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6화. 좀비 실험(1)
276화.
다비드 당주는 회견을 모두 지켜 본 후 저 능력자가 말한 내용이 믿겨지지 않았다. 극비에 속하는 일을 어떻게 저 능력자가 알고 있는지 실험에 참가한 과학자들중에 배신자가 있었다. 좀비의 피 색깔이나 상태, 죽이는 방법까지 알고 있다는 말은 누군가가 좀비에 관한 정보를 알려 주었음이 틀림없었다.
놈의 폭로로 인해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는건 피할수 없게 되었다. 지금 당장 실행을 하면 온전치 못하다는 예방약이 마음에 걸렸다. 놈이 말한 미지의 생물은 외계인이 틀림없었다. 놈이 외계인을 만난 것이다. 외계인도 놈이 보호하고 있을 것이다. 좀비 바이러스와 예방약을 외계인이 알려 준 이상 지금 보유하고 있는 예방약은 놈의 말대로 불완전한 예방약일것이다.
"빌어먹을! 각정부를 압박해 놈을 찾아."
"정부 수뇌부들이 말을 들을까요?"
능력자 놈이 경고했다. 그런 경고를 무시하고 자신들의 말을 들을지 의문이었다. 오히려 재산을 압류한다고 나서지 않을까 우려되었다. 능력자 놈은 패터슨 공군 기지나 덜스 지하 기지까지 몰래 숨어 들어 간 자다. 그런 능력자가 몰래 숨어 들어 위협을 한다면 정부의 수뇌부들은 협력하지 않을수가 없을것이다. 저 능력자의 능력은 추측불가였다. 경호원들과 능력자를 제압하는 장면이 이미 전세계로 송출된 상태다. 그런 능력자가 직접 나선다고 했다. 그런 경고를 무시할수 있는 정부 수뇌부는 없을것이라고 판단되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듣게 해."
"그럼 능력자를 사용할수 있도록 허가해 주십시요."
"허가한다."
이쪽도 능력자를 이용해 위협하는 수 밖에 없다. 수뇌부를 위협해 경호원으로 위장시켜 정부 요인옆에서 감시를 하게 되면 말을 듣지 않을수가 없을 것이다.
*******
아침 일찍부터 떠들썩한 소리에 절로 눈이 떠졌다. 처음 기자 회견을 하고 부터 계속 많은 사람들이 호텔 주변에 죽치고 있는 상황이지만 오늘 아침에는 여느때와 다른 큰소리로 무슨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커텐을 열어 제치고 밖을 내다 보았다.
"뭐냐? 대체 몇명이야?"
전번보다 몇배는 더 늘어난 사람들이 양쪽으로 갈라져 서로 외치고 있었다. 한쪽엔 대부분의 사람들이 피켓을 들고 있었지만 반대쪽 사람들은 맨손이었다. 영어를 몰라 무슨 내용이 쓰여져 있는지는 모른다. 반대편에서 맞서고 있는 사람들중에는 목발을 짚고 있거나 휠체어에 앉아 있는 사람, 심지어 바닥에 누워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모두 병자들이나 그들 가족들로 보였다.
"블링크!"
창문을 통과해 그들이 소리치고 있는 곳의 공중으로 이동해 가 플라이 마법을 펼쳐 하늘에 둥둥 뜬채였다.
"모두 입 닥쳐! 시끄러워서 잠을 잘수가 없잖아. 호텔에 피해를 끼치지 마라."
"오오! 성자님이시다."
"음모의 주모자다.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놈이다."
"아일랜드에서 물러가라."
또다시 양쪽에서 시끄럽게 소리치고 있었다. 피켓을 든 놈들은 자신을 비방하고 있던 것이었다. 그들의 구호를 들어 보면 자신이 음모론을 주장한다는 것이다.
"물러가라!"
"물러거라!"
"아일랜드에서 물러가라!"
"닥쳐!"
음성 증폭 마법을 사용해 소리치는 놈들에게 외쳤다.
"으윽!"
"으악!"
