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8화. 궁지에 몰린 일본(1)
288화.
타타타타타.
헬기의 프로펠러 소리가 너무 시끄러웠다. 하늘에 떠 있는 상태여서 더욱 더 크게 들려 왔다.
- 실라이온! 저 헬기 두대안으로 들어가 고장내 버려.
전선 몇개를 뽑아 버리면 헬기가 추락하던지 아니면 긴급 착륙을 할것이다. 공원은 육상 자위대로 보이는 군인들로 포위되어 있었으며 공원내의 광장에는 천막이 쳐져 있는 상태였다. 공원 입구쪽에는 푸른 비닐 시트로 완전히 내부를 볼수 없게끔 차단되어 있었으며 공원안 도로에는 군용 차량들이 즐비하게 세워져 있는 광경에 원숭이를 포획하기 위한 작전이 아니라는것은 누가 보더라도 알수 있었다.
공원 안쪽의 나무들 위로는 수많은 드론들이 날아 다니고 있었다. 아래로 내려가 가장 큰 천막이 있는 곳으로 갔다. 여전히 투명 마법으로 몸을 숨긴채 걸어 들어 간 켄은 몇대의 무전기로 보이는 앞에서 헤드폰을 끼고 있는 군인들과 그 안쪽의 테이블에 앉아 있는 군인에게 보고를 하는 군인이 눈에 들어왔다.
"아직 다 찾지 못했나?"
"그렇습니다. 현재 12마리를 사살한 상태지만 나머지 15마리는 찾지 못했습니다. 또한 동경도 미술관 옆 화장실 위쪽 언덕에서 피 흔적을 발견하고 땅아래에 묻혀 있던 뼈와 옷가지들을 발견했습니다. 공원 뒷쪽 숲속에서도 뼈와 피 묻은 옷가지들을 모두 수거하고 피가 묻어 있는 흙이나 나무잎들도 모두 수거를 한 상태입니다."
"수거한 곳은 만약에 대비해 반드시 불을 놓아 완전히 소멸시키도록."
이들의 대화로 곧바로 알아 차렸다. 좀비가 등장한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저런식으로 모두 수거를 하고 태워 버리지도 않을 것이다. 천막으로 들어 오면서 모든 광경을 녹화하고 있는 상태다. 좀비라는 말은 나오지 않았지만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의심을 할만한 내용들이다.
탕탕탕.
멀리서 총소리가 들려왔다. 원숭이를 발견한것 같았다. 포획을 할 생각은 하지 않고 사살을 한다는 것은 원숭이가 좀비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때 무전병이 보고를 했다.
"일등육좌(一等陸佐.대령)님! 제3소대 엔도(遠渡) 소대장으로 부터 보고입니다. 목표물 한마리 발견! 사살후 수거 완료! 라는 보고입니다."
"좋아! 계속 수고하라고 해."
"하잇(はいっ.옛썰)!"
무전병이 제자리로 돌아가자 의자에 앉아 보고를 듣고 있던 일등육좌라는 지휘관은 한숨을 내지었다.
"후우~! 좀비 원숭이라니? 그게 말이 돼?"
"아직 좀비로 변하지는 않은 상태라고 합니다. 하지만 수거한 좀비가 사루야마안에서 원숭이들의 공격을 받은 이상 원숭이들은 모두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보좌관이 보충 설명을 해 주었다.
"다른 동물들은 이상이 없나?"
"아직 확인이 되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일주일은 지켜 봐야 한다고 합니다."
"나머지 원숭이 14마리는 반드시 찾아 내야 한다. 수색 범위를 넓혀 철저히 조사하도록. 다른 헬기가 도착하면 시가지쪽으로 조사를 하라고 해."
"알겠습니다."
