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6화. 은행털이(1)
256화.
조카들 모두가 마법사가 되고 싶다고 안달을 했다. 하지만 마법사는 아무나 되는게 아니다. 아무리 조카들이라고 해도 마나 친화력이 없으면 무리다. 품속에서 둥근 수정 구슬을 한개 꺼냈다. 마나 친화력 검사 구슬이다. 마나 친화력이 강할수록 구슬의 색깔이 진한 푸른색으로 변해 간다.
"이 구슬에 한손을 올려 봐."
조카들이 차례로 손을 올렸지만 한사람도 구슬은 변화가 없었다. 마나 친화력이 모두 꽝이었다. 누님도 호기심에 손을 올려 보았고 매부와 당숙 내외와 형님 부부까지 손을 올려 보았지만 여전히 구슬은 아무런 변화도 보이지 않았다.
"어때요?"
"모두 마법사에 대한 소질은 전혀 없어."
"히잉! 않돼요. 마법사가 되고 싶어요. 오빠! 어떻게든 해 주세요."
"아무리 떼를 써도 안되는건 않돼. 아무나 마법사가 되는건 아냐. 특별한 사람만이 특별한 수련을 해야 마법사가 될수 있거든. 마법에 소질이 없는 사람은 평생을 수련해도 마법을 사용할수 없어."
일부러 마나 친화력이 없는 사람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마나에 대해서 설명도 해 주어야 했기 때문이다.
"서진아! 그만 칭얼거려."
보다못한 누님이 서진이를 타일렀다. 그래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서진이는 단념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대신에 너희들 몸매를 바꿔줄께. 마법으로 하는거니까 성형을 하고 싶은 곳을 말해."
"정말이죠? 그럼 일단 쌍거풀로 만들수 줄수 있어요?"
"간단해. 한꺼번에 성형해 줄테니까 서진이부터 다 말해."
그러자 좀전의 투덜거림도 잊어 버렸는지 신이 난 서진이는 이곳저곳을 고쳐 달라고 했다. 특히 얼굴을 갸름하게 고쳐 달라는 말에 그건 매일 조금씩 하자고 했다. 순식간에 얼굴이 변해 버리면 누가 보더라도 성형을 했다고 수군거릴것이기 때문이다.
"가슴도 크게 만들어 줄까?"
"그, 그것도 할수 있어요?"
얼굴이 빨개진 서진이가 부끄러워했다. 그런 서진이를 소파에 눕히고 본격적으로 성형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 광경을 모두가 정말 바꿀수 있는지 숨을 죽이고 지켜 보고 있었다.
- 엔다이론! 부탁할께.
엔다이론은 이미 여 회장의 손녀인 여진아의 뚱뚱한 몸을 날씬하게 성형해 준 경험이 있는 덕분으로 그렇게 많은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순식간에 쌍꺼풀이 만들어 지고 몸도 날씬하게 변해가며 가슴도 점점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얼굴은 조금만 바꾼 상태로 성형을 끝내고 서진이에게 방으로 들어가 거울을 보라고 했다. 소파에서 일어난 서진이는 이미 몸매가 바뀌었다는걸 실감하고 있는지 눈이 동그래지며 놀라워했다. 물론 지켜보고 있던 친척들 모두도 놀라고 있었다.
"다음은 선아 차례다. 선아 넌 안경을 끼지 않아도 될만큼 시력도 회복시켜 줄께."
"정말이죠? 감사합니다."
성길이와 선아를 차례로 성형해 주고 주방으로 가서 물 한잔을 마시고 아공간을 열어 화장품을 한아름 꺼내 가지고 왔다. 거실에서는 조카들이 환한 얼굴로 바뀐 몸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건 뭐에요?"
"화장품입니다."
"화장품요?"
라벨이 붙어 있지 않는 화장품이다. 진아 회사에서 가장 먼저 만든 화장품으로 보관하고 있던것을 꺼낸것이다.
"이 화장품은 특별한 겁니다. 몇달후면 시중에 판매가 될것이지만 아무나 살순 없는 물건이죠."
"대체 어떤 화장품이길래..."
