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화. 좀비 출현(2)
280화.
"믿기지 않지? 좋아. 그럼 이걸 한번 만져봐."
품속에서 수정 구슬을 꺼냈다. 마나에 민감한 체질인지 확실히 알아 보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다. 이 수정 구슬에는 마나가 담겨져 있으며 마법진이 새겨져 있다. 구슬에 손을 올리고 정신을 집중하면 마나에 민감한 체질이라면 푸른색으로 구슬이 변한다. 얼마나 푸르게 변하느냐에 따라 마나에 관한 체질이 달라진다. 진하면 진할수록 민감한 체질이다.
"두, 두손으로 잡아도 되겠습니까?"
"물론이야."
고 국장이 조심스럽게 수정 구슬을 받아 들고 두손으로 감싸듯이 꽉 쥐었다.
"정신을 집중해."
오만 인상을 쓰고 있는 고 국장은 역시 생각한대로 마나와는 무관한 체질이었다.
"그만해. 국장은 무리야."
"저어...제가 한번 해 봐도 되겠습니까?"
현수의 말에 수정 구슬을 잡고 있는 고 국장의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지고 있었다. 상관을 무시한다고 생각하는듯 했다.
"건네 줘. 국장은 제아무리 용을 쓰도 무리야."
현수와 명철이가 차례대로 수정 구슬을 잡고 인상을 써 봤지만 수정 구슬은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소질이 있다면 이 구슬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이렇게 된다."
켄이 수정 구슬을 받아 들고 정신을 집중했다.
화악.
"허억!"
"어엇?"
"와앗?"
갑자기 밝은 빛이 터져 나오자 3명은 급히 눈을 가리며 비명을 내질렀다.
"아! 그렇게 변하는군요."
수정 구슬은 푸른 빛을 뿌리고 있었다. 눈이 부셔 마주 볼수 없을 정도의 빛이었다.
"이제 알겠지?"
수정 구슬을 픔속으로 갈무리하고는 너희들은 무리라고 말해 주었다.
"핸드님! 그 수정 구슬을 빌려 주실수 있는지요?"
"구슬을? 왜?"
"마법사가 될 소질이 있는 애들을 찾아 볼려고 합니다."
"찾아서 뭐하게?"
고 국장의 생각은 뻔했다. 마나에 민감한 체질의 아이들을 찾아 자신에게로 데려와 마법사로 만들어 달라고 할것이다. 하지만 지구에는 마나가 너무 적은 관계로 아무리 수련을 한다고 해도 1서클 고리를 만들기도 어려울것이다. 마나 집적 마법진을 만들어 그안에서 애들을 생활하게 한다고 해도 1서클 고리 한개를 만들기 위해선 적어도 15년이상은 걸릴것이다. 마나가 풍부한 이계에서는 천재축에 속하는 아이들은 5~6년은 걸리지만 지구에서는 그 3배는 걸릴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켄이 직접 도와 준다면 몇년안에 고리 한개는 만들수 있을것이지만 그런 말은 하지 않았다.
"15년요?"
"그래. 그것도 천재가 아니면 무리야. 천재라고 해도 1서클 고리를 만들수 있을지 장담할수도 없어. 만약 실패한다면 15년이란 세월을 헛되이 보내 버리게 되겠지. 그런 일을 누가 할꺼냐?"
"그런데 핸드님은 그런걸 어떻게 알고 있는 겁니까?"
또다시 같은 질문이다. 한가지를 설명해 주면 그 설명에 대해 꼬치꼬치 캐묻는 일이 반복될것이다. 이럴바에야 사실대로 말해 줘야 할것 같았다. 이들에겐 말해줄 생각이었다.
"난 말이야...평행 차원에서 이곳으로 온거다."
"평행 차원이라니요?"
평행 차원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다. 역시 믿기지 않아했다.
"그럼 지금 이 세계는 본래의 세계가 아니라는 말입니까?"
