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1화. 한국인 좀비(2)
291화.
누님은 아파트 가격이 하락할것이 걱정되는것 같았다. 이 고급 아파트 단지에서 좀비가 나타났다고 알려 진다면 좀비 아파트라는 소문이 돌아 아파트 가격은 급하락할것이 뻔했다.
"걱정마시고 쉬십시요. 전 좀비를 처리하고 돌아가 보겠습니다. 앞으로 신변에 무슨 일이 생기면 반드시 반지의 돌출된 부분을 눌러 연락해야 됩니다."
누님 아파트를 나서 바로 708호실로 워프했다. 그곳에 도착해 마법 영상 통신판으로 녹화를 하면서 좀비가 있는 방문 앞으로 걸어 갔다.
우거적우거적.
활짝 열려 있는 방안에는 피범벅인 남자가 인육을 씹어 먹고 있었다. 아직 뒤에 켄이 나타난것을 모르고 있었다. 놈을 홀드 마법으로 묶어 버렸다.
"끄르르..."
짐승같은 소리를 내뱉으며 어떻게든 움직일려고 하는것 같았다.
- 이 늦은 밤에 무슨 일이십니까?
"한국에 좀비가 등장했다."
- 예엣? 그, 그게 사실입니까?
"사실이야. 지금 좀비를 잡아 놓았고 좀비 바이러스를 살포한 능력자 놈도 잡아 놓은 상태다. 어디로 데려 가면 되나?"
늦은 밤이지만 국정원의 고 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설명해 주었다.
- 그, 그럼 안가 지하로 데리고 오실수 있으십니까?
"알았다. 그곳에 능력자를 이미 제압해 두었다."
고 국장은 당장 출발한다고 했다. 이곳의 위치도 물어 보았지만 알려 주지 않았다. 국정원 직원이나 경찰들이 쑤시고 다니면 없는 소문도 퍼지게 될것이다. 좀비 놈을 리버스 그래피티 마법으로 공중으로 들어 올리고는 남아 있는 시체를 샐라임을 불러 모조리 태워 버리고는 엔다이론도 불러 피 한방울까지 모두 한곳으로 모으라고 했다. 그런 피도 모두 태워 버리고 아파트 전체를 클린 마법으로 깨끗하게 청소하고 좀비를 데리고 안가 지하로 이동했다.
지하에 제압해 둔 능력자 놈은 여전히 잠에 빠져 있었다. 붉은 광망을 뿌리며 홀드 마법에서 벗어 날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좀비 놈에게 스캔 마법을 펼쳐 몸속을 살펴 보았다. 놈의 몸속은 모든것이 검었다. 장기는 물론 뼈까지 검은색으로 변해 있었다. 어떤 에너지로 움직이고 있는지 조사를 하면서 한가지 사실을 알아냈다. 좀비의 몸속에 음마나가 들어 있었던 것이다.
흑마법사들이 사용하는 음마나가 어떻게 좀비의 몸속에 들어 있는지 알수가 없었다. 그것도 단시간에 좀비 바이러스에 의해 생성된 음마나로 인해 인간의 몸이 좀비로 변해 버린 일은 이해할수가 없는 일이었다. 그런것을 반대로 생각하면 좀비 바이러스로 생성된 음마나로 서클 고리를 만들면 흑마법을 사용할수 있을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좀비가 되어버린 인간은 아마 음마나가 폭주한 상태일것이라고 추측되었다. 그렇다면 이 좀비 놈을 자신이 흑마법을 사용해 통제할수 있을것이다.
"애니메이트 데드(Animate Dead)!"
흑마법인 시체 조종 마법을 놈을 향해 시전해 보았다. 원래는 죽은 자를 일으켜 세워 조종하는 흑마법이다. 좀비도 생물학적으로는 이미 죽은 상태다. 간간히 붉은 안광을 흩뿌리며 홀드 마법에서 벗어 날려고 발악하든 좀비는 말 잘듣는 아이처럼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있었다. 홀드를 해제해도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하자 좀비에게 일어나라고 했다.
