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4화. 좀비 무라타(1)
284화.
정문밖에는 경비실이 있다. 하지만 경비들은 안으로 들어 오는 사람은 체크를 하지만 밖으로 나가는 사람은 체크하지 않는다. 그렇게 쉽게 병원을 나선 무라타는 안전한 곳으로 급히 이동했다. 무라타가 사라지고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경찰 5명이 병원으로 급히 달려 왔지만 이미 무라타는 병원에서 사라진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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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의 통궤족 학교는 무사히 개설되었다. 하지만 정식 초등 학교로 등록되어 입학생을 받아 들이는건 다음해 1월 부터다. 신학기는 1월부터 시작된다. 탄자니아의 교육은 보통 만7세에 입학해 초등 학교 7년, O(제로) 레벨이라는 중학교가 4년, A 레벨이라는 고등 학교가 2년, 대학이 3년으로 되어 있는 구조다. 초등 학교 7학년때와 중학교 4학년때에는 진학을 하기 위해 국가 시험을 치루어 합격해야 한다.
이 때문에 보충 수업이나 모의 시험을 치루지만 이것도 유료다. 그 때문에 경제적인 이유로 시험을 치루지 않고 진학하지 않는 애들이 많다고 한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초등 학교도 유료라고 했다. 때문에 초등 학교도 다니지 않은 애들이 많았지만 2001년 이후로는 공립 초등 학교는 무료 교육이 되었다고 한다. 그때는 17,8세의 아이들도 초등 학교 1학년으로 입학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었다.
무료 교육이라고 해도 입학률은 80%정도다. 경제적인 이유로 학교에 보내지 못하는 것이다. 경제의 중심지인 다르에스 살람에 있는 초등 학교에는 무려 1900명의 학생들이 재학하고 있다. 한교실에 60~90명의 콩나물 시루처럼 빼곡히 들어차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다. 수업은 오전 8시부 오후 2시까지다.
점심 시간에는 우지(Uji)라는 영양가가 높은 수프를 사 먹는다. 물론 경제력이 있는 집안 아이에 한해서다. 무료 급식같은건 꿈도 꿀수 없는 현실이다. 이 학교가 소문이 나면 멀리서도 이곳 학교에 다닐려고 할것이며 탄자니아 전체로 소문이 퍼져 금방 유명한 학교가 될것이다. 일단 아이들을 가르킬 선생들을 모집하는게 최우선 과제다. 콰브나가 선생을 수급해 준다고 했지만 당장 내일부터 필요했다.
"암마! 이야기를 잘 하는 사람이 있으면 데려와서 선생을 구할때까지 애들에게 이야기를 들려 주라고 해. 물론 식사는 물론 급료도 줘."
"알겠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통궤족 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몰려 들기 시작했다. 그런 사람들을 체육관으로 안내해 학교에서 사용할 물품들을 나눠주었다. 모두 공짜다. 부모들이나 애들이 가장 신기해 한건 수돗물이다. 꼭지만 틀면 깨끗한 물이 펑펑 쏟아져 나오는 광경에 모두가 입을 벌리고 신기해 했다. 그런 애들에게 수도물 사용법과 화장실 사용법을 가르켜 주었다.
애들에게는 많은 경험을 시켜 주어야 한다. 학교는 즐거운 곳이라는 것을 인식시켜 주어야 학교에 오는것이 즐거워진다. 무료 급식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학교에 오고 싶어 지겠지만 한달에 한번씩은 영화를 보여 주라고 했다. 체육관에는 대형 스크린과 프로젝트 빔이 완비되어 있다. 또한 현장 체험을 일년에 한번씩 시켜 주라고 했다. 버스를 대절해 공장을 견학시켜 주거나 어른들은 도시에서 어떤 일을 하고 세계에는 어떤 직업이 있는지도 설명해 주어 애들의 장래의 꿈을 넓혀 주라고 했다.