데모를 하는 놈들은 모두 귀를 부여잡고 괴로워하고 있었다.
"대표가 누구냐? 앞으로 나와라."
"으으...나다!"
중년인 한명이 나섰다. 그런 중년인 앞으로 내려 갔다.
"너희들이 주장하는 음모론에 대해서 말해 봐."
"당신은 터무니없는 말로 전세계를 농락하고 아일랜드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좀비 바이러스도 당신이 조작한게 틀림없어."
"증거는?"
"당신이 증거야."
중년인의 주장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가 있는 것이 증거라니 윽지 주장으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내가 증거라고? 그럼 마이클 대통령의 입을 막을려고 한것과 내 입을 막을려고 암살을 시도한 자들은 뭐냐?"
"그것도 당신의 말에 신빙성을 부여하기 위한 쇼에 불과하다."
"미친 새끼! 그런걸해서 내게 무슨 이익이 있는거냐?"
"명명 행위! 자신의 이름을 전세계에 알려 유명세를 탈려고 한거다."
이 중년인은 무슨 말을 하더라도 윽지 주장을 계속 펼칠것이다.
"너희들 모두 그렇게 생각하나?"
"그렇다."
"그럼 좀비 바이러스도 내가 만든것이라고 생각하나?"
"그런건 존재하지 않아. 당신이 보여준 영상은 모두 조작된게 틀림없어."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 보았음에도 또다시 대표라는 중년인 나섰다.
"그럼 박스터 제약 회사에 경찰 특수 부대가 급습해 창고에서 찾은 Z-1 바이러스는 어떻게 설명할꺼냐?"
"그것도 다 조작된거다."
"그래? 그럼 그 모든게 거짓이라면 네가 대표로 좀비 바이러스 주사를 맞아볼 의향은 있나? 그 주사를 맞으면 며칠후엔 좀비로 변해 버릴꺼다. 네가 주장하는 모든것이 음모라면 직접 주사를 맞아 보면 확실히 알수 있을꺼다. 그렇지 않나?"
켄의 말에 모든 사람들이 중년인을 주시했다. 선택의 기로에 선 중년인은 망설이고 있는것 같았다. 많은 사람들이 주시하는 가운데 이를 악문 중년인은 결단을 내렸다.
"하겠다."
"좋아! 그럼 먼저 서약해라. 좀비로 변한다고 해도 모든 책임은 네 자신에게 있으며 스스로 원해서 좀비 바이러스 주사를 맞으며 그 일로 인해 내겐 아무런 책임도 없다는걸 맹세하고 주사를 맞은후 투명한 방에서 모두가 지켜 보는 가운데 일주일동안 생활한다고 서약을 해라. 넌 좀비 바이러스 주사를 맞으면 틀림없이 좀비로 변할꺼다. 그래도 하고 싶다면 모두가 지켜 보는 앞에서 서약해라."
"...흥, 좋다. 당신 말대로 서약하겠다."
지금 이 장면은 모두 생중계되고 있다. 데모를 하는 놈들이나 반대를 하는 병자들쪽 사람들중에 스마트 폰으로 녹화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방송국에서는 24시간 대기하고 있으며 생중계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혹시 몰라 엔다이론을 소환해 중년인의 몸속을 살펴 보라고 했다. 이 중년인이 로스 차일드 가문에서 보낸 자로 이미 좀비 바이러스 예방약을 맞은 상태라면 실험은 실패로 끝나게 될것이다.
- 아무런 이상이 없어요.
로스 차일드 가문과는 상관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지만 일단 예방약은 맞지 않은 상태다. 그렇다면 실험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 좀비로 변하게 된다면 이 자는 실험실로 보내 지거나 아니면 살해될것이다. 살해되었다고 해도 샅샅이 해부될게 뻔했다. 이미 이 중년인의 인생은 끝난것이다. 전세계에서 두번 다시는 무슨 음모라니 하는 헛소리가 나오지 않게끔 확실히 보여 줄 생각이다.
"이곳의 모든 사람들이 증인이다. 그럼 누가 주사기를 가져와라. 난 좀비 바이러스를 가져 오겠다."
