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5화. 부사장 켄(1)
245화.
집사에게 스위스 은행 비밀 계좌 카드를 건네 주었다. 사무엘 집사는 땅을 매입하고 축사는 물론 승마장까지 지어 놓을 것이다.
"그럼 난 앙리 회장을 만나러 갈테니까 피터 교육을 부탁할께. 피터! 넌 사무엘 집사가 하라는대로 해."
사무엘 집사가 지하로 안내해 앙리 회장이 보내온 와인을 보여 주었다. 라벨까지 붙은 완벽한 모양의 와인이다. 70병을 따로 빼놓고 집사에게 위로 올라 가 보라고 했다.
"그럼 가 볼까. 워프!"
앙리 회장이 있는 보르도의 셍떼스태프로 이동해 갔다.
"어서 오게. 와인은 봤나?"
"그래. 고풍스러운게 좋아 보여. 그런데 이제 회장은 숙성시킬 와인이 없어 심심하지?"
와인을 숙성시킬때 정기적으로 와인 숙성을 체크한다. 이제는 그런 일을 할 필요가 없었다. 와인은 이미 완성되어 병입까지 끝낸 상태다.
"요즈음이 더 바쁘다네. 와인을 소개할려고 이곳저곳 파티장을 돌아 다니고 있다네."
"그래? 마침 잘 됐어. 그렇다면 말이야. 이것도 같이 소개해 줘."
품에서 진아가 명명한 베베 뽀라는 화장품을 꺼냈다.
"이게 뭔가?"
"내가 부사장으로 있는 회사에서 만든 베베 뽀라는 화장품이야. 시제품이라서 아직 라벨은 붙이지도 못했어."
"화장품?"
"와인처럼 특별한 방법으로 제조한 화장품으로 프랑스에서 먼저 팔려고 해. 그걸 회장이 해 달라는 말이야. 제조는 코리아에서 하고 판매는 회장에게 맡길려고 해."
회장에게 한국을 말해 주었다. 그렇다고 켄이 한국인이라고는 확신하지 못할것이다.
"화장품같은건 만져 본적도 없는데 내가 팔수 있을지 모르겠군."
"특별한 거라니까. 회장이 판매 회사를 한개 차려. 이걸 한번 사용한 여성들은 두번 다시 다른 화장품은 사용하지 않을꺼야. 회사 차릴 자금이 없으면 내가 줄께."
"자금은 충분하네. 전번에 준 자금이 아직 많이 남아 있는 상태라네."
"그럼 그걸로 하나 차려."
회장이 회사를 만들면 이익 분배를 결정해야 한다. 그건 진아에게 맡겨 둘 생각이다. 그럴려면 진아를 프랑스로 부르거나 전화로 연락을 해야 한다. 앙리 회장에게 진아 회사의 전화 번호를 가르켜 주며 연락해 보라고 했다. 전화할땐 영어로 하라고 했다. 한국에서 불어를 할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것이다. 유럽인들은 자국의 언어는 물론 영어도 기본적으로 구사할줄 안다는 말을 들었다.
"부사장인 자네하고 협상을 하는게 아닌가?"
"난 이름뿐인 부사장이야. 화장품만 개조시켜 주고 회사 일은 텃치하지 않을 생각이야."
"그런가? 그럼 이 화장품 가격은 얼마인가?"
"1000 유로! 그 이하로는 절대 팔지마."
앙리 회장은 그렇게 놀라지 않았다. 와인처럼 특별한 능력으로 제조한 화장품은 소문이 난다면 금방 품절이 될것이다.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해도 살수 없는 물건이 될 공산이 다분했다. 앙리 회장과 저녁 식사를 하고 회장에게 시제품으로 만든 화장품 200개를 건네 주고 저택으로 돌아 갔다. 다음날 아침 진아 회사에 전화를 걸었다. 한국은 프랑스와의 시차로 인해 지금은 오후 시간대다.
- 네. BBP 회사입니다.
"BBP? 그곳이 진아 회사 아니야?"
- 진아요?
"사장이 여진아라는 애가 아니냔 말이다?"
"여, 여진아 사장님이 맞습니다."
