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화. 좀비 바이러스(2)
270화.
사무엘 집사가 준비한 와인 한병을 건네 주었다. 샐러드와 치즈, 스테이크, 빵이 저녁 메뉴였다. 켄이 가져온 와인을 곁들인 식사는 그럭저럭 먹을만했다. 브리 치즈라는 것은 처음 맛을 보았지만 입맛에 맞았다.
"그런데 핸드 아저씨는 어디 살아요?"
"저 언덕 너머에 있는 저택에 살아."
"정말요?"
"그래."
크리스티앙 가족 모두가 놀란 모양이었다. 동양인이 그런 큰집에 산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것 같았다.
"그럼 귀족이에요?"
"귀족? 아니야. 평범한 사람이란다."
"평범한 사람이 그런 큰저택과 말까지 소유하고 있단 말이에요?"
"......"
쟝의 날카로운 질문에 잠시 할말을 잃었다.
"하하하하, 들켰네. 그래. 난 평범한 사람이 아냐. 특별한 사람이지."
"......."
솔직히 말해 주자 이번엔 쟝의 말문이 막혀 버린것 같았다.
"농담이다. 그 집은 원래 앙리 회장 집이었어. 앙리 회장이 내게 선물로 준거다."
"예엣? 서, 선물로 그런 저택을 받았다고요?"
"그래. 내가 앙리 회장에게 도움을 준적이 있거든. 그 보답으로 받은거야."
사실대로 말해줘도 어차피 믿지 않을것 같았다.
"말도 않돼. 어떤 도움을 줘야 그런 저택을 받을수 있는거에요?"
"쟝! 그만 하거라. 실례되는 행동이다."
크리스티앙이 아들인 쟝을 말렸다. 쟝의 집요한 질문에 조금 지쳐갈 무렵이었다.
"크리스티앙! 우리집에 치즈를 납품해 줘. 사무엘 집사와 상의해서 최상급으로 납품해 줬으면 해."
"그렇게하죠. 내일 찾아 가겠습니다."
"저, 저도 같이 가도 되요?"
쟝도 같이 따라 갈려고 했다. 집 구경을 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그래. 너도 와라."
"말을 태워 줄수 있어요?"
"말? 얼마든지 타라."
"감사합니다."
말이 타고 싶었던것 같았다. 마사에만 죽치고 있는것 보단 누구나 타고 다녀도 좋다고 말해 놓을 생각이다.
"크리스티앙! 치즈는 언제 만들지? 구경하고 싶은데."
"아! 바로 만들어 볼까요?"
"그래도 돼?"
"물론이죠. 만든후에 4~7주정도 숙성을 시켜야 합니다."
크리스티앙을 따라 갔다. 쟝도 아버지 일을 거든다며 같이 갔다. 집 바로 근처에 큰창고 같은곳으로 들어가자 그곳에는 큰사각형의 통이 있었다. 그 사각형의 큰통을 깨끗하게 씻고는 보관하고 있던 우유통을 들고 와 들이 부었다. 사각형의 통에 절반이상이나 찰 정도로 붇고는 아래쪽에 불을 지폈다. 그런 우유가 부글부글 끓어 오르기 시작하자 불을 끄고는 레닌이라는 효소를 첨가했다.
레닌이라는 효소는 치즈를 응고시키는 역활을 한다고 크리스티앙이 말해 주었다. 또한 옛날에는 이 레닌을 얻기 위해 어린 송아지를 도살했다고 한다. 이 레닌이라는 효소는 어린 송아지의 제4위에서 추출되는것으로 어미소에서 젖을 떼고 본격적으로 풀을 먹기 시작하면 자연적으로 사라진다. 참고로 소의 위는 모두 4개다.
레닌의 안정적인 공급이 어려웠지만 60년대경부터 곰팡이에서 추출된 미생물 레닌으로 인해 안정적인 공급이 이루어져 대량으로 치즈를 생산할수 있게 되었다. 레닌을 첨가하고 긴막대기로 우유를 저어주자 조금씩 응고되어 건더기가 생성되기 시작했다. 그런 건더기를 건져 둥근 통위에 펴 놓은 천위에 쏟아 붇고는 천을 차곡차곡 접어 무거운 돌을 올려 놓고 물기를 빼기 시작했다.