하루종일 공부에만 매달리는 학교는 필요없다. 모든 이들이 공부에 흥미가 있는건 아니다. 만약 공부에 흥미를 가지고 열심히 공부를 하는 애는 대학까지 모든 학비와 생활비도 지원해 주라고 했다. 아공간에 남아 있는 옷이나 신발, 학용품등을 교실에 꺼내 놓았다. 나중에 오는 애들에게 지급해 주라고 했다. 다음은 암마 마을로 이동해 창고에 또다시 식량을 엄청나게 꺼내 놓고 암마가 타고 다닐수 있도록 자동차도 한대 꺼내 놓았다.
암마가 직접 운전하지 못하지만 마을 사람중 누군가가 운전을 배워 대신 운전하라고 했다. 군데군데 푹 꺼져 물이 고여 있는 비포장 도로는 노에스에게 부탁해 탄탄한 포장 도로처럼 깨끗하게 만들어 주고 한국으로 돌아 갔다. 안가 지하실에 도착해 거실로 올라가자 명철이가 소파에서 일어나며 부산에서 연락이 왔다고 했다. 냉동 창고가 완성되어 설치해 놓았다는 것이다.
"고 국장에게 연락해 좀비 예방약을 빨리 만들라고 해. 다른 제약 회사에도 협력을 요청해 최우선적으로 만들라고 말해 놔. 그리고 외국에 혹시 도산 직전의 제약 회사나 의약품 제조 설비를 곧바로 구입할수 있는 곳도 알아 보라고 해."
"알겠습니다."
"그럼 난 부산에 다녀 오겠다."
방으로 들어가 부산으로 워프했다. 굳이 지하실의 워프 마법진을 조작해 바꿀 필요도 없었다. 형님 횟집 상공에 몸을 숨긴채 도착한 켄은 천천히 가게 뒷편으로 내려 갔다. 그곳에는 전에 말해 놓았던 기다란 모양의 사각형의 창고같은게 놓여져 있었다. 그런 창고 문을 열어 보았다. 문은 잠구어 놓지 않았는지 쉽게 열린 문안에서 차가운 공기가 엄습해 왔다. 이곳에 마구로를 선반위에 올려 놓을 생각이다.
하지만 아공간을 열려고 할때 문득 마구로는 잡은 상태 그대로라는 것이 생각났다. 아가미나 창자등이 그대로인 상태다. 냉동을 할려면 그런것을 제거해야 했다. 냉동 창고문을 다시 닫고는 몸을 숨기고 플라이 마법을 펼쳐 하늘 높이 날아 올라 갔다. 하늘에서 매직 아이를 시전해 무인도를 찾았다. 그곳에서 마구로의 쓸데없는 부분을 제거할 생각이다. 냉동 창고 선반에 마구로가 차곡히 쌓였다. 흐뭇한 표정으로 선반위의 마구로를 둘러 본후 가게 앞으로 이동해 안으로 들어 갔다. 시간은 저녁 시간대였다. 많은 손님들이 식당을 꽉 메우고 있었다.
"저 왔습니다."
"어서 오세요."
카운터에 앉아 있는 형수가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형님은요?"
"주방에 있을거에요."
"별일 없죠?"
"덕분에 장사는 잘 되고 있어요."
형수의 표정만으로도 가게가 어떤 상황인지 알수 있었다. 주방으로 들어가 형님을 데리고 뒷문으로 나가 냉동 창고안을 보여 주었다.
"이, 이게 다 마구로라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방금 옮겨 놓았습니다."
"허허, 정말 대단하네. 깜쪽같군."
"아직 냉동되지 않은 상태로 신선한 상태입니다. 한마리를 꺼내 손님들에게 접대를 하고 판매를 하십시요."
당장 판매를 해도 되었다. 최종적인 판단은 형님이 알아서 할것이다.
"아침마다 생수와 채소를 받고 있습니까?"
"그렇네. 신선한 채소여서 그런지 손님들에게 인기도 좋다네."
