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화. 로스 차일드(1)
221화.
피가 흘러 나오고 있는 놈의 잘려진 다리를 밟아 뼈를 박살내 버렸다.
"다, 다비드입니다."
피가 많이 빠져 나갔는지 창백한 얼굴로 대답하는 놈에게 치료 마법을 펼쳐 주었다.
"힐링! 다비드 누구냐?"
"로, 로스 차일드가의 가주입니다."
"...음."
절로 신음이 흘러 나왔다. 놈들이 이렇게 빨리 자신을 찾아 올줄은 몰랐다.
"여긴 어떻게 찾은거냐?"
"라스 베가스에서 특이한 소문이 들려와 조사를 한 결과 스컬 갱단 배후에 능력자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럴만도 했다. 꼬리가 너무 길었던 것이다. 라스 베가스의 카지노에서 이미 몇번이나 대박을 터뜨렸다. 그것도 작은 갱단의 보스인 크롬과 부하들이다. 아무런 변장도 없이 여러 카지노를 돌아 다니며 대박을 터뜨리면 소문이 돌기 마련이다. 조그만 조사해 보면 크롬 일당은 절대로 그렇게 몇번이나 딸수는 없다는 것을 알것이다. 이미 지나간 일은 후회해 봐야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너희들 기사들은 모두 몇명이냐?"
"총7명입니다."
"본거지는?"
"프랑스입니다."
로스 차일드 가문이 본격적으로 나선것이다. 역시 세계 최고 가문답게 정보력도 장난이 아니었다.
"너희들외에 다른 기사들은 있나?"
"없습니다."
아무리 세계 경제를 뒤흔드는 로스 차일드 가문이라고 해도 능력자들을 많이 거느리고 있진 않는것같았다. 아직 능력자들의 수가 적은탓으로 생각되었다.
"너희들은 어떻게 능력자가 된거냐?"
"모릅니다. 다만 클론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클론이라고?"
"그렇습니다. 깨어난곳이 원통안이었고 다른 원통안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대체 얼마나 많은 클론이 양성되고 있는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패터슨 공군 기지 지하에 수백명의 클론이 제조되고 있었다.
"그곳이 어디냐?"
"프랑스 어디라고 생각됩니다."
클론 양성소 지역까진 모르고 있었다. 이 정도만해도 엄청난 정보였다.
"로스 차일드 가문에서 클론을 제조하고 있는거냐?"
"그것까진 모릅니다. 그곳을 나온후 한번도 가 본적도 없습니다."
묻는대로 모두 대답해준 놈을 죽이고 싶진 않았다.
"넌 로스 차일드 가문에 충성심은 변함없나?"
"그렇습니다. 그렇게 교육받았습니다."
"음...살고 싶나?"
"모릅니다."
생(生)과 사(死)가 뭔지도 모르는것 같았다. 클론을 제조하고 어떤 지식을 주입해 놓았는지 전혀 알수가 없었다. 예상으로는 누군가에게 충성하라는 세뇌를 해 놓은것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하지만 이 놈은 세뇌가 엉성했는지 아니면 고문을 견디지 못했는지 묻는 것을 모두 털어 놓았다.
"그럼 잘 가라."
서걱!
살려 주고 싶었지만 어쩔수없었다. 옥상의 피는 물론 시체까지 깨끗하게 처리하고 북쪽에 있는 능력자 놈을 잡으러 갔다. 그놈은 옥상에 선채 크롬 일당들이 있는 사무실을 노려 보고 있었다.
"홀드! 사일런스!"
"....."
펑!
쩌엉.
"마나 봉인!"
"크윽!"
홀드로 묶어 버린 놈의 손에서 광선같은 빛이 뿜어져 나오며 홀드를 깨 버렸다. 그런 놈에게 급히 마나 봉인을 펼쳐 더이상 놈이 날뛰지 못하도록 이마의 에너지를 봉인해 버렸다. 이런 놈에게는 어떤 고문도 통하지 않는다. 이미 알아 볼것은 다 알아 봤다.
