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자 켄

258화. 외계인과의 조우(1)

258화.

스티븐에게 전화 번호를 알려 주고 사무실을 나섰다. 스티븐과 헨리는 준비 단계인 회사를 다른 큰곳으로 이전해 새롭게 시작할것이다. 로스 외곽의 집으로 돌아온 켄은 TV를 켜고 뉴스를 시청했다. 역시 TV에서는 HSBC 은행 사건으로 도배를 하다시피했다. 모든 방송국이 제각기 전문가들을 초빙해 견해를 들으며 사상 최대의 은행 절도범의 등장에 경악하고 있었다. 범인의 흔적조차 찾을수 없으며 미궁속으로 빠질수 밖에 없는 사건이라고 떠들어대고 있었다.

이미 HSBC 은행은 예금주들이 자신의 예금을 인출하기 위해 은행 창구로 폭주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굳이 여러 도시를 돌아 다니며 금고안의 달러를 슬쩍하지 않아도 될것같았다. 아마 며칠내로 아메리카내의 HSBC 은행은 파산할것이 뻔했다. 잠시 HSBC 은행은 내버려 두고 뉴멕시코 북부의 알바커키에서 가까운 덜스라는 비밀 지하 기지로 가서 클론 제조 시설이 있는지 살펴 보기로 했다. 크롬을 찾아가 전번에 말한 운전수를 수배해 놓았는지 물어 보자 한명을 소개시켜 주었다. 알바커키 태생의 흑인으로 벤자민이라고 했다.

"벤자민! 자동차는 있나?"

"보스가 준비해 두었습니다."

크롬이 준비를 해 둔것 같았다. 하지만 벤자민에게 수고비로 자동차를 한대 선물해 줄 생각이다.

"네 차는 없지?"

"그렇습니다."

"그럼 네가 탈 자동차를 사러가자. 날 도와주는 대가라고 생각해."

"감사합니다."

벤자민은 벤을 한대 구입하고 기분이 좋은지 하얀 이를 드러내며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고 있었다. 로스에서 알바커키까지는 2시간 남짓이다. 덜스(Dulce)라는 지역으로 가자고 하자 도시 외곽으로 빠져 나가 인적이 드문곳으로 접어 들었다. 황량한 벌판을 지나며 점점 멀리 보이는 산을 향해 달려 가고 있었다.

"저 산쪽에 덜스라는 마을이 있는거냐?"

"그렇습니다. 그 덜스에는 산아래에 미군의 비밀 기지가 존재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곳에 외계인이 존재한다고도 하며 어떤 비밀 실험을 하고 있다는등 소문이 무성하지만 진실은 모릅니다."

"그래? 일단 차를 멈춰."

끼이익.

벤자민이 급히 자동차를 멈추었다. 아마 덜스에 있는 비밀기지에서는 덜스로 들어 오는 모든 차량을 감시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미 두곳의 미군 기지가 박살난 상태다. 그런 상태에서 감시 체제가 더욱 강화되어 있을 것이라고 짐작되었다. 그런곳으로 벤자민을 데리고 갈수는 없었다.

"넌 그만 돌아 가라."

"저어, 그럼 전 알바커키에 있는 부모님 집에 들러도 되겠습니까?"

벤자민은 알바커키 태생으로 부모와는 연락을 끊은지 십년정도 된다고 했다. 조직 세계에 뛰어든 이들은 대부분 불우한 가정 환경이 요인이다. 언젠가는 성공해 당당하게 부모를 찾아 가는게 조직원들 대부분의 바램이다.

"그럼 이걸 가져 가라. 받아."

품속에서 백만 달러정도를 꺼내 주었다. 갑자기 돈을 꺼내 주자 벤자민이 당황하고 있었다.

"그 돈으로 정장 한벌을 사고 남은 돈은 너희 부모님을 가져다 드려. 네가 성공했다는걸 보여 줘야하지 않겠냐? 로스의 타운 마트는 너희들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곳이다. 비록 크롬이 사장으로 있지만 너희들이 공동 사장이라고 생각하면 돼."

