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9화. 탄자니아(1)
229화.
노에스에게 석유에 대해서 알려 주었다. 니루이스란 대륙에도 금과 다이아 몬드는 존재한다. 물론 석유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석유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대륙 사람들이 그것을 개발해 사용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물론 노에스도 석유가 무엇인지 모른다. 그런 노에스에게 석유가 어떤 것인지 알려 주어야 했다.
켄의 지시를 받은 노에스를 하급 정령들을 불러내어 땅속을 뒤지게 했다. 사방으로 퍼져 나가는 정령들을 보며 켄은 아공간에서 테이블을 꺼내 놓고 맥주를 음미하고 있었다. 오크통에 들어 있는 맥주를 모조리 다 마셨을때 노에스가 돌아 왔다.
- 저 먼곳에 석유라고 하는 검은 물이 있어. 저쪽과 저쪽에는 금이 있고 저 먼곳에는 다이아 몬드가 있지만 양이 너무 적어.
- 석유는 그쪽 한곳밖에 없어?
- 한곳뿐이야.
- 좋아. 그곳의 좌표를 말해 줘.
노에스에게 좌표를 듣고는 바로 이동했다.
- 이곳 지하에 있어.
- 얼마나 깊은곳에 있지? 그리고 얼마나 많이 있는지도 알려줘.
- 1732미터 아래야. 굉장히 많아. 엄청나게 큰 큰호수를 가득 채우고도 남을 정도야.
- 그 석유를 이 패트병에 담아줘.
엄청난 양이 있다는 말에 석유를 직접 채취해 증거로 보여줄 생각이었다.
- 다음엔 금이 묻혀 있는 곳으로 가자.
역시 노에스가 알려준 좌표대로 이동했다. 아무것도 없는 낮은 산과 들판에 돌들이 아무렇게나 널려 있는 곳이었다. 이곳에도 지하 100미터지점부터 300미터지점까지 금맥이 있다고 했다. 물론 노에스에게 부탁해 금이 섞인 돌덩어리를 건네 받고 다른 금 매장지로 이동해 역시 금이 섞여있는 돌을 받고는 CKD 화학 탄자니아 지부로 이동했다. 지부안에는 강성길이 서류를 들춰보고 있었으며 그런 강성길 옆에는 천태영 지부장이 무언가를 설명도 하고 있었다.
저벅저벅.
"아, 오셨습니까?"
발걸음 소리를 들었는지 천태영 지부장이 뒤돌아섰다. 강성길 대표도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석유 시추 장비는 가지고 있어?"
"물론입니다. 만반의 준비를 해 놓은 상태입니다."
"좋아. 장비가 있는 곳으로 안내해."
"저어...벌써 찾으신겁니까?"
강성길 대표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런 강성길에게 뒤돌아서 아공간에서 꺼낸 패트병을 건네 주었다.
"석유다. 확인해 봐."
"아! 저, 정말이시군요."
굳이 열어 보지 않아도 알수있을 정도로 검은 물이었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찾을수 있는지 이해불가였다. 하지만 이것으로 CKD 화학은 전세계로 알려지게 될것이다. 탄자니아에서 최초로 석유를 발견한 회사로 다른 나라에서도 의뢰가 들어 오게 될것이다. 이제는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면 된다. 이곳에 석유 채굴권을 따기위해 막대한 뇌물을 받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끼리릭.
"윽!"
석유 냄새가 코를 찔렀다. 강성길은 급히 고개를 돌리고는 천태영 지부장에게 건네 주었다. 천태영 지부장도 냄새를 맡아 보고는 인상을 찡그리고 있었다.
"그런데 한국에서 시추 장비를 가지고 올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아닙니다. 이미 준비되어 있습니다."
"뭐? 준비를 해 놓았다고?"
"그렇습니다. 아버님이 핸드님이시라면 반드시 찾을수 있다며 장비까지 가져 가라고 했습니다. 시추 장비는 수도 근처의 항구에 있습니다. 그걸 옮겨 시추 장소까지 가져 가면 됩니다."