"아이스 드릴!"
"컥!"
놈의 목을 관통해 나간 아이스 드릴에 의해 놈은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쿵.
완전히 옥상 바닥으로 쓰러진 놈을 아공간에 집어 넣고 피도 지워 버렸다. 외곽에 있는 놈들을 모두 처리한 켄은 이번엔 사무실에 있는 세놈을 처리하기 위해 사무실로 갔다.
저벅저벅.
끼이이익.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모두의 시선이 입구의 켄에게로 쏠렸다. 이번엔 인비저빌리티 마법을 해제하고 들어 선것이다. 사무실 소파와 책상, 그리고 한쪽 벽에 기대고 있던 세놈은 자리에서 일어나 움직이기 시작했다. 크롬 일당 녀석들은 모두 부상을 당한채 한쪽 구석에 널부러져 있었다. 그런 녀석들이 켄을 보고는 간절한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네놈이 켄이라는 능력자냐?"
소파에 앉아 있던 선글라스를 낀 놈이 먼저 나섰다. 다른 놈들은 켄을 포위하는 형식으로 삼각 대형을 이루고 있었다. 포위를 하기전에 선빵을 할려다가 그만 두었다. 이미 능력자들은 자신의 상대가 아니라는걸 알고 있는 켄은 자신감이 넘쳐 흘렀다.
"저 녀석들에게 손을 대었나?"
힐끗.
크롬 일당들을 한번 슬쩍 본 놈은 비웃음을 흘리며 입을 열었다.
"저런 버러지같은 놈들을 생각하는 능력자라...죽여!"
놈의 명령에 크롬 일행과 가장 가까운곳에 있던 왼쪽의 놈이 손을 들어 올렸다.
- 실라이온! 놈의 공격을 막아.
급히 실라이온을 불러 크롬 일당들을 보호하게 했다.
슈우웅.
놈의 손에서 흰색 빛이 뿜어져 나갔다.
꽈꽝.
그런 빛이 크롬 일당들에게 일직선으로 쏘아 가다가 갑자기 급선회를 하고선 한쪽 벽을 강타했다. 뻥 뚫린 벽면으로 바깥 풍경이 눈에 들어 왔다. 다행히 이곳은 우범 지역이라 돌아 다니는 사람이 없어 다행이다. 하지만 더이상 소란이 확대되기전에 수습해야만했다.
- 타냐스! 놈을 죽여 버려.
"슬립!"
어둠의 중급 정령인 타냐스를 불러내 크롬 일당들을 공격한 놈을 먼저 죽여라고 하고 크롬 일당들에게는 수면 마법으로 재워 버렸다. 저들에게 능력자들간의 전투를 보여줘 봐야 소문만 양산하게 될것이다.
"그레이트 홀드!"
"어?"
"......"
이놈들은 자신과 마찮가지로 사람을 죽이는데 망설임도 없었다. 이미 많은 살인을 해 본적이 있는 놈들이라고 생각되었다. 두놈을 최하위 속박 마법인 홀드 보다 한단계 더 높은 속박 마법으로 묶어 버렸다.
쩡!
선글라스를 낀 놈이 손에서 빛을 뿜어내 속박 마법을 깨뜨릴려고 했지만 굉음만 들려 올뿐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저벅저벅.
"컥!"
그레이트 홀드 마법에서 벗어 날려고 애를 쓰고 있는 놈들에게로 걸어 가고 있을때 타냐스에게 죽이라고 한 놈쪽에서 비명이 들려왔다.
털썩.
아무런 충돌음도 없이 놈이 바닥으로 무너져내렸다. 죽었을것이다. 그런 광경에 놈들의 눈이 커지며 더욱 당황하고 있었다.
"어, 어떻게..."
"너희들이 어떤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고작 그런 능력으로 날 찾아온 것을 후회하게 될꺼다."
