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4화. 능력자 피터(2)
244화.
한대 때릴려다가 그만 두었다. 처음 마법 주머니를 대하면 모두 저런식이다. 켄도 처음으로 아공간을 생성시켰을때 너무 신기한 나머지 피터와 똑같은 행동을 취했었다.
"그래도 필요없다면 이리 줘."
"아, 아닙니다. 제게 주십시요. 방금전의 말은 사과하겠습니다."
피터는 급히 매직 포켓을 등뒤로 감추었다. 절대로 빼았길수 없는 물건이다. 너무 신기했다. 정말 이 물건은 돈을 아무리 많이 준다고 해도 절대로 구입할수 없는 물건이라고 확신했다.
"빼았지 않을테니까 일단 이리 줘. 손 봐야 할게 몇개 있어서 그래."
잠시 머뭇거린 피터는 손을 앞으로 내밀수 밖에 없었다. 마법 주머니를 건네 받아 회수 마법과 라이트닝 마법을 발동시키고는 피터에서 피 한방울을 떨어 뜨리게 했다. 또다시 피를 떨어 뜨리라는 말에 피터는 주저했다. 또 무슨 일이 벌어 질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매직 포켓을 다른 사람은 사용하지 못하게끔 네게 종속시켜 줄려는거야. 빨리 피를 떨어 뜨려."
이제야 이해가 된 피터는 환한 웃음을 지으며 손가락을 조금 깨물고는 피 한방울 떨어 뜨렸다. 그러자 매직 포켓에서 환한 빛이 터져 나왔다. 어떤 마법이 새겨져 있는지 모두 설명해 주자 피터는 입이 점점 벌어졌다.
"가, 감사합니다."
매직 포켓을 받은 피터는 기분이 좋았다. 노예라는 신분도 잊을 정도였다.
"넌 어디에 있었냐?"
"알바커키(Albuquerque)에 있었습니다."
"알버커키?"
"뉴멕시코 주에 있는 도시입니다."
아메리카의 뉴멕시코 주가 어딘지 모른다. 당연히 알바커키라는 도시도 처음 들어 보았다. 스마트 폰으로 검색을 해 어딘지 조사해 보았다. 멕시코라는 말이 들어 있는것으로 볼때 멕시코와 가까운 곳에 있다고 생각되었다. 역시 멕시코와 국경을 접하고 있었다.
"클론 제조 시설이 알바커키에 있어?"
"그런 시설은 보지 못했습니다."
"네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알고 있는걸 모두 말해 봐."
피터의 말이 사실이라면 피터는 클론이 아닐지도 모른다. 좀 더 자세히 알아 봐야 했다.
"제가 처음 눈을 떴을땐 병원같은 곳이었습니다. 의사가 교통 사고를 당해 얼굴을 수술했다고 하더군요. 과거의 기억은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의사가 여러 가지 질문을 했지만 기억이 전혀 나지 않았습니다. 기억 상실이라고 했습니다. 의사의 추천으로 얼굴이 다 나으면 기억 상실에 걸린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 치료를 하는 곳이 있다고 했습니다."
