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4화. 일본의 능력자(1)
294화.
서로 밀치며 도주하는 탓에 바닥으로 넘어진 여자들이나 아이들도 있었다. 이런 일이 모두 좀비탓이다.
"쿠소(クソ.씨발)!"
타앗.
이야마는 바닥을 박차고 좀비에게로 달려 갔다.
"어어어.."
엄청난 속도로 달려가는 이야마는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너무 빨랐던 것이다. 자신의 발이 이렇게 빠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달려가는 군인들은 이미 추월한 상태다. 여자는 아슬아슬하게 좀비에게 잡힐까 말까한 상황이었다.
"죽어~!!"
달려가던 속도 그대로 여자 옆을 스쳐 지나며 주먹을 움켜 쥐고는 좀비를 죽일 생각으로 오른손을 내뻗었다. 그런 주먹에는 희미하게 파란 빛이 어려 있었다.
꽝!
퍽.
후두둑.
"헉헉! 이럴수가?"
좀비의 얼굴 정면에 주먹을 박아 넣자 얼굴이 통채로 터져 나간 좀비의 뇌수가 비산하며 후두둑 바닥으로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믿기지 않는 일이 발생한것이다. 자신의 주먹을 본 이야마는 아무런 상처도 없는 주먹을 몇번 쥐었다폈다하며 멍해 있었다.
"손 들어! 움직이지마!"
달려 오는 군인들이 자신을 향해 총을 겨누며 위협하고 있었다. 좀비를 죽여 줬음에도 범인 취급하는 군인들이 맘에 들지 않았다. 이대로 잡혀 간다면 무슨 짓을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도주를 했다.
팟.
엄청난 속도로 골목길로 뛰어 들었다. 뻥 뚫린 대로로 도주하면 군인들이 총을 쏠것이다. 골목길로 뛰어 들어 빙빙 돌아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달리할수 밖에 없었다. 자신을 알고 있는 자들이 줄을 서 있었을것이다. 그들이 군인들에게 말한다면 군인들은 자신의 집을 포위할것이다. 집으로는 갈수 없다는 판단에 친구집으로 가기로 했다.
대학 근처의 자취를 하는 친구집에는 몇번이나 놀러 갔었다. 전화를 하자 올수 있으면 오라고 했다. 친구도 혼자 있는것 보단 같이 있자고 했다. 그런데 친구집은 이곳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다. 전철을 타면 30분정도 걸린다. 지금은 전철도 움직이지 않고 택시도 돌아 다니지 않는다. 어디서 자전거를 훔칠수 밖에 없었다.
역 근처의 자전거 주차장에는 자전거들이 있을 것이다. 평소에는 관리하는 사람이 반드시 상주해 있지만 지금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도로에는 간간히 군용 트럭들이 돌아 다니고 있었다. 그런 트럭이 지나갈때마다 골목길로 숨어 들었다. 전철역으로 걸어 가면서 자신의 힘이 갑자기 세진 이유를 생각했다. 빨라진 발과 힘은 평소와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좀비 바이러스를 극복하면 이런식으로 달라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꽝.
"윽!
주먹을 부여 잡았다. 좀비를 박살낸 주먹을 다시 한번 실험했다. 콘크리트 건물 벽을 쳐 본것이다. 하지만 주먹만 아팠다. 그때와 왜 다른지 되새겨 봤다. 그때는 좀비를 죽여 버린다고 흥분된 상태였고 지금은 아무런 생각없이 벽을 쳐 본것이다. 정신력과 관계가 있다는걸 파악한 이야마는 이번엔 콘크리트 벽을 뚫어 버린다고 주먹에 정신을 집중해 힘껏 박아 넣었다.
꽝.
"허억!"
자신의 주먹이 콘크리트 벽속으로 푹 파고 들어갔다. 좀비를 박살낼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알수 있었다. 자신의 주먹을 둘러싼 파란빛이 선명히 보였던 것이다.
쑤욱.
후두둑.
주먹을 빼자 콘크리트 파편이 후두둑 떨어졌다. 주먹은 아무런 상처도 없었고 아프지도 않았다.