큰통안의 건더기를 모두 그런식으로 둥글게 생성시킨후 물기를 완전히 뺀후 소금물로 씻어 살균을 한다. 그후에 흰색 곰팡이균을 묻혀 발효 숙성시킨다. 그런 공정으로 만들어지는 치즈 제조 중에 크리스티앙의 허가를 받고 치즈 절반은 켄이 만들어보기로 했다. 엔다이론을 불러 생명수 치즈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건더기로 생성된 치즈를 둥근통위에 있는 천에 들어 붇고는 천을 덮은후 무거운 돌을 올려 놓고 물기를 빼는 작업을 했다. 완전히 물기를 뺀 둥근 치즈 덩어리는 40센티정도 크기였다. 그런 덩어리가 10개나 되었다. 크리스티앙이 만든 치즈 덩어리까지 합치면 모두 20개다. 그런 치즈를 숙성실이 있는 지하로 옮겨야 한다고 했다.
"그럴 필요없어. 내가 숙성시켜 줄께."
"예엣? 수, 숙성을 시킨다니요?"
"내가 특별한 사람이라고 말했지? 일단 완성된 치즈를 한곳으로 모아."
크리스티앙과 쟝은 얼떨떨해 하면서도 지시에 따랐다.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곳에 치즈 20개가 선반에 올려져 있었다. 그런 선반에 있는 치즈를 향해 시간 가속 마법을 펼쳐 숙성시킬 생각이다. 크리스티앙과 쟝이 지켜보는 가운데 선반을 향해 두손을 뻗었다. 일단 5주일이 흐르도록 시간 가속 마법을 시전했다. 뒤에서 지켜 보는 부자(父子)에게 보여 주기식 쇼를 하며 손을 아래위로 흔드는것을 잊지 않았다.
그런 모습에 크리스티앙은 고개를 절재절래 흔들고 있었다. 저게 뭐하는 짓인지 미친놈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듯했다. 이 모습을 본다면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할것이다. 하지만 크리스티앙의 그런 생각은 순식간에 바뀌며 입이 점점 벌어질수 밖에 없는 일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치즈가 점점 흰색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흰곰팡이가 치즈를 뒤덮으며 점점 숙성되어 가고 있는게 눈에 확연히 보이고 있었다.
"저, 저런 일이 어떻게..."
"아버지! 저런 일이 가능해요?"
"......."
둘이 놀라고 있을때 손을 거둔 켄은 둘을 돌아다 보며 입을 열었다.
"자아, 다 됐어. 치즈부터 확인해 봐."
크리스티앙과 쟝이 치즈를 만지며 냄새를 맡아 보며 정말로 완전히 숙성이 되었는지 확인하고 있었다. 켄이 만든 치즈까지 확인을 한 둘은 경악하고 있었다. 딱 5주일동안 숙성시킨 치즈와 똑같은 냄새였다. 맛을 보면 더욱 확실히 알수 있을것이다. 또한 핸드라는 동양인이 만든 치즈도 자신이 만든 치즈와 별다른 점은 발견하지 못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신기하기만 했다.
"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는 겁니까?"
"내가 특별한 사람이라고 말했잖아. 시식을 해 보면 두개의 치즈가 어떻게 다른지 알수 있을꺼야. 먼저 크리스티앙이 만든 치즈부터 맛을 보자."
피자를 자르듯이 한조각을 떼어내 크리스티앙이 만든 치즈부터 맛을 보았다. 저녁때 먹었던 치즈와 비슷한 맛이었다. 둘도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다음은 켄이 만든 치즈 차례였다.
오물오물.
"...응?"
"...어? 아버지! 이, 이상해요. 배속으로 들어가자 몸이 이상해진것 같아요."
역시였다. 크리스티앙이 만든 치즈와는 전혀 달랐다. 물론 맛은 똑 같았다. 하지만 배속으로 들어가자 생명수가 몸전체로 퍼져 나가자 피곤함이 씻은듯이 사라져 가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완전히 피곤함이 사라진건 아니다. 치즈 한조작을 모두 먹으면 아마 완전히 사라질것이다.
