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화. 5인조 걸 그룹(2)
163화.
"에엥. 언젠가 네놈은 크게 당할꺼다."
"그런데 왜 불렀습니까?"
"취선이 널 보자고 했다."
"취선이라뇨?"
저런 반응으로 볼때 청방 본부에서 아직 소식을 접하지 못한것 같았다. 양위는 이 방안에서 자신이 모르는 자는 딱 한명밖에 없었다. 저 젊은 청년이 취선이라고 불리우는 자 같았다.
"늙인이가 욕심이 너무 많아."
왕위라는 자와 눈이 마주쳤다. 아직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 엔다이론!
- 호호호, 알겠어요.
이래서 정령은 정말 좋았다. 어떤 지시를 내리기도 전에 이미 무슨 말을 할려는지 다 알고 있는 것이다.
"응?"
왕위는 아랫도리에 뭔가 위화감을 느껴 슬쩍 아래를 한번 보고는 더이상 아무런 이상도 없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당신이 왕위라고?"
"음, 젊은이가 패기가 있는건 좋은데 말을 가려서 해라."
"패기라기 보단 자신감이라고 해야겠지."
"놈! 보자보자 하니까 감히 내게 맞먹을려고 해?"
더이상 참을수 없는지 양위가 벌떡 일어나며 큰소릴쳤다.
"양위! 자리에 앉거라."
"말을 가려서 해."
두 장로가 급히 말리고 나섰다. 힘으로 어떻게 할수가 없는 취선이었다. 도자기를 손도 대지도 않고 깔끔하게 두쪽을 낸 취선이다. 만약 취선이 양위를 상대로 손가락을 아래로 내리 그으면...생각하기도 싫었다.
부르르.
그 생각만 하면 절로 몸이 떨려왔다.
"형님들! 대체 이 취선이라는 자는 누구입니까? 누군데 젊은 놈이 이렇게 싸가지가 없는 겁니까?"
"네가 함부로 대할 분이 아니시다."
"예?"
대체 어떤 신분이길래 형님 두분이 저렇게 조심스럽게 대한단 말인가. 어느 고위 권력자의 자식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안하무인인적인 말투로 볼때 그렇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형님들은 뭔가를 알고 있는듯했다. 나중에 물어 보면 알수 있을 것이다.
"양위! 당신은 앞으로 밤일을 절대 못할꺼다."
"뭐라고?"
다시 자신의 아랫도리를 훔쳐 본 양위는 무슨 말인지 얼떨떨하기만 했다. 제 구실을 못한다니 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한편 아무리 권력자의 자식이라도 자신에게 반말을 해 대는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니까 앞으로 여자들에게 밤 시중을 들라는 그런 협박은 절대로 하지마. 서지도 못하고 망신만 당할테니까."
"자네가 누구인데 그런 말을 함부로 하는건가?"
"알것 없어. 내일이 되면 당신은 내게 애걸복걸을 할꺼야. 내 장담하지. 그리고 너희들은 그만 나가 봐라. 앞으로 시중같은건 들 필요도 없어."
C.R.엔젤 그룹에게 나가라고 했다. 여자들 앞에서 아랫도리가 어쩌니, 서지 않는다니 그런 말은 예전의 야쿠자 시절이라면 아무렇지도 않게 음담패설을 일삼았지만 지금은 좀 그랬다.
"앞으로 그런 협박이나 제안이 들어 오면 양위에게 말해. 다 막아 줄꺼다."
"예엣?"
자신들에게 밤 시중을 들라고 한 자에게 말하라니 이해가 되지 않을것이다. 하지만 다음날이 되면 느낄수 있을 것이다.
"걱정말고 나가 봐."
"아, 예. 감사합니다."
