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자 켄

289화. 궁지에 몰린 일본(2)

289화.

수상(首相) 보좌관인 시바야마(柴山)는 아베 총리를 다독였다.

"그 자가 누군지 찾아."

"지금 현재 알려진 능력자는 아일랜드에 출현한 그 능력자 밖에 없습니다. 외모가 동양인으로 일중한(日中韓) 삼국중 어느 나라와 연관이 있을 것입니다. 현재는 한국과 가장 연관이 깊다고 생각됩니다."

"그럼 한국의 추종자들에게 연락해 그 자를 은밀히 찾아 보라고 해. 그 자에게 의뢰를 해 아직도 찾지 못한 원숭이들 처리를 맡기도록 주선해 봐."

"알겠습니다."

*******

다음날 고 국장에서 연락이 들어 왔다. 김중환 의원이 능력자를 찾는다며 은밀히 들쑤시고 다닌다는 내용이었다. 일본에 숨어 있을지도 모르는 좀비들을 완전히 박멸하기 위해 능력자가 나서야 한다고 했다. 아무리 일본에서 들어 오는 비행기나 선박을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한다고 해도 모든 것을 막을순 없다는 논리로 한국의 안전과 전세계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능력자가 나서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김중환 의원의 말에 찬동하는 국회 의원들이 한둘이 아니라고 했다. 어디서 영상을 입수했으며 한국에 능력자가 존재하는지 대통령에게 밝히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했다.

"자세한 것은 저녁에 만나 이야기하자."

어차피 오늘 저녁에 만날 약속이다. 누군가를 소개시켜 준다고 했다. 인터넷에서는 일본에 등장하 좀비 일로 떠들썩했다. 일본에서는 정부에 대해 진실을 밝히라고 데모를 하고 있었다. 또한 사재기로 인해 슈퍼 마켓의 모든 물건이 동이 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때에도 슈퍼로 사람들이 몰려 들어 사재기로 인해 물건이 동이 난적이 있었다.

쌀이나 생수, 화장지, 티슈, 통조림등등 식료품이 완전히 바닥나 버린 일이 또다시 되풀이되고 있었다. 일본 정부에서는 좀비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자제를 해 달라는 담화문을 발표했지만 일본인들은 믿지 않았다. 원숭이 몇마리를 잡는데 자위대를 파견한 일과 매스컴의 취재를 통제하는 일은 있을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 지적에 정부에서는 우에노 공원의 상황을 몰래 녹화하고 좀비 해부 영상은 조작해 끼워 넣은 것이며 매스컴 취재는 흉폭해진 원숭이들이 기자들을 공격할지도 모른다며 통제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 모든 원인은 조작 영상을 발표한 한국에 있으며 한국 정부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설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정부의 발표에도 믿지 않는 시민들은 다른 지역으로 피난을 가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 나고 있었다. 그럴때에 우익 신문인 산케이(産経) 신문에서 일면 톱으로 좀비 사태의 진실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한국 정부와 손을 잡은 능력자가 일본에 큰혼란을 발생시키기 위해 좀비 해부 영상을 조작해 발표했다는 내용이었다.

능력자가 아니라면 자위대의 포위망을 뚫고 우에노 공원 내부를 녹화할수도 없으며 한국 정부가 만들어 놓은 좀비 해부 영상과 합친 결과가 좀비 등장 영상이라는 것이다. 우에노 공원에서의 원숭이 포획 작전은 끝이 보이기 시작했으며 이제 3마리만 잡으면 완전히 작전 종료라고 했다. 자위대가 총기를 사용한것은 흉폭해진 원숭이들이 자위대원들을 공격했기 때문이며 방어 차원에서 어쩔수 없이 사살할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미 원숭이들은 사육사를 살해한 상태로 그런 원숭이들을 산채로 생포하는건 시간과 노력이 너무 많이 걸린다는 것이다. 그런 기사에 일본인들은 한국을 성토하기 시작했다.

"미친 놈들!"

처음부터 좀비가 등장했다고 발표하면 될것인데도 거짓말을 한 이상 되돌릴수도 없는 지경에 처한 상태다. 아직 일본 정부에서는 본질을 파악하고 있지 않는 상태다. 좀비가 왜 발생했는지 원인 조사가 먼저였다. 그 원인을 알아 내지 못하는한 좀비는 걷잡을수 없을 정도로 퍼지게 될것이다. 그때도 한국 탓으로 돌릴지도 몰랐다. 놈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를 잡아야 한다.

"일본에 다시 갔다 올께. 저녁 시간에는 돌아 올테니까 대기하고 있어."

카와사키(川崎)로 이동해 동경의 치요다구 나가타쵸(千代田区 永田町)에 있는 총리 관저(総理 官邸)로 향했다. 지상 5층 지하 1층 구조의 총리 관저는 지하는 총리 관저 위기 관리 센터, 1층은 기자 회견실과 기자 클럽등 홍보 기관 시설이 있으며 2층은 크고 작은 레셉션 룸과 귀빈실, 3층은 사무실과 현관 홀, 4층은 각료실과 내각 집무실, 5층에는 내각 총리 대신, 부총리, 내각 관방 장관, 내각 관방 부장관 집무실로 구성되어 있다.