벌떡.
명령대로 곧바로 일어나자 애니메이트 데드 흑마법이 성공했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이대로 흑마법을 해제하면 어떻게 되는지도 실험해 보았다. 해제하자 좀비는 잠시 상황 파악이 되지 않는듯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괴성을 지르며 켄에게 달려 들었다.
"끼아아악!"
"그리스!"
달려오는 좀비를 피하며 마찰계수 O인 그리스 마법에 의해 발이 미끄러진 좀비는 앞으로 나뒹굴어 한쪽 벽에 부딪히며 쓰러졌다. 다시 일어 날려는 놈에게 홀드 마법으로 묶어 놓고 능력자인 토르를 깨웠다.
"...으음? 응?"
토르는 언제 잠이 들었는지도 몰랐다. 한국의 능력자에게 잡혀 치가 떨릴 정도의 고문으로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걸 자백할수 밖에 없었다. 손발에는 수갑같은게 채워져 있었다. 도주하게 못하게끔 구속해 놓은 것이지만 이런 수갑쯤은 포스만 다시 사용할수 있다면 언제든지 끊어 버릴수 있다.
'저 자는 누구지?'
한쪽 구속에 처 박혀 움직이지 않는 자가 눈에 들어왔다. 얼굴이 확실하게 보이진 않았지만 저 자도 자신처럼 강제로 이곳으로 끌려 온것으로 짐작할수 있었다. 그럴때에 누군가 이곳으로 들어 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한국의 능력자는 문쪽을 바라 보고 있었다. 놈을 공격할 기회였다. 포스를 손끝으로 모을려고 했다.
'으윽!'
어떻게 된것인지 포스가 전혀 움직이지도 않았다. 놈에게 잡혔을때도 그랬었다. 뭘 어떻게 당한것인지는 전혀 알수가 없었다.
"후우~! 늦은건 아닌지요?"
"아냐. 오밤중에 오느라 고생했어."
고 국장이 지하실로 들어왔다.
"누가 능력자입니까?"
"수갑을 차고 있는 저 놈이 능력자고 구석의 저 놈은 좀비야."
토르는 깜짝 놀랐다. 이미 좀비를 잡아 온것이다. 그런데 좀비가 왜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자신이 처음에 잡혔을때처럼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속박되어 있는것 같았다.
"어떻게 된것인지 자세히 설명 좀 해 주십시요."
"토르라는 저 능력자 놈이 일본에서...그렇게 된거야."
"음...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지다니...그런데 저 좀비는 왜 움직이지 않는겁니까?"
"움직이지 못하게 해 놨어."
고 국장은 핸드라는 능력자가 얼마나 강한지 상상조차 할수 없었다. 다른 능력자나 좀비도 쉽게 제압하는 한편 비밀 기지나 일본의 총리 관저도 누구도 모르게 침입할수 있는 능력에 다시 한번 감탄할수 밖에 없었다. 한국에 이런 능력자가 있다는 것만으로 큰위안이었다. 한가지 더 욕심을 부린다면 핸드가 한국인이라고 발표하는것이다. 이런 능력이라면 아무리 미국이 압박을 한다고 해도 헤쳐 나갈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저 수갑은 뭔지요? 능력자를 수갑으로 구속할수 있는 겁니까?"
"특별한 수갑이야. 저 수갑을 차면 능력자는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거든."
조용히 듣고 있던 토르는 경악할수 밖에 없었다. 이런 물건은 있을수 없었다. 어떤 수갑이길래 이런 일이 가능한지 저 능력자의 능력에 새삼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수가 없었다.
"굉장하군요. 저 능력자를 제가 직접 심문해 봐도 되겠습니까?"
"맘대로 해. 대신 녹화를 해 둬."
고 국장이 스마트 폰으로 녹화를 하면서 토르를 심문하기 시작했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일반인이 자신을 심문하자 기분이 상한 토르는 제대로 대답하지 않았다.
"녹화를 중지해."