"가, 감사합니다."

벤자민은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이제 너희들은 갱단이 아냐. 합법적인 사업체를 운영하는 회사원이란걸 명심해. 너희들이 남들에게 손가락질을 당하는 일을 하면 타운 마트의 평판도 밑바닥으로 추락해 또다시 너희 부모들까지 다른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당할것이다. 앞으로는 남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일은 가급적이면 하지 마라. 만약 크롬이 그런 지시를 한다면 내게 연락해."

"알겠습니다."

벤자민에게 전화 번호를 알려 주고 돌려 보낸 켄은 마법으로 모습을 감추고 덜스로 이동했다. 덜스라는 곳은 작은 시골 마을이었다. 볼것도 없이 곧바로 근처의 산으로 이동해 실라이온과 노에스를 불러 산 아래를 조사해 달라고 했다. 비밀 기지가 있다는 산이다.

큰길을 따라 이동하자 산 한쪽을 깎아 길을 만들어 놓은 곳에 거대한 강철문이 자리하고 있었다. 저 문안쪽에 기지가 있는것 같았다. 일단 실라이온과 노에스가 가져 올 정보를 확인하고 침투할지 어떨지 판단할것이다. 만약 클론 제조 시설이나 외계인이 있다면 침투하고 없다면 굳이 들어갈 생각은 없었다. 잠시후 노에스가 먼저 돌아와 지하 기지를 설명해 주었다.

이곳 지하에는 역시 클론 제조 시설이 존재했다. 패터슨 공군 기지나 51구역의 클론 제조 시설과는 비교도 할수 없을 정도로 큰규모라고 했다. 그곳의 입구와 안에는 강철 개같은 것들이 광망을 뿜어대며 지키고 있다고 했다. 아마 로봇인것 같았다. 51구역 지하에서 만난 전투 로봇과 비슷하다고 생각되었다.

또한 실라이온이 돌아와 외계인의 존재도 말해 주었다. 2명의 머리가 크고 눈이 큰 인간과는 전혀 다른 생김새의 생물로 머리가 비늘로 뒤덮혀 있는 녹색 괴물이라고 했다. 입도 옆으로 길게 찢어진게 혐오스런 모습이라고 말해 주었다. UFO로 보이는 비행 접시는 발견하지 못했다는 말도 했다. 정령들의 보고에 잠시 어떤식으로 이 기지를 박살낼지 생각해 보았다.

기지내의 모든 것은 녹화를 해 놓을 생각이다. 또한 전투 로봇들을 확보해 놓고 외계인들이 왜 이곳에 있는지도 알아 볼 생각이다. 이곳의 군인들은 모두 죽일 생각이다. 어차피 지하 기지를 박살낸다면 모두 생매장 당할것이 뻔했다. 군인들이 아무런 죄가 없다고 하더라도 클론 제조 시설이 있다는 것을 숨기고 있는 자들이다. 상부에서 협박을 받았던 비밀 엄수 서약을 했던간에 그들도 클론 제조에 동조를 하고 있는 것이다.

- 노에스! 이곳의 전력 공급 장치를 모두 끊어 버려. 아마 지하에 전선으로 연결되어 있을꺼야. 그 전선을 모두 끊어 버리도록 해. 그리고 실라이온은 로봇 개 몸통으로 들어가 전선을 끊어 놓도록 해. 그리고 비상 발전기를 찾아 연결되어 있는 전선을 가닥 내 버려.

아무리 로봇이라고 해도 전력 공급이 끊기면 움직이지도 못하는 고철 덩어리에 불과하다. 다행이 이곳에는 완성된 능력자는 없다고 했다. 완성이 되면 피터의 말대로 알바커키의 훈련 장소로 이동시키는것 같았다.

- 타냐스! 상황실로 보이는 곳을 찾아 그 안에 있는 인간을 모두 죽여. 그리고 전화를 들고 통화를 하는 군인들을 우선적으로 죽이고 다른 군인들도 발견하는 즉시 죽여 버려.