천화 그룹 강택민 회장은 켄의 치료 능력을 알고 있었다. 그런 능력으로 짐작할때 석유도 쉽게 찾을수 있다고 판단한것 같았다.
"하지만 항구에 있는 장비를 옮길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내가 옮겨 줄께. 가자."
"그전에 어디에서 석유를 발견했는지 알려 주십시요."
"이곳이다."
지도를 펼쳐 발견된 장소를 찍어 주었다. 확실한 장소는 아니다. 대충 이 정도쯤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럼 항구로 가자."
"아, 알겠습니다."
다르에스 살람으로 두대의 차량이 달려갔다. 천태영 지부장은 수도인 도도마로 간다고 했다. 항구로는 강 대표와 함께 갔다. 항구 저편에 정박되어 있는 선박에 시추 장비가 실려 있다고 했다. 강성길 대표와 함께 그 선박으로 향했다. 그곳에 준비되어 있는 시추 장비라는걸 모조리 아공간에 넣어 버렸다.
물론 다른 사람들을 다 내보낸후에 집어 넣은것이다. 시추 장비는 현장에 가서 조립을 해야 한다고 했다. 파이프만해도 엄청난 양이었다. 석유 시추 기술자들과 함께 선박을 내려가 천태영 지부장과 합류했다. 천 지부장은 흑인 5명과 같이 있었다. 그런데 두명은 무장을 하고 있었다. AK-47로 보이는 총을 어깨에 걸치고 있었다.
"탄자니아 에너지 광물부의 콰브나 차관이십니다."
"CKD 화학 대표 강성길입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석유를 발견했다는 말을 들었다."
"그렇습니다. 이제 탄자니아도 산유국이 될것입니다. 축하드립니다."
환한 얼굴로 강 대표가 콰브나 차관이라는 흑인에게 말해 주었다.
"그곳이 어디지?"
"같이 가시겠습니까? 지금 그곳으로 갈려고 합니다."
"물론이다. 출발해."
켄은 콰브나라는 자의 강압적인 행동에 절로 인상이 구겨졌지만 참을수 밖에 없었다. 자신에게 무슨 행동을 한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4대의 차량이 빠르게 지부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지부에 도착해서도 구할 물건들이 많아 석유가 발견된 장소에는 다음날 아침이 되어서야 출발할수 있었다.
부르릉.
그런 일행들에게 에너지 광물부에서 나왔다는 콰브나라는 놈이 갑질을 했었다. 무엇을 가지고 가라고 한다든지 숙소는 최상급으로 준비해 놓으라든지 이것저것 지시를 했었다. 석유가 발견된 장소는 음판다와 키고마 근처였다. 천태영 지부장이 지도를 보고 설명을 해준 덕으로 알수 있었다.
근 3시간이나 도로를 달려 갔을때 멈추라는 무전이 들어왔다. 무슨 일인지도 모른채 길가에 멈추자 천 지부장이 다가와 콰브나라는 놈이 쉬어 가자며 차를 세우라고 했다고 말해 주었다. 하긴 계속 차를 타고 달리는것도 지루할만했다. 어느 정도 휴식을 취한후 다시 달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2시간 정도 달렸을즈음 또 쉬어 가자며 차를 세웠다.
이번에도 말을 들어 주었다. 들어 줄수 밖에 없었다. 저 자의 지시를 따라야 석유 채굴을 원활하게 할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놈의 갑질은 시간이 더할수록 점점 더 심해져 갔다. 한시간 간격으로 쉬어 가자며 차를 세우자 더이상 켄은 참을수가 없었다. 화가 폭발한것이다.
꽝.
거칠게 자동차 문을 닫고는 놈이 타고 있는 차량으로 걸어 갔다.
"해, 핸드님! 무슨 일로..."
"비켜!"
천 지부장이 켄의 심상찮은 얼굴을 보고는 말을 걸어 왔다. 천 지부장은 놈과 같은 차에 타고 있었다.
벌컥.
