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화. 영화 촬영(2)
198화.
청소 용역 업체가 항복 선언을 하고 돌아 간후 다른 업체도 줄줄이 불러 보았지만 모든 업체가 한목소리로 무리라고 단언했다. 이상하게도 냄새는 로비 안에서만 풍기고 있었다. 밖으로는 전혀 풍겨 나오지도 않았다.
"들어 가시면 않됩니다."
"왜요?"
아침 일찍 출근한 여 사원을 경비는 가로 막았다.
"로비에 어떻게 된것인지 악취가 진동합니다."
"악취요?"
악취라는 말에 여 사원은 움찔했다. 그런 여 사원의 뒤로 출근하는 사원들이 속속 모여 들고 있었다. 경비에게 악취가 심하다는 말은 듣고도 믿지 못하는 일부 사람들이 로비로 들어 갔다가 코를 움켜 쥐고는 구역질을 하며 밖으로 뛰쳐 나왔다.
"우웨엑!"
"우욱!"
본사 건물앞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웅성거리고 있었다. 용기있는 자들은 한번씩은 로비 안으로 들어 갔다고 뛰쳐 나온 상태다.
"모두 여기서 뭘하는겐가?"
자동차를 타고 건물안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 갈려든 강창민 사장은 사원들이 건물밖에 몰려 있자 이상하게 여겨 차를 세우고는 밖으로 나왔다.
"사장님! 로비에 악취가 너무 심해 안으로 들어 갈수가 없습니다."
"뭐? 악취라고?"
대체 어떤 냄새이길래 들어 가지도 못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 직접 로비안으로 걸어 갔다.
"사, 사장님! 들어 가지 마십시요."
"....."
말리는 직원들을 뒤로 한채 직적 확인하기 위해 로비로 들어 갔다.
"우우욱."
코를 찌르는 냄새에 들어 갈때보다 더 빨리 뛰쳐 나올수 밖에 없었다.
"사장님! 새벽녘에 갑자기 냄새가 풍겼습니다. 청소 용역 업체 수십곳을 불러 봤지만 그들도 원인을 모른다고 했습니다."
경비 책임자가 급히 강창민 사장에게 보고했다.
"로비에만 냄새가 풍기나? 아니면 건물 전체에서 풍기는건가?"
"2층으로는 올라 갈수 없어 확인이 되지 않았습니다. 지하 주차장에서 엘레베이트를 타고 올라 갈려는 시도를 해 봤지만 엘레베이트 안에도 냄새가 충만해 탈수도 없었습니다."
"어떻게든 해 보게. 모든 방법을 동원하란 말일세."
사장의 호통에 경비 책임자인 김정기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청소 용역 업체가 두손 두발을 다 들었는데 뭘 또 어떻게 하라는건지 미칠 지경이었다. 자신의 목은 이미 날아 갔다고 생각해야 했다. 편한 직장이었는데 다른 곳을 알아 볼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할수 있는 일은 다 해 보아야 한다. 사장님에게 직접 보여 주면 될것이다. 급히 다른 청소 용역 업체를 불렀다. 하지만 그 용역 업체도 얼마후 항복 선언을 했다. 용역 업체 직원이 가지고 있던 방독면을 빌려 2층으로 올라가 보았다.
"우에엑!"
방독면을 벗자 마자 지독한 냄새로 괜히 벗었다고 후회만 밀려 왔다. 3층, 4층은 물론 모든 윗층이 냄새로 꽉 차 있는 상태였다. 그런 상황을 사장에게 보고 하자 강창민 사장은 사원들을 모두 돌려 보내고 임시 휴가를 주며 소문을 내지 말라고 입단속을 했다. 만약 이 소문이 퍼져 나가 기사 거리가 된다면 회사는 막대한 타격을 받을 것이다. 강창민 사장은 갑자기 이런 일이 왜 발생했는지 원인 규명도 못한채 미칠 지경이었다.
