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6화. 부사장 켄(2)
246화.
켄의 말을 들은 C.R.엔젤들은 깜짝 놀라고 있었다. 눈이 동그래진 모두가 믿기지 않는듯 한동안 굳은채였다.
"이 애가 사장이고 난 이름뿐인 부사장이야."
"여진아에요. 언니들은 오빠를 잘 알아요?"
C.R.엔젤들이 진아를 바라 보자 진아는 경계의 눈빛으로 궁금한 점을 묻고 있었다.
"물론 잘 알지. 취선...아니, 핸드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우리들은 이렇게까지 크진 않았을꺼야."
"그럼 우리 회사 광고를 해 주실수 있으세요?"
"물론이야. 대표님과 상의를 해 봐야겠지만 공짜로 해 줄께. 대표님도 반대하지 않을꺼야."
공짜라는 말에 진아가 좋아했다. C.R.엔젤들이 막 식사를 마쳤을때 이장식 대표가 헐레벌떡 뛰어 들어왔다.
"헉헉헉! 여기 있습니다."
"뭐가 그리 급해. 천천히 와도 되잖아."
"죄송합니다."
대본을 빨리 보여 주고 싶었을것이고 판단했다. 그래야 영화를 보다 빨리 찍을수 있기 때문이다.
"대본은 나중에 살펴 볼테니까 창고나 빌려 놔."
"이미 말해 두었습니다. 내일 계약을 한다고 합니다."
"그럼 촬영 준비를 모두 갖춘후에 연락해."
"감사합니다."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쉰 이장식 대표는 늦은 식사를 하며 자꾸 진아를 힐끗거리고 있었다.
"할말이 있으면 말해."
"저 애는 누구인지요? 연예계에 데뷔하면 반드시 성공할거라고 생각됩니다."
"화장품 회사 사장이야."
"옛? 사장이라고요?"
이장식 대표는 믿지 않았다. 여고생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데도 회사 사장이라는 말로 자신을 놀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잠시후 놀라운 대답이 흘러 나왔다.
"금진 그룹 여 회장의 손녀야. 그런 손녀가 뭐가 아쉬워 연예인을 하겠냐?"
"헉! 여 회장님의 손녀라고요."
"오빠! 나 연예인 하고 싶어."
"뭐? 않돼."
이장식 대표와의 말을 들었는지 진아가 끼어 들었다.
"왜? 대표님도 성공할거래잖아."
"넌 절대 않돼. 이유는 나중에 설명해 줄께."
"흥."
홱 고개를 돌리는 진아는 또 토라진것 같았다. 아무리 그래도 절대 허락할수 없었다. 아마 여 회장도 허락하지 않을것이다. 진아가 할아버지인 여 회장을 설득한다고 해도 데뷔하지 못하게끔 말릴 생각이다. 이미 밤 10시가 다가 오고 있었다.
"부사장님! 2차 가요."
"2차? 어디로?"
"흔들러요."
"......"
뭘 흔들러 가자는지 몰랐다.
"나이트요."
"나이트 클럽?"
"예."
이제야 이해가 되었다. 흔든다는게 춤을 추는걸 말하는 것이다.
"그래 가자. 내가 아는 곳이 있어. 잠시만."
일성파 마길성이 본거지로 하고 있는 카나리아 나이트로 데려갈 생각으로 마길성에게 전화를 걸었다.
- 쿨럭쿨럭. 저, 접니다.
"뭐야? 감기 걸렸냐?"
- 예. 독감에 걸린 상태입니다. 쿨럭.
마길성이는 독감이 심한지 말에 힘이 없었고 기침도 심했다.
"회사 직원들 데리고 네 나이트로 갈꺼다."
- 몇명이나 오시는지요?
"잠깐만."
일단 전화를 내리고 몇명이나 갈지 파악해야했다.
"나이트로 갈 사람은 손들어."
대부분이 손을 들었다. 진아는 물론 C.R.엔젤들까지 손을 들고 있었다. 몇명은 집이 멀어서 가 봐야 한다고 했다.
"진아, 넌 않돼. 너무 늦은 시간이야."
