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4화. 앙리 회장(2)
224화.
"회, 회장님은 회사로 오지 않습니다. 별장에서 회사 일을 보십니다."
"어느 별장이냐?"
"남프랑스 니스와 모나코 사이에 있는 빌라 에프뤼시 더 로스차일드(Villa Ephrussi de Rothschird)라는 곳입니다."
"슬립!"
놈에게 듣고 싶은건 다 들었다. 그런 놈을 마법으로 재우고는 기억 소거 마법을 시전했다. 화장실안에서의 짧은 기억만을 제거해 놓고 놈을 깨웠다.
"허억! 제기랄."
화장실 바닥에서 벌떡 일어난 놈은 부끄러웠는지 혹시나 누가 화장실안에 있는지 둘러 보고는 급히 화장실을 나갔다. 이 파리-오를레앙도 무너 뜨릴지 어떨지 생각해 봤지만 일단 보류해 두기로 했다. 회사를 나가 파리를 구경하며 돌아 다녔다. 중세풍 건물과 조각들이 곳곳에 존재하는 파리는 어디를 돌아 다녀도 지루하진 않았다. 다만 파리를 돌아 다니면 자꾸 이계인 니루이스란 대륙이 생각났다. 건물들이 닮은게 많아서였다. 그럴때에 한국말이 들려왔다.
"자기야! 이제 어떡해?"
"후우, 일단 경찰에 신고하고 호텔로 돌아가서 한국에 전화해서 송금해 달라고 해야지."
저들의 말을 들어 보니 소매치기나 강도를 당한것 같았다.
"이봐! 한국인이야?"
"그, 그렇습니다."
남자가 뒤를 돌아 보며 깜짝 놀란듯한 표정이었다.
"한국인이십니까?"
"그래. 강도를 당한거야?"
"배낭과 스마트 폰을 잃어 버렸습니다."
남자에 말에 의하면 배낭안에 자신의 지갑은 물론 여권까지 들어 있었다고 했다. 노천 카페에서 주희가 화장실을 간 사이 의자위에 올려 놓았던 배낭과 테이블위에 올려 놓았던 스마트 폰이 사라진것이다. 자신이 주희를 기다리며 의자에 앉아 있을때 왠 아줌마 한명이 자신의 옆을 지나 가다가 동전을 바닥에 떨어 뜨려 그것을 주워 주자 아줌마는 고맙다며 인사를 하고 사라졌을때 의자와 테이블위에는 이미 배낭과 폰이 사라진채였다.
"당했군."
"예?"
"전형적인 꾼들짓이야. 동전을 떨어뜨린 그 아줌마도 한패다. 아줌마가 시선을 끈 사이 다른 놈이 배낭을 가져 간거다."
한국인 둘은 난처해 했다.
"신혼 여행?"
"그렇습니다."
"지갑을 잃어 버려 돈도 없겠네?"
"후우, 그렇습니다."
품속에서 만 달러를 꺼내 주었다.
"이걸로 여행을 계속해."
"예엣? 누구신데 이런 큰돈을 주시는 겁니까?"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이 선뜻 큰돈을 내밀었다. 얼굴 생김새나 말투로 볼때 한국인이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큰돈을 덥섭 건네 주는 한국인이 있다는건 믿어지지가 않았다. 무슨 신종 사기가 아닐까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같은 한국인끼리 서로 돕고 살면 좋잖아."
"그럼 한국의 전화 번호를 알려 주십시요. 한국에 들어 가면 반드시 갚겠습니다. 아, 전 홍수환이고 이 애는 연주희입니다."
"됐어. 그냥 주는거다. 행복하게 잘 살라고 주는 선물이다."
"아무리 그래도 이런 큰돈은 받을수 없습니다."
"받아도 돼."
난감해 하는 둘에게 손을 한번 흔들어 주고는 다시 파리 구경을 나섰다. 아무리 돌아 다녀도 지루하지 않는게 파리였다. 하루 종일 파리 구경을 하고 하산집으로 돌아 갔다. 다음날은 하산이 알아본 구입할 집을 살펴보자고 했다.
