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7화. 은행털이(2)
257화.
TV에서는 연방 준비 은행의 금괴와 마찮가지로 보관되어 있는 달러와 개인 금고까지 깜쪽같이 사라진 일은 무관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범행 장소를 지도로 확인하면서 다음 범행 장소는 뉴올리언스나 보스턴 둘중의 하나이며 과연 범인이 어디에 등장할지 갑론을박하고 있었다.
켄은 뉴올리언스를 돌아 다니며 밤이 되길 기다렸다. 경찰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철저히 경계를 하고 있을것이 틀림없었다. 이제부터는 신중하게 행동해야 했다. 실라이온을 불러 금고 위치와 금고안의 상황, 감시 카메라, 숨겨놓은 추적 장치등 의심되는 모든 물건을 찾아 보라고 했다. 잠시후 돌아온 실라이온은 동전이 들어 있는 자루안에 조그만한 기계가 들어 있다고 했다.
일단 금고안으로 숨어 들어 갔다. 금고앞에도 무장 경비가 서 있었지만 켄이 보기엔 허수아비에 불과했다. 마법으로 몸을 숨긴채 이동하는 켄을 절대로 발견할수 없기 때문이다. 금고안으로 블링크 마법으로 이동해 실라이온에게 자루안에 있는 기계 장치를 부수라고 지시하고는 금고안의 달러와 동전이 들어 있는 자루를 아공간에 쓸어 담고 다음 지점인 휴스턴으로 향했다.
휴스턴의 지점도 자루안에 추적 장치로 추정되는 작은 기계가 들어 있었지만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휴스턴 다음은 오스틴에 있는 지점까지 털어 버리고 로스 엔젤레스의 집으로 돌아가 날이 밝기를 기대하며 잠을 청했다. 오늘은 CNN 기자인 스티븐을 만나 카메라를 돌려 줄 생각이다. TV에서는 다시한번 HSBC 지점이 털린 일이 크게 보고되고 있었다. 여전히 범인은 누군지 짐작조차 할수 없는 상태로 범인이 왜 HSBC 지점만 털고 다니는지에 대해 해설자들이 제각기 추론을 하고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명확한 답을 도출해 내진 못하고 있었다.
"스티븐! 로스로 찾아왔다. 어디로 가면 만날수 있지? 내가 로스 지리를 잘 모르거든. 유명한 곳을 말하면 찾아 갈께."
- 그렇습니까? 그럼 헐리우드 루즈벨트 호텔 1층 바(Bar)에서 만나기로 하죠.
약속 시간에 맞춰 루즈벨트 호텔이 어딘지 몰라 택시를 타고 갔다. 1층으로 들어서자 스티븐이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켄은 곧바로 스티븐을 알아 볼수 있었지만 스티븐은 켄의 얼굴을 모르는 상태다.
"오랜만이다."
"아! 그분이십니까?"
"그래."
"반갑습니다."
털썩.
스티븐의 로비쪽 의자에 앉으며 근황을 물어 보았다.
"잘 지냈나? 로스에서 취재를 하는거냐?"
"아닙니다. CNN은 그만두었습니다."
"응? 왜? 아, 대답하고 싶지 않으면 말하지 않아도 돼."
실례되는 질문이라고 생각해 급히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스티븐은 아무렇지도 않다는듯 그만 둔 이유를 말해 주었다.
"그때 뉴욕의 일로 인해 해고를 당한거나 마찮가지입니다."
"뭐라고? 그 일은 특종이었잖아?"
"그렇죠. 일생일대의 특종이었습니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그렇지 않은것 같았습니다. 감추고 싶었던 치부가 폭로되어 미국 경제가 큰타격을 받은것입니다. 주식이 곤두박질치는 바람에 큰손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어 압력을 가한것입니다. 평소라면 그런 압력은 CNN에서는 코웃음도 치지 않았지만 유독 그 일만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좌천이 되어 시골 마을로 발령이 되어 사표를 쓰라는 무언의 압력으로 인해 스스로 그만 두었습니다."