동생 두놈은 누구에게 얻어 맞았는지 제정신 아닌채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다. 막내는 턱뼈가 박살났고 둘째는 광대뼈가 박살나고 구슬 두개가 터져 씨 없는 가죽만이 남아 있는 상태였다. 범인을 찾을려고 해도 아무런 단서도 없었다. 실성한 놈처럼 귀신에게 당했다며 횡설수설하고 있는 동생의 모습에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치솟아 올랐지만 제정신이 들때까지 참을수 밖에 없었다. 동생들도 그렇고 회사도 이런 상황에 처한게 누군가의 음모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두 동생 모두 한사람에게 당한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
그로부터 이주일후 드디어 대본이 완성되었다며 감독이 직접 대본을 가져 와 보여 주었다.
"읽어 보십시요."
팔락.
"...음."
켄이 술자리에서 설명해준대로였다.
"좋아. 이대로 하자. 배우들 섭외는 어떻게 되었나?"
"이미 다 해 놓았습니다."
유명한 배우를 섭외하는게 아니었기에 쉽게 계약을 맺을수 있었다고 했다.
"그럼 언제부터 시작할꺼지?"
"3일뒤에 어떻습니까?"
"좋아. 그럼 아침 9시부터 시작하는걸로 하자."
창고 앞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들었다. 서로 인사를 하며 영화 촬영이 성공적으로 성사되길 고사를 지내야 한다고 하는 감독의 말을 무시한채 창고 앞 선 켄은 모두를 바라 보며 입을 열었다.
"영화가 완성될때까지 모두 협력하자. 끝!"
켄의 연설에 황당해 하는 일행들을 데리고 첫번째 창고 안으로 들어 갔다. 창고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 광경에 모두가 어리둥절하고 있었다. 오늘 촬영할 장면은 C.R.엔젤들이 콘서트를 하는 장면이다. 그럼에도 아무런 세트는 물론 엑스트라까지도 준비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콘서트는 왜 창고안에서 해야 하는지도 이해 하지 못한 상태다.
"어떻게 된것입니까?"
"어떻게 되다니? 영화를 촬영할꺼다. 카메라를 준비시켜 놔. 그리고 너희들은 이걸 하나씩 껴."
C.R.엔젤들에게 반지를 한개씩 나누어 주었다. 통역 마법과 음성 증폭 마법이 걸린 반지였다.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면 자동적으로 영어로 들리게 될것이다. 외국에서 공개될때에는 영어로 부른 노래를 더빙할것이고 한국에서 개봉될땐 한국어로 더빙을 하게 될것이다.
"음악은 준비되었나?"
"음악요?"
"C.R. 엔젤들이 콘서트를 하는 장면을 찍을려면 반주가 흘러 나와야잖아."
"......"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모든 준비는 켄이 한다고 말한 상태다. 어쩔수가 없었다.
"쟤들이 부를 노래를 스마트 폰에 저장해 둔 사람은 있나?"
"있습니다."
매니저인 김상남이 손을 들었다.
"노래를 틀어 봐."
김상남의 손에 들려 있는 스마트 폰에서 신나는 반주가 흘러 나왔다. 그런 반주에 음성 증폭 마법을 시전하자 갑자기 창고안이 덜썩거릴 정도로 큰 음악 소리가 울려 퍼졌다.
"어어...?"
창고안이 들썩거릴 정도의 노래 소리에 모두가 깜짝 놀라며 김상남의 손에 들려있는 스마트 폰을 주시했지만 가장 당황한 자는 매니저인 김상남이었다. 자신의 스마트 폰의 스피커에서 이렇게 큰 소리가 들려 올줄은 상상조차 할수 없었던 것이다.
"음악은 됐지?"
"어, 어떻게 한것입니까?"
"비밀이다."
C.R.엔젤 멤버들이 제각각 의상으로 갈아 입고 나왔다. 모두들 몸에 착 달라 붙은 짧은 핫팬츠차림이었다.
"너희들은 저쪽에 가라."
켄이 지시한 곳으로 이동한 C.R.엔젤들은 당황하고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텅빈 창고안에서 어떻게 영화를 촬영하는지 영문을 몰라했다.