"마법으로 만든 화장품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건 라벨이 붙어 있지 않지만 정식으로 출시가 되면 베베뽀라는 이름으로 판매가 될겁니다."
"얼마나 팔기에 아무나 살수 없다는거에요?"
괜한 말을 한것 같았다. 누님은 화장품 가격이 궁금한것 같앗다. 다른 친척들도 모두 켄의 입만 바라 보고 있었다.
"한국돈으로는 한개에 백만원에 판매할겁니다."
"어헉? 백만원?"
"백만원이라니..."
"몇달후면 C.R.엔젤들이 출연한 TV 광고도 나갈껍니다. 일단 한번 발라 보세요. 깜짝 놀랄겁니다. 당숙모도 매일 이걸 바르세요. 서진이와 진희, 너희들도 발라. 아, 당숙님이나 형님,매부, 찬성이도 바르면 피부가 놀랄 정도로 매끈해질겁니다."
누님이 테이블 위에 올려 놓은 화장품을 한개 들고는 정말 그런것인지 방안으로 들어가 바르고 나왔다.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로 촉촉한게 피부가 순식간에 달라진것 같아요. 어머니도 발라 보면 놀랄꺼야."
"이 나이에 그런걸 발라서 뭐해."
"임자! 여기 술이나 한병 더 가져와."
"아! 잠시만요. 당숙에게도 와인을 드리겠습니다."
다시 주방으로 이동해 와인 3병을 꺼내 들고 왔다.
"당숙! 이 와인을 한번 마셔 보십시요."
"와인?"
당숙은 와인은 마셔 본적이 없는것 같았다. 나이 드신 분은 소주나 막걸리를 주로 마시지 이런 와인은 마셔볼 기회도 없었을것이다.
"특별한 와인입니다."
"이런 와인은 얼마나 하나?"
"이거요? 아마 10억원은 넘을겁니다."
"뭐? 이거 한병에 10억이 넘는다고?"
당숙은 물론 듣고 있던 모두가 놀라고 있었다. 특히 매부는 엉덩이가 들썩거리고 있었다. 며칠전에 이 와인을 아무것도 모르고 마신것이 생각난것이다.
"이, 이렇게 비싼건 숨이 막혀 마실수 없어."
"당숙! 마시세요. 언제 이런 와인을 마실 기회가 있겠어요. 당숙모도 한잔 하세요. 너희들도 맛을 볼래?"
"애들에게 술이라니요?"
"누님! 이 와인은 특별한 것이라니까요. 마셔도 취하지 않아요. 속을 깨끗하게 만들어 주는 효과로 마시면 마실수록 몸에 좋은 보약같은 것입니다."
조카들에게도 와인을 조금 따라 주었다. 그런 조카들은 호기심어린 눈으로 와인을 조심스럽게 입으로 가져 가고 있었다.
"오빠! 술만 마시지 말고 마법을 보여 주세요."
"음, 좋아. 홀드!"
조카들이 멀뚱멀뚱 켄만 바라 보고 있었다. 자신들의 몸이 움직일수 없다는걸 아직 알아 차리지 못하고 있는것이다.
"너희들은 이제 움직이지 못한다."
"옛?"
"어어?"
"어떻게 한거에요?"
딱!
손가락을 튕겨 홀드를 풀어 주었다. 그런식으로 조카들에게 시달린후 다음날 아침 일찍 서진이를 서울로 데려다 주고 당숙집으로 다시 돌아와 누님과 매부와 함께 서울로 올라갔다. 서울에서의 일상은 매일 누님집을 방문해 누님과 함께 백화점을 돌아 다니며 새로 구입한 아파트에 채워 넣을 가재 도구를 구입하러 돌아 다녔다. 이제 당장 아파트로 가서 살아서 될정도로 모든것이 완비되었다. 이사만 남은 것이다. 중요한 물건만 남겨 두고 다른 물건들은 모두 버리기로 했다.
"누님! 며칠동안 일이 있어 오지 못할것같습니다."