블링크를 사용해 호텔방으로 돌아온 켄은 아공간을 열어 두종류의 좀비 바이러스를 꺼내들고 다시 놈이 있는 곳으로 이동해 갔다. 눈앞에 갑자기 등장한 켄을 본 중년인이 깜짝 놀란듯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나고 있었다.
"주사기는 가져 왔나?"
"아직입니다."
시간이 조금 걸릴것 같았다. 주사기를 가져 올때까지 다른 조치를 취해 둘 생각이다.
"너희들은 경찰이냐?"
"그렇습니다."
기자 회견실로 들어 왔었던 특수 경찰로 보이는 자들이 호텔앞에서 경계를 서고 있었다. 그런 경찰을 부른것이다.
"좋아! 그럼 너희들은 이 자를 집중 감시해라. 좀비 바이러스를 맞은후 이곳에서 절대로 벗어나지 못하게끔 철저히 감시해. 만약 이곳을 벗어 날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면 반드시 사살해라. 좀비가 되기 전까지는 총알에 맞으면 죽는다. 하지만 좀비로 변한 후에는 반드시 목을 자르거나 머리통을 박살내야 한다. 그리고 상부에 연락해 강화 유리로 만든 사각형 방을 준비하라고 해. 화장실이나 샤워 시설은 물론 침대, 에어콘까지 모든 시설을 갖춘 방을 급히 만들어 달라고해. 모든 자금은 내가 준다."
"알겠습니다.
"늦어도 3일이내에 완성되어야 해."
특수 경찰이 무선 마이크로 연락을 취하고 있을때 한사람이 헐레벌떡 뛰어왔다.
"여, 여기 가져 왔습니다."
"누군지 모르지만 수고했어."
"그럼 나중에 제 아내를 살펴봐 주시겠습니까?"
"그렇게 하지."
어차피 이곳에 있는 병자들은 이 중년인과의 볼일이 끝나면 치료해 줄 생각이었다.
"자아, 네가 직접 주사를 해라. 먼저 이 Z 바이러스가 먼저다."
주사기와 Z 바이러스가 담겨져 있는 작은 병을 건네 주었다. 모두가 숨을 죽이며 지켜 보고 있는 가운데 중년인은 잠시 주저하는듯했다. 이윽고 마음을 먹었는지 주사기 바늘을 병속으로 밀어 넣고 주사액을 채워 넣었다. 털이 부숙한 팔뚝에 주사기를 찔러 액체를 주사하는 모습에 모두가 믿기지 않아했다. 설마 정말로 주사를 놓을줄은 몰랐던 것이다.
"다음은 Z-1 바이러스 차례다."
두개의 바이러스를 주사한 중년인은 무덤덤한 표정이었다. 강단이 있는 놈이었다.
"저 텐트쪽으로 가자. 넌 저 텐트안에서 투명방이 완성되기전까지는 절대로 나오면 않된다."
중년인을 데리고 텐트가 있는 쪽으로 걸어 갔다. 그런 중년인을 온몸을 가린 특수 경찰들이 포위한채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텐트안에는 한사람이 누워 있었다.
- 엔다이론! 살펴 봐.
- 암이에요.
별로 시간도 걸리지 않았음에도 엔다이론이 환자의 증세를 보고했다.
"성자님! 제 와이프입니다."
공교롭게도 주사기를 가져온 남자의 아내였다.
"암이군. 치료해 주겠다."
텐트안으로 들어가 품속에서 포션 한병을 꺼내 잠들어 있는 여자를 깨웠다.
"누, 누구시죠?"
"콜리! 성자님이야. 널 치료해 준대."
"......"
콜리라는 여자는 남편을 물끄러미 바라 보며 눈물을 쏟아내고 있었다.
"포레오! 미안해요. 전 가망이 없어요. 더이상 포레오를 힘들게 하고 싶진 않아요."
"무슨 말이야. 성자님이 고칠수 있어. 힘을 내. 성자님! 콜리를 고칠수 있다고 말해 주십시요."