잘못 건 전화인줄 알았다. 회사명이 BBP라는걸 이제야 알았다.
"진아를 바꿔."
- 사장님은 지금 자리에 없습니다.
"그래? 그럼 김대선 공장장을 바꿔."
진아는 학교에 간것 같았다. 학교와 회사를 양립하는건 쉽지 않을것이다. 또한 고등학생인 진아를 직원들이 무시하는 일이 발생할지도 모른다. 김대선 공장장이 중간에서 잘 조율해 주어야 한다.
- 저어, 누구시라고 전해 드릴까요?
"부사장이라고 하면 알꺼다."
- 아!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벨소리가 한동안 들려오며 잠시후 공장장이 전화를 받았다.
- 부사장님! 김대선입니다.
"여긴 프랑스야. 프랑스의 앙리 회장이라는 사람이 그쪽으로 전화를 할꺼야. 프랑스에 베베 뽀 화장품 판매를 담당하는 회사를 설립하고 이익 배분에 대한 협상을 할테니까 미리 준비해 둬. 회장은 그쪽에서 말하는 내용을 모두 수용할꺼야."
- 알겠습니다. 준비해 놓겠습니다. 완제품은 며칠후면 완성될것 같습니다.
나중에 찾아 간다고 말해 주고 전화를 끊었다. 피터는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았다. 사무엘 집사가 공부를 한다고 말해 주었다. 그런 사무엘에게 피터를 잘 부탁한다고 말해 주고 한국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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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셨습니까?"
"그래. 별일없나?"
"그렇습니다만 요즈음 한국에도 독감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관광객들이 퍼뜨린것 같습니다. 명철이 선배도 독감에 걸린 상태입니다."
현수의 말에 당장 명철이를 부르라고 했다. 세바스찬의 말이 생각났다. 바이러스를 퍼뜨려 인류 선별을 한다는 내용이었다. 중국 상하이에서 지금 독감이 유행된다고 했다. 전번에 청방을 찾아갔을때도 왕청과 장로들 모두 감기에 걸린 상태였었다. 그 바이러스라는게 독감인지 무엇인지는 모른다. 명철이는 택시를 타고 왔다. 안색이 창백한게 힘이 없어 보였다. 그래서 엔다이론을 불러 치료를 부탁하고 치료수로 만든 생수를 건네 주며 매일 마시라고 했다.
"너희들 이것도 한병씩 가져 가라. 이건 고 국장에게 주고."
"와인이네요."
"그래. 특별한 와인이다. 너희들은 돈을 주고도 살수 없을 정도로 귀한 와인이야."
"감사합니다."
며칠후 진아에게서 연락이 왔다. 화장품이 완성되었다고 했다.
"오빠! 이거야."
진아가 보여준 화장품 용기에는 이미 프랑스어로 된 라벨이 붙어 있었다. 무슨 말인지는 모르지만 화장품 성분같은것이 적혀 있을것이다.
"얼마나 생산한거냐?"
"일만개야."
"저 통 한개로 일만개를 생산한단 말이지?"
"응. 일만개 이상이지만 연구할것으로 빼고 견본품까지 빼면 일만개 정도야."
너무 적었다. 가격이 비싼만큼 대량으로 풀린다면 가격 파괴가 발생할수도 있지만 그건 공급 조절로 해결하면 된다. 일만개 정도는 며칠 정도면 모두 완성품으로 만들어 버릴것이다. 켄 자신이 매일 이곳으로 와 저 통에 담겨있는 화장품을 개조해 줄순 없는 일이다.
"진아야! 한달에 딱 5만개만 생산하자.
"5만개? 그렇게 많이 생산해?"
"전세계에 팔건데 그 정도도 모라자. 하지만 내가 매일 이곳으로 올순없어. 그래서 말인데 저 통 말이야. 5만개를 생산할수 있을 정도 크기로 바꿔."
"그, 그럴려면 더 큰공장으로 이전해야 되는데?"
공장을 둘러 보았다. 작은 창고같은 느낌이었다. 진아의 말대로 이곳에선 무리다.
"그럼 당분간은 이곳에서 생산하고 빨리 큰공장으로 이전해. 돈은 나중에 줄테니까 공장부터 알아 봐."