"그렇다고 볼수 있지. 걱정마. 본래의 세계엔 너희들은 살고 있어. 내가 과거로 돌아왔기에 본래의 세계에서 갈라져 버린거야."
"......."
믿지 않아도 어쩔수 없었다. 하긴 직접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로 믿지 않을것이다. 내가 반대의 입장이라고 저들과 마찮가지로 절대로 믿지 않을것이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이렇게 생각해. 한그루의 큰나무가 있다. 본줄기에서 뻗어 나간 가지가 지금 내가 있는 세계라고 생각해. 아무리 설명해도 너희들은 믿지 않을꺼야."
"정말 믿기지 않습니다. 그럼 그 세계에선 좀비가 판을 치고 있다는 겁니까?"
"그래. 내가 수련을 끝내고 밖으로 나왔을땐 이미 좀비들이 지구를 장악한 상태였다. 인간들은 소규모로 집단을 이루어 좀비를 피해 식량을 찾고 있었다. 그런 인간들끼리 서로 더 많은 식량 확보를 위해 싸우고 있었으며 어떻게 된것인지 능력자로 각성한 자들도 있었다. 그들이 클론 능력자인지 어떤지는 모른다. 그런 좀비들과 싸우며 아버지를 찾아 갔지만 아버지는 죽은 상태였다."
실제로는 그때는 아직 죽진 않았지만 일일히 설명하기가 귀찮아 생략했다.
"그래서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시간 여행을 해서 과거로 되돌아 온거다. 하지만 되돌아 온 과거는 본래 내가 있던 세계와는 조금 달랐다. 내가 살던 집은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고 아버지도 존재하지 않았고 내가 아는 사람은 단한명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 세계는 본래의 세계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자신과 연관있는 사람은 한사람도 없는 다른 세계로 평행 차원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과거로 돌아온 이상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야 정상이지 않겠어?"
"......"
"너희들은 걱정할건 아무것도 없어. 이 세계에서 지금 그대로 살면 돼. 혹시 내가 이 세계에서 사라진다면 이 세계는 어떻게 되는지는 몰라. 이 세계가 그대로 존재할지 아니면 사라질지는 누구도 몰라. 그렇다고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어."
지금 살고 있는 세계가 평행 차원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이들이 평행 차원이라고 해도 바뀌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해외 정보원들이나 국정원 직원들에게 각국의 인터넷이나 트위터, 페이스 북등을 모니터하라고 해. 좀비가 등장하게 된다면 일반 시민들이 투고를 할테니까 감시를 하며 혹시라도 좀비로 예상되는 정보를 입수하면 내게 곧바로 연락해. 정말로 좀비인지 아닌지 확인시켜 줄께."
"음, 알겠습니다. 그런 지시를 내려 놓겠습니다."
"또한 좀비 사태에 대비해 좀비가 등장하면 어떻게 할지 메뉴얼을 만들어 놓는게 좋을꺼야. 공항이나 항만, 원자력 발전소, 민간인 대피등등 고 국장이 나보다 잘 알테니까 알아서 해. 그리고 무기를 많이 만들어 놔. 총보다는 수류탄이나 화염 방사기가 유효해. 수류탄으로 박살을 낸후 완전히 태워 버리는게 좀비의 숨통을 확실히 끊는 방법이야. 작은 살점이나 피라도 남아 있으면 큰일이야. 혹시라도 동물들이 먹어 버리면 동물 좀비로 변할테니까 한조각이라도 놓치면 않돼."
그게 가장 우려되는 점이다. 아무리 철저하게 방비를 한다고 해도 한번 좀비가 발생하기 시작하면 겉잡을수 없을 정도로 퍼져 나가게 될것이다. 처음 발생한 나라의 모든 인간이나 동물들을 죽이지 않는한 전세계로 퍼져 나가는건 절대로 막을수 없을것이다. 그런 좀비에 대비해 예방약은 반드시 필요하다. 예방약을 맞은 사람들은 좀비와 동물 좀비들을 상대로 전쟁을 하게 될것이다.