C.R.엔젤 그룹이 나가자 양위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자신에게 아무런 상의도 없이 멋대로 행동하는 취선이라는 자를 그냥 내버려 둘순 없었다. 하지만 두 형님들이 가만히 있는데 자신이 나설수도 없었다.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고 있을때 왕청이 안으로 들어 왔다. 왕청은 미래의 청방을 이끌어 갈 인재중의 인재다. 방주도 눈여겨 보고 있는 인재중의 한명이었다.
"4장로님도 와 계신겁니까?"
"형님들이 불렀다네."
"왕청! 난 그만 돌아 갈런다."
"가 다니요?"
마치 자신을 기다린듯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돌아 간다고 했다. 취선의 맘에 들지 않는 무슨 일이 발생한것 같았다.
"안내해. 그리고 저 양위라는 자가 내일 날 찾아 올꺼다. 찾아 오면 안내해 줘."
"알겠습니다. 그럼 가시지요. 장로님들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먼저 가거라."
"알겠습니다."
왕청과 켄이 밖으로 나가자 양위는 의자를 잡아 당겨 앉고는 형님들에게 취선이라는 자에 관해 물어 보았다.
"...그런 능력을 지닌 자다."
"음, 믿기 어렵군요."
"넌 이제 큰일난거다. 취선이 말했지. 네 물건이 서지 않게 될것이라고. 아랫도리를 잘못 놀리면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다. 자중해. 뭐 앞으로는 자중이고 뭐고 하고 싶어도 못할테니까."
양위는 불안해졌다. 형님들의 말에 의아해 하면서도 정말로 자신의 물건이 서지 않는다면 세상 사는 재미가 완전히 사라진다.
"형님! 저는 제 물건을 믿습니다. 취선이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몰라도 설마 그런 재주까지 가지고 있진 않을거라고 확신합니다."
"내일 아침이 되면 알수 있겠지."
그날밤 스위트 룸에서 절규하는 소리가 메아리쳤다.
*******
"큰언니! 그 취선이라는 자는 뭐하는 사람일까?"
C.R.엔젤의 막내인 금미(金美)가 큰언니인 월미(月美)에게 물었다.
"모르겠다. 어떤 권력가의 자식이 아닐까?"
"그건 아닐꺼야. 한국 사람이랬어. 한국의 권력가 자식이 중국에서 힘을 쓸순 없어."
"양위라는 그 미친 늙은이는 상하이를 장악하고 있는 무서운 조직의 높은 사람이라고 했어. 그런 조직이라면 한국에서 온 조직 사람이 아닐까?"
"그건 아닐꺼야. 아무리 한국에서 날고 뛰는 조직에 있다고 해도 중국에서 그렇게 큰소릴 치진 못할꺼야."
멤버들이 제각기 켄에 대해 추론하고 있을때 수미(水美)가 한마디 했다.
"근데 그 사람 멋지지 않아?"
"얼굴은 그럭저럭 봐줄만한데 너무 잘난체야."
"동감!"
모두가 만장일치였다.
"어째든 그 취선이라는 사람 덕에 앞으로는 그런 일은 하지 않아도 돼서 다행이야."
"너희들도 이미 각오를 하고 이 세계에 들어 온거잖니. 경험이 없는것도 아니고 이번에는 잘 넘어 갔지만 앞으로 그런 일이 또 생길지도 모르니까 마음 단단히 먹어야 해."
"그런데, 언니. 그런 일이 생기면 양위라는 노인네에게 말하라는게 왜일까?"
"......"
수미에게 시중을 들라는 사람에게 부탁하라는 말은 무슨 뜻인지 모두가 이해를 못하고 있었다.
"근데 그 취선이라는 사람 전화 번호는 알아?"
"얜! 번호를 따서 뭐하게?"
"다음에 이런 일이 생기면 도와 달라고 전화할려고."
"엠씨 뮤직 대표님에게 부탁하면 알아 낼수 있을꺼야."
*******
아침 일찍부터 왕청의 안내로 청방의 4장로인 양위가 풀이 죽은 표정으로 켄의 방으로 찾아 왔다. 방으로 들어온 양위는 대뜸 무릎을 꿇고는 제발 살려 달라고 애원을 하고 있었다.