그렇게 말해 주고 아메리카의 뉴욕으로 이동했다. 아메리카의 HSBC 은행을 털 생각이다. HSBC 은행을 검색해 찾아 보자 미국에 본사가 있는건 아니었다.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었다. 일단 뉴욕에 온김에 뉴욕 지점을 털 생각이다. 다른 지점은 어디에 있는지 전혀 모른다. 아직 날도 어두워지지 않아 한밤중이 될때까지 기다려야했다. 시간이 남아 돌아 뉴욕에 온김에 CNN의 스티븐 기자에게 빌린 카메라를 돌려 줄 생각으로 전화를 걸었다.
- 여보세요.
"빌린 카메라를 되돌려 줄려고 전화를 했다."
- 카메라? 누구신지요?
스티븐은 자신이 누군지 모르는것 같았다.
"준비 은행이라고 말하면 알겠나?"
- 아!
드디어 누군지 알아 차린 스티븐는 놀란듯했다.
"어디서 만날까?"
- 지금 로스에 있습니다. 당장은 만날수 없습니다.
"음, 그럼 며칠후에 로스로 가면 다시 전화를 하겠다."
- 기다리겠습니다.
스티븐 기자는 당장 만날수가 없어 어쩔수 없이 HSBC 뉴욕 지점을 찾아 갔다. 뉴욕 지점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시간을 때우기 위해 관광객처럼 위장해 돌아 다니며 지점문이 닫히기를 기다렸다. 물론 감시 카메라에 모습이 찍히더라도 알아 볼수 없게끔 환상 마법으로 얼굴을 완전히 바꾼 상태다.
'저 놈으로 하자.'
퇴근 시간에 맞춰 멀리서 은행을 지켜 보고 있던 켄은 직원들이 퇴근하는걸 확인하면서 누굴 납치할지 물색하고 있었다. 혼자서 HSBC 미국 지점을 모두 확인할순 없었다. 영어를 모르기 때문이다. 뉴욕 지점도 겨우 알아낸 상태다. 서류 가방 비슷한걸 들고 퇴근하는 대머리 놈을 미행했다. 은행 근처 주차장으로 이동한 놈은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고 있었다. 급히 골목길로 들어가 인비저빌리티 마법을 시전해 모습을 감추고는 하늘을 날아 놈을 따라갔다. 대머리 놈은 뉴욕 외곽으로 빠져나가 주택가로 들어서 단독 주택으로 들어갔다. 집안으로 들어 간 놈을 몰래 따라 들어가 즉시 집안에 다른 사람이 있는지 확인해 보았다. 다행히 집안에는 대머리 중년인 혼자였다.
"사일런스!"
음성 차단 마법으로 집안의 소리가 외부로 빠져 나가지 않게끔 만반의 준비를 해두고 투명 마법을 해제했다. 중년인은 주방의 냉장고에서 생수를 꺼내 마시고 있는 중이었다.
"어이~!"
"누, 누구냐?"
"홀드!"
깜짝 놀란듯한 중년인의 얼굴은 당황과 긴장감, 불안감에 휩싸여 있었다. 자신의 집에 강도가 침입한것이라고 생각할것이다. 그런 놈이 소란을 피우기전에 몸을 구속해 움직이지 못하게 해 두었다.
"한가지 부탁만 들어 준다면 어떤 위해도 가하지 않겠다."
"어, 어떤걸..."
"네가 근무하는 HSBC 아메리카 지점 위치를 모두 말해라."
"그, 그럴려면 노트북이 필요합니다."
놈을 구속한 홀드를 풀어 주고 노트북을 가져 오라고 했다. 놈의 뒤를 따라가며 수상한 짓을 하지 않는지 감시했다.
"이곳이 뉴욕 지점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큰지점이죠."
노트북을 주방 테이블위에 올려 놓고 뉴욕 지점을 찾아 구글 지도로 위치까지 보여 주었다.
"다른 지점을 모두 이런식으로 찾아 보여줘."