그런 모습에 아직 교육이 약하다고 판단한 켄은 고 국장에게 녹화를 중지시키고 토르에게 한마디했다.
"묻는 말에 모든걸 사실대로 털어 놔. 만약 또다시 어물거린다면 저 좀비에게 명령해 널 잡아 먹으라고 할꺼다."
"......"
"이 새끼가! 왜 대답이 없어? 정말 그렇게 해 줄까?"
즉시 좀비에게 애니메이트 데드를 펼치고는 홀드 마법을 풀어 주었다.
"일어 나서 저 놈을 잡아 먹어!"
"끼아아아~악!"
벌떡 일어난 좀비는 붉은 안광을 뿜어내며 토르에게 달려 들어 목덜미를 향해 입을 쩍 벌렸다.
"으아아악!"
"허억! 해, 핸드님!"
손발이 묶여 버려 움직이지 못하는 토르는 너무 놀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좀비가 어떻게 저 능력자의 명령에 따라 자신을 습격하는지 도저히 이해할수가 없었다.
"멈춰!"
"끄르르..."
"......"
눈을 질끈 감은 토르는 역겨운 냄새가 확 풍겨오자 슬며시 눈을 떴다.
"으흐흑!"
얼굴 바로 옆에 좀비가 입을 쩍 벌리고는 굳어 있었다.
데굴데굴.
즉시 바닥을 굴러 좀비에게서 떨어 졌다. 좀비는 아직도 그 자리에서 입을 벌리고 굳어 있었다.
"토르! 다시 한번만 더 묻는 말에 성실히 답하지 않는다면 이번엔 정말로 좀비에게 뜯어 먹으라고 명령할꺼다."
"어, 어떻게 좀비를 조종할수 있는 겁니까?"
토르의 질문에 고 국장까지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설명을 해 주어야 한다. 이런 일을 숨긴다면 나중에 반드시 탈이 난다. 오해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내 능력이다. 조금전에 실험을 해 보고 좀비를 조종할수 있다는걸 알아냈어. 국장에게는 나중에 자세히 설명해 줄께."
이번에는 고 국장의 질문에 토르는 모든걸 자세히 말해 주었다. 자신이 심문했었던 내용과 별 다른 내용은 없었다. 그럴때에 명철이와 현수가 급히 지하로 들어 왔다. 고 국장이 부른것 같았다.
"너희들까지 온거냐?"
"예. 좀비가 있다고 해서요. 그런데 저게 좀비입니까?"
아직도 입을 벌리고 굳어있는 좀비를 의아하게 바라 보고 있었다.
"그래. 야! 좀비 넌 저 구석에서 조용히 대기해."
켄의 명령에 좀비가 따르는 것을 본 명철이와 현수는 기겁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나중에 설명해 줄테니까 지금은 아무것도 묻지마."
*******
특이 좀비로 진화한 무라타는 자신의 몸을 실험해 봤다. 팔뚝에 큰상처를 내고 좀비로 만들어 놓은 남자 아이의 팔을 한개 떼어내 씹어 먹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팔뚝의 상처가 저절로 치료되고 있었다. 능력자의 말이 사실이었다. 좀비 둘은 자신이 두려운지 눈도 마주칠려고 하지 않았다. 또한 자신의 명령에 온순한 양처럼 그대로 따른다는 것도 알아냈다. 그렇다면 좀비를 많이 만들면 만들수록 자신의 힘이 커지게 될것이다.
옆집은 물론 이 지역의 주택을 돌아 다니며 좀비로 만들기 시작했다. 한지역에서만 좀비가 출몰하게 된다면 그 지역을 봉쇄할것이다. 대낮에도 빛이 두렵지 않는 무라타는 일반인처럼 동경의 여러 지역을 돌아 다니며 자신의 부하겸 치료제 역활을 하는 좀비 제조에 열을 올렸다. 일본 동경에 좀비가 조금씩 출몰하기 시작했다. 회사에 무단 결근하거나 학교에 무단 결석한 아이들의 소식을 알기 위해 전화로 연락해도 통화가 되지 않거나 친적이나 지인이 좀비 바이러스가 주입된 집을 찾았을땐 가족 모두가 잠을 자고 있었다.
