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2화. 전쟁의 서막(2)
332화.
'음...대충 3만명쯤 되겠네.'
토르치 왕국군 진영 상공에 모습을 숨긴채 어느 정도 병력이 집결해 있는지 직접 알아 보러 왔다. 후작군 병력이 1만정도다. 전장의 주요 전력인 기사들과 마법사들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는 모르지만 병력수만큼은 3배다. 기사들도 아마 후작령 영지 한곳에 있는 기사들과 다른 영지에서 끌어 모은 토르치 왕국의 기사들이 압도적으로 많을것으로 추정되었다. 피오트르 왕국과 토르치 왕국과의 국경은 작은 강이 경계였다. 20여미터 폭의 강이지만 많은 물은 흐리지 않는 상태다. 걸어서도 충분히 건널수 있을 정도다. 본격적인 전쟁이 발생하면 두번다시 토르치 왕국군이 전쟁을 일으킨 엄두도 내지 못하게끔 완전히 박살을 내야한다.
어중간하게 처리하면 다시 전쟁을 일으킬지도 모른다. 군량미가 어디에 보관되어 있는지 알아 본후 후작령 진영으로 돌아 갔다. 며칠이나 지루하게 막사안에서 지내고 있을때 그라함 후작이 급히 회의에 참석할것을 요청했다. 후작 막사에는 후작령 속령에 속하는 귀족들이 모두 모인 상태였다. 토르치 왕국군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적어도 며칠후에 전쟁이 시작될것 같다고 했다. 다시 한번 병력을 점검하고 철저히 대비하라는 식으로 회의는 끝났다. 모든 귀족들이 막사를 나간후 후작과 독대했다.
"토르치 왕국의 어디까지 밀고 들어 가면 두번 다시 전쟁을 일으킬 엄두도 내지 못하겠는가?"
"토르치 왕국쪽으로 밀고 올라 간다니?"
"그래. 후작이 하라는대로 해 줄께. 토르치 왕국을 완전히 멸망시킬수도 있어. 원래는 심각한 타격만 주고 빠질려고 했지만 그러면 언제 또다시 토르치 왕국군이 전쟁을 일으킬지 몰라서 생각을 바꾼거야."
"고, 고맙네."
그라함 후작은 역시라고 생각했다. 드래곤이라면 왕국 한개쯤은 얼마든지 무너 뜨릴 힘을 보유하고 있다.
"그럼 이 지도를 봐 주게."
지도를 한장 꺼낸 후작은 지도 한부분을 가르키며 토르치 왕국의 영토 절반에 해당되는 부분까지 점령해 달라고 했다. 그러면 토르치 왕국에서는 전쟁을 일으킬 힘을 잃는다고 했다. 토르치 왕국 최대 곡창 지대가 포함되기 때문이다.
뿌우우우우우우!!
다음날 아침 일찍부터 토르치 왕국군이 전열을 정비하고 강변뚝 위쪽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에 맞서 그라함 후작군은 화살이 미치지 못하는 거리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켄의 제안으로 그렇게 한것이다.
뿌뿌뿌우우우뿌우우우!!!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토르치 왕국군 진영에서 긴나팔 소리와 함께 화살이 먼저 날아왔다. 화살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그 아래쪽을 왕국군 병사들이 돌진하며 강을 건너기 시작했다. 20여미터의 강을 빼곡히 메운채 강뚝으로 올라 오는 토르치 왕국군은 멀리서 보면 개미떼들이 기어 올라 오는듯했다. 5분의 1정도의 병력이 강뚝위에 올라 왔을때였다. 갑자기 홍수라도 난듯 강 위쪽에서 엄청난 기세로 강을 꽉 메운채 엄청난 강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꽈꽈꽈꽈꽈!
강물을 본 토르치 왕국군이 아우성을 치며 빨리 뚝으로 올라 가라고 밀치고 뒤로 물러 나라고 미는등 난리를 치고 있을때 강안에 있던 왕국군을 강물이 휩쓸고 지나갔다.
"라이트!"
번쩍.
"와아아아아아~!!!"
하늘에 번쩍이는 빛을 본 그라함 왕국군이 일제히 달려 오며 뚝으로 올라온 토르치 왕국군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미 패닉 상태에 빠진 왕국군은 어쩔줄을 몰라했다. 병력이 중간에 뚝 끊겨 버린것이다. 엄청난 병력이 순식간에 강물에 쓸려 나간 탓으로 뚝으로 올라와 있는 인원만으로는 후작군을 막을수가 없었다.
