를 칼을 꺼내 들고서 수수한 옷을 입은 도령에게 달려 들었다. 하지만 도령은 그 칼을 낚아 채어 그의 배에 발길질을 하여 쓰러트렸다.
"네..이놈...! 네놈의 아비는 대체 누구냐..!"
쓰러진 도령이 묻자, 그 도령은 미소를 씨익 짓더니 이리 답해 보인다.
"현 영의정 자제 허겸 입니다."
".....!!!"
이리 답하고서 그는 서둘러 자기 동무들을 모두 챙기더니 유유히 사라졌다. 쓰러져 있던 도령은 화가 치밀어 자기가 끌고 온 동료들을 두고서 그대로 집으로 향하였다 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도성 안에서는 아주 크게 입에서 입을 타고 소문이 났고 또 그 소문에 의하여 사람들은 모두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허 준 대감의 자제와 이이첨 대감의 자제의 싸움이 벌어질 것을 말이다.
"허허. 그렇다 하던가?"
"예. 전하."
그 소식을 임금 역시 접한 모양인지 임금은 매우 흥미로운 눈 빛으로 그 이야기를 들었다. 갑작스레 청나라 사신이 와서 지금 국문은 이제 더 이상 북인을 압박 할 수 있는 무기가 아니다. 몇 몇 정도의 이들을 죽였지만 북인은 아직도 거대함을 유지하려 하고 있었다.
"좋아, 오늘 남인과 북인의 자존심을 건 전쟁을 한번 만들어 보아야겠군!"
"....예...?"
이 말을 듣고 있던 상선은 잠시 두려운 기색을 보이고 있었다.
"저..전하.. 지금 그.. 그것은..."
"그렇소이다. 대회를 열어 무예에 출중한 자를 내 한번 직접 뽑아보고 싶소."
"전하! 이는 아니...!"
"공판. 내 지금 왕실의 장부를 확인 하는 중에...."
"......"
아무도 그를 막을 수 없어 무예 대회를 열게 되었다. 이미 대신들의 약점을 모든 손 아귀에 짊어지고 있던 임금이다. 그런 임금이 무엇이 무서워 자기 혼자 뜻을 못 피겠는가. 거기에 이제 청나라의 군사 권한 마저 얻어 더 굳건해진 왕실의 권위를 보아라.
"물론 무예 대회는 그대들이 원하는 대로 양반을 기준으로 하여 뽑겠소이다."
".......!"
그들이 원하는 것 정도는 들어 준다. 가 아니다. 사실 그는 보고 싶었다. 허준의 아들과 이이첨의 아들. 이 둘 중에 누가 더 뛰어난 지 말이다. 분명 둘 다 무예가 뛰어난 아버지를 두고 있으니 아마 두 사람 다 자기 자식들을 내보낼 것이다.
씨익-
아주 흥미롭고도 재미난 순간이다.
- 작가의말
무예 대회를 열어 봅시다. 맨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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