"나와! 새꺄!"
"으윽...뭐, 뭐야? 내, 내가 누군줄 알아?"
놈의 멱살을 거머쥐고는 밖으로 끌어 내렸다. 놈이 무슨 말을 지껄였지만 무시했다. 그러자 운전석에 앉아 있던 무장한 두놈이 급히 차에서 내리며 총구를 겨누었다.
"이 새끼들이 감히 그런 장난감을 내게 겨눠? 윈드 커터!"
싹뚝.
"으허헉!"
"우왓!"
놈들이 들고 있던 AK-47의 총신이 매끈하게 두동강이 나자 두 군인은 화들짝 놀라며 한발짝씩 뒤로 물러남과 동시에 두놈의 뺨에서 불이 번쩍거렸다.
짜작!
"컥!"
"악!"
우당탕.
뺨을 맞은 두놈은 붕 떠서 땅바닥으로 나뒹굴었다. 그런 모습에 지켜 보던 천 지부장이나 급히 다른 차에서 나온 강 대표는 물론 차를 운전하고 있던 현지 고용인들도 깜짝 놀라고 있었다.
"자, 장관님..."
"너...너...감히...네, 네놈은 누구냐?"
"이 새끼가!"
짝!
"커억!"
재잘거리는 콰브나라는 놈의 뺨을 후려쳤다. 벌개진 얼굴로 땅바닥에 주저 앉은 놈은 자신의 뺨을 어루만지며 당황하고 있었다.
"이 새끼! 너어! 영원히 쉬게 해 줄까?"
"처, 천 지부장! 저놈이 누군데 감히 이런짓을 하는거냐?"
"이 새끼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네."
"네놈은 이 나라를 곱게 빠져 나가진 못할꺼다. 감히 날 협박해?"
퍽!
"크아악!"
상황 파악을 못하는 놈의 턱을 가볍게 올려 차 버렸다. 이런 놈은 확실하게 밟아 주어야 두번 다시 기어 오르지 못한다.
"해, 핸드님! 제발 참아 주십시요."
급히 달려온 강 대표가 애걸하며 말리고 있었다. 콰브나가 방해를 한다면 석유를 채굴할수도 없게된다. 아무리 계약을 맺었다 해도 이 나라에서는 그런 계약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파기할수 있다.
"넌 조용히 지켜 보기만 해."
"제, 제발요..."
울것 같은 표정으로 애원하는 강 대표를 보고 마음을 달리했다. 그리고는 엔다이론을 불러 켄의 뒤에 강림하게 했다. 평소의 찰랑거리는 푸른 드레스를 입은 여인이 아니라 사자의 얼굴에 귀부분에는 산양의 뿔처럼 동그랗게 말려 들어간 모양의 황금색으로 눈에는 붉은 불꽃이 넘실거리고 있는 형상으로 등장시켰다. 다른 사람들에겐 보이지 않고 콰브나 일행 놈들에게만 보이게 했다.
"허어억! 저저저저, 저건..."
"으아아악! 키, 키린기키비?"
"아, 아냐...와, 와마라 왕이야!"
콰브나는 물론 두명의 병사까지 땅바닥에 머리를 대고는 벌벌 떨고 있었다. 이들은 엔다이론을 변형시킨 형상이 무슨 뜻을 가진 존재로 착각하고 있는것 같았다. 그런 놈들을 보며 음성도 마법으로 변조시켜 일침을 가했다.
- 네놈들 한번 죽어 볼래?
"흐아악! 제, 제발..."
"사, 살려 주십시요."
"제, 제발 영혼만은...뭐든지 다 하겠습니다."
쿵쿵.
놈들의 귀에 쩌렁쩌렁 울리도록 마법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놈들이 땅에 머리를 박으며 울고 불며 난리가 났다.
- 이번 한번만 용서해 주겠다. 하지만 네놈은 용서할수 없어.
"제, 제발 용서해 주십시요. 제발요..."
