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5화. 일본의 능력자(2)
295화.
"그, 그럼 나도 능력자가 될수 있을까?"
"좀비 바이러스라는걸 이겨내면 될수 있을꺼야. 하지만 권하고 싶진 않아. 실패하면 좀비가 될테니까."
"어차피 좀비가 판을 치는 세상이 될꺼야. 인간들은 좀비들을 피해 숨어 살아야 하고. 그럴바에야 일생일대의 도박을 해 보는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야."
"사쿠마(佐久間)! 하지 마라. 만약 네가 좀비가 된다면 난 널 공격할수 밖에 없어."
친구끼리 피의 상잔만은 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사쿠마의 고집을 꺾을순 없었다. 은근히 자신을 경쟁 상대로 여기고 있었던것 같았다.
"이야마! 좀비 피를 구해줘."
"제발 하지 마라."
"할꺼야. 성공한다면 우리들은 역사에 새로운 장을 쓰는 장본인들이 될꺼다. 실험 장면을 모두 녹화해 성공하면 발표를 하는거야. 그러면 수많은 능력자들이 탄생해 좀비들을 일본에서 몰아 낼수 있을꺼야. 그러니까 해야 돼."
완고한 사쿠마를 더이상 말릴수가 없었다. 밤이 되어 혼자 밖으로 나갔다. 좀비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총소리가 들린곳이나 비명 소리가 들린곳에 좀비가 등장한 증거다. 총소리는 자위대가 있는 곳이다. 그런곳을 피해 비명이 들려온 곳으로 직행했다.
우걱우걱.
그곳은 민가였다. 창문이 깨진 민가에 방안에 좀비 놈이 인육을 먹고 있었다. 구역질이 나는 장면이었다. 절로 화가 치솟았다.
"죽어!"
그대로 창문안으로 돌진해 좀비놈의 머리통을 향해 주먹을 뻗었다.
펑.
놈의 머리통이 순식간에 박살나며 검은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후욱후욱!"
흥분된 마음을 가라 앉히고 미리 준비한 패트병에 검은 피를 담았다. 일본은 지진이 많은 나라다. 하루에 한두번씩은 일본 전역 어딘가에 진도 2~3정도의 지진이 매일 발생한다. 진도 1정도는 아예 보도도 하지 않는다. 3이상이 되어야 지진이 발생했다는 뉴스가 자막으로 보도된다. 그런 지진으로 인해 큰지진에 대비해 대책 수립이 잘 되어 있다.
지진이 발생하면 튼튼한 건물로 피신한다. 대부분 학교 체육관이다. 좀비 사태로 인해 그런 학교 체육관으로 피신해야 하지만 오히려 그게 피해를 크게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피난한 사람이 데려온 애완 고양이가 좀비가 되어 인간들을 습격한 것이다. 그런 일로 인해 한곳으로 피난을 하라고 해도 좀비가 두려워 피난하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사쿠마! 정신 바짝 차려야 해. 강한 정신력이 필요하단 말이다. 반드시 바이러스를 이겨낸다고 단단히 마음 먹어."
"걱정마! 찍기나 해."
비디오 카메라를 세팅하고 사쿠마를 꽁꽁 묶었다. 사쿠마는 만약 자신이 좀비로 변한다면 주저없이 죽여 달라고 부탁했다.
"사쿠마! 행운을 빈다."
검은 피를 마신 사쿠마는 하루도 지나지 않아 고열이 끓어 오르기 시작하며 졸음이 쏟아 진다고 했다. 지금부터가 고비다. 잠들지 말고 정신력으로 버티라고 했다. 잠이 들려는 사쿠마를 강제로 깨워 버티라고 다그쳤다.
"사쿠마! 능력자가 되고 싶지 않아? 날 이기고 싶지 않느냔 말이다. 버텨! 너라면 이겨낼수 있어."