"취선님! 제발 살려(?) 주게. 내가 잘못했네."
양위는 어제밤에 뼈저린 경험을 했다. C.R.엔젤 멤버대신 다른 애를 조달해 즐거운 밤이 될것이라는 상상과는 달리 개망신만 당했다. 무슨짓을 하더라도 자신의 물건이 푹 죽은채 까딱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취선이 말한 내일 아침이 되면 알수 있다는 의미를 그제야 깨달았다. 날이 밝자마자 만사를 제쳐 두고 달려왔다. 협박도 통하지 않는 자다.
두 형님의 믿지 못할 말을 듣고 인간이라면 그럴수가 없다고 생각했었지만 막상 실제로 이런 일이 발생하자 믿지 않을수가 없었다. 강제로 어떻게 할수 없는 자에겐 무조건 잘못했다고 비는 수 밖에 없었다. 체면이고 뭐고 다 던져 버렸다. 자신의 유일한 재미가 사라진것이다. 만약 이대로 생활해야 된다면 삶의 낙이 없어 시름시름 앓다가 죽을지도 몰랐다. 그만큼 밤 생활은 자신의 삶의 전부였다.
"내가 말했지. 애걸복걸할거라고?"
"잘못했네. 뭐든 하라는대로 하겠네. 제발!"
"음, 좋아. 한번만 믿어 보지. 대신 내가 하는 말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한번은 기회를 준다. 만약 어긴다면 그때는 이보다 더한 벌을 줄것이다.
"반드시 지키겠네."
"맘에 든다고 아무 여자나 끌어 들이지 말고 그런 일에 종사하는 여자들하고만 해. 그리고 C.R.엔젤에게는 절대로 손대지 말고. 알겠나?"
"명심하겠네. C.R.엔젤은 적극적으로 밀어 주겠네."
"좋아. 지켜 보도록 하지."
엔다이론을 불러 예전처럼 고쳐 주라고 했다. 양위는 아랫도리가 뭔가 간지러운게 변화가 생겼다고 생각되었다. 어떻게 손도 대지 않고 그렇게 할수 있는지 도저히 알수 없었다. 형님들의 말이 이제야 전적으로 믿어졌다. 이곳으로 오면서 왕청에게도 물어 보았었다. 손도 대지도 않고 자신들을 습격한 15명을 처리했다고 했다. 더구나 놈들은 절름발이가 되었다는 말도 들었다. 자신도 죽을때까지 물건이 서지 않을까봐 너무 두려웠다.
"정말 고맙네."
양위가 몇번이나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나가자 왕청에게 석청을 담을 용기를 가져 오라고 했다. 1미터가 넘는 석청을 담아둘 용기는 커다란 나무 상자였다. 약속한대로 세덩어리를 꺼내 주고 현금으로 3억엔을 받았다. 오늘은 홍콩으로 가는 날이다. 동충하초를 팔러 가는 것이다. 왕청과 함께 홍콩으로 간후 켄은 한국으로 이동할 생각이다. 탕웨이와 등평과 왕청이 상하이에서 생활하라고 했지만 가끔씩 들런다고 말해 주었다.
홍콩에서의 동충하초 판매는 왕청이 알아서 했다. 켄이 도와 줄 일은 없었다. 단골로 거래하는 곳에서 처분하면 끝이었다. 이곳도 청방이 운영하는 곳이라고 알려 주었다. 중국에는 청방같은 조직이 엄청나게 많다고 했다. 어느 특정 조직을 말하는게 아니라 주로 홍콩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직을 통틀어 삼합회라고 부른다. 홍콩에는 57개의 조직이 난립되어 있는 상황이지만 그중 유명한 조직은 14K, 신의안(新義安)의 상부 조직인 조방(潮幇), 화승화(和勝和)의 상부 조직인 화자두(和字頭)를 들수 있다. 다른 조직들은 소규모의 조직들이다.
