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 헌의 단절
...
"뭐라?! 헌이 더 이상 우리의 지원을 받지 않는다 하였다고?!"
새로 즉위 한 임금이 이 소식을 접하고서 가장 큰 충격에 빠졌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헌이 있어 일본을 견제하고 또 청이 마음대로 넘어 오는 일을 막아 낼 수 있다. 그리고 또 무역을 통해 자국의 영토를 더욱 부유하게 만들 수 있으며, 세금이 국고 안에 들어올 때 조정은 할 수 있는 사업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 질 것이고 말이다.
"이러면 우리는 외교적으로 고립되는 일이오!"
"전하. 소신들 역시 잘 알고 있는 일입니다."
"허나 광해가 패위되면서 모두 짐작할 만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더군다나 저희가 직접 그곳 대소신료들과의 연줄이 있사오니 저희가 청한다면 아마 다시 우리의 지원을 받을 것입니다."
하지만 임금은 여전히 불안해 하였다. 지금 자기 자신이 집권 하면서 이런 일들이 일어남으로서 자기 자신에게 자질이 있는 지 의심이 되었기 때문이다.
'일단은 내 힘이 불안정해서 이런 일이 생긴 것이다. 그렇다면...'
"이 일에 대한 책임을 각 6조의 판서들과 정승에게 물으니 예판을 삭탈관직 시키고 또 영상의 자리에 다시 허준을 임명 할 것이다!"
"저..전하..!!!"
임금은 잘 알고 있었다. 누가 충신이며, 누가 역적인지를 말이다. 허준은 유능했고 머리가 좋았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의 사업들이 쾌재를 이륙했고 또 많은 이들이 생각하기를 그 만큼 훌륭한 재상은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그들이 과연 이 인사 문제를 좋게 받아 들일까?
'허, 자기 자신의 존재를 모르는 군. 허울 뿐인 왕인 주제에 감히 우리 들 앞에서 왕 행세를 해?'
그렇다. 그는 허울 뿐인 왕이다. 하늘이 내려 주신 왕도 아니고 백성들이 원해 하는 왕도 아니다. 사대부와 지주들 역시 그를 왕으로 여기지 않는다. 북쪽의 정세를 살핀다면 지금 이 상황을 보고서 자기들이 뽑은 이 왕이 제대로 국정을 잘 운영한다 생각하고 있겠는가.
지금 그가 이 자리에서 그들을 등 돌린 행위는 하면 아니 될 행위였다.
"전하의 교지를 받으시오!"
".....? 어느 전하를 말 하는가."
"다..당연히..!.. 새로 즉위하신 전하가 아니겠소."
"허.. 그렇다면 나는 받을 수 없네."
현재 허씨 일가는 유배가 아닌 문외출송 상태였다. 그런 상태에서 그에게 교지 한 장이 내려져 왔다. 그 교지의 내용을 보니 새 영의정으로 임명하니 부디 와서 자기 자신의 오른팔이 되어 달라는 소리였다. 그에 허 준은 그들을 향해 이리 답했다.
"나는 성군 광해 전하의 충신이오, 그의 영원한 신하로다! 헌데 어찌 다른 이의 관직을 받고서 녹을 타 먹고 살 수 있단 말인가! 나는 그의 자손인 사람의 왕이 아닌 이상 명을 따르지 않겠다!"
"이는 심히 무엄하오! 불경죄로 다스릴 수도 있는 일! 지금 이 소식이 전하의 귀와 또 대소신료들의 귀에 들어간다면 과연 그들이 그대를 가만히 나두리라 보고 있소이까!"
"그렇다면 호성공신과 또 여러 공신첩을 빼았든가, 아니면 알아서 하시오. 나는 모르는 일이올 시다."
허준은 그 답지 않게 매우 무례한 태도를 보였다. 그에 군사들은 칼을 빼 들면서 까지 그를 향해 이리 답했다. 교지를 어서 받들라고 말이다. 그에 허준은 절대 불가하다 말하였고 이런 공방전이 계속 됨으로 교지를 들고온 그들은 화가 머리 끝까지 났다. 하지만 그들이 직접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기에 순순히 물러가 주었다.
'지금 나서서 조정에 다시 들어 갔다간 내 목숨이 좌지우지 될 것이다. 저들이 원하는 것은 내가 조정에 다시 들어가는 것을 막는 일. 그렇다면 지금 이 점이 그들에게는 우호적인 면일 수도 있다.'
"이거 영.... 헌이 갑자기 단절한 이유가 다름 아닌 광해 패위 때문이라 그곳 신하들 역시 나서기 힘들다 합니다."
"대감. 만약 헌이 광해의 복수를 자초하고 온다면 어찌 되겠습니까."
"헌은 경계해야 할 대상이 두 곳이나 있어 쉬히 군세를 움직이지는 못할 것이네."
훤히 뜬 달 밤 아래 많은 대신들이 한 곳에 모여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일단은 허 준의 조정 복귀를 막는 상소와 함께 이 다음으로 일어날 재난을 생각해 봅시다."
"다음으로 일어날 재난은 무엇일까요."
그에 이이첨은 한숨을 내쉬며 저 달빛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다이묘들의 난이 일어 나겠군."
- 작가의말
광해 : 벌써 세 개의 기둥이 부서 졌군. 이제 어찌 할 테냐? 내가 없으면 이 나라 조선이 어떻게 되는 지 정도는 뼈 저리게 느끼게 해 주어야 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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