옥상과 건물앞 정원은 헬기 이착륙장으로 사용된다. 총리 관저는 경사지에 세워져 있는 관계로 서쪽의 출입구는 1층이지만 동쪽 정면 출입구는 3층으로 되어 있다. 그런 총리 관저는 이곳으로 오기 전에 이미 위키피디아로 검색해 알고 있었다. 5층으로 날아간 켄은 창문안으로 보이는 아베 총리 집무실로 블링크를 이용해 숨어 들어 갔다. 총리실에는 아베 총리와 중년인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품속에서 마법 영상 통신판으로 녹화를 하며 이들의 대화를 엿들었다.

"아직도 원숭이들을 찾지 못했나?"

"그렇습니다. 이제 3마리만 남아 있는 상태이지만 아무리 찾아 봐도 우에노 공원에서는 찾을수가 없습니다. 우에노 시내쪽으로 이동해 숨어 있는것 같습니다."

"무슨 짓을 하더라도 반드시 찾아야 한다. 도심부는 경찰들을 동원해 구석구석 뒤지라고 해."

"이미 그런 지시를 내려 놓았습니다."

이베 총리는 화가 난 표정이었으며 보고하는 중년인의 표정은 심각하게 굳어 있었다.

"사살한 원숭이들은 어떻게 되었나?"

"연구소로 보내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는지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보다 국민들의 혼란을 잠재우는게 우선 과제입니다. 현재 한국으로 화살을 돌린 탓으로 혼란은 서서히 사그러들고 있지만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음...능력자는 아직 찾지 못했나?"

"그렇습니다. 한국의 추종자들에게 연락을 해 놓은 상태입니다. 아직 대통령이 입을 열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국 대통령은 능력자와 무슨 연관이 있는게 틀림없다는 연락만 받은 상태입니다."

조용히 듣고 있던 켄은 역시 한국의 의원놈들이 떠들고 다니는 이유를 짐작할수 있었지만 짐작이 확신이 된 상태다.

"만약에 도심부에 좀비가 출현한다면 모든걸 능력자의 소행이라고 발표할꺼야. 미리 준비를 해둬."

"알겠습니다. 그리고 언제든지 자위대를 투입할수 있게끔 근처에 대기시켜 두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아베 총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그런데 좀비가 왜 우에노 공원에 등장했는지 조사는 진행되고 있나?"

"예. 아오가시마에 등장한 좀비들과 무슨 연관이 있는것 같습니다. 아오가시마를 방문한 자들을 역추적하며 조사중에 있습니다. 특히 해상 보안청 소속 무라타(村田)라는 자가 가장 의심됩니다. 아오가시마의 좀비에서 손가락을 물린 무라타는 경찰 병원에서 사라진 상태입니다. 그 무라타의 본가가 우에노 공원 근처에 있습니다. 공원내에서 인육을 먹은 흔적도 발견한 상태입니다. 사루야마 안에서 발견된 좀비도 무라타로 인해 감염되어 좀비가 된 상태라고 생각됩니다. 지금은 무라타를 찾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원숭이들을 찾는다는 것을 구실로 한집한집 수색하고 있는 중입니다."

"반드시 찾아야 해. 그 자를 찾지 못하는 한 언제 좀비들이 등장할지 모르는 일이다."

"전국 각지에서 경찰들을 소환해 동경 전체를 뒤지고 있으므로 며칠내로 발견될것입니다. 발견하는 즉시 특수 부대를 투입할 생각입니다."

이들의 대화로 무라타라는 자는 이미 좀비가 된 상태로 동경에 숨어 있는것 같았다. 그 자가 모든 원흉이었다. 또한 아오가시마라는 섬에 좀비가 등장했다는 것도 처음으로 알아 냈다. 더이상 들을 필요는 없었다. 아오가시마로 가 볼 생각이다. 하지만 좀비 등장을 능력자 탓으로 돌릴려고 하는 음모에 그냥 갈수는 없었다. 아베 총리와 중년인에게 설사 마법을 펼쳐 놓고 이동했다.

꾸르륵.

"윽!"

"으윽!"

창자가 꼬이는 듯한 느낌에 아베 총리와 중년인은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달려 가고 있었다. 보좌관과 같이 먹은 식사가 잘못되었는지 총리와 중년인은 하루종일 화장실을 들락거려야 했다. 약도 전혀 통하지 않는 상태로 똥꼬가 너무 아파 자리에 제대로 앉을수도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 두사람에게 똥침(!?)을 가한 켄은 아오가시마(青ヶ島)를 일본 야후 사이트에서 위키 피디아로 검색했다.

위키에는 아오가시마의 좌표가 표시되어 있다. 아오가시마 상공에서 내려다 보고 있는 섬은 처참했다. 모든것이 새까맣게 타버린 흔적만이 남아 있었다. 가옥들도 모조리 타 버렸으며 심지어 도로까지 검게 그을려 있었다. 한마디로 섬 전체를 불태워 버린 것이다. 일본 정부에서 섬 전체를 말살시킨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런 섬을 구석구석 촬영하고 한국으로 돌아 갔다.