"하하하하!"
절로 웃음이 새어 나왔다. 만화에 등장하는 히어로가 된듯한 기분이었다. 주먹을 꽉 쥐어 보았다. 힘이 넘쳐 흐르고 있었다. 뭐든지 박살낼수 있을것 같은 느낌이었다. 다른 실험도 해 봤다. 어떤 것을 할수 있는지 파악해 둘 필요가 있었다. 양손가락을 펴고는 손가락에 정신을 집중하고 벽에 찔러 넣는다고 생각했다.
슈우욱.
푸우욱!
가가각.
양손이 팔목까지 콘크리트 벽안으로 푹 들어 갔다. 그런 콘크리트를 거머줘며 그대로 손을 뺐다. 양손에는 콘크리트 파편들이 쥐어져 있었다.
꽈악.
파스스.
파편을 꽉 쥐자 가루가 되어 손가락 사이로 흘러 내렸다.
"굉장하군!"
푹!푹!
퍽!퍽!
이번엔 손발에 정신을 집중하고 벽에 박아 넣으며 건물을 올라갔다. 손발이 벽속으로 푹푹 파고 들며 어렵지 않게 벽을 타고 4층 건물 옥상으로 올라 갈수 있었다. 건물 옥상에서 점프를 해 봤다. 달리는 속도도 엄청나게 빨라졌다. 당연히 점프도 기대되었다.
탓.
부웅.
"어헉! 않돼."
깜짝 놀랐다. 2~3미터 정도는 날아 오르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거의 10미터는 뛰어 오른듯했다. 너무 놀라 정신 집중이 흐트려 지자 그대로 바닥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급히 발쪽에 정신을 집중했다.
꽈앙.
푸우욱!
"으아아아악!"
옥상에 발이 닫자 그대로 옥상 바닥을 파고든 양발로 인해 사타구니가 그대로 옥상 바닥을 강타해 버렸다. 엄청난 고통에 혹시 터진게 아닌가 걱정될 정도였다.
"....으으으. 빌어먹을!"
쌍방울을 확인했다. 다행히 고통은 있지만 터지진 않았다.
'혹시 고통도 정신을 집중 하면 사라지지 않을까?'
당장 시도해 봤다. 아랫도리에 정신을 집중하고 아프지 말라고 기원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고통이 서서히 사라져갔다. 몸속이 어떻게 변한것인지는 모르지만 좋은쪽으로 변했다고 생각되었다. 이런게 아마 능력자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양다리를 빼고 들어 올리자 콘크리트 벽을 뚫고 들어간 탓인지 다리는 물론 허벅지까지 피가 주르르 흘러 내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 피가 이상했다.
"흰피?"
붉은 피가 아니라 흰색 피였다. 어떻게 이런 피가 존재할수 있는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역 근처 자전거 주차장으로 가면서 능력자가 되면 붉은 피가 흰피로 변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비는 검은 피를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면 능력자가 되면 붉은 피가 흰색 피로 변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전거 주차장에 도착해 자전거 한대를 훔쳤다. 자물쇠가 잠겨져 있었지만 문제는 되지 않았다.
끼이익.
손에 정신을 집중하고 자물쇠를 뜯어 버린것이다.
"친구야! 기다려. 내가 간다. 하하하하~!!"
*******
"응? 너희들 퇴근 않했냐?"
"비상 사태입니다. 일본의 일을 실시간으로 검색해 핸드님에게 알려 드리라는 명령입니다."
늦은 밤인데도 불구하고 명철이와 현수는 노트북을 펼쳐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토르는 그런 둘 옆에서 따분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그럼 최신 정보를 말해봐."
"일본의 한인 타운에 데모를 하던 일본인들에게 벼락이 떨어져 수많은 자들이 죽었다고 합니다. 천벌을 받은 것이죠. 그리고 일본 전역에서 일본을 탈출할려는 사람들로 공항이 마비될 정도라고 합니다."
"일본에서 한국으로 입국 금지는 어떻게 되었어?"
