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5화. 매부(2)
255화.
매부는 스스로의 능력을 잘 알고 있는것 같았다. 욕심도 별로 없어 보였다.
"근데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에 도로 건설 사업을 따낸겁니까?"
"탄자니아라는 나라야. 그곳에 한국 기업이 유전을 찾았는데 도로 건설을 우리 회사가 따 낸거고."
"탄자니아요?"
여 회장에게 다리를 놓아준 일이었다. 탄자니아의 에너지 광물부 차관인 콰브나에게 부탁을 해 놓은 일이었다.
"그럼 탄자니아의 도로 건설 감독관이 꼬장을 부리는 거라는 말이죠?"
"그렇다네. 골치 아파 죽겠어."
"해결해 드릴께요."
"아프리카의 일을 자네가 어떻게 해결할수 있는가?"
말도 되지 않는다며 매부는 와인을 들이키고 있었다. 마음 고생이 심한것 같았다.
"나다. 한국으로 돌아 왔냐?"
- 예.
"탄자니아의 콰브나 전화 번호를 알려 줘."
- 잠시만요.
CKD 화학의 강성길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콰브나의 전화 번호는 모르는 상태다. 전화 번호를 받고 곧바로 콰브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 이런 한밤중에 누구야?
자다가 깨어 났는지 짜증스런 목소리가 들려왔다.
"콰브나! 죽을래?"
- 뭐? 누구야?
"핸드다."
- 헉! 해, 핸드님이십니까?
콰브나는 잠이 확 달아 났는지 목소리가 180도 달라졌다.
"한국의 금진 건설이 도로 공사를 하는데 감독관이 뇌물을 달라고 공사를 지연시키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내가 가서 해결하기 전에 알아서 해결해."
- 곧바로 조치하겠습니다.
"만약 다시 한번 이런 일이 발생하면 각오해야 할꺼야."
- 아, 앞으로는 절대로 그런 일은 없을겁니다.
몇달후에 들런다고 말해 주고 전화를 끊자 통화 내용을 듣고 있던 매부가 입을 쩍 벌리고는 당황하고 있었다.
"자, 자네...어떻게..."
"내일 아침이면 해결되어 있을거에요. 탄자니아의 에너지 광물부 차관에게 도움을 준적이 있거든요. 그 사람이 다 해결해 줄꺼에요."
와인 한병을 다 비우고는 남은 한병은 잘 보관해 두라고 하고 내일 다시 찾아 온다고 하고 집을 나섰다. 그런 켄을 누님이 배웅해 줄려고 주차장까지 따라 나왔다.
"누님 차는 있어요?"
"아니, 없어요. 한집에 두대나 필요없니까요."
"그럼 내일은 누님 차도 사고 새집에 채워 넣을 가재 도구를 사러 가기로 하죠."
"난 필요없어요."
극구 사양하는 누님이었지만 사 줄 생각이다. 집으로 돌아와 곧바로 여 회장의 저택으로 이동해 갔다. 눈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똑똑.
"들어 오게."
이번엔 서재앞 복도에서 노크를 했다. 항상 창문을 통과해 잠입해 들어 가는 켄으로써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아! 어서 오게."
"많이 기다렸지? 조금 늦었어."
"장 과장이 자네 매부라고?"
의자에 앉자마자 여 회장의 질문 공세에 시달려야했다.
"그래."
"그렇다면 왜 빨리 말해 주지 않았나?"
"불과 며칠전에 작은 할아버지를 찾을수 있었거든."
"어째든 장 과장은 탄자니아 도로 건설 담당이어서 퇴근이 늦는다네. 시차 차이로 인해 그런것이니까 자네가 이해해 주게."
여 회장이 양해를 구했다. 그렇다고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죽어라 일만 시키는 행위는 납득할수 없었다. 탄자니아와의 시차는 6시간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출근 시간을 6시간 늦추어 탄자니아의 시간에 맞추어 일을 하면 된다. 그런점을 회장에게 말하자 여 회장은 말도 되지 않는 일이라고 했다. 탄자니아의 도로 공사에 필요한 장비나 물픔등을 국내에서 조달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어째든 여 회장이 직원들 건강을 생각한다면 어떤 조치를 취해 봐. 계속 그런식이라면 과로로 송장까지 치룰지도 몰라."