이들의 말에 의해 한가지만 빼고 어떻게 된것인지 정황을 파악할수 있었다. 좀비가 된 사람이 사루야마 안으로 들어간 탓으로 원숭이들의 공격을 받았다. 아마 그 좀비는 원숭이들을 잡아 먹을 생각이었던 같았다. 좀비에게 상처를 입힌 원숭이들이 아마 사육사들이 들어온 문으로 도주를 한것이다. 그렇게 추측되었다.
그런데 좀비가 어떻게 우에노에 갑자기 등장한것인지는 알수가 없었다. 사루야마로 이동해 대지의 기억 마법으로 역추적을 하면 알수가 있을것이지만 일본에 발생한 그런 좀비를 자신이 처리할 필요가 있는지 망설여지고 있었다. 일본에서는 좋은 기억이 없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헤이트 스피치를 하며 재일 한국인들을 몰아 낼려는 놈들도 있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좀비를 처리해야한다. 방치한다면 전세계로 좀비가 퍼질것이다. 그렇지만 공짜로 하긴 싫었다. 일단 확실히 좀비가 있다는 증거를 찾아야 한다. 이들의 대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사루야마로 급히 이동했다. 사루야마 안쪽 바닥은 검게 그을려 있었다. 피를 모조리 태워 버린것 같았다. 도로쪽에는 군인들이 돌아 다니고 있었지만 상관없었다. 사루야마 안으로 들어가 대지의 기억 마법을 펼쳤다.
방호복을 입은 자들이 화염 방사기로 사루야마 안을 모조리 태워 버리는 광경부터 과거로 점점 역추적해 갔다. 한밤중에 경찰들이 사루야마 안으로 들어왔다. 안에는 6명이 쓰러져 있었다. 그중 좀비로 보이는 자는 검은 피를 흘리고 있었다. 경찰들도 그런 모습에 멈칫하며 무언가를 알아 챈것인지 급히 동료들을 제지하며 좀비로 의심되는 자를 발견했다는 보고를 했다.
몇시간후에 방호복을 입은 자들이 등장해 시체들을 모두 수거해 갔다. 그런 좀비 시체가 어디로 갔는지 따라 갔다. 좀비 사체와 사육사들로 보이는 시체를 실은 차량은 경찰 차량의 보호를 받으며 신쥬쿠(新宿)로 이동해 토야마(戸山)에 있는 국립 감염증 연구소(国立感染症研究所) 안으로 들어갔다. 연구소의 지하로 이동된 시체는 시체 안치소같은 곳에 보관되었다. 대지의 기억 마법을 해제하고 보관소 문을 열었다.
드르륵.
하지만 그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다른 시체가 들어 있는 곳을 열었다. 그곳에는 창백한 인상의 사육사로 보이는 남자가 누워 있었다. 다른 것도 모두 확인했다. 좀비 사체만이 이곳에 없는 것이다. 어디로 갔는지 다시 대지의 기억 마법을 펼쳐 추적했다.
"소장님! 검은 피가 정말 존재하는군요."
"아일랜드의 능력자가 말한게 사실이군."
방호복을 입은 자들이 좀비 사체를 해부하고 있었다. 더이상 대지의 기억 마법을 펼칠 필요도 없었다. 실시간으로 해부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었다.
"모든 장기가 검게 변색되어 있습니다."
"믿기지 않는군."
"이 좀비의 세포를 이용하면 엄청난 살인 병기가 탄생하게 될것입니다. 좀비를 조종할수만 있다면 획기적인 병기가 될것이고요."
"병기로는 절대로 않돼. 전세계가 붕괴될꺼다. 너무 위험해."
늙은 목소리의 자는 반대를 하는 입장이지만 젊은 놈으로 예상되는 자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정부에서 이용할려고 할겁니다. 좀비 사체를 이곳 연구소에서 연구하게 해 주는 대가로 연구 결과를 모두 제출하라고 했습니다."
"핵심적인 부분은 제외하고 보고를 하면 돼."
"의심을 할텐데요?"
"상관없어."