이들 세조직이 홍콩을 장악하고 있는것이나 마찮가지지만 그런 조직들중 14K가 가장 강력하다. 1990년대에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했었지만 홍콩 반환을 계기로 조직원수가 많이 축소되긴 했지만 적극적으로 해외로 진출한 관계로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의 차이나 타운을 장악하고 있는 와우칭(Wah Ching. 華靑)과도 긴밀한 유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조직이다.
"이제 할일은 다 끝났나?"
"그렇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이곳으로 가져온 물건이 굉장히 적던데 그건 왜 그렇나?"
"절반은 본부에서 사용할려고 남겨 두었습니다."
동충하초 상급과 최상급중 절반은 자신들이 사용할 물건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건 감사의 의미로 드리는것입니다."
사각형의 큼직한 쥬라루민 케이스(ジュラルミンケース. 두랄루민 케이스)를 한개 건네 주었다.
"뭐냐?"
"조그마한 성의입니다. 받아 주십시요."
"원화로 조금 준비했습니다. 한국으로 가시면 쓸일이 있을겁니다."
생각이 깊은 왕청이었다. 한국으로 가면 가지고 있는 엔화를 바꾸어야 한다. 여권도 없이 엔화를 바꾸기는 쉽지 않는 일이다. 그런점까지 감안한것인지는 모르지만 어째든 왕청의 배려가 고마웠다. 한국으로는 마법으로 이동해 갈 생각이다. 이번엔 비행기안에 숨어서 갈 필요는 없었다.
"한국에 가시면 인천의 차이나 타운에 청관(靑館)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그곳이 조직에서 운영하는 곳입니다. 그곳을 찾아 가시면 뭐든 도와 드릴것입니다."
"고맙다. 네가 감당할수 없는 일이 발생하면 전화해라."
"감사합니다."
아쉬움을 토로하는 왕청과 헤어진 켄은 스마트 폰을 꺼내 한국의 어디로 이동할지 검색을 하면서 네팔에서 한국에 가면 자기 아들을 찾아봐 달라던 슈란달 부부의 말이 떠올라 아들이 일하고 있다는 강원도 화성시에 있는 파란 농원을 검색했다. 하지만 좌표까진 알수가 없었다. 어쩔수 없이 좌표를 알수 있는 다른 지역을 검색해 인천의 차이나 타운으로 워프해 갔다. 차이나 타운의 청관을 먼저 찾아가 볼 생각이다. 하지만 곧바로 찾아갈 생각은 없었다. 왕청에게 연락받은 청관의 주인이 켄이 곧바로 나타난다면 수상하게 여길것이다. 적어도 반나절 이상은 시간을 두고 찾아 가야 했다.
*******
'음, 이곳이 한국의 인천인가.'
차이나 타운의 입구에 세워져 있는 거대한 문은 일본의 요코하마에 있는 차이나 타운의 문과 비슷했다. 차이나 타운 안으로 먼저 들어 가기전에 근처의 커피숍을 찾아 시간을 때우면서 화장실안으로 들어가 아공간을 열어 양복으로 찾아 갈아 입었다. 양복으로 갈아 입고 밖으로 나오자 너무 더웠다. 아직 본격적인 여름철은 아닌데도 온도 조절 마법이 걸려 있는 코트를 늘 입고 있었던 까닦에 덥게 느껴졌다.
이렇게 된이상 호텔을 찾아 갔다. 호텔방에서 반지를 꺼내 안쪽에는 온도 조절 마법을 새기고 바깥쪽에는 실드 마법을 새겼다. 아티팩트 제작으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차이아 타운의 청관을 찾아 갔다. 큰건물이었다. 입구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청관을 찾은 손님으로 생각되었다. 그런 이들 옆을 지나쳐 거침없이 안으로 들어갔다.
- 작가의말
즐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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