평행선을 긋는 대화에 짜증이 나 버럭 소리를 질었다. 몇년전에 일본에서도 그런 사건이 있었다. 일본 최대 광고 대리 회사의 여직원이 과로로 인해 자살을 한 사건이 있었다. 그 사건이 화제가 되어 연일 매스컴의 몰매를 맞아 국회에서도 거론되어 잔업 시간까지 재조정하는 법률까지 제정하기도했다. 그런 사건이 한국에서도 벌어진다면 어떤식으로 무마할지는 모르지만 회사 이미지 다운은 피할수 없을것이다.
"이번건만 잘 해결되면 궁리해 보겠네."
"도로 건설이 중단된걸 말하는거라면 이미 해결해 놓았어."
"자네가 어떻게 그런걸 알고 있나? 장 과장이 말한건가?"
회사 비밀을 누설한 것이라고 생각한것인지 여 회장의 심기가 불편해 진것 같았다.
"매부가 투덜대더라고. 골치가 아프다고 해서 무슨 일인지 물어봤어. 그런 일이라면 탄자니아의 에너지 광물부 차관에게 전화 한통이면 해결되잖아."
"그런 일로 차관에게 전화를 넣는다면 회사 역량을 의심하게 될걸세."
"의심은 개뿔! 에너지 광물부 차관인 콰브나는 나한테 꼼짝도 못해. 크게 한번 당했거든. 앞으로 무슨 일이 발생하면 내 이름을 대고 전화해. 다 해결될꺼야. 그래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말해. 해결해 줄테니까."
"알겠네. 앞으로는 그렇게 하겠네."
여 회장은 탄자니아에서의 골치 아픈 일은 모두 해결될것이라고 생각했다. 차관을 어떻게 구워 삶았는지는 모르지만 핸드의 말이 거짓은 아니거라고 확신했다.
"어제밤에 삼화 그룹 회장을 만났어."
"뭐라고? 정 회장하고도 친분이 있었나?"
여 회장은 충격을 받은것 같았다. 한국 제1기업인 삼화 그룹과 핸드가 손을 잡는다면 다른 한국 기업은 절대로 삼화 그룹을 따라 잡을수 없을것이다. 지금도 글로벌 기업으로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삼화 그룹이다. 그런 그룹에 날개를 달아 주는 꼴이다. 그런 점을 우려한 결과 놀라지 않을수가 없었던것이다.
"친분은 없었어. 족치러 갔었거든. 정 회장이 은밀히 능력자를 찾고 있었어. 무슨 일로 찾고 있는지 물어 보러 간거야. 정 회장도 다른 놈의 부탁으로 찾고 있었대."
"음...정 회장에게 부탁한 자는 누군지 말해 줄수 있나?"
"HSBC 은행 한국 지부장이래. 그래서 그 은행을 박살낸다고 하자 정 회장이 말리더라고."
"당연하네. 삼화 그룹은 그 은행이 주거래 은행이네. 그곳이 털린다면 삼화 그룹도 큰타격을 받을것이기에 말린것이라고 생각되네."
여 회장은 은행과 기업은 공생관계라고 했다. 직원들의 급료나 사업처간의 거래를 주거래 은행을 이용해 사용하는 대가로 막대한 금액의 융자를 해 준다고 했다. 만약 그런 양쪽의 어느쪽이든 도산하게 된다면 막대한 부채로 인해 연쇄 반응을 일으켜 동반 도산까지 할지도 모른다고도 했다.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금융 시장에 큰혼란을 초래할것이며 그 피해는 예금을 예치한 국민들에게 돌아 간다고 했다.
"그래서 한국에 있는 HSBC 은행은 그냥 놔두고 아메리카에 있는 HSBC 은행들을 털 생각이야. 그곳을 털면 물론 한국 경제도 큰타격을 받을꺼야."