선글라스를 낀 놈의 이마에 손을 가져가 대었다.
"뱀파이어릭 마나 터치!"
"크으으윽...."
놈의 이마에 있는 에너지를 빨아 들였다. 이미 미지의 에너지인 능력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에너지는 한번 빨아 들인적이 있었다. 이번에도 역시 놈의 에너지는 켄이 보유하고 있는 마나와 쉽게 융합되었다.
털썩.
에너지가 모두 사라진 놈은 힘없이 바닥으로 추락하듯 무너져 내리며 기절한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음..."
남아 있는 다른 놈에게로 걸어 가자 놈의 눈동자가 떨리고 있었다.
"어, 어떻게 한거냐?"
눈앞의 능력자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음에도 동료 한명이 죽고 이마에 손만 대었는데 다른 한명도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이런 능력자가 있다는 말은 들어 본적도 없었다.
"뭘 어떻게야? 네놈은 그냥 죽어면 돼."
"윈드 커터!"
"컥!"
바람의 칼날 모양이 급속도로 접근하자 눈이 왕방울만해진 놈의 목이 싹뚝 잘리며 바닥으로 나뒹굴었다.
"매직 미사일!"
기절하고 있는 선글라스를 낀 놈의 이마에 매직 미사일을 박아 확인 사살을 하고 놈들의 시체를 아공간에 집어 넣고 클린 마법으로 사무실을 깨끗하게 청소해 버렸다.
저벅저벅.
잠에 빠져든 크롬 일당들은 여기저기 부상을 입은 상태다. 그런 녀석들에게 다가가 한명씩 치료를 해주고는 녀석들을 깨웠다.
"...으음."
"아!"
"모두 일어나라."
두리번 두리번.
녀석들 모두가 다른 능력자들을 찾고 있는지 사무실안을 두리번거리고 있었지만 다른 능력자들은 어디에서도 찾을수가 없었다.
"어떻게 된것입니까?"
"놈들은 모두 처리했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발생하면 버티지 말고 전화로 날 불러."
"아, 알겠습니다."
"그리고 라스 베가스엔 더이상 가지 마라. 그곳에서 너희들의 정체가 들통난거다."
능력자들에게 호되게 당한 크롬 일당은 더이상 라스 베가스의 카지노에는 가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간다면 도박 중독으로 생각해도 되었다.
"그런 다음에 보자. 무슨 일이 발생하면 전화해."
사무실을 나와 뉴욕의 집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다음날 몸을 숨긴채 유럽의 프랑스 에펠탑으로 워프해 갔다. 한국에서 직접 프랑스로 가는것보단 뉴욕에서 가는게 더 가까웠기때문이다. 프랑스는 처음이라 어디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다. 에펠탑 상공에서 아래로 내려가 인적이 드문곳을 찾아 마법을 해제하고 거리를 헤매고 있을때 강이 보였다. 어디가 어딘지 전혀 모른채 마냥 걷기만 한탓으로 이래서는 않된다고 생각했다.
폰을 꺼내 파리를 검색하며 로스 차일드 가문에 대해서 조사해 보았다. 조사라면 할수록 엄청난 가문이란걸 알수 있었다. 전세계를 암중으로 지배하는 놈들이었다. 재산이 추정 불가였다. 창업자의 다섯 아들이 각나라에 분가해 유럽을 완전히 지배하고 있는 상태로 영국 런던의 로스 차일드가(家), 프랑스 파리의 로치루드가(家),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로트실드가(家), 오스트리아 빈의 로트실드가(家), 이탈리아 나폴리 로트실드가(家)로 나누어져 있었다. 그런 5개의 가문중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는 1900년초에 폐쇄되어 지금은 영국과 프랑스의 두 가문이 존재하고 있다.
그중 프랑스 오를레앙의 다비드가 로스 차일드 금융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인 콩코디아의 지분 100%를 보유하는 형식으로 로스 차일드 가문의 당주로 군림하고 있다. 이들은 다른 세계적으로 유명한 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형식으로 자산을 분산해 놓고 있으며 그런 회사들의 이름만 들어도 깜짝 놀랄정도였다.