- 엔다이론! 그만해.
토르치 왕국군이 강을 건너고 있을때 엔다이론을 소환해 물을 쏟아 부은것이다. 엔다이론이 조종하는 강물은 홍수와는 비교도 할수 없을 정도의 기세였다. 토르치 왕국군의 3분 1정도가 강물에 쓸려 나갔다. 강물이 줄어 들고 후작군이 공격을 시작하자 아직 강을 건너지 않은 왕국군이 일제히 강으로 뛰어 들어 건너기 시작했다. 앞서 건넌 왕국군을 돕기 위해서였다.
"체인 라이트닝!"
파치지지지직!
"크아아아악!"
그런 왕국군이 뛰어든 강에 광역 전격 마법을 시전했다. 비록 강물은 적었지만 강전체가 흠뻑 젖어 있는 상태다. 강으로 들어온 왕국군이 감전되어 하얀 연기를 뿜어내며 픽픽 쓰러지기 시작했다.
"마, 마법이다! 피해라."
강으로 들어 갈려든 왕국군이 급히 후퇴를 하며 물러 났을때 마시 마법을 시전했다.
"원드 스톰!"
휘리리리리릭!
7서클 마법인 회오리 바람이 후퇴하는 왕국군을 지그재그로 휩쓸고 지나가 완전히 관통한후 또다시 뒤쪽에서 앞쪽으로 왕국군을 강타했다. 아우성치는 왕국군은 이미 반토막이 난 상태에서 또다시 회오리 바람에 의해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
뿌뿌!뿌우우우뿌뿌뿌우!
왕국군쪽의 긴나팔 소리에 겨우 목숨을 구한 왕국군이 일제히 후퇴하기 시작했다. 강을 건너 전투를 벌이고 있는 왕국군도 뒤돌아 강으로 뛰어 들어 후퇴를 시작하자 후작군이 뒤를 추격하며 베어 넘기고 있었다. 이런 전쟁에서는 후퇴할때에 가장 많은 병력 손실을 입는다. 모든 상황을 지켜본 켄은 왕국군의 식량이 보관되어 있는 먼 후방쪽의 보급 창고를 급습했다. 임시로 만든 목책으로 둘러 쌓인 위에서 기사 2명을 포함한 백여명의 병사들이 멀리 전장쪽을 바라 보고 있었다.
"그래피티! 파이어 볼!"
"크윽!"
"으윽!"
퍼펑!
"크아아아~!"
"으아아아~!"
기사 2명을 중력 마법으로 찍어 누르고 동시에 파이어 볼이 기사 2명을 직격했다. 저 기사들이 소드 마스터가 아닌한 중력 마법에서 벗어 날순없을 것이다. 예상대로 기사 2명은 새까맣게 타버린채로 바닥으로 쓰러지자 병사들이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벌벌 떨기 시작했다.
"모두 죽기 싫으면 뛰어 내려라."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들려온 소리에 병사들은 혼비백산하며 어쩔줄을 몰라했다.
"매직 미사일!"
우물쭈물하는 병사들에게 매직 미사일 10발을 날려 주었다.
퍼퍼퍼퍼퍼퍽!
"으악!"
"커억!"
병사 10명이 순식간에 당해 버리자 그제야 병사들은 마법사가 숨어 있다는걸 파악했는지 목책위에서 밖으로 뛰어 내리기 시작했다. 15미터쯤되는 목책위에서 뛰어 내린다고 모두가 죽는건 아니다. 흙바닥인 덕으로 부상을 입을수는 있지만 사망하는 사람은 몇명 없을것이다. 병사들중에 아직까지 뛰어 내리지 않고 주춤거리는 놈들은 모두 죽였다.
"아공간 오픈!"
엄청난 양의 보급품이 아공간안으로 빨려 들어 갔다. 보급품을 보관하는 곳은 모두 3곳이었다. 3만의 병력이 사용할 보급품을 모조리 탈취한후 전장을 둘러 보자 이미 토르치 왕국군은 보급품이 있는 곳까지 후퇴하고 있었다. 그런 왕국군중 화려한 이두(二頭) 마차 한대가 기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빠르게 목책쪽으로 달려 오고 있었다. 마차만 봐도 고위 귀족이 타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스!"