"여기입니다."
부동산 업자의 안내로 집안으로 들어섰다. 파리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곳의 2층 건물의 전원 주택이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먼저 넓은 거실이 보였다. 벽에는 벽난로가 있는 구조로 집안도 깨끗해 보였다. 지하도 있는 구조였다.
"하산! 마음에 드냐?"
"내가 살것은 아니지만 이런 집이라면 살만하겠다."
"그래? 좋아. 그럼 계약하자."
부동산 업자는 이 건물은 밖의 정원까지 모두 합쳐 20만 유로라고 했다. 20만 유로가 한국돈으로 얼마인지 급히 계산해 봤다. 2억 5천만정도였다. 달러로는 22만달러정도다.
"달러로 계산해도 되나?"
"달러요? 음...일단 집주인에게 연락해 보겠습니다."
중개업자는 급히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잠시후 달러도 괜찮다고 했다. 요즈음 달러가 강세라는 말도 덧붙여주었다.
"좋아, 현금으로 모두 지불해 줄테니까 사무실로 가자."
중개 업자는 또다시 어디론가 전화를 하고는 자신의 사무실로 안내했다. 그곳에는 중년의 남자가 초조한 표정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이 분이 집주인이십니다."
"베노아라고 합니다."
"핸드다. 집이 좋던데 무슨 일로 팔려고 하는지 물어 봐도 되나?"
"딸아이 심장 이식 수술때문에 돈이 필요합니다. 미국으로 건너가서 수술을 해야하거든요."
급전이 필요해 집을 내놓은것이다. 프랑스는 의학 기술이 그렇게 발달하지 않은 나라라고 들었다.
"그래? 그럼 계약을 하기전에 딸아이 병문안을 가도 되나?"
"물론입니다."
베노아는 계약이 틀어질까 급히 허락을 했다. 한시라도 빨리 집 계약을 마치고 미국으로 건너가 딸아이의 수술을 해야했다. 베노아의 딸은 병원에 입원에 있었다. 불어로 병원 이름이 쓰여져 있었지만 어떤 이름인지는 읽을수 없었다.
"아빠!"
"세실! 손님들을 데리고 왔단다."
"예쁜 이름이구나. 핸드라고 불러."
세실은 귀여운 아이였다. 세실에게는 금방 병이 다 나을수 있다고 말해 주었다. 잠시 세실과 놀아 준후 베노아와 병실을 나와 병원 휴게소로 향했다.
"세실의 심장은 내가 고칠수 있다."
"예엣? 그, 그게 무슨 말입니까?"
"쉿! 조용히 해."
휴게소에 있던 몇사람이 힐끗거렸다. 옆에서 듣고 있던 하산도 놀란 표정이었다.
"믿기지 않겠지만 일단 세실은 퇴원시켜. 병원에서 치료를 할순 없는 일이야. 만약 세실의 심장병이 다 나았다고 하면 병원에서는 난리가 날것이다."
"......"
베노아는 믿지 않았다. 사기꾼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동양인이 서양인을 상대로 사기를 치고 있는 것이라고 확신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화를 낼려고 할때 핸드라는 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
"넌 맹장 수술을 한적이 있지? 다리도 부러진적이 있네."
"그, 그걸 어떻게..."
"내 눈에는 다 보여."
이 자는 미리 자신에 대해 조사를 한것같았다. 하지만 동양인이 평범한 자신을 조사할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속은셈치고 내 말대로 한번 해봐."
"......"
베노아는 망설이고 있었다. 어떻게하면 좋을지 모르고 있는 것이었다.
"음...좋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요."
결단을 내린 베노아는 세실의 퇴원 수속을 밟고는 휴게실로 왔다. 세실은 휠체어에 앉아 힘든지 창백한 표정으로 색색거리고있었다. 숨이 가쁜것 같았다. 그런 세실에게 다가간 켄은 세실의 손을 잡아 주었다.
"이제 괜찮아질꺼다."