인간들은 한곳으로 뭉쳐 생활하게 될것이며 모든 생산력이 현급히 저하해 그 나라의 경제는 파멸하게 된다. 다른 나라도 좀비에 대비해 공항과 항만은 폐쇄될것이며 전세계적으로 경제 공황이 도래하게 될것이다. 그런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좀비가 등장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곧바로 이동해 좀비와 접촉한 자들은 물론 근처의 동물들도 모조리 처리해 버려야 한다. 그렇게해도 완전히 막을수 있을지 장담할순 없다.
"음, 알겠습니다."
부르르르.
갑자기 전화가 걸려왔다. 진아였다.
"네가 왠일이냐? 회사에 무슨 일이라도 생겼어?"
- 흥, 난 전화하면 않돼?
"......."
- 아일랜드의 능력자! 오빠지?
진아도 알아 챈것같다. 진아가 그렇다면 자신이 알고 있는 다른 사람들도 모두 알아 채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아에게는 그렇다고 말해주고 다른 사람들에겐 말하지 말라고 해 두었다.
부르르르.
진아에게 전화를 끊자마자 또 폰이 울렸다. 이번엔 중국 청방의 왕청에게서였다. 이놈도 알아 챈것 같았다.
- 취선님!
"핸드라고 불러. 무슨 일이냐?"
- 아, 죄송합니다. 핸드님! 다음달부터 네팔에서 동충하초를 캘수 있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시간이 있으시면 같이 가시지 않겠습니까?
벌써 그런 시기가 된것이다. 다행히 아일랜드 일은 모르고 있는지 알면서도 입밖으로 내지 않는지 모르지만 동충하초 이야기밖에 없었다.
"그럼 7월 1일에 네팔의 슈렌달집에서 보기로 하자. 그들에게 내가 온다고 말해 주고 동충하초는 그때 같이 가서 캐자고 말해 줘."
- 7월 1일요?
"그래. 다른 네팔인들도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냐? 다른 사람들이 캐고 남은 것들을 캐도 한몫잡기엔 충분해."
- 아, 알겠습니다. 그럼 7월 1일에 슈렌달집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이번엔 왕청도 함께 동충하초를 캐러 갈려는것 같았다.
"고 국장! 올해 농민들에게 쌀 생산은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해. 얼마든지간에 정부에서 필요한 양을 빼고 남은 쌀은 내가 모두 구매할테니까. 아, 쌀뿐만이 아냐. 모든 농작물을 농민들이 판매하고 싶은 양은 모조리 사준다고 해."
이 일을 대통령에게 보고하면 대통령은 얼씨구나하고 좋아 할것이다. 농민들의 지지가 엄청나게 상승될게 눈에 선했다. 앞으로 식량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았다. 좀비가 등장하면 식량이 무기가 되는 것이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다른건 필요하지 않습니까? 화장지나 생수등등 생필품도 필요하게 될겁니다."
"그럼 그런 생필품을 만드는 회사에 말해. 얼마를 만들지 간에 시중에 판매하고 남은 양은 무조건 구매해 준다고 해."
"감사합니다. 그런데 그 많은 양은 어디에 보관할건지요?"
거대한 우주선을 아공간이라는 시커먼 공간에서 꺼내는건 보았다. 그 공간이 얼마나 넓은지는 모른다.
"전에 본 공간에 보관할꺼야. 그 공간은 무한대야."
"헉! 무, 무한대요?"
"그래. 아무리 많은 물건이라도 상관없어. 지구를 통채로 집어 넣어도 문제없는 공간이야."
머엉.
3명은 믿기지 않는 말에 입만 벌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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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남쪽 아오가시마(青ヶ島)에서 손가락이 반쯤 잘려 나간 무라타(村田)는 동경의 하네다 공항에서 가까운 오오모리(大森) 토우호오(東邦) 대학 병원에서 손가락 접합 수술을 한후 나코노 구(中野区)에 있는 동경 경찰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무라타가 이송되고 있을즈음 아오가시마를 관할하고 있는 하치죠지마 경찰에서는 아오가시마에서 발생한 일을 조사하기 위해 경찰들이 헬기를 타고 섬으로 이동해 갔다.