"다행히 전면 금지 조치를 취한 상태입니다. 물론 반대도 있었지만 대통령이 밀어 부친 결과입니다."
대통령 임기는 1년정도만 남았다고 했다. 다음 대통령 선거를 위해 여러 정당에서는 치열한 권력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것외에는 별다른 정보는 없었다.
"출출한데 라면이나 끓여라."
라면과 소주를 곁들여 배를 채우고 커피 한잔을 마시며 TV를 보고 있을때 현수가 깜짝 놀란듯 큰소리로 보고를 했다.
"핸드님! 동경의 포위망이 뚫렸답니다. 인간 좀비들과 동물 좀비들이 일제히 자위대를 공격해 포위망을 뚫고 카와사키(川崎)쪽으로 넘어 갔다는 합니다."
"뭐? 그게 정말이냐?"
"확실합니다. 이걸 보십시요. 사진이 올라와 있습니다."
사진에는 인간 좀비들과 동물 좀비들이 찍혀 있었다. 그곳이 어느 지역인지는 일수 없었다.
"영상같은건 없어?"
"잠시만요."
타타타탁.
키보드를 두드린 현수가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영상을 보여 주었다. 그 영상에는 철로를 어슬렁거리며 걸어 오고 있는 인간 좀비와 빠른 속도로 뛰어 오는 동물 좀비들이 찍혀 있었다. 철로를 따라 건너오는 장면으로 눈에 익은 철로였다. 카와사키(川崎)에서 동경으로 건너가는 타마가와(多摩川.타마강)에 걸쳐 있는 JR철로였다. 불과 몇시간만에 그런 일이 벌어 질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이제 일본에서의 좀비 사태는 걷잡을수 없게 되었다. 동경에서 좀비들이 빠져 나간 이상 전국으로 퍼지는건 시간 문제다. 특히 인간 좀비와는 달리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는 동물 좀비들은 쉽게 잡을수 없는 놈들이다. 그렇다고 켄이 나서 놈들을 모조리 잡을 생각은 없었다.
딱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점은 코리아 타운으로 좀비들이 들어 가는 것이다. 일본놈들은 이제 어떻게 되든 상관없었다. 툭하면 코리아 타운으로 몰려가 헤이트 스피치는 물론 데모까지 하는 놈들이다. 그런 놈들을 위해 마나를 소모하며 나설 생각은 싹 사라져 버렸다.
"항구를 철저히 감시해. 일본에서 들어 올려는 선박은 물론 어선을 타고 입국할려는 자들은 외딴섬으로 유도해 수용하고 국내로는 절대로 들어 오지 못하게끔 철저히 막아 버려. 경찰이 아닌 군인을 동원해."
"국장님께 그렇게 보고하겠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고 국장에게서 연락이 들어왔다. 대통령이 직접 만나자고 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을 만나야 할지 거절해야 할지 잠시 생각해 봤지만 만나 봐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현수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청와대로 향했다.
"대통령은 어떤 사람이냐?"
"음...욕심이 많다고 할까요? 자신의 주장이 너무 강해 반발하는 적이 많습니다."
현수의 평가로는 대통령으로는 실격이란 뜻으로 받아 들였다. 청와대에는 아일랜드에서 선보인 얼굴로 바꾸고 갔다.
"어서 오시게. 민폐를 끼쳐 미안하네."
"켄이다. 무슨 일로 보자고 한거지?"
"크흠, 고 국장의 말을 듣고 믿기지 않아서 말이네. 우리 나라에 능력자가 있다는 것은 한나라를 책임지는 자로써 반드시 알아 둬야 할게 아닌가."
대통령의 표정으로 보아 켄의 반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것 같았다.
"알아서 뭐하게?"
"허허허, 자네 말이 좀 심하군."
"심하긴 개뿔! 일본에 좀비가 등장했다는 사실을 누가 알려 준건데?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공항을 그대로 놔두었을게 아냐? 그러다가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자가 입국한다면 어쩔건데? 한국인들이 모조리 좀비로 변하면 누가 책임질건데?"