"한조각씩 모두 먹어봐. 확연히 달라진걸 느낄수 있을꺼야."
크리스티앙과 쟝은 치즈를 만든 탓으로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지금은 땀이 모두 마른 상태였지만 피곤함은 어쩔수 없었다. 그런 피곤함이 치즈 한조각을 먹은후 몸이 날아갈듯이 가벼워진것을 느낄수 있었던 것이다.
"이럴수가!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겁니까?"
"내 능력이야. 이 치즈는 특별한 방법으로 만든거야."
"어떤 방법인지 알려 주실순 없는지요?"
"비밀이야. 말해 줘도 믿지 못할꺼고."
크리스티앙도 굳이 집요하게 알고 싶어 하진 않았다. 치즈 만드는 방법은 만드는 사람에 따라 제각각이다. 한국의 김치 담그는 방법이 모든 가정에 따라 다르듯이 치즈도 마찮가지다. 레닌 효소를 얼마나 많이 첨가하고 불의 세기를 얼마나 조절하고 숙성시키는 곳이나 숙성 기간에 따라 미세하게 다르다.
"이걸 치즈 품평회에 출품해도 되겠습니까?"
"얼마든지 해. 단 가격을 매길려면 이 한덩어리에 1천유로는 받아야 한다는걸 명심해."
"1천 유로요?"
"그래. 특별한 것인만큼 그만한 가치를 인정받아야 해. 품평회에 앙리 회장을 초대해 내 이름을 대면 알아서 선전해 줄꺼야."
앙리 회장이 켄이 치즈까지 만들었다는걸 알면 당장 달려 올것이다. 와인에 빠질수 없는게 치즈다.
"앙리 회장님이 초대한다고 올까요?"
"내 이름을 대면 반드시 올꺼야."
"알겠습니다. 일단 연락은 해 보겠습니다."
치즈 품평회는 파리에서 개최된다고 했다. 프랑스 전역에서 생산된 치즈가 출품되어 그해 최고의 치즈를 선정하는 치즈 축제라고 했다.
"그럼 내일 또 치즈를 만들때 도와 주시겠습니까?"
"내일 아침 일찍 올께. 단 딱 100개만 만들꺼야. 그리고 매일 도와 줄순없어. 내가 집을 자주 비우거든. 집에 올때마다 들러 만드는걸 도와 줄께."
"감사합니다."
다음날 하루동안 치즈 만드는걸 도와 주었다. 다음날에는 크리스티앙이 쟝과 함께 저택으로 찾아 왔다. 켄이 만든 치즈를 가지고 온것이다. 사무엘의 안내로 거실로 들어와 치즈를 건네 주며 앞으로 이 저택에서 사용하는 치즈는 모두 무료로 공급해 주겠다고 했다. 그런 일은 사무엘과 상의하라고 말해 두었다. 쟝은 거실을 두리번거리며 집 구경을 하고 싶은 눈치였다. 그런 쟝에서 시녀 한명을 붙여 주며 구경 시켜 주라고 했다.
크리스티앙이 치즈 품평회에 같이 가자고 제안을 했지만 정중히 거절했다. 다른 할일이 있어서였다. 크리스티앙이 먼저 집으로 돌아 가고 쟝에게는 승마를시켜 주었다. 말을 타고 싶으면 언제든지 와서 안드레에게 말하라고 했다. 뛸듯이 기뻐하는 쟝의 얼굴에 웃음이 만발했다. 다음날 약속대로 아침 일찍 크리스티앙의 집으로 가서 치즈를 100개 만들어 주었다. 모두 특별한 치즈였다. 완성된 치즈 20개를 받아 저택으로 돌아 오자 사무엘이 아일랜드의 캐슬바로 가는 방법을 말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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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런 짓을 해야 한다니...'