"지금부터 창고안이 180도 바뀔꺼다. 절대로 놀라지 말고 어디에서도 이곳의 상황을 입에 담아선 않된다. 지금부터 보는 광경들은 아직 어디에도 공개되지 않는 신기술로 만든것이다."
그렇게 지켜 보는 스탭들에게 설명을 한후 창고 바닥에 그려 놓은 마법진에 마나를 주입해 활성화시켰다.
화아악!
눈 부신 빛이 폭사된후 사그러들자 놀라운 광경이 드러 났다.
"와아아아! C.R.엔젤!"
"C.R.엔젤!"
족히 몇만명은 될법한 사람들이 손에 펜라이트를 들고는 C.R 엔젤을 열렬히 연호하고 있었다. 그런 모습에 가장 당황한 사람들은 장본인들인 C.R.엔젤들이었다. 창고 바닥에 서 있었는데 불구하고 어느새 높은 단상인 무대위에 서 있었던 것이다.
"매니저! 음악을 틀어."
"옛? 아, 알겠습니다."
당황한듯한 김상남은 스마트 폰을 조작해 음악을 틀었다. 또다시 음성 증폭 마법을 시전해 주자 굉장히 큰 음악 소리가 장내에 울려 퍼졌다. 한밤중에 실외에서의 콘서트인듯 휘황찬란한 레이저들이 빛을 뿌리며 오색의 빛들이 밤하늘에 둥둥 떠다니며 빛을 뿌리고 있었다.
"저어, 카메라를 다시 세팅해야 되겠습니다."
지천영 감독이 믿기지 않는 광경에 넋을 잃은채 카메라의 위치를 다시 잡아야 한다고 했다.
"원하는 곳에 자리 잡아. 너희들은 노랠 불러 봐. 자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
지천영 감독이 카메라 위치를 다시 잡아 주며 카메라 맨이 OK 사인을 보내자 김상남에게 다시 음악을 틀어라고 했다.
"와아아아아!"
팬들의 함성이 울러 퍼지는 가운데 음악 소리에 맞추어 C.R.엔젤들이 춤을 추며 노랠 부르기 시작했다. 그런 노래가 절정에 달했을때 굉음과 함께 벼락이 C.R.엔젤을 향해 내려 꽂혔다.
번쩍.
꽈꽈꽝.
"꺄아아악!!"
벼락이 사라진 무대위에는 C.R.엔젤들이 온데건데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그녀들이 있었던 곳에는 검게 그을린 흔적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C.R.엔젤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을때 켄이 몰래 실드 마법을 C.R.엔젤들 위쪽에 전개해 놓고 라이트닝 마법으로 벼락을 연출하는 한편 그녀들의 모습을 환상 마법으로 가려 버리고는 바닥에 그슬림이 보이게끔 해 놓은것이다.
"컷!"
지천영 감독이 컷을 외치자 첫장면 촬영을 끝냈다.
"맘에 들지 않으면 어떤식으로 연출을 하면 좋은지 말만 해."
"아, 아닙니다. 충분합니다."
듣도 보지도 못한 이런식의 촬영이라면 굉장한 장면들을 찍을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흥분된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난 맘에 들지 않는게 딱 한개 있어."
"예? 어떤게..."
"저 얘들!"
C.R.엔젤을 가르켰다. 목소리가 맘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저벅저벅.
멀뚱멀뚱 서 있는 그녀들에게 걸어 갔다.
"너희들 목소리가 맘에 들지 않아 개조를 좀 해 줄려고 한다. 내가 너희들 목을 살짝 만지더라도 놀라지 마. 월미부터 시작하자."
월미의 목에 오른손을 가져 가자 긴장이 되는지 월미는 굳어 버렸다. 그런 월미의 목에 마나를 주입해 주었다. 막내인 금미까지 모두 마나를 주입해 준후 다시 촬영 준비를 하고 재촬영에 들어 갔다. 이번에는 목소리부터가 달랐다. 노래를 듣고 있던 모두가 놀랄 정도였다.
"컷! 좋아."