그렇게 말하며 마나를 주입해주자 세실의 표정이 밝아지며 숨소리도 잦아졌다.
"자아, 집으로 안내해."
베노아는 갑자기 핸드라는 자가 딸아이의 손을 잡자 깜짝 놀라 화를 낼려고 했지만 멈출수 밖에 없었다. 창백했었던 세실의 얼굴이 순식간에 밝아 진것이다. 저렇게 밝아진 세실은 얼굴은 오랜만에 보는 것이었다. 베노아는 친척집에 머물고 있다고 했다. 집이 팔리면 곧바로 미국으로 떠날수 있게끔 모든 준비를 마쳐 놓고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었다. 허름한 아파트에 노부부와 베노아의 부인인 엘라와 같이 살고 있었다.
"베노아! 어떻게 된거에요?"
"이 분이 세실을 치료해 준대."
"옛?"
엘라는 급히 남편을 따라 들어온 동양인을 바라 보았다. 자신의 딸인 세실은 심장병이다. 이식 수술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의사가 말했다. 미국으로 가기 위해 집까지 내놓은 상태다. 그런데 남편이 동양인을 데리고 온것이다.
"말은 나중이다. 세실의 치료가 먼저야. 방으로 안내해."
켄의 박력에 베노아는 세실을 방안으로 데리고 들어가 침대에 눕혔다.
"조용히 지켜 보기만 해. 세실, 넌 한숨 자고 일어나면 건강해져 있을꺼야. 자아, 잠이 들거라. 슬립!"
베노아 부부에게 주의를 주고는 엔다이론을 불러 치료를 부탁했다. 포션도 필요하다고 해서 한병을 먹였다. 엔다이론이 세실의 심장을 치료하기 시작하자 베노아 부부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잠 들라는 말에 세실이 순식간에 잠에 빠져 든것은 물론 아무것도 하지 않은채 세실의 가슴위에서 손만 흔들어 대고 있었기 때문이다. 딸아이가 잠이 든건 신기했지만 저런식으로 치료를 한다는 말은 들어 본적도 없었다.
세실의 엄마인 엘리가 켄을 말릴려고 했지만 남편인 베노아가 제지하고 있었다. 병원 휴게실에서 이미 자신의 몸 상태를 알고 있던 자였다. 사전 조사를 하지 않는한 있을수없는 일이지만 눈앞의 동양인의 눈에는 다 보인다고 했다. 동양에는 신비한 치료술이 있다는 말은 들은적이 있었다. 가느다란 바늘같은걸로 치료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이 자는 바늘은 사용하지 않았다. 단지 손만 흔들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세실의 가슴을 만지고 있는것도 아니었다. 가슴위에서 손을 흔들고만 있었다.
자신도 그런 모습에 정말 치료를 하고 있는지 믿기지가 않았지만 일단은 지켜 보기로 했다. 딸아이의 안색이 밝아진것과 잠에 빠져 든것이 핸드라는 자가 어떻게 한것이 틀림없어 보였다. 치료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심장을 완전히 개조해야했다.
"세실! 이제 그만 눈을 뜨렴. 웨이크 업!"
치료가 끝나고 세실을 깨웠다.
"세실! 괜찮니?"
세실 엄마인 엘리가 가장 먼저 세실의 상태를 물었다.
"어, 엄마!"
"세실! 자리에서 일어나 걸어 봐. 이제 더이상 아프지 않을꺼야."
"저, 정말 치료가 끝난단 말입니까?"
"그래. 완벽하게 치료했다."
믿기지 않는지 베노아는 세실을 바라 보고 있었다.
"세실! 걸어 볼래?"
"응."
세실은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을 엄마인 엘리가 도와 주었다.
"천천히 걸어 봐."
부축을 받으며 걷는 세실은 자신이 걸음을 옮기고 있는게 믿기지 않는지 눈이 동그래졌다.
"앞으로는 잘 먹이면 다리 근육이 붙을꺼야. 물론 재활 훈련을 하면 더 빨리 걸을수도 있을거고."
