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4화. 매부(1)
254화.
6촌 형님의 말에 두리뭉실하게 답해 주었다. 그러자 아파트를 보고 공황 상태에 빠져 있었던 매부가 끼어 들어 상황을 정리해 주었다.
"아, 그럼 경영 컨설팅을 한다는 말이네?"
"그게 뭐야?"
6촌 형님의 질문에 매부가 설명해 주고 있었다. 매부는 발인 전날밤에 찾아왔다. 6촌 누님의 남편을 당숙모가 매부라고 부르면 된다고 말해 주어 매부라고 부르고 있었다.
"저어, 오빠! C.R.엔젤들과는 어떻게 알고 있는거에요?"
"그 애들? 내가 키워 준거야. 며칠전까지도 '판타지 인 파이브 2'를 촬영하다가 작은 할아버지를 찾았다는 연락을 받고 달려 온탓으로 영화 촬영은 중단된 상태야."
"예엣? 저, 정말이에요?"
"그래. 믿기지 않지? C.R.엔젤들과 같이 온 중년 남자 두명중 한명이 C.R.엔젤들 소속 회사 사장이고 다른 한명은 지천영 영화 감독이야."
조카의 말에 사실대로 말해 주었다. 그런 말에 또다시 입을 벌리며 믿기지 않아했다.
"믿기지 않지? 그럼 한달후에 영화 촬영이 재개될꺼야. 그때 구경 와."
"정말 구경가도 되요?"
"그래. 내가 도와 주지 않으면 영화를 못 찍거든."
"그럼 C.R.엔젤들 사인도 받을수 있어요?"
"물론이지."
6촌 누님 딸인 장서진이 굉장히 좋아했다. 그런 모습에 부산에 살고 있는 형님 조카들이 부러운 표정들이었다.
"그런데 금진 그룹 회장님과는 어떻게 알고 있는 사인가?"
"여 회장요? 그건 왜요?"
"내가 금진 그룹의 금진 건설 회사 과장으로 있거든."
매부의 말에 이번엔 켄이 살짝 놀랄수 밖에 없었다. 세상은 참 좁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처에 친척이 있었음에도 몰랐던것이었다.
"회사내에서 여 회장 평판은 어떤데요?"
"굉장히 좋아. 능력이나 수완이 남다르다는 평가야. 몇달전엔 아프리카에 대형 공사도 따냈어. 하지만 얼마전에 이상한 건물을 지으라는 말에 회사 직원 모두가 수군거리고 있어. 노망이 들었다는 소문이 점점 퍼지고 있는 중이야."
"이상한 건물이라니요?"
짐작가는 건물이 있었다. 탄자니아의 통궤족에게 줄 초등학교 건물이다. 그런 건물 건설이 직원들 사이에서 입방아에 오르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초등학교 건물인데 그게 이상해. 건물을 지탱하는 기초 공사를 지상에 하고 그 위에 건물을 세우라는 거야. 완성되면 건물안으로는 들어 갈수도 없어. 새롭게 계단을 만들지 않는한 무리야. 그런 건물을 왜 지으라고 하는지 노망이 들지 않는한 그런 지시는 있을수가 없거든. 부장급 이상이 모두 반대를 했다고 하는데 씨알도 먹혀 들지 않았대."
"매부! 그거 제가 지으라고 한거에요."
"뭐? 그, 그게 정말이야?"
"예. 한국에서 사용할 건물이 아니에요. 아프리카의 탄자니아로 가져갈 건물을 한국에서 만들어 통채로 옮길 생각이에요."
매부는 그런 설명을 듣고는 멍해 있었다. 친족들 모두 너무 툭하면 멍해지는 습관이 있는것 같았다.
"그 큰 건물을 어떻게 옮길수 있단 말인가?"
"그건 비밀이에요. 매부는 회사에서 방금 말한 내용을 말하지 마세요."