순조롭게 회복된 피터는 의사의 조언대로 기억 상실증에 걸린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가기로 했다. 이대로 밖으로 나가기엔 너무 불안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건물이나 도로, 자동차등등 모든것이 생소했다. 마치 모든게 처음 접하는듯 했다. 심지어 자신의 이름이나 그런 물건들의 이름조차 기억이 나지 않았다. 의사는 피터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그 이름이 맘에 드는지 아닌지도 몰랐다. 아무런 기억이 없었기 때문이다. 기억 상실증에 걸려 있는 사람들은 굉장히 많았다. 어림잡아 100명이상이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기억 상실증에 걸려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지만 미국 전체에서 이곳으로 온 사람들이라고 했다. 그곳에서 교육이 시작되었다. 특히 애국심을 중점적으로 교육했다. 가끔씩 머리에 헬멧같은 것을 쓰고 눈에는 고글같은것을 끼고는 의자에 앉아 게임을 하기도 했다. 그럴때마다 머리에서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게임은 건물사이에서 갑자기 등장하는 괴물을 죽이는 게임이었다. 손을 뻗으면 손에서 광선같은게 뻗어 나가 괴물을 맞추어 죽이는 게임이다. 그렇게 몇달이 지난후 교관이라는 자가 나타나 실험에 참가해 보지 않겠느냐고 했다. 게임에서 보인 능력을 실제로 사용할수 있도록 하는 실험이라고 했다. 당연히 참가를 했다. 교육을 받으면서 이 세상에서는 살아 가기 위해 일이라는 것을 하고 보수를 받아 생활한다고 했다.
아무런 기억도 지식도 없는 상태에서 밖으로 나간다면 살아 갈수가 없을것이다. 게임에서 처럼 신기한 능력을 실제로 발휘할수 있다면 뭐든지 할수 있을 것이다. 실험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잠재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런 잠재 능력을 끌어 올리는것이라고 했다. 특히 아무런 기억도 없는 기억 상실증에 걸린 사람들은 잠재 능력을 끌어 내기가 쉽다는 말을 들었다. 처음에는 고글을 쓰고 게임만 했다. 이번 게임은 괴물이 등장하지만 손을 뻗어도 광선같은건 나가지 않았다.
정신 집중을 하지 않으면 포스 공격을 못한다고 했다. 한지점만을 집중해 바라 보며 손을 뻗어 손가락으로 포스를 끌어 내라고 했다. 포스는 인간의 몸에 숨어 있는 잠재적인 기운이라며 누구나 정신 집중을 하면 이끌어 낼수 있다고 했다. 그렇게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다. 어느날 갑자기 게임을 하고 있을때 괴물이 달려 들었다. 괴물에게 물리면 죽는다. 이미 수백번이나 괴물에게 물려 죽었지만 그때의 기분은 더러웠다.
정신을 집중해 죽어라고 소리치며 손을 뻗은채 포스라는걸 내보낸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이마가 간질거리며 무언가가 손을 통해 빠져 나가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능력자로 각성한 순간이었다. 그때부터 교관이라는 자에게 집중적인 교육을 받았다. 그 교관이 51구역 지하에서 자신에게 주인을 공격하라고 한 자였다. 능력을 개화한 피터는 정부 소속이 되어야 했다. 미국을 위협하는 외부 세력으로 부터 자신의 나라인 미국을 보호하고 미국의 이익을 위해 일을 해야 한다는 교육이 이미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교관에게 교육을 받은후 다른 곳으로 이동한 피터는 그곳에서 능력자라는 다른 사람들과 합류했다. 그들과 훈련을 하며 동물들을 상대로 실전 훈련까지 했다.
"그곳의 능력자들은 모두 너처럼 포스 공격을 하는 놈들이었냐?"
"포스 공격? 저희들은 핑거 포스라고 부릅니다. 불이나 얼음같은 것을 생성시키는 능력자도 있었습니다만 핑거 포스 능력을 가진 자가 대부분이었습니다. 51구역 지하에 같이 있었던 그들과의 대화로 그들도 자신처럼 몇년에 걸쳐 정신 집중을 해서 얻은 능력이라고 말했습니다."
피터의 말은 사실로 여겨지지만 일반인이 정신 집중을 몇년이나 하더라도 그런 능력을 발휘할순 없다. 몸속에 포스를 많이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포스없이 능력은 발휘할수 없기 때문이다. 잠재력을 끌어 올린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클론으로 제작할때 포스는 이미 이마에 들어 있는 상태일것이다. 그런 포스를 끌어 내기 위해 훈련을 시켜 마치 몸속의 잠재력을 끌어내 능력자로 탄생한것이라고 속이고 있는 것이다.