"빨리 돌아 오셨군요."

"그래. 좋은 정보를 얻었다. 날 찾고 있다는 국회 의원 놈이 누구라고 했지?"

"김중환 의원입니다."

"놈에 대해서 말해봐."

김중환은 5선 의원으로 한국 민주당 사무 총장으로써 신임이 두터운 자라고 했다. 그를 따르는 의원들도 많아 다음 대선 후보로 나가기 위해 한국 민주당 대표인 이재선과 당내 경합을 벌이고 있는 중이었다. 이 둘중 한명이 내년 한국 자유당 대통령 선거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했다. 일본의 앞잡이 놈이 대통령 후보가 될지도 모른다는 말에 기가 막혔다. 이런 일이 버젓이 통하고 있는 한국 정치는 개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 고 국장에게 청렴한 국회 의원을 소개해 달라고 했다. 오늘 저녁에 소개해줄 사람이 그런 의원이 아닌가 했다.

"어서 오십시요!"

고 국장과의 약속 시간에 맞춰 한정식집으로 갔다. 한옥 건물로 된 가게는 한국 전통 가옥을 개조한 것이라고 했다. 고 국장외에 처음보는 중년의 남자가 켄이 들어서자 일어나고 있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황천수라고 합니다."

"남들이 핸드라고 부르는 사람이다."

자신이 그렇게 부르도록 강요한것이다.

"능력자분이라고 들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알려드렸습니다."

고 국장이 급히 끼어 들었다.

"고 국장에게 들은대로야."

"아일랜드에 등장한 분이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그때와는 이름도 얼굴도 다른데 어떻게 된것입니까?"

"이름을 밝힐수가 없어서 아무 이름이나 말해 준거야. 얼굴은 내 능력으로 바꾼것이고."

"정말 그런 능력이 있는지 보여 주시겠습니까?"

의심이 많은지 자신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은것 같았다. 얼굴에 환상 마법을 걸어 아일랜드에서의 얼굴로 바꾸었다.

"...음. 굉장하군요."

순식간에 얼굴을 바꾸어 버리자 황천수는 놀란듯했다. 조금 더 충격을 주기위해 다른 얼굴로도 몇번 바꾸는 묘기(!?)를 선보였다.

"이 정도면 의심이 사라지나?"

"충분합니다."

"그런데 날 왜 만나자고 한거지?"

"황천수 의원님은 민주 정의당의 대표님으로 서민들을 위해 많은 일을 하시는 분입니다. 내년 대선때 출마하게 될것입니다. 그래서 핸드님께 소개를 시켜 드릴려고 자리를 마련한것입니다."

이번에도 고 국장이 대신 설명해 주었다.

"까놓고 말해 당선되게끔 도와 달라는 말이지? 한가지만 약속하면 대통령으로 만들어 줄수 있어."

"무엇인지요?"

"정치인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들, 특히 서민들을 위한 정치를 한다고 약속하고 만약 그런 정치를 못할경우 대통령직을 내려 놓는다고 약속해."

"그런 일이라면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약속하겠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말해도 막상 당선이 되어 대통령직에 오르면 권력에 심취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정치는 대통령 혼자서 하는게 아니다. 보좌하는 사람들에 따라 많은 부분이 바뀌게 될것이다. 정치인이나 조폭이나 똑 같은 놈들이다. 조폭이 업주들에게 삥땅친 돈으로 탱자탱자한다면 정치인들은 국민들의 혈세를 마치 자신의 돈인것처럼 물 쓰듯 하는 놈들이다.

"좋아. 그럼 대통령 선거가 시작되면 은밀히 도와 줄께."

"감사합니다. 그런데 일본의 좀비는 어떻게 된것입니까?"

힐끗.

고 국장을 바라보며 그것도 말해 주었느냐고 눈으로 따졌다.

"죄송합니다. 모두 말했습니다."

"앞으로 고 국장이나 황 의원은 다른 사람들에겐 절대 함구해. 그리고 날 찾고 있는 김중환 의원을 추종하는 의원들 명단을 작성해 내개 알려줘. 김중환 의원의 중대한 비밀을 파악한 상태야. 그 놈들 지지하는 놈들도 아마 한통속인 놈들일꺼야."

"그게 뭔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아직은 아냐. 김중환 의원을 박살낼 폭탄은 나중을 위해 아껴 놔야해."

김중환 의원이 일본의 앞잡이라는 폭탄이 터진다면 한방에 훅 하고 날아가 버릴것이다.

"김중환 의원이 대통령 후보로 되게끔 암중으로 도와 줘."

"알겠습니다."

"그리고 일본에 좀비가 있다는건 사실이야. 이걸 한번 봐."

일본의 총리 관저에서 녹화한 장면을 보여 주었다. 뒷부분의 한국의 추종자들이 나오는 대목은 일부러 보여 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