"아! 정말 감사합니다. 뭘로 보답해야 될지 말씀을 해 주십시요."
"보답은 무슨...필요없어. 근데 넌 무슨 일을 하고 있나?"
"저희 부부는 은행원입니다. 전 휴직을 한 상태고 엘리는 계속 다니고 있습니다."
베노아가 세실을 데리고 미국으로 건너갈 예정이었다.
"근데 집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원하신다면 그냥 드리겠습니다."
"필요없어. 너희들 집이잖아. 어쩔수없이 내놓았다고는 하지만 추억이 깃든 집을 준다고 해도 받을수 없어."
"아, 감사합니다."
베노아와 엘리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세실은 몇걸음을 옮기고는 힘이 들었는지 지금은 침대에 앉아 있었다.
"그럼 뭘 어떻게 보답을 하면 되겠습니까?"
"지금은 원하는게 없어. 필요할때 연락할테니까 전화번호나 알려 줘."
베노아에게 전화 번호를 받고 아파트를 나섰다. 아파트 주차장에는 하산이 기다리고 있었다.
"많이 기다렸지? 그 집은 팔지 않겠단다."
"그래? 주인이 팔지 않겠다면 어쩔수없지."
"솔직히 말해서 네 가족들이 살 집을 사 줄려고 했어."
"뭐? 그게 무슨 말이야? 우리가 왜 집을 받아?"
솔직히 털어 놓자 펄쩍 뛰는 하산이었다. 원래는 집을 구입한후에 선물이라며 줄 생각이었지만 주차장에서 많이 기다린것을 사과하는 의미에서 그냥 말해 주었다.
"나 돈 많거든. 너무 많아서 죽을때까지 다 쓸수도 없을 지경이야. 결혼은 평생 할 생각도 없어. 누구에게 재산을 물려줄 생각도 없고. 네가 살 집정도는 얼마든지 사 줄수 있어. 그러니까 사양말고 사 준다고 할때 그냥 받아. 내가 널 운전수로 고용하는 대가라고 생각해. 물론 월급도 준다."
"정말이야? 나 이제 취직된거야?"
"그래. 취직 축하한다."
하산은 집을 사준다는 말보다 취직했다는게 더 기쁜것 같았다.
"그러니까 네가 살 집을 찾아 봐. 대저택같은곳에 살 생각이면 그런것을 찾아 봐. 돈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네가 살집은 네가 알아서 찾아."
부르르르.
그때 전화가 걸려왔다. 앙리 회장이었다.
"여보세요!"
- 자네 지금 어딘가? 시간 괜찮으면 저녁이나 같이 하세.
"그러지 뭐. 어디로 가면 되지?"
- 병원의 내가 있던 병실로 오면 운전수가 기다리고 있을꺼네.
앙리 회장과 전화를 끊고 하산과도 헤어졌다. 하산에게는 빨리 집을 찾으라고 말해 두었다. 앙리 회장이 입원하고 있었던 병실로 몸을 숨긴채 공간 이동을 하자 병실에는 양복을 입은 중년인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중년인앞에 모습을 드러낼순 없었다. 복도로 블링크 마법으로 이동해 감시 카메라가 있는지 확인해 보았다.
복도 끝천장에 달려있는 감시 카메라가 눈에 들어왔다. 어쩔수없이 다시 병실안으로 이동해 화장실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문이 열려있는 상태 그대로 투명 마법을 해제하고 밖으로 나왔다. 갑자기 화장실에서 나온 켄을 본 운전수는 눈이 커지며 당황하고 있었다. 병실안에서 많이 기다린것 같았다. 켄이 계속 화장실안에 있었을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것이다.
"핸드님이십니까?"
"그래."
"모시겠습니다."
운전수를 따라 나섰다. 물론 병원 감시 카메라에 찍혀도 얼굴을 알아 볼수 없게끔 환상 마법으로 얼굴을 바꾸어 놓았다. 운전수 뒤를 따라 가는 것이기에 운전수도 얼굴이 바뀌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딸깍.
"오르시지요."
-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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