기억 상실증이라는 것도 거짓말이다. 처음부터 아무런 기억도 지식도 없는 상태다. 그런 클론에게 얼굴 성형을 한후 애국심 교육을 시키며 능력을 발휘할수 있게끔 훈련시켜 정부 소속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이들은 정부가 자신들을 위해 모든것을 해 주었다고 믿는다. 이미 세뇌가 되어 버린 탓도 있지만 스스로 세뇌가 되어 있다는 것도 모를것이다.
"네가 교육받던 시설은 어디냐?"
"알바커키에서 가까운 덜스(Dulce)라는 곳에 있습니다."
"그곳으로 가 보자. 운전해."
소파에서 일어나 차고로 갈려고 했다. 하지만 피터의 말에 갈수가 없었다.
"운전할줄 모르는데요."
"뭐? 모른다고?"
털썩.
다시 소파에 걸터 앉을수 밖에 없었다. 켄이 직접 운전하면 되지만 뉴욕에서 뉴멕시코 주까지는 거리가 굉장히 멀었다. 그런곳까지 직접 운전해서 가고 싶진 않았다. 비행기를 타고 가도 되지만 피터는 아직 신분증이 없는 상태다. 켄도 마찮가지다. 어쩔수 없이 프랑스로 가기로 했다. 사무엘 집사에게 피터를 교육시키라고 할 생각이다. 피터의 신분증이 완성되면 로스 엔젤레스로 가야 한다. 로스에서 뉴멕시코 주까지는 거리가 그렇게 멀진 않았다. 크롬에게 부탁해 운전수 한명을 내 달라고 할 생각이다. 다음날 아침. 피터에게 반지 한개를 건네 주었다.
"그 반지를 끼면 전세계 어느 나라의 언어라도 모두 알아 들을수 있으며 네가 영어로 말해도 상대방이 알고 있는 언어로 들리는 물건이다. 그리고 그 반지위의 돌출된 부분을 꾹 누르면 내게 연락이 되니까 곤경에 처했을때 연락해."
피터는 은색 반지를 만져 보며 신기해 했다. 이런 물건이 있다는게 믿기지 않았다. 매직 포켓도 그렇고 이 반지도 그렇고 이런 물건을 가지고 있는 주인이 너무 신비로웠다. 손가락에 반지를 끼자 주인이 뭔가를 중얼거렸다. 그러자 반지에서 작은 빛이 터져 나오고는 일순간에 사라졌다. 이 반지에도 뭔가를 해 놓은것 같았다.
"그렇게 궁금해할 필욘없어. 반지를 사용할수 있게끔 활성화시켜 놓은거다."
퉁역 마법진이 새겨진 반지의 마법진을 활성화시키지 않으면 그냥 평범한 반지다. 한번 활성화시키면 반지를 빼지 않는한 다시 활성화시킬 필요는 없다.
"이 돈은 마음대로 사용해도 된다. 하지만 네 능력은 함부로 사용하지 마라."
피터는 돈도 한푼도 없을 것이다. 정부에서 모든걸 지원해 준다지만 맘대로 돌아 다닐수도 없어 돈이 있다고 해서 쓸수가 없는 것이다. 아마 개인적으로 어디로 놀러 가 본적도 없었을것이다. 일단 백만 달러와 백만 유로를 주었다. 프랑스에 가면 유로를 사용하라는 말도 해 주었다.
"그럼 이동하자."
지하로 내려가 마법진위에 선 켄은 피터를 대동한채 마법진을 발동시켰다. 하얀 빛에서 빠져 나온 켄은 피터의 궁금증을 풀어 줘야 할것같았다. 워프 마법진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피터였다.
"저건 공간 이동을 할수 있는 장치다."
"그런 장치를 개발한 것입니까?"
"능력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해."
일층으로 올라 가자 복도에서 청소를 하고 있던 시녀인 신디를 발견했다.