다음날 아침에 6촌 누님 가족은 서울로 올라 간다고 했다. 켄도 서울로 가면 연락한다고 말해 주었다. 6촌 형님 부부는 가게로 가야 한다고 했고 조카들도 학교에 가야 한다고 했다. 형님 가족은 이 아파트에 들어와 당숙과 같이 살기로 했다. 이사는 3일제가 끝나고 한다고 했다. 하는 일이 없는 켄은 형님을 따라 가게로 갔다. 형님 부부는 번화가에서 한쪽 골목길로 많이 들어간 곳의 끝에 위치해 있었다. 길목이 좋지 않은 위치였다. 한정식 식당으로 평수도 크지 않아 테이블도 고작 4개가 전부였다. 가게도 허름했다.
"형님! 이 식당은 접으세요. 큰식당을 사 드리겠습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
"다른 큰 식당으로 옮기자고요."
"자네에게 진세만 질순없네."
완강히 거부하는 형님을 설득시키는데만 한참이나 걸렸다. 형수는 은근히 좋아하는 눈치였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형님! 어떤 가게가 좋겠습니까? 형님이 하고 싶었던 가게를 말하면 알아 볼께요."
"횟집이요. 이이가 평소에 큰횟집 하나 하는게 소원이랬어요."
형수의 말에 형님이 형수를 노려 보았지만 형수는 냉큼 고개를 돌려 버렸다. 형님보다는 형수가 더 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형님! 형수님을 탓하지 마십시요. 제 친척들이 모두 잘 살기를 원합니다. 제가 그렇게 만들어 줄겁니다. 그러니까 부담도 갖지 마시고요. 특별히 횟집 내고 싶은 지역이 있습니까?"
"아무곳이나 상관없어요."
"알겠습니다. 그럼 전 가게를 찾으러 나가 보겠습니다."
그 길로 아파트를 매매해 준 호 사장이 운영하는 횟집으로 향했다. 횟집은 아직 점심때도 되지 않아서인지 한산했다.
"어서 오시게."
"친척에게 횟집을 하나 차려 줄려고 하는데 호 사장이 가지고 있는 횟집을 한개 인수할려고 왔어."
"어떤곳이라도 상관없습니까?"
"그래."
호 사장을 따라 갔다. 운영하고 있는 횟집중 한개를 매매해 준다고 했다. 광역파의 방해로 인해 횟집 피해가 많아 손님의 발길이 뚝 떨어 진곳이라고 했다. 안그래도 처분할 생각이라며 흔쾌히 승낙해 주었다. 호 사장이 안내한 곳은 주차장까지 완비된 평수만 해도 300평은 넘을것 같은 대지와 100평 가까이 되는 2층 건물이었다. 가게안은 파리만 날리고 있었다. 그런 가게를 둘러 본후 인수하기로 했다.
횟집은 머지않아 미어 터질것이다. 지구에서 가장 신선한 회를 제공하며 피로까지 싹 풀리는 횟집으로 소문이 날것이기 때문이다. 형님에게 전화를 걸어 아파트를 매매했던 부동산을 알려주고 인감 도장을 가지고 오라고 했다. 형님이 부동산을 찾아와 대지와 건물 매매에 필요한 서류등을 공인 중개사가 말하는 대로 떼어 와 거래를 성사시켰다. 이번에는 호 사장이 달라는 금액대로 다 주었다.
"이, 이게 정말 우리거라고요?"
"예! 이제 형님과 형수 가게입니다. 인테리어를 다시 하십시요. 그리고 활어를 넣어 두는 큰수조를 이 정도 크기로 만들어 가게안에 두십시요."
"그럴려면 돈이 많이 들텐데요?"
"자금은 걱정하지 마세요."
형님의 계좌 번호를 확인하고 백억을 이체해 주었다. 형님은 계좌를 몇번이나 확인하고 믿을수 없는지 당황하고 있었다.
"이, 이런 큰돈을 아무렇지도 않게 준다는 말인가?"
"형님! 아침에 말했잖아요. 친척들이 모두 잘 살게끔 해 준다고요. 그리고 횟집을 운영하면서 한달에 한번은 반드시 고아원의 고아들을 초청해 무료로 음식을 제공하십시요. 그것만 지켜 주십시요."