아오가시마는 이슬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으며 적막감에 휩싸여 있었다. 해상 보안청 소속 헬기 조종사와 대원이 말한 집을 포위한 경찰이 먼저 열려 있는 현관문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현관앞에부터 피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조금 어두운 실내를 손전등으로 비추며 과실 치상 혐의로 범인을 체포하러 들어 간 경찰은 피바다인 한쪽방 침대 아래에 웅크리고 있는 남자를 발견했다.
번쩍.
경찰들의 낌새를 알아 차린것인지 남자는 눈을 뜨고는 침대 아래서 기어 나와 가장 앞쪽에 있는 경찰에게 괴성을 내지르며 달려 들었다.
"캬아아아."
"토리오사에로(取り押さえろ.제압해)"
앞쪽의 경찰이 한발짝 뒤로 물러서자 옆쪽에 있던 두명의 경찰이 남자에게 달려 들었다. 그러자 남자는 양쪽의 경찰에게 팔을 휘둘렀다.
타닥.
"쿳(くっ.큭)!"
엄청난 힘에 달려든 두명의 경찰이 팔을 부여 잡고는 급히 뒤로 물러섰다. 그런 두명의 경찰은 어깨가 빠진것인지 팔이 덜렁거리고 있었다.
"키오 츠케로(気を付けろ.조심해)!"
"끼아아아."
덥석.
뒤로 물러나는 경찰을 따라 쇄도한 남자는 처음 달려 들었던 중앙에 있는 경찰에게 달려 들어 어깨를 잡고는 목을 물어 버렸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쿠핫(くはっ.크윽)!"
"히라키(平木)!"
뒤쪽에 대기하고 있던 두명의 경찰이 달려 들어 동료인 히라키에게서 남자를 떼어 놓기 위해 남자 양옆에서 어깨를 잡고는 목안쪽으로 팔을 집어 넣어 목을 졸랐다.
파핫.
털썩.
남자를 강제로 떼어내자 동료인 히라키는 목에서 피분수가 뿜어지며 그대로 바닥으로 무너져 내리며 큭큭거리며 경련하고 있었다. 목을 제압당한 남자는 숨이 막히지도 않는지 입에 문 목살(!?)을 질겅질겅 씹으며 조르고 있는 팔을 덥석 잡아 떼어 내면서 그 팔을 물어 버렸다. 굉장한 힘이었다.
이곳으로 온 경찰은 모두 5명이다. 히라타는 급히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죽는다. 두명은 어깨가 빠진 상태며 다른 한명은 팔뚝 살점이 떨어져 나갔다. 유일하게 온전한 이시바시(石橋)는 허리춤의 권총을 꺼냈다. 기본적으로 일본의 경찰들은 모두 권총을 휴대한다. 권총은 권총집에 코드로 연결되어 있는 상태로 습격을 당하더라도 쉽게 빼았아 갈수 없도록 조치를 취해 놓았다.
"우고쿠나(動くな.움직이지마)!"
놈에게 권총을 겨눈 이시바시는 이 남자가 조금이라도 움직인다면 권총을 발사할 생각이었다. 이미 히라키는 빈사 상태였다.
"끼아아아."
퍽.
탕탕.
"쿠웃(くうっ.크윽)!"
마에다의 팔을 물고 있던 놈은 팔뚝에서 입을 떼고는 마에다를 후려쳐 버리고 이시바시에게로 달려 들었다. 놈에게 두방의 총알을 먹여 주었지만 그대로 달려 들어 권총을 쥔 손을 덥석 잡고는 손목을 물어 뜯었다. 어떻게 총에 맞고도 무사한지 이해가 되지 않은채 놈의 얼굴을 밀치며 떼어 놓을려고 안감힘을 써 봤지만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 작가의말
더위 조심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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