"신디!"
"오, 오셨습니까?"
"그래. 사무엘을 불러 주고 마실것 좀 가져다 줘."
"알겠습니다."
총총 걸음으로 사무엘의 방으로 걸어 가는 신디를 보고는 거실로 들어 갔다.
"앉아라."
"이곳은 어디인지요?"
"프랑스다."
"프랑스라고요?"
넓은 소파에 앉으며 질문한 피터는 프랑스라는 말에 깜짝 놀랐다. 미국에서 프랑스로 이동해 온것이 믿기지 않았다. 급히 거실 풍경을 둘러 보았다. 고풍스런 장식이나 그림이 걸려 있는 이렇게 큰거실은 처음이었다. 프랑스인지는 모르겠지만 공간 이동을 이미 경험한 피터는 믿지 않을수도 없었다. 잠시후 깔끔한 복장의 중년 사내가 거실로 들어와 주인에게 깎듯이 인사를 했다.
"이제야 오셨군요."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
"앙리 회장님이 와인을 백병이나 보내 오셨습니다. 그리고 오시면 만나 뵙자는 전언을 남겼습니다."
"알았어. 앙리 회장이 보내온 와인은 특별한 와인이야. 특별 관리를 해. 그리고 시녀들과 주방장에게 한병씩 선물하고 집사에게는 열병을 줄게. 그리고 70병은 따로 빼놔. 내가 가지고 갈것이야."
앙리 회장이 드디어 와인을 보내 온것이다. 이제 앙리 회장 회사는 유명해 질것이다. 또한 화장품까지 취급하면 더욱 유명세를 탈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이놈은 내 시종야."
"시, 시종라니요?"
언제나 차분한 사무엘도 이번엔 놀라지 않을수가 없었다. 시종이라고 소개한 자는 소파에 편히 앉아 흥미로운 표정으로 대화를 듣고 있었다. 시종이 이렇게 주인과 같은 소파에 앉아 있을순 없는 일이다. 아무리 관대한 주인일지라도 지켜야 할 예법이 있는 것이다.
"집사가 교육을 잘 시켜. 이놈은 아무것도 몰라. 학교도 다니지도 않았어. 세상 물정을 전혀 모르니까 그걸 감안해서 교육을 시켜 줘."
사무엘은 핸드님이 어디에서 고아를 데리고 온것이라고 생각했다. 고아라고 해도 어느 정도 교육은 받았을테니지만 그런 교육이 전혀 되어 있지 않다는 말에 대체 어떤 삶을 살았기에 그런것인지 궁금했지만 핸드님에게 직접 물어 볼순 없었다. 교육을 시키면서 천천히 알아 볼 생각이다.
"피터! 인사해. 사무엘 집사야."
"피터다!"
피터는 사무엘 집사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그런 피터를 노려 보고 있는 사무엘은 피터라는 시종은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자라고 생각되었다. 앞으로 이 자를 교육시킬 생각에 머리가 아파왔다.
"사무엘이다. 집사라고 불러.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라. 주인님과 같은 자리에 앉는건 용납할수 없는 일이다."
악수를 무시하고 따끔한 경고를 하는 집사를 멀뚱멀뚱 보고만 있는 피터의 이마를 향해 손을 튕겼다.
딱.
"아얏?"
"피터, 넌 집사의 말에 철저히 따라야 한다. 이건 명령이다. 알겠냐?"
"...알겠습니다."
이마를 비비며 대답하는 피터는 이상하게도 주인의 말을 거역할수 없었다. 이것도 계약서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정말 이상한 계약서다.
"피터! 일어 나라."
사무엘의 호통에 피터는 소파에서 일어 날수 밖에 없었다.
"피터에게 운전 면허증을 따게 해. 그리고 이 저택 주변 땅을 매입하고 말 두마리를 구입해. 승마를 할꺼야."
"알겠습니다."
-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