타냐스에게 상황실이 어떤 곳인지 알려 주었다. 켄도 자세히는 모른다. 영화에 등장하는 큰모니터가 있고 컴도 있고 레이더 장비도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 알려 주었다. 지하의 군인들이 외부로 연락하지 못하게끔 사전에 차단시켜 버릴 생각이다. 전파가 외부로 나가지 못하게끔 막아 버리는 전파 차단 마법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마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계에서는 전파가 뭔지도 모르기에 그런 마법을 만들수도 없는 것이었다. 입구의 강철문은 1미터 정도의 굵기였다. 그런 문을 블링크 마법으로 통과하고 통로를 따라 이동했다. 노에스가 전력을 이미 차단했는지 통로는 깜깜했다. 그런 암흑으로 뒤덮힌 통로였지만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았다. 마나를 눈쪽으로 보내자 대낮처럼 통로가 환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마법 영상 통신판으로 녹화를 하면서 빠르게 외계인들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이동중에 통로 곳곳에 쓰러져 있는 군인들이 눈에 들어 왔다. 타냐스가 죽여 버린 자들이었다. 외계인이 있다는 곳은 방사능 마크가 선명히 새겨져 있는 강철문으로 막혀 있었다. 그 문도 통과해 들어 가자 이곳은 자체 발전기로 운용되고 있는지 전기는 켜져 있는 상태였다. 거대한 공간 대부분이 유리 온실처럼 되어 있는 곳에 실라이온이 말한대로 외계인으로 예상되는 흉측한 모습의 괴물 두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은색의 옷 같은걸 입고 얼굴은 파충류를 연상케했다. 유리 온실 밖에는 하얀 가운을 입은 과학자들로 짐작되는 사람들이 분주하게 돌아 다니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23명이었다. 일단 인간들을 제압해 놓을 생각이다.

"그레이트 홀드!"

광역 속박 마법을 펼쳐 인간들의 몸을 구속해 버리자 그대로 움직임이 멈춰 버린 인간들이 당황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외계인 둘이 마법을 시전하자 마자 유리쪽으로 바짝 다가와 주변을 두리번 거리고 있었다. 마법을 감지한것 같았다.

"어어?"

"뭐야? 몸이 움직이지 않아."

떠들썩한 인간들을 내버려 두고 외계인들에게로 다가갔다. 그러자 외계인 둘은 켄의 모습을 발견했는지 큰눈이 더욱 크게 떠지고 있었다. 투명 마법을 펼치고 있는데도 이들은 켄을 감지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 그들에게 메세지 마법을 펼쳐 보았다.

- 너희들은 누구냐?

- ...인간이 어떻게 그런 에너지를 보유하고 있는거냐?

- 날 감지할수 있는거냐?

- 당연하다.

당연하다는듯 비웃음을 지어 보이는 외계인 놈을 한대 때려 주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 일단 너희들이 누군지 말해 봐.

- 우리들은 '랩털시오라진'이라는 행성에 사는 '오라진' 종족이다.

- 그런 너희들은 왜 그 안에 들어 있는거냐?

- 우리 행성은 '지르파디온'이라는 행성과 전쟁중이었다.

외계인이 왜 지구에 와서 이곳에 갇혀 있는지 그것이 가장 궁금했다. 이들의 말에 의하면 우주 공간에서의 전투중에 전투 모함이 파괴될려는 순간 자선에 옮겨 타고 급하게 워프를 시도했다. 워프를 하지 않는한 모함의 폭발에 휘말려 자선까지 파괴가 된다. 거대한 전투 모함의 폭발과 거의 동시에 좌표를 아무렇게나 설정하고 무작정 급하게 워프를 시도한 결과 이곳 행성으로 이동해 추락하게 되었다.