깜짝 놀라는 여 회장에게 삼화 그룹 정 회장에게 말해 준것처럼 막대한 달러를 여 회장에게도 준다고 말해 주었다. 그런 막대한 달러를 풀면 불법 자금이니 세탁을 위해 숨겨 놓았다는등 구설수에 휘말려 세무 조사가 나올지도 모른다며 우려를 표했지만 여 회장이 납득하게끔 설득했다. 세무 조사는 나온다고 해도 하는 시늉만 보이게끔 국정원 고 국장에게 부탁하면 해결된다고 말해 주었다. 고 국장의 말을 잘 듣는 국회 의원 두명을 확보해 놓았기 때문에 그들을 움직이면 어떻게든 될것이다.
"그렇게 알고 있도록 해. 그리고 금진 그룹도 미리 대비를 해놔. 난 회장 저택 지하실에 달러를 꺼내 놓고 그만 가 볼께."
할말을 다한 켄은 자리에서 일어나 복도로 나가 모습을 감춘채 지하실을 찾아 내려갔다가 안가로 향했다. 켄이 사라진후 한참동안 서재에서 얼이 빠져 있던 여 회장은 정신을 차리고 지하실로 내려가 봤다.
"어헉!"
놀라 까무러칠 정도의 막대한 달러가 지하실을 꽉 채우고 있었다. 이런 달러를 어디에 보관하고 꺼내 놓을수 있는지 상상도 되지 않는 한편 이런 금액을 보유하고 있는 핸드가 믿기지 않았다. 대체 얼마인지 이걸 헤아릴려면 며칠은 걸릴것 같았다. 핸드가 말한 자신이 세계 제일 부자라는 말이 헛소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
작은 할아버지 삼일제를 끝내고 당숙집 거실에 모두 모였다.
"오빠! 정말 내일 아침에 서울로 순식간에 보내 줄꺼란 말이죠?"
"그래. 걱정마."
7촌 조카인 서진이를 혼자 남겨 두고 부산으로 내려 가야했기에 그걸 걱정하는 누님에게 걱정말고 다 함께 내려 가자고 했다. 내일 아침에 순식간에 서울로 서진이를 데려와 학교에 데려다 주겠다고 하자 믿지 않는것이었다. 믿으라고 윽지를 써서 반강제로 서진이도 함께 데리고 온것이다.
"어떻게요? 무정차 고속 열차를 탄다고 해도 2시간이나 걸리는데?"
"모두 잘 들으십시요. 지금부터 제가 하는 말은 극비에 속합니다. 누구에게도 절대로 말하면 않됩니다."
친척들 모두의 얼굴을 한번씩 바라 보았다. 그런 친척들도 사뭇 궁금한 표정들이었다.
"전 마법사입니다."
"피이? 오빠! 그게 말이나 돼요?"
"마법사? 마술을 하는 사람을 말하는겐가?"
"외할아버지! 그런 마술사가 아니라 해리포터처럼 마법을 사용할줄 아는 마법사래요."
서진이의 말대로 모두가 전혀 믿지 않아했다. 무턱대고 마법사라고 말하면 당연히 그런 반응일것이다. 직접 마법을 보여줘야 믿을것이다.
"형님! 정말 마법사에요?"
"그렇다니까."
"그럼 막대기 같은걸 들고 불도 뿜어내고 하늘도 막 날아 다닐수 있는거에요?"
"막대기는 필요없어. 내 별명이 뭔지 아냐? 갓 핸드야."
두 손을 앞으로 내밀어 보여 주었다. 하지만 여전히 믿지 않는다.
"파이어 볼!"
화악!
"흐으윽!"
"에구머니나!"
"부, 불덩어리."
모두가 파이어 볼을 보고는 펄쩍 뛰었다. 손바닥위에 조그마한 불덩어리를 생성시켜 보여 주었다.
"자, 자네 그건 뜨겁지 않나?"
"다른 사람에게 이걸 던져 불이 붙으면 절대로 끌수 없습니다. 소방차가 와도 내가 꺼지 않는한 꺼지지 않는 불이죠."