이들의 대화를 들으며 더이상 좀비 사체를 해부하게 내버려 둘순 없었다. 해부한 결과를 가지고 무슨 짓을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좀비를 인간으로 되돌릴수 있는 연구를 할수도 있지만 믿을수가 없었다. 여전히 모습을 감춘채 해부하고 있는 둘에게 말을 걸었다.
"동작 그만!"
"응? 나카지마(中島)! 무슨 말을 한거냐?"
"소장님! 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요?"
소장이라는 자가 급히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둘다 멈추라는 말이다."
"응?"
"누, 누구냐?"
"알것 없어. 뒤로 물러서!"
샐라임을 불러 좀비 사체를 태워 버리라고 했다. 그러자 갑자기 사체에 불이 붙어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시체 안치소에 있던 시체 5구도 모두 태워 버리라고 지시했다.
"으헉!"
"이, 이런 괴사가...누, 누구냐?"
"좀비를 해부해서 뭘 할려는 거였지?"
"누군지 모습을 드러내라."
둘이 아무리 해부실을 둘러 보아도 절대로 켄을 찾을순 없다.
"질문은 내가 하는거다. 다시 묻겠다. 좀비를 해부해서 뭘 할려는거였지?"
"음...물론 연구를 할려는거였네. 대답이 되었나?"
"그 연구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고는 있겠지?"
"물론이네. 좀비 연구는 좀비들의 약점을 파악하는 것과 인간들이 좀비로 변하지 않게끔 연구를 진행할 생각이었네. 자네는 능력자인가?"
이미 능력자라고 알아 차리고 있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이런 일을 할수 있는건 능력자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스스로 능력자라고 인정하고 싶진 않았다.
"그럼 일본에 좀비가 등장했다는 것을 매스컴에 알릴 용기는 있나?"
"...음. 일단은 숨기는게 좋을것 같네. 공표를 한다면 큰혼란이 발생할꺼네."
"만약 좀비가 버젓이 대도시를 활보하면서 아무런 방비도 없는 사람들을 공격한다면 더욱 큰 혼란에 빠지게 될꺼라곤 생각해 보지 않았나?"
"그것도 그렇지만 아직 좀비가 얼마나 있는지는 모른다네."
위기 감각이 전혀 없었다. 실제 상황이 발생해야 무거운 엉덩이를 들어 올릴것이다. 혼란이 발생하겠지만 공표를 하고 대비를 해야 인명 피해를 줄일수 있을것이다. 무조건 숨기는게 상책이 아닐때도 있는 것이다. 이들 연구원들은 공표를 할 아무런 권한도 없는 자들이다. 이들과 대화를 해 봐야 아무런 소득도 없다고 판단했다.
"클린!"
방호복에 묻은 피를 모두 깨끗하게 지워 버리고는 한국의 안가로 돌아 갔다. 일본의 원숭이들은 자위대를 알아서 처리하도록 일단 내버려 두고 국정원의 일본 정보원들이 알려 올 정보에 따라 움직일 생각이다.
"어떻게 되었습니까?"
"먼저 국장에게 만사를 제쳐 두고 오라고 해."
소파에 앉아 커피를 한잔 하면서 국장을 기다리며 노트북을 꺼내 일본의 상황을 검색하며 뉴스를 읽어 보았다. 우에노 공원을 포위한 자위대 일로 도배가 되다시피한 뉴스란에는 의문을 제기하는 기사도 있었다. 원숭이 포획을 하는데 총까지 쏘고 매스컴의 취재를 거부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의심스럽다는 기사였다. 그런 기사를 읽고 있을때 고 국장이 허겁지겁 달려 들어왔다.
"헉헉! 부르셨습니까?"
"어디서 부터 뛰어 왔길래 그렇게 헐떡이냐?"
"헉헉! 길이 막히는 바람에 좀 뛰었습니다."
"일단 앉아 숨 좀 돌려."
현수가 물 한잔을 가져와 국장에게 건네 주었다.
꿀꺽꿀꺽.
"후우~! 이제 좀 살것 같습니다."