"......"
뭐라고 위로를 해야할지 몰랐다. 켄의 책임이 없다고는 말할수 없었다. 미 연방 준비 은행의 금괴가 사라진 일을 스티븐에게 연락해 특종을 주고 직접 금고안으로 카메라를 들고 금괴가 없다는걸 생방송으로 전송해준 장본인이 켄이었기 때문이다.
"음...그럼 지금은 뭐하고 있는데?"
"작은 케이블 TV 회사를 친구와 함께 설립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로스에?"
"예."
아메리카에는 메이저 4대 방송국인 ABC, NBC, CBS, FOX외에 CNN 유료 방송국을 포함한 케이블 TV가 각주(州)마다 수없이 많다고 했다. 오리지널 케이블 TV 제작물의 수요 급증으로 난립하고 있는 상태다. 그런 많은 경쟁속에서 살아 남기 위해선 독창적인 제작물로 승부를 해야한다. 그런 제작물을 만들기 위해선 자금이 필요하다. 자신이 도와 줄수 있는 일은 아공간안에 넘치는 달러와 어느 누구도 제공하지 못하는 특급 비밀 영상을 제공하는 일이다.
"회사를 지금 방문해도 되나?"
"물론입니다. 안내하겠습니다."
스티븐의 차를 타고 회사로 갔다. 고풍스런 건물의 4층에 있는 오피스였다. 규모도 작아 몇평되지 않아 보였다. 사무실안에는 안면이 있는 백인이 컴을 두드리고 있었다. 헨리라는 자로 CNN 이동 방송차안에서 자신에게 카메라를 빌려 준 자였다.
"헨리!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누군데? 응? 아!"
벌떡!
빙글 반바퀴 의자를 돌려 뒤롤 돌아본 헨리는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반갑습니다. 오랜만에 뵙는군요."
악수를 청하는 헨리의 손을 잡아 주고는 헨리가 권하는 의자에 앉아 사무실을 둘러 보았다. 컴 네대와 큼직한 사각형의 검은 물체만 있는 썰렁한 사무실이다.
"아직 준비를 하는 단계라 허전해 보이죠?"
"그렇네. 둘이 같이 하는거야?"
"그렇습니다."
"그럼 내가 투자를 좀 할께."
뭐든지 도와 주고 싶었다. 돈이라면 썩어 넘칠 정도도 많았다.
"투자요?"
"그래. 너희들이 CNN에서 짤린게 내탓이기도 하니까. 돈이라면 얼마든지 투자할수 있어. 케이블 방송국을 크게 한번 해봐."
멍해 있는 둘을 보며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들어 갔다. 아공간을 열어 5천만 달러를 꺼냈다. 백달러 다발이 화장실에 꽉 찰 정도여서 이래선 않되겠다 싶어 아공간에 다시 넣고는 돌아왔다.
"계좌 번호를 말해봐. 송금해 줄께."
"저, 정말 투자를 해 주시는 겁니까?"
"그래. 아무런 조건도 없어. 쫄딱 망해도 돼. 너희들이 하는 일에 참견도 하지 않을꺼야. 투자라기 보다는 기부를 한다고 생각해. 기부금으로 너희 둘이 회사일을 하지 않고 평생 놀고 먹어도 상관없어."
"아!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희들은 방송 일이 천직입니다."
스티븐이 말해준 계좌로 5천만 달러를 송금해 주었다. 송금 금액을 확인한 스티븐은 또 멍해졌다. 평생 한번도 보지도 못한 금액이 찍혀 있었기 때문이다.
"5...5천만 달러? 이, 이렇게 많은 자금을 투자하신다고요?"
"투자가 아니라 기부야. 너희들이 하고 싶은걸 해. 부족하면 말해. 얼마든지 기부할 용의는 있어."
"가, 감사합니다."
스티븐은 감격한듯 말을 더듬었다. 그런 반면 조용히 듣고 있던 헨리는 입을 벌린채 굳어 있었다.