그때는 이미 늦는다. 누가 책임지고 할 문제를 넘어선 상태다. 그때가 되면 아마 권력자들은 외국으로 망명을 하는 놈들이 속출하게 될것이다.
"그건 고맙게 생각하네. 앞으로도 잘 부탁하겠네. 자네 말대로 일본인들이 입국할려고 하면 모두 외딴섬으로 강제 수용 조치를 취하게 될걸세. 유엔이나 다른 나라에서 인권 탄압이라고 압력이 들어 오겠지만 그런것쯤은 얼마든지 감수할수 있네."
"만약 그런 압력이 들어오면 이렇게 말해. '그럼 너희 나라에서 일본인들을 받아'라고 말해. 일본은 이제 걷잡을수 없을 정도로 무너 질꺼다. 난민들이 가장 가까운 한국으로 몰려 올게 뻔해. 외딴섬에 수용한후 그들이 타고 온 배도 모조리 압수해 버려. 또한 한국 전역의 해안을 철저히 감시하는게 좋을꺼야. 그리고 외국에서 수입할수 있는대로 식량을 수입해 저장해 놓는게 좋을꺼야. 앞으로는 식량이 무기가 되는 세계로 변할꺼다."
"음, 그렇겠군."
좀비의 심각성을 생각하면 식량 생산은 큰차질을 빚을것이다. 그때를 대비하라고 말해 주었다.
"방안을 강구해 보겠네. 그리고 일본의 좀비 사태가 더욱 확산되면 미국이 나설꺼네. 지금 원자력 항공 모함 두대가 일본으로 향하고 있네. 상황에 따라선 동경을 초토화시킬꺼네."
"그런 일을 할려면 지금 당장 시도하는게 좋을꺼야. 좀비 바이러스에 걸린 놈이나 동물이 다른 나라로 빠져 나간다면 전세계로 좀비들이 확신되어 버릴테니까. 그런데 미국에선 로스 차일드 가문이나 록펠러 가문을 그냥 내버려 두고 있어?"
"아무리 미국이라 해도 그 두 가문은 어쩌지 못할꺼네. 그들 가문을 건드리면 미국 경제가 붕괴될지도 모른다네."
그만큼 그들 가문의 힘이 엄청나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좀비 사태는 모두 그놈들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애초에 놈들이 좀비 바이러스를 이용해 인구 삭감 계획이란 허황된 계획을 실행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것이다.
"능력자가 일본에 좀비 바이러스를 퍼뜨렸다는 것을 국장에게 보고를 받았지?"
"물론이네."
"그럼 그 내용을 공표해 버려. 그래도 미국이 아무런 반응도 없으면 이미 미국은 그들 두 가문이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는 증거일꺼야."
로스 차일드 가문의 사주로 인해 능력자가 좀비 바이러스를 살포한 이상 능력자들을 그대로 방치해 둘순 없을 것이다. 불안감에 사로 잡힌 미국 국민들이 정부를 그냥 내버려 두진 않을것이다.
"그럼 무슨 일이 발생하면 연락해."
"알겠네. 자네가 한국인이란게 자랑스럽다네. 앞으로도 많이 도와 주게나."
청와대를 나서 안가로 이동한 켄은 무슨 일이 발생하면 즉시 연락하라고 하고 로스 엔젤레스로 향했다. 타운 마트를 운영하는 크롬을 찾아가 구해 놓은 식량을 받았다. 크롬에게는 다시 구할수 있는데까지 모든 식료품을 구해 놓으라고 하며 달러를 넉넉히 건네 주었다. 좀비가 전세계로 확산되면 지폐는 종이 쪼가리로 변해 버린다. 소고기나 돼지 고기등 육류도 구할수 있는데까지 통채로 구입해 놓으라고 했다.
*******
이야마는 친구집에 도착해 자신이 능력자가 되었다고 자랑을 했다. 믿기지 않아 하는 친구에게 직접 능력을 보여 주었다. 입을 쩍 버리는 친구는 어떻게 능력자가 되었는지 꼬치꼬치 캐 물었다.
- 작가의말
즐거운 하루 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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