콰브나라는 놈을 노려 보자 놈은 오줌까지 지리며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런 놈에게 사자 머리형상의 거대한 몸으로 변신한 엔다이론이 켄의 머리 뒤쪽에서 앞쪽으로 몸을 내밀며 손을 뻗었다. 손이라기 보다는 발에 가까운 형상으로 손톱은 황금색으로 반짝거리고 있었다.
"으, 으아아아아...."
콰브나라는 놈은 뒤쪽으로 주춤주춤 물러 나고 있었지만 엔다이론을 벗어날순 없었다.
덥석.
"컥! 커어억!"
놈의 목을 움켜 쥐고 그대로 들어 올렸다. 그런 모습에 수행원 둘과 병사들은 더욱 더 땅에 머리를 박고는 무릎까지 완전히 편채로 엎드려 떨고 있었다.
빠각.
"크아아아아!"
공중으로 들어 올린 콰브나의 왼팔을 잡고는 그대로 꺾어 버리자 놈의 비명 소리가 메아리쳤다.
꽈당.
"끄으윽! 끅!"
공중에 들어 올린 놈의 목에서 손을 떼 버리자 바닥으로 추락했지만 높은 위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서 부상은 없을 것이다.
- 앞으로 지켜 보도록 하겠다.
엔다이론을 소환 해제한후 놈들을 노려 보며 입을 열었다.
"일어나라!"
벌떡.
"끄으응."
수행원과 병사는 튕기듯 바닥에서 일어났지만 콰브나는 끙끙거리며 겨우 일어 났다. 추락했을때 어딘가 다친것인지도 몰랐다.
저벅저벅.
콰브나의 앞으로 다가가자 놈은 주춤거리며 한발 뒤로 물러섰다.
덥석.
"으아아악!"
놈의 부러진 왼팔을 잡고는 뼈를 맞춘후 치료 마법을 펼쳐 주었다.
"힐링!"
병 주고 약 주고지만 팔이 부러진채로 이동할순 없어 치료해 준것이다.
"팔은 치료가 되었다. 명심해. 앞으로는 천 지부장 말을 절대 거역하지 마라."
"며, 명심하겠습니다."
콰브나는 이 자는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전설에 등장하는 신인 키린기키비 왕자나 와마라 왕이라고 생각했다. 감히 누군지 물어 볼수도 없었다. 키지바 부족에서 전래되는 키린기키비는 우주를 지배하는 왕이다. 그와 동등한 힘을 가진 존재가 와마라 왕이다. 그런 존재의 말을 어떻게 거역할수 있단 말인가. 감히 눈도 마주칠수 없었다. 비록 자신의 팔이 부러졌지만 순식간에 고치는 능력이야 말로 신이 현신했다는 증거다.
"출발해."
"아, 알겠습니다."
강 대표와 천 지부장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수가 없었다. 갑자기 콰브나 일행들이 울면서 애원하기도 하고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핸드가 무얼 한것 같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도 않았다.
부우웅.
이동하는 동안 더이상 콰브나라는 놈의 갑질은 없었다. 강 대표의 말로는 뇌물을 달라는 뜻으로 그렇게 꼬장을 부린것이라고 했다.
덜컹덜컹.
비포장 도로로 들어서자 자동차가 많이 흔들렸다. 알려준 좌표대로 GPS를 확인하며 길없는 길을 달려 갔다. 음판다라는 지역에서 이미 하루밤을 보낸후 다음날 아침 일찍 출발을 했지만 비포장 도로를 주파하는 탓으로 시간이 걸렸다.
"멈춰!"
끼이익.
석유를 발견한 곳에 드디어 도착했다. 석유 채굴 기술자들과 정 대표 일행, 콰브나 일행 모두 합쳐 30여명이 되었기에 평평한 땅에 캠프는 차리는 일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있었다. 뒤따라온 트럭에서 짐을 내리고 일부는 땅을 고르고 있을때였다.
탕!
"컥!"
갑자기 총소리가 들리며 콰브나가 어깨를 부여 잡고는 비틀거리고 있었다.
"그레이트 실드!"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