달려 오는 마차의 전방에 마찰 계수 O인 그리스 마법을 펼치자 말 두마리가 주르르 미끄러지며 비틀거리며 쓰러지기 시작했다.
"히히히이힝.'
갑자기 말들이 쓰러지자 마차가 공중으로 붕 뜬채 한쪽 바퀴가 땅바닥으로 내려 꽂히며 기우뚱하며 마차가 곤두박질쳤다.
꽈당.
텅!
마차가 요동치자 마차문이 열리며 화려한 경갑옷을 입은 중년인이 튕겨져 나오자 마차를 따라 오던 기사 5명이 급히 말에서 뛰어 내려 중년인에게 달려 오고 있었다.
"홀드! 블링크!"
목책위에서 모습을 숨긴채 그런 광경을 지켜 보며 중년인과 기사들을 홀드로 묶어 버린후 중년인에게로 이동해 중년인의 뮛목을 움켜 쥐고는 목책위로 블링크로 이동했다.
"으윽!"
"움직이면 죽는다."
목책위에 도착해 중년인에게 경고를 한뒤 아래쪽의 기사들을 훑어 보았다. 홀드 마법을 깨버린것인지 기사들이 목책으로 달려 오고 있었다.
"기사들에게 멈추라고 해!"
"누, 누구냐?"
꽈악!
"크윽!"
"죽고 싶지 않다면 명령대로 해."
대꾸를 하는 중년인의 목을 세게 움켜 쥐자 신음을 흘리며 괴로워했다. 중년인은 기사도 아니었다. 경갑옷만 화려할뿐 마나도 없는 맹탕이었다.
"머, 멈춰라!"
"후, 후작님!"
"명령대로 해."
달려오든 기사들이 목책 가까이에서 멈추며 후작이라고 불렀다.
"네놈이 총사령관이냐?"
"그, 그렇다."
"이름은?"
"마제스트 드 즈라디스 후작이다."
이번 전쟁은 이미 끝난것이나 마찮가지다. 토르치 왕국군의 총사령관을 잡은것이다. 적군의 수장만 잡는다면 아무리 패색이 짙은 전쟁이라도 이기는것이 이 대륙의 전쟁이다.
"모두 들어라! 토르치 왕국군 총사령관인 즈라디스 후작을 잡았다. 토르치 왕국군은 모두 항복하라."
음성 증폭 마법을 사용해 멀리까지 들리도록 외쳤다.
"후작! 왕국 병사들에게 무기를 버리라고 해."
"크으으...모두 항복하라. 명령이다. 무기를 버려라."
즈라디스 후작의 증폭된 목소리가 전장에 울려 퍼지자 왕국군들은 하나둘씩 무기를 버리기 시작했다. 목책 아래쪽의 5명의 기사들도 무기를 버리고 목책위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목 좀 놓아 주게."
"허튼짓하면 곧바로 죽인다."
경고를 한뒤 후작의 목을 놓아 주었다. 그러자 후작은 곧바로 뒤를 바라 보고는 아무도 없자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찾아 봐야 소용없어."
"허억! 마, 바법사?"
"그렇다."
경악하는 즈라디스 후작의 눈은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라함 후작군 병력들이 무기를 버리고 항복한 토르치 왕국군을 한쪽으로 모으고 즈라디스 후작이 있는 목책쪽으로 달려 오고 있었다. 토르치 왕국군의 기사들도 별반항없이 모두 무장해제가 되었다. 그때 후작앞에 모습을 드러 내고 후작을 잡고는 목책 아래로 훌쩍 뛰어 내렸다.
"허억!"
깜짝 놀라는 즈라디스 후작이었지만 플라이 마법을 시선한 덕으로 천천히 목책 아래로 내려 섰다.
"토르치 왕국군 총사령관이다. 정중히 모셔라."
"명!"
후작군 기사들이 즈라디스 후작 양옆에 서서 감시를 하고 있을때 멀리서 말을 타고 달려 오는 그라함 후작이 보였다.
두두두두두.