"그럼 이걸 봐."
마법 영상 통신판을 꺼내 일본에서 녹화한 장면을 보여 주었다. 천막안에서의 대화를 듣고 있는 이들이 무슨 말인지 모는듯했다. 일본어였기 때문이다. 즉시 통역 마법을 시전해 다시 처음부터 보여 주었다.
"다시 봐. 한국말로 들릴꺼야."
고 국장과 명철이 현수는 점점 놀라고 있었다. 좀비가 일본에 등장한 것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이, 이게 사실입니까?"
"직접 보고 있잖아?"
"이런걸 숨기고 있었다니 역시 쪽발이 놈들은 믿을수 없군요."
"무슨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알겠지?"
동경으로 취항하는 비행기는 출항 금지를 하고 일본 전역에서 들어 오는 자들과 물건들도 입국 금지를 시켜야 한다. 실제 상황이었다. 당장 금지 조치를 취한다면 큰혼란이 발생할것이다. 하지만 그렇게하지 않으면 한국에 언제 좀비가 출현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긴급 상황이 발생한것이다.
"이걸 녹화해 발표해 버려."
"그, 그럼 일본에서 항의가 들어 올텐데요?"
"무슨 상관이야? 오히려 왜 숨기고 있었는지 해명을 하라고 해."
"음, 알겠습니다."
고 국장이 스마트 폰으로 영상을 녹화했다. 그날 저녁 한국의 뉴스에 긴급 대통령 담화가 발표되었다.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생방송으로 발표된 내용에서는 일본의 우에노 공원에 좀비가 등장해 일본 원숭이들이 감염되어 자위대가 공원을 포위해 원숭이 소탕 작전을 벌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고 국장이 녹화해 간 영상도 송출되었다. 자위대 지휘부에서의 대화 내용과 연구소에서 좀비를 해부하는 장면이 모자이크로 처리돼 해부하고 있는 두사람의 대화 내용도 모두 방송되었다.
대통령은 이런 것을 숨기고 있었던 일본을 규탄하며 일본 동경으로의 비행기 출항을 금지하는 한편 점차로 일본으로의 모든 노선을 금지한다고 발표해 버렸다. 그런 발표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게 일본이었다. 일본 정부에서 한국 정부에 항의를 하는 한편 영상은 조작된것이라고 반박했다. 자위대는 흉폭해진 원숭이들이 도심부로 나가지 못하게끔 저지하고 있는 중이라며 조작된 영상으로 엉터리 정보를 유포한 한국 정보에 엄중히 항의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그런 반박 성명으로 인해 오히려 궁지로 몰리게 되었다. 자위대 천막안에서의 대화와 좀비를 해체하면서 나눈 대화로 인해 신빙성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자위대가 우에노 공원을 포위한지 하루가 지났을뿐이다. 그런 짧은 시간에 저런 영상을 만든다는 것은 무리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영상에 비추어진 우에노 공원을 단시간에 어떻게 만들며 장비들 또한 모두 자위대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장비들로 만약 조작한 영상이라면 저런 장비들이 한국에 유출된 상황으로 심각한 상황에 처해지기 때문이기도 했다.
******
꽝.
"어떻게 저런 영상이 유출될수 있단 말이냐? 뭐? 사체에서 갑자기 불이 타올랐다고? 그게 말이나 되느냔 말이다?"
"총리! 고정하십시요. 국립 감염증 연구소로 보내진 좀비 사체는 물론 사육사의 사체까지 모두 흔적도 없이 타 버린건 사실입니다. 예상하기로는 누가 숨어 들어 그런짓을 한것같습니다. 그런 짓을 할수 있는 사람은 능력자밖에 없습니다. 저 영상은 아마 능력자의 소행이라고 판단됩니다. 한국에 능력자가 있거나 아니면 능력자와 친한 한국 정부 인사가 있는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지 않다면 저런 영상은 찍어 한국 정부에 제공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 작가의말
즐거운 하루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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