"물론이다. 이미 암 치료는 해 본적이 있거든. 일단 이걸 마셔."
콜리는 믿지 못한다는 눈빛으로 포션을 받아 마셨다. 그와 동시에 엔다이론과 샐라임이 치료를 시작했다. 뒤에서 지켜 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직접 치료를 한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누워있는 콜리를 향해 두손을 뻗은채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콜리의 창백했던 안색이 점점 붉어지고 있었다.
- 끝났어요. 그런데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네요.
- 그래? 그럼 머리카락도 돋아 나게 해줘.
- 포션을 발라 주세요.
다시 포션을 꺼내 손에 들었다. 콜리는 비니 모자를 쓰고 있었다. 암으로 인해 머리카락이 모두 빠진 상태였다.
"암 치료는 끝났어. 이제 머리카락을 돋아나게 해 줄께."
"아! 가, 감사합니다."
콜리는 이미 자신의 상태를 알고 있었다. 몸이 예전보다 가벼워진것을 느끼고 있던것이다.
"모자를 벗어."
뒤에서 지켜 보든 이들이 모두 놀라고 있었다. 이미 첫번째 기자 회견실에서 중년의 대머리에 머리카락이 돋아나는 신기한 장면을 목격한 상태다. 그런 화면만으로 보든 상황이 실제로 재현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머리카락이 길게 자라나고 있는 광경은 공포 영화를 보는듯했다. 콜리는 풍성해진 금발의 머리카락을 매만지며 울먹거리고 있었다.
"성자님!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성자라고 부르지마. 켄이라고 불러. 그리고 일어나. 텐트를 좀 빌리자."
"아! 알겠어요."
콜리가 멀쩡히 일어나자 남편인 포레오는 콜리를 끌어 안고는 켄에게 몇번이나 감사 인사를 하며 텐트 밖으로 나갔다.
"아마 이 텐트는 두번 다시 사용하지 못할꺼야."
"상관없습니다. 성자님이 마음대로 하셔도 됩니다."
좀비 바이러스 주사를 맞은 중년인을 텐트 안에 구속했다. 그런 텐트를 특수 경찰들이 완전히 포위한 상태였다.
"서, 성자님! 저희들도 치료해 주십시요."
"알았다. 살펴 보겠다."
켄의 말에 환자들이 우르르 몰려들 기세였다.
"멈춰!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마라. 지금 당장 치료하지 않으면 죽는 사람은 손을 들어."
주변을 둘러 보아도 어느 누구도 손을 들진 않았다. 그런 사람이 이곳까지 와서 며칠이나 죽치고 있을리가 없었다.
"그럼 순서대로 이 근처부터 살펴 보겠다."
텐트 옆에 있는 환자부터 치료를 시작했다. 데모를 하던 사람들이나 다른 환자들도 모두 지켜 보고 있었다. 한사람씩 치료를 하며 이래서는 끝이 없다고 생각되었다. 오늘 이 사람들을 치료해 주면 내일은 더 많은 환자들이 몰려 들것이다. 병원에서도 충분히 치료할수 있는 병은 병원으로 가라고 했다. 병원으로 가길 주저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무슨 사정이 있는것 같았다. 왜 그런지 물어 보자 병원비를 감당할수 없다고 했다.
"포레오!"
"예! 성자님!"
치료를 지켜 보고 있던 포레오를 불렀다. 완치된 콜리와 딱 붙어 있던 포레오는 급히 다가왔다.
"이 자의 이름과 주소, 그리고 병원 치료비는 얼마나 필요한지 알아 봐."
그런식으로 병원에서 치료해도 되는 사람들은 제외시키고 불치병에 가까운 환자들만 치료해 주었다. 병원에서도 포기한 자들이 속속 치료가 되자 데모를 하던 사람들이 피켓을 집어 던지고는 슬그머니 사라져 버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는 짜고 치는 사기라면서 끝까지 지켜 보는 자들도 있었다.
"포레오와 콜리는 날 따라 와라."
- 작가의말
즐거운 하루 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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