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예상치 못한 싸움
...
"쳇."
먼저 보내었던 장수가 조선 왕에게 단 한방에 죽임을 당했다. ... 정말 어이가 없는 일이다. 지금 조선 왕의 체구를 볼 때 그냥 여인네 같아 보이는데, 저런 놈을 못이기다니... 장수 자격이 있는가를 의심 스럽다만 그래도 뭐 어떻겠는가 싶어 나는 곧 바로 다음 장수를 보내었다.
"미카미. 나가서 싸워."
"네."
하얀 갑주를 입은 젊은 노장. 흑발의 머리와 긴 청월도를 들고서 단번에 나아갔다. 내 부대 내에서 그 만큼 실력 있는 인재를 보내봄에 조선 왕의 실력을 보고 가겠다.
"죽어라! 조선 왕!"
"흥. 덤벼라!"
조선 왕은 말 고삐를 잡고서 빠르게 나아가 단 1합으로 끝내버릴 생각 인듯 싶었으나 미카미 에게 있어서 그렇게 승부를 거는건 오히려 역으로 당할 수도 있음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
앞으로 점점 나아갈 수록 두사람이 서로 맞닿을듯 말듯 했다. 그런 이 때. 맞닿은 그 순간에 바로 결과가 나타났다.
"....흠. 왜에도 이런 장수가 있을 줄은 몰랐군."
"....."
청월도와 조선 왕이 들고 있는 무기. 두 무기가 부숴져 버린 것이다. 동시에 부숴져 버린 걸 보자마자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단 1합 싸움에 단 한번도 져본적 없던 미카미가 이런 결과를 내버린 것이다. ... 이것은 미카미에게 있어선 곧 패에 불과했다.
"군사들은 총 공격하라!"
"와아!"
군사들을 일단 앞으로 보내고서 미카미를 뒤로 빼려 하였다. 다행히 미카미는 내 뜻을 알아 차렸는지 바로 뒤로 빠졌고 조선 왕도 우리의 모습을 보고서 바로 돌격 명령을 내렸다. 그 바람에 이 평야 대전에서는 우리들이 좀 밀리다 싶이 하면서 동시에 후퇴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제길.. 조선왕..!'
"왜군들은 역시 오합지졸에 불과합니다."
"허허. 하지만 전하 께오서 맨 먼저 출격한 적의 장수를 단 1격에 베어 버린 것이 우리 아군의 사기를 매우 크게 올렸다는 점이 있기에 저희가 이길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합니다."
"음? 그렇소이까?"
다시 전주성으로 돌아와 잠시 쉴겸 술자리를 만들어 이야기를 함께 하고 있었다. 이번 싸움에서는 확실히 내 영향이 클지는 모르겠지만 그때 싸운 왜의 장수가 좀 마음에 걸려왔다.
"그나저나 설마 미카미와 1합 싸움에서 무승부를 낼 줄은 몰랐습니다."
"형님. 사사로히는 형님과 아우 사이인데, 어찌 이리 존대를 하실 수 있습니까."
그나저나 미카미라 하였는가? 약간 궁금증이 생겨서 조용히 물어보았다.
"미카미 라는 자는 어떤 자입니까."
"저를 몇번이나 죽이려 했던 자입니다."
아주 간단히 말하는 형님의 말과 동시에 그 내용을 들음에 나는 내가 마시려던 술잔에 술을 뱉을 뻔했다. 하지만 그래도...
"미카미란 자는 검술에 대해.."
"조선 제 1검이 있듯 왜에서도 1검이 있는 법입니다. 그런 1검이 다름아닌 미카미 입니다."
"......"
아무래도 그 때 나를 향해 겨룬 검은 약간의 실력만 발휘 한듯 싶다. 허나 조금 의외 였던 것은 그 때 서로 칼을 마주했을 때 짜릿한 감각이 남았었다는 것이다. 검을 내려 놓은지 조금 됫었는데.. 다시 잡아봄에 약간 긴장감이 들기도 하지만 반대로 흥분이 되기도 했다.
"그나저나 고니시의 군세는 훈련이 잘 되어 있더군요."
"확실히.. 타격을 별로 못입힌듯 싶습니다."
몇백의 부상병을 남겼다 하면은 적의 피해는 1천 정도였다.
"일단은 장기전으로 나아갈 수도 있을 듯 싶으니 서둘러 전주성 곳곳에 군사를 보내어 정탐을 하고 있으라 하세요."
"관아에는 몇명씩 보내라 할까요."
"100명씩 묶어서 최전방 쪽으로 보내세요."
100명 씩 정도 된다면은 아마 저들은 기회를 잡고 노릴 만 할 것이다. 만일 노리지 않는다 하더라도 저들의 위치는 알아 두어야 다음 전투를 준비할 수 있다. 아니면 우리가 기습을 하든 작전을 짤 수 있으니 말이다.
'궁금하군. 미카미...'
"미카미. 조선 왕과의 싸움에서 본 실력을 다 발휘한건가?"
"설마 그렇겠습니까, 다만..."
"다만?"
나는 지금 매우 혼란스러웠다. 왜의 제 1 검이면서 제 1 무장인 그가 지금 조선 왕의 검에 꺾이는 것인지에 상당히 햇갈려 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답은...
"그저 저의 실력에 조금 밖에 쓰지 않았을 뿐.. 솔직히 말해 그 정도만 써도 저를 넘어설 무인은 없었습니다. 헌데 조선왕은 제 예상을 깨보이더군요."
그렇다. 그는 자기 실력의 조금 밖에 쓰지 않았던 것이다.
'조선왕이라... 재밌군. 미카미를 당황하게 하고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 정도로 대단한 인물임은 인정하지 하지만....'
나는 한숨을 내쉬면서 하늘을 바라본체 말한다.
"그는 과연 나를 이길 수 있을까?"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