장산 마을에서 재배된 채소가 인기가 있다는 말에 다행이라고 생각되었다. 소개를 해준 채소가 엉망이라면 민망했을것이다.
"그럼 마구로가 부족해 지면 명철이에게 연락해 두십시요. 그럼 전 형님집에 들러 당숙과 조카들을 보고 서울로 올라가 보겠습니다."
"그렇게 하게."
형님 아파트로 바로 이동했다. 당숙이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자주 찾아 오게."
"예. 건강하시죠?"
"자네 덕분에 잘 있네. 하지만 너무 심심해."
60대 후반인 당숙은 정정해진 상태다. 건강해진 몸으로 하루종일 빈둥거리는게 너무 심심하다고 투덜거렸다.
"그럼 취미 삼아 농사나 지어 보시겠습니까?"
"농사 지을 땅이 어딧다고 그런 일을 하겠는가?"
"땅이야 사면 되죠. 어떤 농사를 지을것인지 생각해 보십시요."
"집에서 먹을 정도의 채소나 심을 정도면 돼."
당숙에게는 며칠 기다려 달라고 했다.
"성길이와 선아는 잘 지내지?"
"예."
둘다 선남선녀로 변해 있었다. 얼굴을 개조시켜 준것이다.
"그런데 형님! 아일랜드에 등장한 능력자는 형님이었습니까?"
"그래. 나였다."
"아! 그럼 마법으로 얼굴을 바꾼거였군요."
"그래. 이런식을 한거다."
얼굴에 환상 마법을 걸어 얼굴을 여러 가지로 변형시켜 보여 주었다.
"에구머니! 정신 사납구나."
"하하하."
당숙모 때문에 환상 마법을 해제했다.
"대, 대체 마법으로 못하는게 뭡니까?"
"못하는것 빼고 다 한다."
"피이! 썰렁한 농담이에요."
선아에게서 태클이 들어왔다.
"근데 정말 좀비라는게 있어요? 좀비로 변한 그 사람은 정말로 좀비로 변한거에요?"
"아일랜드에서 말한 내용은 모두 사실이다. 지금 예방약을 만들고 있는 중이야. 완성되면 너희들도 반드시 맞아야 한다. 그리고 주변에 좀비로 예상되는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내게 전화해. 전화 연락이 되지 않는다면 김명철이나 김현수에게 전화해."
당숙집의 안전을 위해 아티팩트를 제조해야 할것 같았다.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두번 다시 소중한 사람들을 잃지 않기 위해 할수 있는건 다 해 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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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무라타가 사라졌다고?"
"그렇습니다. 하루종일 잠만 자고 있었답니다. 저녁때까지만 해도 자고 있었다고 합니다. 경찰들이 찾아 갔을땐 이미 사라져 버렸다고 합니다. 병원 감시 카메라에는 병원밖으로 나가는 장면이 찍혀 있었습니다. 동경의 모든 경찰들에게 수색 명령을 하달해 놓은 상태입니다."
"반드시 찾아야 한다. 만약 무라타가 좀비로 변했다면 큰일이다. 그리고 아오가시마는 깨끗하게 풀한포기 남기지 않고 모든걸 불태워 버렸겠지?"
"그렇습니다. 지금 현재 진행중입니다."
보고를 들은 아베 총리는 입단속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아오가시마에 한달이내에 방문한 모든 자들을 역추적하라고 지시했다. 그들중 누군가가 좀비 바이러스를 살포한것이 틀림없었다. 아오가시마에서는 주민들 모두가 좀비들로 변해 있었다. 자위대를 동원해 그런 좀비들을 모조리 죽이고 몇몇 사체를 샘플로 보관해 놓고 섬전체를 불바다로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좀비 바이러스를 푼 진범을 잡지 않는한 또다시 이런 일이 반복될지 모른다. 더구나 대도시에 좀비 바이러스를 살포한다면 어떻게 될것인가.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아베 총리가 그런 생각에 잠겨 있을때 우에노 근처 호텔에서는 외국인 두명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다.