"그리고 헨리에게 빌린 카메라를 돌려 줄려고 찾아 왔어."
"그 카메라는 CNN 것입니다. 되돌려주지 않아도 됩니다."
"그래? 그럼 카메라안에 있는 영상을 한번 봐. 그 영상에 특종이 들어 있어."
카메라를 화장실에서 꺼내 들고 왔다. 화장실에 들어 갔다 나온 켄의 손에 들인 큰카메라를 본 둘은 믿기지 않는지 눈이 동그래진 상태였다. 빈손으로 화장실에 들어 갔는데 어떻게 저런 물건을 가지고 나올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다.
"일단 한번 봐."
둘이 얼굴을 맞대고 카메라의 영상을 확인하고 있었다. 그런 둘의 얼굴이 점점 굳어 지기 시작했다.
"이, 이건 뭔지요?"
"이건 어디서 찍은 겁니까? 영화가 아닌지요?"
급기야 경악한 둘은 질문하기에 바빴다. 이들에게 모두 말해 줄 생각이다. 로스 차일드와 록펠러 가문이 뭘 할려는지 계획까지 말해 주며 방송으로 내 보낼수 있다면 큰반향을 불러 일으킬것이다.
"클론 제조 시설이다."
"크, 클론이라니요? 인간을 복제하는건 법으로 금지되어 있을텐데요?"
"법을 제대로 지키는 사람이 어딧냐? 법이란 사회에 불만이 있는 자나 빈곤층을 통제하기 위한 가진 자들을 위한 법에 불과하다.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라는 말이 있다. 가진 자들은 막대한 자금을 퍼부어 유능한 변호사를 선임해 유죄도 무죄로 만들어 버린다. 그런 반면 없는 자들은 누명을 쓰고도 범인으로 만들어 버리는게 법이다."
"그건 동감합니다. 그런 일을 수없이 보아 왔으니까요. 취재한적도 있습니다."
스티븐은 물론 헨리도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이곳이 어디입니까?"
"패터슨 공군 기지 지하에 있던 시설이다."
"헉! 그, 그곳이라면 폭발하지 않았습니까?"
"내가 한거다. 클론 제조 시설을 폭파시키자 연쇄 반응으로 기지 지하에 있던 폭발물까지 폭발해 무너 진거다."
진실을 조금 비틀어 말해 주었다. 기지 전체를 모두 무너 뜨렸다고는 말할수 없었다.
"정부에서 이런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는게 알려 진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될것인지 상상이 가는지 스티븐은 말문이 막혀 버렸다.
"그곳은 아마 록펠러 재단이 자금을 대고 운영은 정부가 하겠지만 실적적인 권한은 록펠러 재단에 있을꺼다. 그곳외에도 51구역에도 클론 제조 시설이 있었다."
"그, 그럼 51구역이 폭발한것도..."
"내가 한거다."
켄이 인정을 하자 둘은 입을 쩍 벌린채 당황하고 있었다.
"무슨 목적으로 클론을 제조하는지도 아시는지요?"
"물론이다. 너희들 능력자라고 들어 봤지?"
"물론입니다. 모두들 입을 다물고 있지만 능력자가 존재한다는 것은 방송국에 종사하고 있는 자라면 모두 알고 있을겁니다."
"아! 당신은 능력자시군요. 이제야 모든게 이해가 됩니다."
헨리가 전의 일을 기억해 낸것같았다. 방송국 차량에서 카메라를 받고는 깜쪽같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름이 어떻게 되시는지 물어 봐도 되겠습니까?"
"핸드라고 불러. 헨리의 말대로 난 능력자야. 너희들이 알고 있는 능력자에 대해 말해 봐."
"능력자는..."