지천영 감독의 기분이 좋은지 컷 소리도 우렁찼다. 첫장면은 무사히 끝낼수 있었다. 촬영하는 김에 그녀들이 이계의 드래곤 레어로 이동해 드래곤을 만나는 장면까지 촬영하기로 했다. 옆창고로 이동해 지천영 감독에게 설명을 해 주었다.
"C.R.엔젤들이 이곳에 쓰러져 있으면 저곳에서 굉장히 큰 몸집의 드래곤이 등장해 인간으로 변할꺼다. 그 장면을 찍을수 있게끔 카메라를 세팅해."
처음의 콘서트 촬영에서 카메라 세팅을 다시 한것을 본후에 이번부터는 어떤식으로 등장할지 설명을 해 주었다. 지천영 감독이 카메라 맨들에게 여러 가지 지시를 한후 촬영이 시작되었다. 황금으로 도배되어 있는 광장 한복판 마법진위에 기절한듯이 누워있는 C.R.엔젤들 위쪽에 거대한 모습의 드래곤이 등장했다. 마법진은 물론 가짜다. 영화 촬영용으로 화려하게 보여 주기 위해 여러 가지 색깔도 입혔고 모양도 진짜 마법진과 전혀 달랐다.
"헉! 저, 저럴수가..."
"컷! 누구야? 누가 소리쳤어?"
지천영 감독이 스탭중 누군가의 목소리에 발끈했다.
"죄, 죄송합니다."
"영화 망치고 싶지 않으면 조용히 입 다물고 있어. 알았어?"
"예."
"다시 시작한다. 부탁드리겠습니다."
감독이 켄에게 다시 드래곤을 등장시켜 달라고 했다. 이번에도 거대한 드래곤이 날개를 접으며 동굴 바닥으로 내려 와 폴리모프로 로브를 입은 노인으로 변신했다. 그 노인은 마법으로 C.R.엔젤들을 깨우자 깜짝 놀라는 멤버들이 주변을 두리번거며 당황하고 있었다. 그런 멤버들에게 이계에 있는 너희들을 자신이 소환했다며 소환한 목적과 자신의 정체를 말해 주었다.
C.R.엔젤들의 드래곤 레어 구경, 타임 스톱이 걸린 공간에서 수련하는 장면등을 수일에 걸쳐 많은 NG를 내면서도 촬영은 순조로웠다. 켄이 미리 준비해 놓은 풀 플레이트 메일과 무기, 화살줄이 없는 아티팩트 활은 물론 로브와 마법 지팡이까지 모두 건네 주며 촬영을 하는 현장에는 놀람의 연속이었다. C.R.엔젤들이 수련하는 장면은 모두 환상 마법으로 대체했다. 그녀들이 직접 소드를 들고 이리저리 움직이며 무술을 연출할순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1개월이 훌쩍 지나갔다. 영화 촬영은 모두 끝났다. 이제는 더빙 작업과 편집만 남아 있었다. 전세계에 배급을 위해 영어, 중국어, 일어, 불어등으로 통역 마법을 사용하여 더빙 작업을 도왔다. 편집은 감독에게 완전히 맡겨 두었다. 한두달후엔 완전한 한편의 영화가 완성될것이다. C.R.엔젤들은 영화 개봉에 앞서 영어로 가사를 붙인 자신들의 음반도 제작했다. 또한 켄이 소개시켜 준 금진과 대흥, 천일 그룹의 광고도 제각각 찍었다. 특히 금진 그룹의 광고는 영화 출연 장면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녀들 광고는 모두 지천영 감독이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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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에 뉴욕의 집으로 돌아 갔다. 뉴욕은 한국과 14시간의 시차로 지금은 한밤중이다. 몇달간 집을 비운 사이에 집안 분위기는 을씨년스러웠다. 전기도 켜지 않은채 이번엔 뉴욕 5대 마피아인 보난노 가(家)의 동(Don)인 빈센트의 저택으로 이동해 갔다.
- 작가의말
무더운 여름 날씨입니다!
건강 조심 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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