꾸벅꾸벅 조는 사쿠마에게 찬물을 끼얹거나 큰소리로 말을 걸며 되도록 잠이 들지 않게끔 용기를 불어 넣어 주었다. 이틀째부터는 사쿠마의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오한이 걸린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누운 자리에서 몸이 들썩거리며 파닥파닥 튀는게 도마위의 생선같았다. 자다 깨기를 반복하며 사쿠마는 삼일째가 되자 눈을 뜨고는 배가 고프다고 했다. 자신과 비슷한 상황이다. 자신도 배가 엄청나게 고팠었다.
"기다려. 준비 할께."
사쿠마를 지켜 보느라 식량 배급도 받지 못한 상태지만 냉장고에 있는 모든 식량을 꺼내 대충 요리를 하고 떠 먹여 주었다. 아직 사쿠마는 묶여 있는 상태다. 배가 부른지 사쿠마는 또다시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잠들지 말라고 종용하며 이겨내라고 고함치는 나날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다음날 저녁이 되었다.
"사쿠마! 어때?"
"몸이 이상하게 개운해 진것 같아. 힘도 넘치는것 같고?"
"정말이냐? 그럼 한가지만 더 실험해 보고 풀어 줄께. 능력자가 된 난 피가 흰색으로 변했어. 너도 흰피로 변했다면 능력자가 되었을꺼야."
사쿠나의 팔뚝에 상처를 냈다. 그러자 사쿠마의 팔뚝에서는 흰색피가 흘러 나오고 있었다.
"하하하! 사쿠마! 축하한다. 넌 이제 능력자야."
"정말이냐? 이야마! 고맙다. 모두 네 덕분이다."
사쿠마를 풀어 주고 사쿠마가 어떤 능력을 각성했는지 실험해 보았다. 여러 가지 실험을 한끝에 사쿠마는 염동력자였다. 능력자 각성 실험 영상을 니코니코(ニコニコ) 동영상 사이트와 유튜브에 올렸다. 이 영상은 큰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실제로 이 방법으로 능력자가 탄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 실패해 오히려 좀비가 증가하게 되는 계기도 되었다.
*******
"핸드님! 이 영상을 봐 주십시요. 이런 일이 가능한겁니까?"
"뭔데?"
현수가 보여준 유튜브의 영상에 깜짝 놀랐다. 일본에서 능력자를 만드는 영상이었다. 능력자는 고열을 동반한후 각성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이런식으로 능력자를 만들수 있다는 사실에 경악하지 않을수 없었다. 클론 능력자의 피가 붉은색이라면 이렇게 만들어진 능력자는 흰색 피였다. 한명은 피스트 계열 능력자였고 한명은 염동력자였다.
"가능할꺼다."
"그럼 이 방법을 사용하면 누구나 능력자가 될수 있겠군요."
"아니, 무리다. 오히려 좀비로 변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꺼다. 능력자로 각성하는 사람들은 극히 일부의 사람들로 절대 저런 실험을 하지 말도록 국장에게 연락해 놔."
이제 전세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것이다. 저 실험 영상으로 인해 각국에서는 욕심을 부릴것이 틀림없었다. 무분별한 생체 실험으로 인해 좀비들이 탄생해 전세계로 좀비들이 퍼져 나가게 될것이다.
*******
"그런 방법이 있었다니. 당장 실험해 봐."
"좀비로 변한 자는 어떻게 할까요?"
"음...피를 뽑아내고 소각시켜 버려."
