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국제적인 정세
....
"세자, 저들을 정녕 저리 보내어도 괜찮은 겝니까?"
"크흠."
이야기는 끝났다. 그에 세자는 저들이 물러남에 순순히 보내주었고 그에 대하여 이여송이 불만 섞인 물음을 함에 세자는 인상을 찌푸렸다.
"저들은 이제 곧 다시 본국으로 돌아갈 것이오."
"예....?"
이여송이 세자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표정으로 있음에 세자는 한숨 섞인 말과 함께 하늘을 바라 보았다.
"후금이 곧 있으면 명을 침공 할 것이라는데... 뭣하러 우리 조선을 무리한 상태에서 더 무리하려 하겠는가. 조금은 쉬어갈 줄도 알고 조금은 과하게 나갈 줄 아는게 지금 저기저 왜적들이라는 것 쯤은 알아두시오."
아마 본국으로 철수해 군세를 다시 재정비 한 다음 제 2차 침략을 노릴 수도 있다는 말이다. 지금 왜적들의 군사들을 보건데, 세자의 군세 조차도 못이길 정도로 미흡해져 있고 또 퍼져 있다. 이런 저들 스스로도 지금의 자신들은 조금 위험하다는 것을 알았기에 처신을 더욱 각별히 유념할 것이다.
"흥. 여진족 따위가..."
"그냥 여진족이 아니오. 누르하치라는 자를 그대가 몰라서 그렇지.. 아마 나보다도 더 뛰어난 자일 수도 있소."
"그럴리가...."
이여송은 질린 얼굴을 하지만 세자는 지친 표정을 지었다. 가을... 가을이 되서야 전쟁을 끝내다니... 물론 전쟁을 끝냈어도 재침략이라는 불안전한 것을 두고 끝낸다는게 너무나 화가났다. 재침략의 화근인 저들을 잡아서 죽여 놓으면 문제가 사라질까? 그럴까봐? 아니? 오히려 더한 장수들을 보내어 더한 침략 작전을 구상하겠지. 지금의 저들은 익숙하다. 편하다. 상대하기 쉽다. 라고 단정지은 세자로서는 저들을 가만히 방치해 두는게 좋았다.
"본래의 명은 군을 300만 정도의 상비군을 두어야 하지만... 너무 평화에 겨워 국경 배치 병력 까지 합하면 150만 정도 밖에 안될 것입니다."
"명의 쇠퇴한 병력과 새로 강성하기 시작한 후금의 병력이 일전을 펼친다면은 아마 요서를 지나기 전에 막아야 할 것이야. 요서를 지난다면 막아야 할 곳이 너무 넓어서 큰일 일 것이기도 하고 또 오래 끌어가면 그대들이 말하는 다른 오랑캐들에게 침략을 받고 말겠지."
"......"
땅이 너무 넓어도 문제이고 좁아도 문제이다. 아마 명의 위기가 언제냐고 묻는다면 지금이라 할 수도 있겠지. 외교적으로도 명은 여진족을 멸시해 왔으니, 아마 이번 기회에 새로 일어선 여진족은 명을 가만히 두지 않을게야.
"저하."
"아, 이연아."
남이연. 제 1 광군 부장이다.
"하오면 왜적들이 물러간다는 소리입니까?"
"그럴 것이다."
또한 소서행장의 귓속말 역시 있었다. 아무도 듣지 못하게끔 귓속말로 스쳐지나가면서 말하는 것을 들었으니 말이다.
"....."
"허면 서둘러 경상도 까지 파죽지세로 군을 몰고 가야 하는것이..."
"어차피 왜적들 몇천 내쫓기 밖에 더되느냐 만은 좋다. 광군 1군은 서둘러 경상도를... 광군 2군은 충청도를 얻어내고 오도록하라. 그러나 진군은 내일 아침에 하도록 하라."
"예."
"한양 땅을 드디어 다시 밟아 보는 것 같군."
세자의 예측대로 모든 왜적들이 조선 땅에서 사라졌다. 이에 이여송은 서둘러 본국으로 돌아서는 걸 택하였고 송응창은 그런 이여송을 쫓았다. 한편 한양으로 돌아온 임금은 구휼미를 풀어 서둘러 민심 안정에 애를 썻으며, 가을에 먹을 식량 걱정에 대한 대책을 논의 하였다.
"평양성에 남은 쌀 7만석 중 2만석을 남도에 푸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그러나 그것은 우리 군사들을 먹이기 위한 식량들이 아니오!!"
"맞습니다! 그것은 절대 아니됩니다!"
"끄응...."
한편 돌아옴에 공신을 세우기도 했는데, 여기서 호성공신이라고 하여 젊은 서인층들이 그 자리들을 많이 얻어냈다. 그 바람에 조정에 변화가 생겼다.
"백성이 살아야 나라 운영이 잘 돌아가는 것입니다. 헌데 어찌 그런 백성들을 버릴 수가 있단 말입니까."
"틀린 말입니다. 나라가 살아야 백성이 사는 것입니다."
대놓고 남의 의견을 무시하고 견제하고 비하하고 이러한 이야기가 나옴에 당상관 인사들은 저런 철부지들을 밖으로 끌어내고 싶었다. 그러나 명색이 당상관이라고 자기들 입지는 꿋꿋이 지킴에 한숨만 나왔다. 그러한 가운데 세자가 나서서 그 의견에 동조함에 그들은 세자를 향해 불화살을 쐈다.
"허... 후궁의 소생 주제 무슨 세자라고..."
"......."
그렇다. 이 말이 말이다.
"네이놈!!! 네놈들이 정녕 이 나라의 충신들 이라면은 이럴 수는 없는 법이다!!"
"머리에 피도 안마른 것들이!!!"
이것이 젊은 자들과 늙은 자들의 싸움이였다. 허나 그렇다 해서 모든 젊은 대신들이 그런 것은 아니다. 서인의 젊은 대신들과 유학자들 이였지 늙은 서인 대신들은 이 일을 그냥 주시했고 젊은 동인 대신들 역시 주시하였고 또 늙은 동인 대신들이 화를 내었다. 그런 이때 세자는....
"네이놈들!!! 어찌 국녹을 먹는 관리란 것들이 사사로히 싸울 수 있단 말인가? 그래, 나는 후궁의 아들에 둘 째이다. 허나 지금은 이 나라의 국본이자, 그대들의 세자임을 알도록 하라!"
갑주를 입고서 회의안에 있었다.
"전하! 소자 청컨데 조선 8도의 군권을 저에게 주시옵소서!"
작은 불씨와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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