워싱턴을 비롯한 각각의 주(州)에 지점이 위치해 있었다. 그런 지점의 좌표를 일일이 기억해야 했다. 메모리 마법으로 큰지점만을 기억하고 불안해 하는 중년인을 강제로 재우고는 기억을 지워 버렸다. HSBC 뉴욕 지점 근처로 이동한 켄은 레스토랑을 찾아 천천히 식사를 하고 본격적으로 뉴욕 지점을 털기위해 모습을 감추고 지점안으로 침투했다.
실라이온을 불러 금고와 경비원들이 어디에 있는지는 이미 확인한 상태다. 블링크 마법으로 문을 통과하고 플라이 마법을 시전해 발이 바닥에 닫지 않게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며 금고안으로 침투해 감시 카메라앞에 환상 마법을 펼쳐 금고안이 아무런 변함없도록 위장해 두고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달러는 물론 개인 금고실로 들어가 언락 마법으로 개인 금고 문을 열고는 실라이온에게 개인 금고를 모두 빼내 아공간에 쓸어 담고 공간 이동으로 필라델피아에 있는 지점으로 이동했다.
필라델피아, 워싱턴DC, 애틀랜타, 마이애미 순으로 아메리카 동부 지역을 돌아 다니며 HSBC 지점을 털어 버렸다. 아마 내일 아침이면 아메리카 동부 지역이 요동치게 될것이다. 범인은 절대로 찾을수가 없을것이다. FBI에서 조사를 하면서 범행 지역을 확인하면 다음은 뉴올리언스라고 확신하고 경계를 강화할것이 눈에 선했다. 그렇다고 마이애미 다음으로 큰도시인 뉴올리언스를 그냥 지나칠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었다. 막을수 있다면 막아 보라는듯 뉴올리언스 지점을 털어 버릴 생각이다.
마이애미의 바닷가 근처의 한적한 곳에 자리하고 앉아 소모된 마나를 회복하며 밤을 지새운 켄은 마이애미에 온김에 데이브를 찾아가 볼려고 하다가 발을 멈출수 밖에 없었다. 데이브는 지금 메이저 구단과 계약하고 캠프에서 땀을 흘리고 있을것이다. 정상현에게 어느 구단과 계약한것인지는 묻질 않아서 모르지만 데이브가 예전 구속을 되찾은 이상 메이저 구단에서 서로 데리고 갈려고 경쟁을 할것이 뻔했다.
마이애미를 구경하며 점심때까지 시간을 때운 켄은 다음 행선지인 뉴올리언스로 이동해 HSBC 지점을 확인했다. 이미 지점 앞에는 무장 경찰들이 경계를 서고 있었다. 아직 TV를 보지 않아서 어떤식으로 보도가 되고 있는지는 모른다. 일단 TV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었다. TV가 있는 가게를 찾아 돌아 다니고 있을때 로스 엔젤레스에 있다는 CNN 기자인 스티븐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 TV는 보셨습니까?
"아직이야."
- 어떻게 된것입니까?
"뭐가?"
스티븐 기자가 뭘 묻고 싶어하는지 짐작했지만 모르는척했다.
- HSBC 뉴욕 본사는 물론 동부 지역의 지점들이 모두 털렸다고 합니다.
"그런 일이 있었어? 누가 범인인데?"
- 그건 모릅니다. 범인의 흔적조차 찾을수 없다고 합니다. 그 여파로 지금 주식 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 일단 TV를 봐야겠다."
스티븐 기자의 폰이 도청당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스티븐에게 전화상으로 자신이 범인이라고는 말할수 없었다. 패스트 후드 가게 창문 사이로 TV가 보여 안으로 들어가 햄버거와 콜라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 TV를 지켜 보았다. HSBC 뉴욕 본사 앞에는 수많은 기자들이 진을 치고 금고안의 물건들이 깜쪽같이 사라진 일을 보도하고 있었다.
하루밤사이에 동부 지역의 지점이 털린 일은 혼자서는 절대로 할수 없는 일이며 사전에 면밀히 계획되어 조직적인 범행이라고 했다. 동시다발적인 범행으로 인해 규모가 큰 조직이 틀림없다고 보도하고 있었다. 그럴때에 전번에 발생한 뉴욕 연방 준비 은행 금괴 도난 사건과 이 사건의 범인은 동일 조직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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