자신들 가문도 알아 내지 못한 방법을 일본에서 성공한 것이다. 그렇게 능력자된 자들과 클론 능력자들은 누가 더 강한지도 알아 봐야 했다. 로스 차일드 가문은 물론 유튜브의 동영상에 의해 능력자 각성 실험이 전세계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비밀 실험실에서 행해진 실험이었지만 유럽의 독일에서 행해진 실험중에 실험체의 피를 뽑을려든 과학자가 실험체의 손톱에 손등이 긁혀 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그 과학자는 그런 사실을 숨기고 좀비로 변해 버리는 일이 발생해 유럽 전역으로 좀비들이 퍼져 나가게 되었다. 미국 뉴욕에서는 암시장에서 구입한 검은 피를 담은 병을 분실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주차장에 세워둔 자신의 승용차까지 고작 200여미터 거리였지만 마음이 급한 나머지 택시를 잡아 탔다. 택시 요금을 계산할때 호주머니에 넣어 두었던 작은병이 지폐를 꺼낼때 뒷좌석에 떨어져 내린것을 몰랐던 것이다. 다음 승객이 뒷좌석에 있던 작은 병을 발견하고는 집으로 가져가 살펴 보았다. 검은 액체가 굳어져 있는 작은 병 두껑을 열자 지독한 냄새가 풍겨와 집밖에 있는 쓰레기통에 던져 버린것이다.
파삭.
쓰레기통안에 던져진 작은병은 무언가에 부딪혀 깨졌다. 한밤중에 쓰레기통을 뒤지던 쥐들이 검은 피를 갉아 먹었다.
"요즈음 거리가 깨끗해진것 같지 않아?"
"그런가? 난 잘 모르겠는데?"
"뉴욕 시내에 부랑자들이 요즈음 전혀 보이지 않아."
"아! 그래. 어쩐지 도로가 넓어 보인다고 생각했었어."
길거리에 아무렇게나 앉아 있는 부랑자들을 흔히 볼수 있었지만 요즈음 그런 부랑자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정부에서 그런 부랑자들 대책에 나선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날밤 뉴욕의 지하에서 부랑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처음 발견한 사람들을 무작정 습격하는 부랑자들의 공격에 일반 시민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좀비다! 좀비가 등장했다."
누군가의 외침에 그들이 좀비라는 사실을 알았을땐 이미 늦어 버렸다. 좀비가 사람들을 습격해 뜯어 먹고 있을때 바닥의 흥근한 피가 하수도 두껑을 타고 지하로 흘러 들어 갔다. 그러자 인간의 피에 흥분된 좀비 쥐들이 지상으로 올라 오기 시작했다. 처음 좀비로 변한 쥐는 동료 쥐들을 습격해 잡아 먹거나 싸워 상처를 입히자 쥐들이 점점 좀비로 변하기 시작했다. 쥐 좀비들은 지하 하수도에서 잠을 자고 있는 부랑자들을 습격해 뜯어 먹거나 배가 부르면 방치해 둔것이다. 그런 쥐들이 점점 불어나 수백 수천마리로 증가한 상태다.
"꺄아악!"
지상으로 쏟아져 나온 쥐들에 의해 뉴욕 시내는 패닉 상태에 빠져 버렸다. 인간 좀비들은 경찰들이 총을 쏘며 제압에 나섰지만 수천 마리의 달려 드는 쥐들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즉시 군대를 동원해 뉴욕을 봉쇄하고 능력자들을 파견해 좀비 소탕 작전이 펼쳐졌다. 하지만 좀비 쥐들을 모두 소탕하는건 무리였다. 뉴욕이 완전히 좀비 도시로 변해 버리자 좀비 쥐들은 다른 도시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럴때에 독일에서도 좀비 소동이 발생하고 있었다. 좀비에게 손등이 긁힌 과학자가 좀비로 변해 동료 과학자들을 습격해 좀비로 만들어 버리고는 실험실내의 모든 실험용 동물들을 습격하는 일이 발생했다. 좀비의 피나 타액으로 전염되는 좀비 바이러스는 긁힌 상처만으로도 좀비로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과학자는 좀비로 변한 좀비가 발악하며 구속구에서 벗어 날려고 발버둥을 치자 팔목에서 흘러 나온 검은 피가 구속구에 묻어 있는걸 모르고 구속구를 더 꽉 채울려고 하다가 피가 상처로 스며 들어 간것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실험실에서 인간 좀비들과 동물 좀비들이 밖으로 나와 닥치는대로 인간들을 습격하기 시작하자 독일도 점점 좀비들이 판을 치는 세상으로 변해갔다.