지금은 돈이 없었다. 몇억은 가지고 있지만 그걸론 턱없이 부족하다. 달러는 충분히 있지만 그걸 사용할순 없다. 한국에서 대량의 달러가 풀린다면 주목을 받을지 모른다. 프랑스의 사무엘 집사에게 스위스 은행 카드를 준 상태다. 카드를 다시 받아야 맘대로 돈을 사용할수 있게된다. 고 국장이 준 무제한 카드도 이런 일에 사용하고 싶진 않았다.
"알았어. 빨리 알아 볼께. 그리고 프랑스의 앙리 회장이라는 분에게서 전화가 왔어. 유럽쪽 판매는 앙리 회장이 전적으로 맡기로 합의를 봤어. 개당 1000 유로로 팔고 앙리 회장님에게는 이익의 20%를 준다는 계약이야."
그런 계약이 합당한것인지 어떤것인지는 모른다. 아마 앙리 회장이 많이 양보했을것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럼 공장을 알아 보고 연락해."
"응. 그리고 한국에서도 팔면 않돼?"
"한국에서? 팔고 싶으면 팔아 봐."
어차피 진아가 사장이다. 진아가 팔고 싶다면 팔아야 한다. 그런 진아가 저녁때 하는 회식에 참가하라고 했다.
"그런 귀찮은 곳엘 내가 왜 가냐."
"흥. 오빠는 부사장이잖아."
"명함뿐인 부사장일 뿐이다. 너희들끼리 이걸로 잘 놀아라."
진아에게 천만원을 주었다. 그러자 진아가 발끈했다.
"흥. 돈은 나도 있어. 맨날 돈 자랑만 하지 말고 같이 가."
"알았다. 알았으니까 그만해. 가면 되잖아."
자꾸 치근거리는 진아에게 두손두발 다 들었다. 회식에 참가하기로 했다. 진아에게 어디서 회식을 하는지 듣고는 시간에 맞추어 간다고 말하고 회사를 나섰다. 저녁 시간에 맞춰 식당으로 향했다. 회사 직원은 김대선 공장장을 비롯한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 8명과 사무실 경리와 영업 사원을 포함하면 모두 12명이었다.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이 공장장이고 다른 직원들은 모두 20대로 보였다. 그런 그들이 합류한 곳은 서울 시내의 큰 한우 전문 식당이었다. 이미 예약을 해 놓았는지 큰방으로 안내되었다.
"모두 인사하세요. 부사장님이에요."
모두가 한명씩 인사를 해 왔다. 공장안에서 일하는 남자 직원 3명을 제외하면 모두 여직원들이었다. 화장품 회사여서 그런가 싶었다.
"핸드다. 사장인 진아를 많이 도와 줘.
"핸드?"
"그래. 너도 앞으로 핸드라고 불러."
진아에게도 본명은 알려 주지 않았다.
"대체 이름이 몇개야?"
"외국을 자주 돌아 다니니까 핸드라는 이름이 입에 익었어."
지금까지 항상 가명, 즉 별호를 사용했다.
"자아, 오늘은 눈치보지 말고 먹고 싶은걸 맘대로 시켜 먹어."
"모두들 주문하세요. 부사장님이 크게 한턱 쏜대요."
"와아아. 잘 먹겠습니다."
모두들 꽃등심으로 시켰다. 이럴때 실컷 먹어 보자는 심보였다.
"부사장님! 한잔하시죠."
간단하게 술도 한잔씩 들어 갔다. 진아는 물론 쥬스를 마셨다.
"오빠! 화장품 광고하자."
"알아서 해."
켄이 매번 진아를 도와 주면 누군가에게 의지만 하게 될것이다. 스스로 무언가를 해야 한다.
"흥."
"왜 또 토라지냐?"
하지만 그게 맘대로 되지 않을것 같았다. 무슨 불만이 그렇게 많은지 자주 토라졌다.
"부사장이면 같이 의논도 하고 도와 줘야 할게 아냐?"
"......."
화장품을 개조해 주는 것만 해도 엄청난 일이다. 그런데도 다른것까지 요구하는 진아가 아직 철이 없어 보였다.