능력자가 처음으로 세간에 알려 진것은 세바스찬이라는 자의 폭로에 인해서다. CNN에서도 능력자의 존재를 입수하고 취재를 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지만 어디에서도 흔적을 찾을수가 없었다. 정부에서 입수한 세바스찬이라는 자와 다른 능력자들간의 전투 장면을 찍은 영상을 보도 할려고 했었지만 윗선에서의 압력으로 방송을 내보내지 못하고 능력자에 관한 취재도 더이상 허락되지 않았다. 그런 압력은 오랜 지가 생활속에서 이례적인 일이었다. 왠만해선 압력에 굴하지 않는 CNN이 유독 능력자에 관한 사항만은 취재를 허락하지 않는건 능력자와 상부간의 무슨 연관이 있다는 소문이 나돌았었다.
"그건 아마 로스 차일드 가문에서 보도를 막았을꺼다. 로스 차일드 가문도 클론을 제조하고 있거든. 클론들은 모두 능력자야. 즉, 능력자의 세포를 이용해 클론 능력자들을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CNN은 로스 차일드 가문이 대부분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 가문이 매스컴을 통제하는건 어렵지 않는 일이다. ABC, CBS등 메이저 방송국까지 보유하고 있는 로스 차일드가 그런 매스컴을 통제하는건 쉬운 일이다.
"허억! 수백명의 클론들이 모두 능력자라고요?"
경악하는 둘은 믿기지 않아했다. 그런 둘이 또다시 기절할 정도로 놀랄만한 정보를 말해 주었다. 신세계 질서 수립을 위한 인류 선별 계획과 인구 삭감 계획까지 말해 주자 둘의 정신이 공황상태에 빠졌는지 마네킹처럼 완전히 굳어 버렸다.
"방금 말한 내용들은 현재 진행형이야. 언제 인구 삭감 계획이 실행될지는 모른다."
"저어..그런 정보는 어디서 알아낸것입니까?"
"세바츠찬이라는 능력자를 아나?"
"압니다."
CNN에서 능력자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도할려고 했었다면 세바츠찬을 모를수가 없었다. 세바스찬이 처음으로 능력자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폭로했기때문이다.
"그에게 직접 들었다."
"아! 하지만 증언만으로 믿을수가 있는겁니까? 확실한 증거가 없는한 누구도 믿지 않을겁니다. 영상속의 클론 제조 시설도 군의 비밀 조직을 만들기 위한 것일지도 모르니까요."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겠지. 하지만 클론을 실제로 제조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것만으로도 어떤 음모가 진행되고 있는것이 틀림없어."
이 둘에게 평행 세계가 어쩌고 저쩌고 말해 봐야 믿지도 않을것이다. 그 세계에서 왔다고 말해 봤자 미친놈 취급당할께 뻔했다.
"너희들이 빠른 시간내에 케이블 TV 방송국을 차려 그 일을 보도해 봐."
스티븐은 고민이 되었다. 이건 특종중의 특종이다. 전세계가 주목할만한 뉴스로 이 일을 보도한다면 정부에서 조사가 나올것이다. 어디서 영상을 입수했는지 반드시 알아 낼려고 할것이다. 항간에는 지진으로 패터슨 공군 기지가 무너졌다고 알려진 상태다. 하지만 이 영상이 뉴스로 나간다면 지진 발생전에 클론 제조 시설에 누군가 침입했다고 생각할것이다.
"음...이 영상은 단독으로 보도하기에는 너무 위험만 물건입니다. 저희 둘은 아마 쥐도 새도 모르게 납치되어 핸드님에 관한 사항을 실토하게 될것입니다."
"그럴수도 있겠군. 그럼 어떻게하면 좋겠나?"
"유튜브에 먼저 영상을 올리는 겁니다. 물론 제3국에서 어느 누구도 모르게 올려야 합니다. 추적을 당하지 않게끔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생각해 보도록 하지."
스티븐의 말대로 할지 어쩔지는 천천히 생각해 보기로 했다. 아마 이 영상이 보도된다면 전세계는 충격의 도가니속으로 빠져 들것이다.
"그럼 난 가볼께. 무슨 일이 있으면 연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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