*******
"큰일 났습니다."
"뭐가?"
"미국 뉴욕에 좀비가 등장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독일에도 등장했습니다."
"뭐라고? 어떻게 된거냐?"
일본에서의 좀비 사태가 전세계로 퍼지고 있었다. 우려했었던 일이 실제 상황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아직 원인 규명은 하지도 못한 상태입니다. 미국 정부에서도 조사를 하고 있지만 원인을 알수 없다고 합니다. 부랑자들과 좀비로 변한 쥐들의 습격으로 인해 뉴욕 지하에서 처음 좀비가 발생한게 아닐까 하는 예상입니다. 독일은 실험실에서 처음 좀비가 등장했다고 합니다. 능력자 각성 실험에 실패해 좀비로 변한 자들이 등장한것이랍니다."
"미친 놈들! 그러게 왜 실험같은걸하고 지랄이야."
버럭 화를 내자 현수와 명철이가 움찔하고 있었다.
"한국에서도 하냐?"
"아마 하지 않을겁니다."
추측은 필요없다. 확실한 증거가 필요한것이다.
"과학자들을 다시 한번 점검해 봐. 그리고 공항과 항만을 완전히 폐쇄시켜. 이제는 어디서 좀비 바이러스가 들어올지도 모르는 상황이야. 그리고 예방약은 완성이 되었냐?"
"24시간 제조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미 정부 요인들은 주사를 맞은 상태고 군인들에게도 점차로 보급하고 있습니다."
"너무 늦어! 제조 시설을 더 늘려야 해. 한국의 모든 제약 회사에 협조를 요청해서 최우선적으로 예방약을 만들어라고 해. 비상 사태다."
아직까지 사태의 심각성을 이해하지 못하는것 같았다.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전부터 예방약을 제조하고 있으면서도 아직까지 전국민이 맞을 정도로 약을 만들지 못했다는 것은 그만큼 위기감이 결여되어 있다는 증거다.
"그렇게 보고하겠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정보에 의하면 일본에서 능력자들에게 좀비 토벌 요청을 했다고 합니다."
"어느 나라에?"
"그것까지는 아직 모릅니다."
일본 국내의 능력자가 지금 몇명이나 있는지는 모른다. 그들에게 요청을 했을수도 있지만 외국에 요청했을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었다.
부르르르.
"응? 이 밤중에 누구야?"
늦은밤인데도 전화가 걸려왔다. 폰을 확인하자 아일랜드의 마이클 대통령이었다.
- 잘 지내나?
"엄청 바빠. 무슨 일로 전화했지?"
- 부탁 한가지를 할려고 했는데 바쁘다니 다음으로 미루어야겠네.
그런식으로 말한다면 궁금해서 참을수가 없었다. 마이클 대통령이 일부러 교묘하게 말을 비꼬운것 같았다.
"무슨 일인지 말해 봐. 들어 보고 판단할테니까."
- 먼저 화를 내지 말게. 나도 어쩔수가 없없네.
대통령까지 막을수 없을 정도의 일이라는 뜻이다. 더욱 궁금증을 유발하게 했다.
"자꾸 뜸 들이지 말고 말해 봐."
- 알겠네. 아일랜드에서 능력자 각성 실험을 하게 되었네. 난 반대를 했지만 워낙 강경한 사람들로 인해 어쩔수없이 진행하게 되었네. 아일랜드는 이미 전국민들을 상대로 예방약 접종을 하고 있는 중이지만 거부하는 사람들도 있다네. 그런 사람들중에 자신을 능력자 각성 실험을 해 달라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는 중이네. 생체 실험이나 마찮가지인 그런 실험은 절대로 할수 없다며 반대를 하는 입장이지만 만약에 정부 몰래 각성 실험을 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면 실패시 좀비가 발생하게 될꺼네. 그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상황에서 실험을 하자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게 되어 더이상 반대할수도 없는 입장으로 변해 버렸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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