프랑스 파리의 샤를 드골 국제 공항에서 아일랜드 샤논(Shannon) 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안에 몰래 숨어 이동하는 중이다. 박스터 제약 회사의 아일랜드 공장은 캐슬바에 존재하고 있다. 샤논 공항에서 서쪽으로 자동차로 2시간정도 걸린다고 했다. 샤논 공항에 도착한 켄은 화장실로 들어가 투명 마법을 풀고 볼일을 보고 공항 로비를 통해 밖으로 나갈려고 했을때였다. 프랑스 파리의 샤를 드골 국제 공항과 마찮가지로 이곳 아일랜드의 샤논 공항도 경비가 삼엄한 상태였다. 그런 경비를 뚫고 총성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타당!
탕탕탕탕탕!!
"으아아악!"
"커억!"
"테, 테러다!"
총성이 울려 퍼지자 급히 실드 마법을 펼친 켄은 총성이 들려 온곳을 바라 보았다. 까칠한 수염의 중동인처럼 보이는 남자가 출국 게이트를 향해 총을 발사하고 있었다. 출국 게이트에는 이미 총에 맞아 쓰러진 사람이 몇몇있었다. 머리를 관통 당한것 같지 않아 보였다. 당장 치료를 한다면 살릴수 있을 것이다.
탕탕탕!
테러리스트로 보이는 놈은 대기실 의자쪽에 숨어 급히 달려 오는 공항 경찰들을 향해 총구를 돌리고 있었다.
"블링크!"
급히 쓰러진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이동해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그레이트 실드 마법으로 방어를 한후 쓰러진 사람들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 엔다이론! 급하다.
- 알겠어요.
바닥에 드러 누워 있는 사람들은 모두 9명이다. 당장 큰부상을 입은 자 부터 치료를 시작했다.몸속에 박혀 있는 총알을 빼낸후 품속에서 포션을 꺼내 상처를 치료하는 식이다. 켄은 외부에서 포션으로 엔다이론은 부상자 내부에서 치료를 하자 순식간에 부상자는 겉으로는 완치가 되었지만 심적 충격으로 인해 기절해 있는 상태다. 당장 목숨이 위태로운 중상자 3명을 급히 치료를 끝내고 경상자를 치료할려고 할때였다.
팅팅팅.
실드에 막힌 총알이 튕겨져 나가는 소리에 테러리스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놈을 아직도 제압하지 못했는지 경찰은 총격을 가하면서 켄에게 도주하라고 큰소리로 외치고 있었다.
"홀드! 블링크!"
자신을 공격한 놈에게 열불이 치솟은 켄은 놈의 몸을 구속한후 이동했다.
퍽!
의자를 쌓아 놓고 숨어 총구를 겨누고 있던 놈은 꼼작도 못한채 당황하고 있는 놈의 턱을 걷어차 올렸다.
"컥!"
우당탕.
공중으로 붕 뜬채 의자들 사이로 떨어져 내린 놈은 턱이 박살나 있었다. 그런 놈에게 다시 접근했다.
뿌직.
총을 들고 있는 오른 손목을 발로 밟아 박살을 내고 다시 한번 턱을 올려 찰려고 했을때 경찰들이 이미 쇄도해 와 총구를 겨누고 있었다.
"우, 움직이지 마라!"
"뭐? 네놈들이 한게 뭔데?"
"......."
경찰들도 할말을 잃은듯했다.
"일단 물러서 주십시요."
경찰들이 정중히 부탁(!?)을 했다. 경찰들도 켄의 움직임을 지켜 보고 있었다. 순간 이동이나 마찮가지로 순식간에 이동해 테러리스트를 제압해 버린 자였다. 그런 자를 상대로 함부로 체포할순 없었다.
"난 그만 가 보겠다. 저기의 부상자들은 모두 치료가 되었다."
저벅.
"안됩니다. 멈추십시요. 저희들과 같이 가 주셔야겠습니다."
공항을 나갈려고 걸음을 옮길려고 하자 총구를 겨누고 있는 경찰들이 일제히 긴장하며 명령만 있으면 언제든지 발사할수 있다는듯 위협하고 있었다.
"뭐? 네놈들이 날 막을수 있을것 같냐?"
삐보삐보!
웨에에엥!
-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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