"그래. 광고하자. 요즈음 뜨는 연예인이 누구냐?"
"C.R.엔젤. 그 언니들이 대세야.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어."
"그 애들은 않돼. 우리 화장품 이미지에 맞지 않아."
"왜 안 맞아? 이미지보다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회사를 알리는게 먼저야. C.R.엔젤이 만약 우리 화사 광고에 출연한다면 큰화제가 될꺼야. 당연히 회사도 금방 알려 질꺼고. 그런데 그 언니들 광고료도 비싸고 바빠서 우리 회사 광고에는 섭외할수 없을꺼야."
조목조목 따지는 진아의 말이 그럴듯했다. TV 광고로는 중년의 여자 연예인이 합당하다고 생각했다. 베베 뽀 화장품은 비싸다. 평범한 사람들이 구입하기엔 망설여지는 물건이다. 부자집 여인이 아니면 선뜻 손을 내밀지 못할것이다. 그런 여인들을 상대로는 중년의 연예인이 적당했다. 하지만 진아의 말을 듣고는 눈앞의 화장품 판매보다는 먼저 회사를 알려 좋은 이미지를 심어 주자는 의견이 그럴듯해 보였다.
"전화는 왜?"
품에서 스마트 폰을 꺼내자 진아가 궁금해했다.
"C.R.엔젤에게 전화할려고?"
"뭐? 오빠가 C.R.엔젤을 어떻게 알아?"
열심히 먹고 마시는 직원들 모두의 손이 멈춰지며 눈길이 켄에게로 쏠렸다. 직원들도 C.R.엔젤이라는 말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애들 내가 키워 준것이나 마찮가지야."
"쳇. 입에 침이나 바르고 거짓말 해."
"그래. 믿지 마라."
전화를 걸었다. 진아가 스마트 폰을 힐긋거리며 진짜로 C.R.엔젤에게 전화를 거는지 확인하고 있는 중이었다.
- 오랜만이에요.
"그래. 너희들 우리 회사 광고 하나 해 줘야겠다."
- 광고요? 지금 어디에요?
"회사 직원들하고 회식중이다."
C.R.엔젤들은 방금전에 녹화가 끝났다고 했다. 배도 출출하다고 해서 회식 장소를 가르켜 주자 직접 찾아 온다고 했다.
"오빠! 정말 C.R.엔젤들이 이곳으로 온대?"
"그래."
"와아아아아!"
직원들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사인을 받아야 한다는등 난리가 난 상태다.
"어떻게 아는 사이야?"
"중국에서 처음 만나 도움을 좀 주었거든."
"그게 키워 줬다는 거야?"
"그것도 그렇고 그 애들이 출연한 영화있지? 그거 내가 만든거나 마찮가지야."
진아는 물론 직원들도 모두들 믿기지 않아 했다. 말도 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믿건 말건 상관없었다. 얼마후 C.R.엔젤들이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KT 엔터테인먼트 이장식 대표도 같이 왔다.
"어머, 어째. 진짜로 C.R.엔젤이야."
"너무 예쁘다."
직원들이 선망의 눈으로 C.R.엔젤들을 바라 보고 있었다. 진아 역시 C.R.엔젤들을 보면서 입만 벙긋거리고 있었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 것이었다.
"오랜 만입니다."
"많이 바쁘나?"
"조금 바쁩니다. 지천영 감독이 2부를 찍자고 하는데요. 이미 대본까지 완성된 상태로 연락을 해 보라고 했습니다."
이장식 대표도 다음 영화를 은근히 바라고 있는 눈치였다.
"그래? 그럼 전번에 사용한 창고를 대여 해 놓고 연락해. 아, 그보다 대본을 먼저 확인해 보자."
"당장 가져 오겠습니다."
가게에 들어온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다시 밖으로 나가는 대표였다. 아마 감독을 만나 대본을 받아올 생각인것 같았다. 뭐가 그리 급한지 빠른 발걸음으로 사라져 버렸다.
"취선님! 회사에 취직한거에요?"
"앞으로는 핸드라고 불러. 화장품 회사에 취직했다."
"화장품 회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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