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 반란
...
"자...장군...!"
"뭔 일이냐."
"성 밖에 수상한 이들이 대거 모여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됩니까!"
".....그들인가."
성 밖을 잠시 바라 보다 말고 그는 귀찮다는 듯 대충 이리 답했다.
"뭐 하느냐, 어서 열어주지 않고."
"예...예....?"
"하아...."
그는 한숨을 내쉬다 자기에게 보고를 하러 온 병사에게 다가가 배에 칼을 꽂아 버렸다.
"열라고 분명 명했지 않느냐, 천한 것아."
"전하! 역률을 가한다 해도 저들이 물러서지 않습니다!"
"내 직접 칼을 들고서 저들을 마주해도 저들은 그렇게 가만히 있을 수 있을까? 백성들이 나의 모습을 보고 뭐라 하겠는가? 분명 이걸 생각하겠지. 나라 안에 큰 일이 생겼다고 말이야."
"전하! 저희 내관들이 전하를 뫼시겠습니다!"
"저희도 싸우게 해주소서!"
생각 없이 궁 밖으로 나가려 하던 중에 어느 새 내 주변엔 무기를 들고서 나를 따라 오는 이들로 가득했다. 백귀야행 이란 건가? 저들은 스스로 자기 자신이 어떤 길을 걷는 지 모르고 있다. 역사 속의 괴물로 남을 수도 있는 것을 말이다. 나는 완벽히 이길 수 있는 싸움은 봐오지 못했다.
언제나 변수는 생기기 마련이다. 적들은 언제 어디서 나타날 지 모르고 또 배신과 충성은 언제나 종이 한 장 차이 마냥 쉽게 바뀌었다. 그런 저들을 오늘 모조리 베어내고 새로운 조정을 새로운 근간을 새로운 내일을 만들어 낼 것이다.
그런 와중에 내 뒤에서 나를 따라오려 하는 불안한 기색을 보이는 이들이 있었다. 저런 저들을 보면 나는 마음 놓고 싸울 수 없다. 그래서 그들에게 무리한 부탁을 하였다.
"그대들은 내가 아닌 중전과 세자를 부탁하네. 만약 내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그렇게 말 끝을 흐린 체 나는 저들에게 시선을 한 번 씩 보내 놓고 다시 내가 가야 할 길을 걸었다.
'내가 결정한 목표 하나 때문에 내 아들과 아내가 잘못될 수도 있다니.... 우스워. 이런 내가 한 가정의 아버지 라는 게 말이야.'
"중앙군은 모두 빠짐 없이 모였겠지."
"예. 저희 10만 5천 군사는 모두 도성 안에 모여 있습니다."
"좋아, 그러면 대궐을 수비한다."
".....? 저희가 직접 나서지 않고 어찌 수비를 하려 하십니까."
중앙군 부 대장으로 뽑힌 이가 다른 이들을 대표해 내게 물었다. 하긴... 군사가 모였으면 공격하는 것이 맞겠지. 하지만 불안했다. 저들이 무얼 믿고 저렇게 나서는 것인가. 자기 주장과 입에서 나오는 말 하나 믿고 목숨을 걸고 말하는 시대는 이미 고려 때에 끝났다.
"불안하다. 상왕전과 중궁전 그리고 동궁전, 그리고 도성 안에 있는 종친들을 뫼실 군사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와 이곳 대궐 중앙에 남아 지킬 군사들로 나눠라."
"전하. 혹여 저들이 반란을...."
"그럴 수도 있다."
짧막하게 던져 준 이 한 마디에 저들은 모두 긴장하는 듯이 보였다. 경험이 없으니 아마 긴장할 만 할 것이다. 그에 나는 미소를 보이면서 웃었다.
"경험이 있다는 것이 그리 좋은 것도 아니군."
"중앙군은?"
"이미 대궐 안에 전면 배치되어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대궐 앞에 수많은 군사들이 나타났다. 이 모습을 보고서 저들 끼리 이야기 하는 백성들. 그 백성들의 모습에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양반들이 다 노골적으로 무시 하였다.
"흠. 저들을 모두 없애고 들어갈까?"
"그건 안됩니다. 민심은 여전히 중요하니까요."
"미치겠군."
그렇게 말하면서 그는 군사들을 향해 소리쳤다.
"양반의 나라 조선의 근간을 흔들고 선 왕께서 남기신 지엄하신 업적들을 갈아 엎으려 하는 지금의 주상은 폭군이오! 오늘 우리는 이 폭군을 제압 하려 군을 일으켰다!"
그렇게 말하고서 그는 칼을 칼 집에서 빼내어 하늘 위로 올렸다.
"나 오선과 그리고 평양 도체찰사 겸 얼마 전 우의정 이였고 또 대광보국승록대부인 이이첨 장군이 직접 나서서 저 폭군을 용상에서 끌어 낼 것이오!"
이 한 마디가 무슨 말이란 말인가. 지금 이를 보고 있던 백성들은 전부 당황해 하는 기색 이였다. 물론 저들이 말하는 대로 양반의 나라 조선에서 양반의 근간을 흔들어 놓으려 하기는 하였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다 백성들을 위한 것 이였고 또 백성들을 향한 진심 된 마음에서 이리 된 것이라 생각하는 마당에 지금 이 앞에 있는 백성들은 과연 어떤 마음을 품었을까?
'이것은 잘못된 일이야. 지금의 전하께서 폭군이라니! 이건 잘못된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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