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 당쟁
...
"어찌 대신이 사사로히 원한이 있다 하여 어찌 파직을 해달라 할 수 있단 말입니까!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마마! 이는 한 대신에게 권력이 집중된 것과 다름이 없는 일이옵고 또 다르게 해석하면 이는 왕실을 무능히 본다 여기고 있는 것입니다!"
"중전마마! 부디 이 나라의 종묘와 사직을 생각 하셔서 영의정 허 준을 엄히 벌하시옵소서!"
"......"
하루 만에 상황이 뒤집혔다. 갑자기 이조판서를 비롯한 6판서 들이 들고 나타나 어제의 일을 자기들이 유리한 방법으로 말하면서 중궁전 앞에 진술을 하고 있었고 또 그 앞에 앞서 좌의정과 우의정을 비롯한 대간들이 청을 하고 있었다. 이는 곧 총공세를 뜻했다. 허나 여기서 나를 옹호 하지 않는 이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중전 마마! 신 병조좌랑 김해인 아룁니다! 증좌가 없는 이 마당에 어찌 저들의 말을 믿고서 한 나라의 대신을 이리 무참히 내칠 수 있단 말입니까! 젊은 대간이 실수로 무례를 범해 영상 대감이 호통을 칠 수도 있습니다! 더군다나 상황의 증좌가 없습니다! 저들의 주장을 듣지 마시옵소서!"
당하관 중 대간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이 나를 지지해 주고 있었고 나를 옹호해 주는 상소들을 연거푸 올리고 있었다. 허나 여기서 아직 궁금한 것은 단 한 사람의 의중 이였다. 바로 다름 아닌 평양 군 권을 맡고 있는 이이첨이 말이다.
'평양 도체찰사 이이첨. 그가 과연 어떻게 나오냐가 달렸다.'
설마 하니 이런 공세를 펼칠 줄 몰랐던 나 이다. 지금 그가 예외적인 변수를 만들어 나를 혼란에 빠트릴 수 있음을 알고 있기에 처신을 바로 하고는 있지만....
"중전마마! 평양 도체찰사 이이첨 대감이 지금 중궁전을 방문 하였습니다!"
"......."
중궁전은 여전히 조용했다. 세자가 방금 들어간 이후로 계속 된 침묵을 유지하는 저 곳을 보면 뭔가 꺼림직 한 기분이 들기 마련이다.
"중전마마! 신 평양 도체찰사 이이첨! 군사를 이끌고 도성에 당도 하였습니다!"
"......!!!"
"!!!!!"
모든 이들을 얼음으로 만들어 굳게 하였다. 지금 그가 한 말을 들어 보라. 뭐라? 군사를 이끌고 도성에 당도해? 어이가 없어 실소를 터트렸다. 지금 그가 도성에 군사를 대리고 들어 옴은 그렇다면.... 단 한 개의 뜻 밖에 없다.
나를 견제 하려 함이 분명하다.
"영상 대감. 아직도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입니까."
"지금 남아 있는 서인들이 저희에게 힘을 보태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비록 당상관 무리가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중신으로서의 힘은 있습니다."
"......중궁전은 아직도 조용한가?"
"그러합니다."
아직도 중궁전에선 저들의 공세를 받고 있다. .... 내가 나서지 못하고 있음을 알고 저들이 계속해 엄한 곳을 공격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그렇다면 내가 아닌 다른 이들이 직접 나서야겠지... 그렇다면...
"좋네. 그대들의 말을 받아들여 나는 지금부터 이 당의 영수가 되겠네."
"!!!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영상 대감!!"
다들 나에게 감사하다 말한다. 나는 지금 어쩔 수 없는 길을 택한 것이다. .... 어쩔 수 없는.....
당은 이이첨을 견제하자는 목적과 함께 나를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내가 남촌에 산다는 이유로 남인이라 당 이름이 결정 되었고 또 저들은 이이첨의 처소가 북촌에 위치한다는 이유에 북인이라 당 이름이 결정 되었다. 동과 서 였던 당들이 이제 북과 남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 날 그 사건은 중전마마의 침묵으로 마무리 되었지만 하지만 지금은 확실히 서로가 견제 해야 함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대감. 얼마 전에 상비군을 모두 도성으로 불러 들이셨다면서요."
"평양 도체찰사가 먼저 불렀다. 헌데 내가 부르지 못할 까닭이 없지 않은가."
"그건 그렇습니다만..."
그렇다. 도성으로 상비군 10 만을 주둔 시켰고 뭔지도 모를 백성들은 그저 불안에 빠져 있었다. 도성 안에만 지금 현재 20만의 대군이 주둔하고 있는데 어느 누가 불안해 하지 않으리. 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 그들을 견제 하기 위한 방법은 이 것 뿐이다.
"아 맞다. 그리고 그들이 나를 향한 공격을 했었는데.. 이제 되갚아 줄 차례는 되었는가?"
"예 대감. 이번 주도권은 확실하게 저희한테 있습니다."
"마침 이 일 장군이 얼마 전 이조판서와 다른 판서들과 함께 만나 세자 저하를 시해 하려 했다 고하면 될 것입니다."
"나쁘지 않군."
이제 새로운 조정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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