십여명의 기사를 대동하고 달려 온 후작은 말에서 뛰어 내리며 켄에게로 다가와 고맙다고 했다. 토르치 왕국군 포로들은 모두 3천여명이다. 3만의 병력이 10분 1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얼마나 많이 죽었는지 전장은 흥근한 피로 물들어 있었다. 그라함 후작군은 사망자 5백, 중경상자는 모두 3천 2백명이라고 했다. 중상자중 위중한 병사들까지 합치면 사망자는 8백명에 이를것이라고 했다.
포로들은 모두 목책안으로 몰아 넣고 전장을 정리했다. 엄청난 대승에 그라함 후작군의 사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후작군의 중상자들은 마법으로 치료를 해 주었다. 그렇다고 완치까지는 시켜 주지 않았다. 죽지 않을 정도로만 치료해 주었다. 그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하며 병사들이 칭송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리네. 자네 덕분에 승리할수 있었네."
모든 귀족들이 모인 막사안에서 그라함 후작이 재차 고마움을 표시했다.
"도와 준다는 약속을 지켰을뿐이야. 내일 당장이라도 치고 올라 가는건 어때?"
"병사들이 지친 상태네. 며칠은 쉬어 주어야 하네."
후작의 말대로 며칠후 토르치 왕국안으로 진격해 들어 갔다. 가장 먼저 만난 성은 병력이 별로 없었다. 전장으로 대부분 이동한 상태여서 빈성이나 마찮가지였다. 그런 빈성을 털며 빠르게 전격해 들어 갔다. 그러자 다른 국경에 대치하고 있던 토르치 왕국군이 후퇴를 해 이쪽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정보가 들어왔다. 토르치 왕국의 한쪽 구멍이 뻥 뚫린 탓으로 다른 국경에 대치만 하고 있을순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더구나 그라함 후작군이 진격하고 있는 방향은 토르치 왕국의 최대 곡창 지대다. 곡창 지대를 빼았겨 버린다면 토르치 왕국은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 당장 올해 말부터 기아에 허덕여 수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는것은 물론 반란까지 일어 날지도 모른다. 총력을 기울여 곡창 지대를 사수해야 하는 입장인 토르치 왕국으로써는 마음이 급할 수 밖에 없었다. 그때 피오트르 왕국에서 전면전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곡창 지대가 있는 호므라 평원으로 이동하는 토르치 왕국군의 뒤를 급습한것이다. 전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 들었다. 토르치 왕국군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후퇴를 거듭해 호므라 평원으로 몰려 들기 시작했다. 이미 수많은 사상자를 낸 상태로 호므라 평원에 도착했을땐 병력은 3분의 1이나 줄어든 상태다. 그래도 후방에서의 원군들이 속속 도착해 7만의 병력이 집결해 있었다.
피오트로 왕국군도 토르치 왕국군을 쫒아 호므라 평원에 접어 들었을땐 그라함 후작군과 병력을 합쳐 모두 5만 병력으로 불어 났다. 병력수에서는 피오트르 왕국군이 밀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다. 토르치 왕국군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호므라 평원을 사수해야 하는 입장이었지만 피로트르 왕국군은 그렇지 않았다. 피오트르 왕국군의 총사령관은 다우렉 공작이다. 공작 자신이 소드 익스퍼트 중급의 경지다. 그라함 후작이 그런 다우렉 공작을 소개시켜 주었다.
"반갑네. 자네 덕분에 왕국의 숙원이 머지 않았다네."
호므라 평원은 2백년전만 하더라도 피오트르 왕국 소유였다. 토르치 왕국과의 전쟁에서 패해 호므라 평원을 빼았겨 버렸다고 했다. 이번 전쟁에서 승리한다면 호므라 평원을 되찾을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는 것이다.
"내가 시간이 별로 없어. 당장 내일이라도 전쟁을 시작해야 돼. 토르치 왕국군은 여러 곳에서 온 상태야. 전열을 완전히 정비하기 전에 공격해 일거에 무너 뜨리는게 좋을꺼야."
"그건 동감이네. 자네가 선봉에 나서 주겠나?"
"아니, 난 적군의 뒤쪽으로 가서 혼란에 빠뜨릴려고 해. 그러면 앞쪽의 병력들은 우왕좌왕하며 불안해 떨며 제대로 싸우지도 못할꺼야."
"고맙네. 적군이 혼란에 빠진후 진격하겠네."
- 작가의말
즐거운 하루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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