휘이익.
"으아악!"
"자, 자네..."
"어?"
파이어 볼을 주방쪽으로 던지고는 조정을 했다. 넓은 거실을 춤추듯 돌아 다니는 파이어 볼에 처음엔 깜짝 놀랐지만 너무 신기한지 파이어 볼만 뚫어져라 바라 보고 있었다.
팟.
"앗? 사라졌어."
"내가 끈거다."
"혀, 형님! 방금 그건 가짜 불덩어리죠?"
"가짜가 아냐! 한가지 더 보여 줄께."
매직 핸드를 펼쳐 주방으로 보내 냉장고를 열었다.
둥실둥실.
"어엇?"
"어, 어떻게?"
"오빠가 조종하는거에요?"
"그래."
큼직한 고기덩어리가 공중에 둥둥 뜬채로 거실쪽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켄은 고기쪽을 향해 일부러 손을 내밀어 조종하는척했다.
"저 고기에 좀전에 보여준 불덩어리를 보내 태워 버릴테니까 잘 봐. 파이어 볼!"
공중에 떠 있는 고기 덩어리에 파이어 볼을 보내자 순식간에 고기 덩어리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다 타버렸어. 어떻게 저럴수가 있는거야?"
"아까운 고기를 왜 태워?"
"당숙모! 죄송합니다."
모두가 놀라워하는데도 당숙모는 고기가 사라진걸 걱정하고 있었다. 나중에 큰것으로 사 줘야 할것 같았다.
"오빠가 정말 마법사라면 하늘을 날수 있어요? 하늘을 날아 서울로 보내 준다는거에요?"
"물론 날수있어. 서울로 널 데려다 주는건 다른 방법을 사용할꺼야. 지금 당장 가볼래?"
"정말 지금 당장 갈수 있다는거에요? 그 먼 서울로?"
"같이 갈 사람은 이곳으로 와!"
소파에서 일어나 거실의 넓은곳으로 이동했다.
"정말 갈수 있다는거죠?"
"그래."
조카들 3명이 가장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왔다. 어른들은 어떻게하면 좋은지 망설이고 있는듯했다.
"누님도 함께 가시죠. 서울 누님집 거실로 이동할겁니다."
총5명이 함께 이동하기로 했다. 갔다가 금방 다시 돌아 온다는 말을 하고 절대로 놀라지 말라고 말해 준뒤에 워프 마법을 펼쳤다.
"모두 내쪽으로 가까이 와...워프!"
하얀빛과 함께 거실에서 순식간에 켄 일행이 사라지자 지켜 보고 있던 당숙 내외는 물론 형님 부부와 매부까지 두눈을 비비며 믿지 않아했다.
"우욱!"
"우웁!"
"머, 머리가..."
공간 이동으로 인해 속이 울렁거리는지 조카들과 누님이 괴로워하고 있었다. 그런 일행들에게 마나를 보내주어 안정을 시켜 주었다.
"이제 괜찮아졌지?"
"왜 이렇게 속이 울렁거린겁니까?"
"너희들이 처음 공간 이동을 한 부작용이다. 익숙해지면 아무렇지도 않아. 일종의 멀미라고 생각하면 돼."
딸칵.
어두운 거실에 전기를 켰다. 그러자 누님과 서진이가 깜짝 놀라고 있었다.
"여긴 우리집이야."
"어떻게 이런 일이..."
"이제 믿을수 있지? 그럼 다시 돌아 가자."
"또 멀미를 하는겁니까?"
6촌 형님 아들인 찬성이가 제일 고생이 심했는지 두려워하고 있었다.
"익숙해지면 괜찮아. 누님! 전기를 끄고 이쪽으로 오세요."
부산의 당숙 아파트 거실에 갑자기 켄 일행이 등장하자 모두가 깜짝 놀랐다. 일행들은 다시 괴로워하는걸 마나를 불어 넣어 주며 안정을 시켜 주었다.
"이제 믿지?"
"오빠! 어떻게 마법사가 된거에요? 나도 마법사가 되고 싶어요."
"저도요."
"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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