전투 모함의 폭발에 휘말린 결과 자선까지 타격을 받아 추락한것이다. 추락의 충격으로 인해 기절한 상태에서 깨어나자 몸이 움직일수가 없었다. 처음 보는 이상한 생김새의 생물들에게 구속되어진 상태였다. 그때부터가 지옥의 나날이었다고 했다. 동료들은 모두 15명이었지만 지금까지 생존한 동료는 단둘뿐이었다. 다른 동료들은 인간들의 말에 의하면 모두 죽었다고 했다.

죽은 동료들을 보여 달라고 했지만 일부 몇몇의 동료들만 보여 주었다. 그들의 얼굴은 회색으로 변해 있었다. 이곳의 대기에 접촉한 결과라고 예상된다고 했다. 인간들은 그런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이들이 제공한 지식으로 이 시설을 만들어 주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지식을 알려 주길 원했다. 이들은 인간들에게 원한을 가지고 있는 상태였다. 죽은 동료들을 어떻게 한것인지 짐작이 갔다.

성스러운 몸에 손을 댄 인간들을 용서할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곳이 지구라는 행성이며 인간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듣고는 인간들을 죽이기 위해 병기로 사용되는 것이라며 특수한 바이러스 제조 방법을 알려 주었다. 그것이 좀비 바이러스라고 예상되었다. 인간들에게는 그 바이러스가 어떤 작용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자신들이 정복한 행성의 종족들을 말살하기 위해 사용하는 바이러스였다.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는 약도 알려 주었다. 하지만 완벽한 것은 아니었다. 이들 때문에 좀비 바이러스가 등장한것이다. 당장 때려 죽이고 싶었지만 이들도 인간들에게 원한을 가진 피해자다. 인간들에게 아무런 피해도 입히지 않았음에도 이렇게 구속되어 있는 것이다.

- 그런걸 내게 다 알려 줘도 되나?

- 물론이다. 우리들과 같은 에너지를 보유하고 있는 자는 처음 보았다.

- 난 인간인데?

- 상관없다. 같은 에너지를 가진 자는 형제나 마찮가지다.

특이한 종족들이다. 이계에서도 많은 종족들이 존재하지만 서로가 거의 적대시할뿐이다.

- 난 이 에너지를 마나라고 부른다. 너희들은 뭐라고 하지?

- 우리들은 웨싀르라고 한다.

- 그럼 웨싀르...그냥 마나라고 하자. 마나를 사용할줄 알면 능력도 발휘할수 있지 않나? 굳이 그런곳에 갇혀있을 필요가 없잖아?

- 우리들은 마나라는 것만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들 식량이 마나다. 이곳도 인간들의 도움으로 마나 발생 장치를 만들어 놓아 생존할수 있는 것이다.

마나를 보유하고만 있을 뿐이지 그것으로 마법같은 능력은 발휘하지 못한다는 말에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마나만 있다고 해서 마법을 발휘할수 있는게 아니다. 룬어를 알아야 한다. 마법이 아니더라도 이계의 기사들처럼 몸밖으로 마나를 발산해 신체 능력을 높일수는 있을지도 모른다.

- 그럼 마나를 이용해서 할수 있는게 뭐지?

- 없다. 인간들이 공기라는 것으로 생존하듯이 우리들은 마나로 생존한다.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다. 이들이 살고 있는 행성은 마나가 굉장히 풍부한 곳으로 예상된다. 그런 마나를 가지고 있음에도 아무것도 못한다는 말에 허탈해지기까지했다.

- 너희들이 타고 온 우주선은 어디에 있는거냐?

- 모른다. 인간들은 폭발해 버렸다고 했다.

이야기가 길어 질것 같았다. 지금은 이 지하 기지를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이들과의 대화는 나중에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 해도 늦지 않는다.

- 너희들은 인간과 어떤식으로 대화를 하는거냐?

- 저걸로 한다.

안쪽에 있는 컴을 가르켰다. 키보드가 이들 손에 맞게끔 굉장히 컸다. 이들은 손가락이 세개밖에 없었다.

작가의말

더위 조심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