매스 메디아 분야에선 영국의 대표적인 신문인 타임스(The Times), 아메리카의 워싱턴 포스트, CBS, ABC등이 있고 석유 회사인 쉘(Shell), 자동차 회사는 포드(Ford), 은행은 HSBC, 전기 과학 분야에선 필립스(Philips), 식품 분야 회사는 네스레와 코카 콜라, 그외의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월트 디즈니 컴퍼니와 루이 비통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도 몇개만 예를든것이지 처음 들어 보는 회사도 엄청나게 많았다.
그런 로스 차일드 가문에 대해 여러 가지 소개를 한 블로그는 많았지만 진작 당주 놈이 어디에 살고 있는지는 아무리 검색을 해 봐도 몰랐다. 한국 사이트에선 좀처럼 히트되지 않아 일본 사이트에서 찾아 보았다. 그곳에서 찾은게 샤토 드 몽빌라젠느(Château de Montvillargenne)라는 대저택이었다. 그곳에 가면 뭔가를 알수 있을것 같았다. 검색을 끝내고 이동할려고 할때 왠 흑인 한명이 말을 걸어 왔다.
"헤이, 동양인 관광객?"
"그런데?"
흑인의 어깨에는 악세사리가 주렁주렁 걸려 있었다. 악세사리 장사꾼인것 같았다.
"이거 어때?"
열쇠 고리를 보여 주며 사라고 하는것 같았다. 무시하고 그냥 갈까 하다가 품속에서 백 달러짜리 지폐 한장을 꺼내 주며 길을 물었다.
"이걸 줄테니까 말 좀 묻자. 샤토 드 몽빌라젠느(Château de Montvillargenne)로 가고 싶은데 어디로 가면 되나?"
백 달러 지폐를 흔들어 보이자 흑인의 눈이 요동치며 얼른 손을 내 뻗었다.
"대답하면 줄께."
지폐를 든 손을 아래로 내리자 흑인이 아쉬운 눈빛을 하며 입을 열었다.
"택시타고 가면 돼. 한시간정도 걸릴꺼야."
한시간 동안이나 택시를 타고 가라는 말에 먼곳에 있는것 같았다.
"넌 자동차가 없나?"
"없어. 돈이나 내놔."
"그래. 가져 가라."
별 도움도 되지 못했지만 한시간거리라는 것은 알았다. 그렇다고 택시를 타고 갈 생각은 없었다. 난감한 상황이긴 했지만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생각에 일단 거리를 걸으며 파리 시내를 구경했다. 역시 파리는 고풍스런 건물과 조각품, 거리에서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도 많았다.
"관광객?"
"뭐야?"
이번에는 피부가 조금 까무잡잡하고 얼굴 모양새가 중동인으로 추정되는 남자가 말을 걸어왔다.
"식사를 하고 싶으면 저 가게가 맛있어. 안내할까?"
"안내해 봐."
마침 배도 출출했다. 일반인이라면 이런 사람을 무턱대고 따라가진 않을것이다. 근데 놈이 손을 내밀었다. 무슨 뜻인지 몰라 의아해하고 있을때 놈이 손가락을 비벼댔다. 팁을 달라고 하는것 같았다.
"먼저 안내해."
"컴 온!"
놈이 손짓을 하며 따라 오라는 시늉을 했다. 앞서 가면서도 잘 따라 오는지 몇번이나 뒤를 돌아 보며 천천히 안내를 하고 있었다. 그런 놈의 옆으로 걸어가 보조를 맞추며 질문을 했다.
"넌 프랑스인이냐?"
"아니다. 시리아 난민이다."
"그래? 그럼 무슨 일을 하는데?"
"일자리가 없어 관광객들을 레스토랑이나 관광 명소로 안내해 주며 팁을 받고 생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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