이상함을 느낀 이들은 즉시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이송되는 일이 벌어졌다. 병원에서 검사를 해도 특이한 점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잠에서 깨어나도 계속 졸립다고 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자 특이한 증세라고 생각하며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는 한편 한 의사가 아일랜드의 좀비 실험을 기억해 내고 좀비로 변하게 되는건 아닌가 의심해 피를 뽑아 검사를 하게 되었다. 그러자 붉은 피가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검은 색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알아 내고 경찰에 연락하게 되어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이 알려지게 되었다.
"총리! 큰일 났습니다. 병원에 실려온 자들중에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자들이 있다는 보고입니다."
"그, 그게 정말인가?"
"그렇습니다. 아직 완전히 좀비로 변하지는 않았지만 검은 피로 변하고 있는게 좀비가 될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그런 자들은 모두 격리를 시키고 역추적을 해 어떻게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것인지 지급으로 조사하고 있는 중입니다."
보좌관의 보고에 아베 총리는 완전히 굳어 버렸다. 일본은 이제 걷잡을수 없을 정도로 좀비가 확산될것이다.
"육상 자위대를 동원해 동경을 완전히 포위하고 한집 한집 모조리 수색해. 수색을 거부하는 자들은 무조건 구속해."
"그건 무리입니다. 거부하는 자들의 반발이 심할것입니다. 이쯤에서 좀비에 대해 발표를 하는건 어떤지요? 수색을 하기 위해선 국민들이 납득할수 있는 합당한 명분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숨기고 있었는데 발표를 한다면 어떻게 되겠나? 내각 지지율은 바닥을 칠것이야. 아직도 잡지 못한 원숭이 3마리 탓으로 돌리는 것도 무리야. 일단 이렇게 해. 각가정에 인구 조사를 한다는 명목으로 사복을 입은 경찰들이 조사를 하고 의심스러운 점이 발견되면 자위대를 동원해 격리시키는 방안으로 추진해 봐. 그리고 아일랜드에서의 좀비 실험 장면을 상세히 보도해 가족들중에 그런 자가 있으면 신고를 하라고 해. 그리고 예방약이란걸 즉시 만들어라고 지시해."
정권 유지를 위해서는 어쩔수가 없었다. 생각같아선 강제 수색을 하고 싶었다. 그게 좀비를 사전에 잡아 낼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무라타가 무분별하게 좀비를 만든 탓으로 저녁부터 동경 여기저기서 거리로 쏟아져 나온 좀비들이 행인들을 습격하는 일이 발생했다.
"으아악! 놔! 이 미친 새끼야."
이곳에서도 좀비의 습격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야마(井山)는 마주 걸어 오는 자를 피해 옆으로 지나 갈려고 했을때 갑자기 달려든 남자가 자신의 어깨를 문것이다. 이빨이 어깨로 파고들자 고통에 욕을 내뱉으며 남자를 힘껏 밀쳐 버렸다. 그러자 뒤로 벌렁 넘어진 키도 작고 왜소한 체격의 남자는 넘어진 바닥에서 벌떡 일어나 괴성을 지르며 또다시 달려 들었다.
"끼아아악!"
"이 씨발 새꺄~!"
퍽.
카라테(空手) 3단인 이야마는 달려 드는 놈을 살짝 옆으로 피해 놈의 허리를 걷어 찼다. 이건 정당 방위다. 놈이 먼저 자신의 어깨를 물어 상처를 입힌 것이다. 놈은 허리가 꺾여지며 앞으로 꼬꾸라졌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하지만 저 미친 놈이 자신에게 바가지를 씌울수도 있는 일이다. 증거가 없는 이상 카라테 유단자인 자신이 오히려 가해자로 둔갑할수도 있는 일이다. 개에게 물렸다고 생각하고 자리를 피하는게 상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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