돈의 노예가 되어서는 않된다. 많이 벌면 그만큼 많이 베풀어야 한다. 특히 어려운 사람일수록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알겠네. 반드시 그렇게 하겠네."
"그리고 형수님 계좌 번호도 알려 주세요. 형수님도 친가에 도울 일이 있으면 도와 주시라고 돈을 조금 이체해 드리겠습니다."
환한 얼굴로 변한 형수 계좌로 얼마를 보내 주어야 할지 몰라서 30억을 보내 주었다.
"대체 얼마나 돈이 많길래 돈을 물쓰듯 하나?"
"저요? 지구에서 몇손가락 안에 드는 부자라고 생각하면 되요. 그러니까 돈 걱정은 하지 마십시요."
"허허허허."
형님은 웃을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아마 농담이라고 생각하는듯했다. 횟집 오픈은 시간이 걸릴것이다. 새롭게 인테리어도 해야 하고 대형 수조도 발주해야 했다. 서울에 오면 연락하라고 하며 6촌 누님 내외가 떠났다. 켄도 횟집을 오픈할때 연락하라고 하고 서울로 올라갔다. 명철이와 현수에게는 서울로 먼저 가라고 이미 말해 두었다. 서울에 도착해 다음날 아침부터 6촌 누님집을 찾아 갔다.
딩동.
"들어 오세요."
"아침밥 얻어 먹으러 왔습니다."
일부러 아침을 먹지 않고 누님집을 찾아 왔다. 누님집은 아파트였다. 내부는 그렇게 넓어 보이진 않았다.
"호호호, 자리에 앉으세요."
"매부는요?
"회사에 갔어요. 서진이는 학교에 갔고요."
아침밥을 얻어 먹고 커피도 한잔 마신후 누님을 데리고 가장 먼저 부동산으로 갔다. 아무런 설명도 해 주지 않고 끌고 가다시피 부동산으로 들어 가자 누님이 당황하기 시작했다.
"여긴 왜 온거에요?"
"집을 사 줄려고요."
"지금 사는 집도 세사람이 살기에 충분한데..."
"그냥 받으세요."
어차피 사 줄려고 마음 먹은김에 평수가 넓은 고급 아파트를 사 주었다. 몇개의 아파트를 관람하고 계약이 다 끝나자 어느새 저녁 시간이 되었다.
"누님! 매부하고 서진이에겐 비밀로 하십시요. 이사를 다 끝내고 서프라이즈로 놀래켜 줄려고요."
"호호호, 걱정말아요. 그런데 부산 오빠도 그렇고 그렇게 많은 돈을 써도 되는거에요?"
"돈이라면 썩을 정도로 많으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요."
누님 집으로 돌아가자 서진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서진이는 팔짝팔짝 뛰며 반겨 주었다.
"오빠! C.R.엔젤을 빨리 만날수는 없는거에요?"
"한달뒤에 영화 촬영을 재개하면 볼수 있을텐데?"
"히잉~! 친구들한테 자랑을 해 놓았는데..."
"그럼 잠깐만 기다려 봐."
서진이의 부탁을 들어 주기 위해 C.R.엔젤의 월미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디냐?"
- 대표님하고 식사를 하고 회사로 가는 중이에요.
"그래? 그럼 회사에서 기다려. 내 조카가 너희들 팬이야. 만나게 해 달라고 자꾸 졸라서 회사로 찾아 갈께."
- 알겠어요.
누님에게는 서진이를 데리고 다녀 온다고 말해 주고 집을 나섰다. KT 엔터테인먼트 간판을 본 서진이는 흥분하기 시작했다. 건물안으로 들어가 대표실로 올라갔다.
"어서 오세요."
"아, 안녕하세요. 장서진이라고 해요. 팬이에요."
붙임성이 좋은지 서진이는 C.R.엔젤들에게 착 달라 붙어 쫑알거리고 있었다. 그렇게 한시간정도 C.R.엔젤들과 사진도 찍고 사인도 받은후 집으로 돌아왔다. 매부는 아직도 회사에서 돌아 오지 않은 상태다.
"매부는 항상 늦는겁니까?"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있어요. 거의 매일 늦어요."