"토르! 언제까지 이곳에서 기다려야 하지?"
"몰라. 명령이 내려 올때까지 기다릴수 밖에 없어."
"호텔방에 죽치고 있는 것도 지겹다. 우에노 공원에 벚꽃 구경이나 하며 한잔 하자."
마침 TV에서는 벚꽂 이야기가 한창이었다. 벚꽂 아래에서 일본인들이 술파티를 벌이고 있었다. 하나미(花見)라고 하는 명목으로 공인된 술자리다. 우에노 공원같은곳엔 하나미를 하기 위해 자리 선점이 치열하다. 자리를 잡아 주는 대행 업체도 있을 정도다. 우에노 공원으로 간 토르와 이안은 능력자다. 이들 둘이 아오가시마에 좀비 바이러스를 살포한 장본인들이다. 원래는 아오가시마에 대기해 좀비들의 상태를 조사하는게 이들의 임무였지만 갑자기 작전 변경 명령이 하달되어 동경으로 이동해 대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 참 많다."
우에노 공원은 TV에서 보던 그대로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벚꽂아래에 비닐 시트를 깔고 앉아 술과 음식 즐기고 있었다. 너무 많은 사람들로 인해 벚꽂 나무들이 나란히 정렬되어 있는 곳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토르! 아무곳에나 앉아 한잔 하자."
이들의 손에는 비닐 봉지가 들려 있었다. 사람들이 적은 곳을 찾아 대충 바닥에 앉아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여자나 꼬실까?"
"이안! 쓸데없는짓 하지마라.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
술을 물마시듯 들이킨 이안은 맥주가 동이 나자 편의점에서 몇병 더 사 오겠다고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화장실을 들런후 다녀올께."
화장실앞에는 긴줄이 늘어서 있었다. 이러다간 쌀것 같았다. 급히 공원 안내 표지판을 확인하고 공원 외곽에 있는 화장실로 향했다. 동경도 미술관 오른쪽에 있는 화장실도 예상외로 붐비고 있었다.
"제기랄!"
더이상 참을수 없었다. 주변을 둘러 보자 화장실이 있는곳은 얕은 언덕으로 둘러 쌓여 있었다. 언덕위로 올라가 사람들의 눈을 피해 방뇨를 하면 될것 같았다. 언덕위에는 빼곡한 나무들로 우거져 있었다. 대충 공원에서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 올라가 바지춤을 끌어 내리고 시원하게 볼일을 봤다.
쏴아아아.
바지를 끌어 올리고 언덕을 내려 갈려고 할때였다.
"응?"
젊은 남자 한명이 덤불 아래에 누워 잠이 든것인지 아니면 죽은것인지 눈을 감고 있었다. 어두운 밤이라서 그런지 확실히 알순 없었다.
"이봐! 이런곳에서 자면 탈난다. 집에 가서 자라."
젊은 남자의 어깨를 흔들어 깨웠다. 그런데 남자의 어깨까 차가웠다. 4월초의 동경의 밤은 제법 쌀쌀하다. 몇시간동안이나 이곳에서 자고 있었는지 체온이 많이 내려 간것 같았다. 이대로 계속 잔다면 죽을지도 몰랐다. 다시한번 남자의 어깨를 흔들어 깨울려고 했다. 그때였다.
번쩍.
바닥의 남자가 눈을 뜨고는 자신의 오른손을 덥썩 잡고 잡아 당겼다.
"어헉!"
얼떨결에 딸려간 이안은 목에서 갑자기 심한 고통이 느껴졌다.
"컥!"
강제로 남자를 떼어 낼려고 했지만 엄청난 힘으로 자신의 양어깨를 움켜 쥐고는 놓아 주지 않았다. 급히 포스를 끌어내 남자를 공격할려고 했지만 어떻게 된것인지 포스가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점점 정신이 아득해지고 있었다. 포스를 사용하지 못하는한 평범한 일반인과 변함없었다.
우거적 우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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