"그러다 쓰러지면 어쩔려고요?"
"후우, 그러게요. 그래서 보약도 지어 먹이고 있어요."
6촌 누님의 얼굴이 수심이 어려 있었다. 괜한것을 물어 본것이다. 후회와 동시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당장 품속에서 스마트 폰을 꺼내 들었다.
"여 회장! 나야."
- 장례식은 무사히 끝났는가?
"그래. 찾아와 줘서 고마웠어. 그런데 말이야. 금진 건설의 과장으로 내 매부가 근무하고 있는데 야근을 밥 먹듯이 한다고 해. 여 회장! 내 매부가 과로로 쓰러지면 각오해야 할꺼야."
- 지, 지금 한말이 저, 정말인가?
여 회장의 당황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지간히도 놀란것 같았다.
- 매부 이름이 뭔가?
"장대휘라는 이름이야."
- 알겠네. 당장 조치를 취하겠네.
"그리고 오늘밤 늦게 찾아 갈께. 할 얘기가 있어."
여 회장과 전화를 끊고 한시간 정도 지났을때 매부가 피곤한 얼굴로 돌아 왔다.
"왔나?"
"예. 피곤해 보이네요."
"후우, 일이 터져서 그래. 옷 좀 갈아 입고 올께."
매부가 방으로 들어 가자 누님에게 생수통이 어딘지 물어 보고 엔다이론을 불러 생수를 생명수로 바꾸어 달라고 부탁했다.
"누님! 앞으로 저 생수를 아침 저녁에 한잔씩만 마셔요. 특별한 생수로 바꾸어 놓았으니까 마셔 보면 알꺼에요. 매부가 나오면 생수를 한잔 드리세요."
"부산에서 마신 그 생수와 같은거에요?"
"예."
"아껴 마셔야겠네요."
옷을 갈아 입고 나온 매부는 생수를 한잔 마시고는 놀라워했다. 누님이 설명해 주자 신기해 했다. 간단하게 저녁 식사를 마친 매부가 한잔하자고 했다.
"잠깐만요."
주방으로 들어간 켄은 바닥에 아공간을 열어 프랑스의 앙리 회장에게 받은 와인 두병을 꺼내 들고 거실로 돌아 왔다.
"응? 우리집에 와인이 있었어?"
"아니요. 어떻게 된거에요?"
"내가 가지고 있던걸 꺼내 온겁니다."
누님은 어떻게 된것인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지만 매부는 미리 사둔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듯했다.
"한잔 하시죠."
"무슨 와인이지?"
"평범한 와인이에요. 누님도 한잔하세요."
일부러 비싼 와인이라고는 말해 주지 않았다. 아껴 마셔야 한다고 호들갑을 떨지도 몰랐다.
"회사 일은 힘드십니까? 매일 야근을 한다던데요?"
"일이 터져서 그래. 아프리카에 도로 공사를 한개 따냈는데 순조롭던 공사가 스톱된 상태야. 공사를 감독하는 놈이 뇌물을 달라고 꼬장을 부리는 중이래. 대체 얼마나 받아 처 먹을려는지 생각만 하면 할수록 골치만 아파. 한두번도 아니고 이게 벌써 몇번인지..."
매부는 화가 났는지 와인을 벌컥벌컥 마시고 있었다.
"천천히 마셔요. 그런데 오늘은 일찍 들어 왔네요."
"그게 이상해. 회장님 지시라며 강제로 퇴근하라는 명령이 떨어졌거든."
"제가 여 회장에게 전화를 한거에요."
"뭐? 자네가 회장님과 그렇게 친한 사이란 말이야?"
매부가 굉장히 놀란듯했다. 그룹 회장에게 전화 한통화로 부탁할 정도라면 어지간한 친분이 없으면 씨알도 먹히지 않는 일이다.
"매부! 회사 일이 힘들면 그만 두세요. 제가 회사 하나 차려 드릴께요."
"회사를 말인가? 됐네. 사장은 아무나 하는게 아니라네. 난 사장 타입이 아냐."
- 작가의말
8월달이 시작되었습니다^^::
더위 조심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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