"흥. 왜 않돼?"
"여 회장에게 한소리 듣기 싫다. 그런데 너희들도 갈려고?"
이번엔 C.R.엔젤들에게 확인을 했다. C.R.엔젤들이 나이트에 간다면 큰소란이 벌어 질것이다.
"핸드님이 보호해 주실꺼잖아요. 대표님! 오늘밤은 스트레스를 풀게 해 주세요."
"...대신에 큰 소동이 벌어지면 즉시 퇴산이다."
이장식 대표는 켄을 힐끗 바라 보고는 마지못해 허락했다. 내키지는 않았지만 신비한 능력을 선보이는 핸드라면 얼마든지 보호해 줄수 있다고 판단했다.
"좋아. 그럼 모두 21명이네...들었지? 21명이야. 큰룸을 두세개 정도만 준비해."
- 알겠습니다. 쿨럭.
"너도 와. 독감을 고쳐 줄테니까."
- .......
마길성은 치료해 준다는 말을 믿지 않는것 같았다.
"이것저것 생각말고 그냥 와."
- 알겠습니다.
마성길과 전화를 끊고 회사 직원들을 보고 한마디했다.
"자아, 그럼 이동하기 전에 앞으로도 사장인 진아를 많이 도와줘. 사장이 나이가 어리다고 무시하지 말고 불만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 적어도 몇달후면 전세계에 회사 이름이 알려지게 될꺼야. 그때는 아마 바빠질것이다. 그때를 대비해 여러가지 준비를 미리 해 두는게 좋을꺼야. 자아, 잔소리는 이제 그만 할께. 진아야! 너도 할말이 있으면 해."
"앞으로 잘 부탁해요. 모두 함께 성장하고 성공하는 회사로 만들어 가면 좋겠어요. 많이 도와 주세요."
"사장님! 홧팅!"
"와아아!"
짝짝짝짝.
진아를 응원하는 직원들의 박수가 울려 퍼지자 진아의 얼굴이 조금 붉어지며 살짝 고개를 숙여 답례했다.
"그럼 너희들 먼저 가라. 진아를 바래다 주고 합류하겠다."
카나리아 나이트를 알려 주고 나중에 보자고 했다.
부우웅.
"칫, 나도 가고 싶었는데..."
여 회장 저택으로 향하는 차안에서 진아는 아직도 투덜대고 있었다.
"근데, 오빠! 왜 내가 연예인이 되면 않돼는 거냐?"
"생각해 봐. 만약 네가 데뷔를 한후 인기를 얻게 되면 시기하는 사람들이나 연예 잡지 기자들이 네 과거를 캐고 다닐꺼야. 예전 사진이나 증언등을 토대로 어떤 기사가 뜰지 생각해 보면 네가 감당할수 있겠어?"
"...그, 그래서 반대한거야?"
"그래."
진아가 이해를 한것같았다. 예전의 뚱뚱했던 사진이 유출된다면 성형을 했다고 난리를 칠것이다. 정신적으로 진아가 감내할수 없을 만큼 공격을 할텐데 그러면 진아는 견디지 못할것이다. 악플이 판을 치고 없는 사실까지 왜곡해 보도가 나올지도 모른다. 그런걸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아예 연예계는 쳐다 보지도 말아야 한다.
"오빠! 의외로 생각이 깊네. 고마워."
여 회장 집앞에 진아를 내려 주고 나이트로 향했다. 집안에 들어가 할아버지에게 인사나 하고 가라는 진아의 말에 시간이 늦었다고 말하며 나중에 시간내서 들런다고 말해 주었다. 카나리아 나이트 클럽은 여전히 손님들을 북적거리고 있었다. 내일이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더욱 붐비고 있는듯했다.
"어서 옵...아, 모, 모시겠습니다."
켄의 얼굴을 알고 있는지 웨이터가 일행들이 있는 곳을 안내해 주었다. 2층의 룸 두개로 나누어 놀고 있었다. 직원들이 있는 룸에서는 술값은 얼마든지 쏠테니까 마음껏 놀라고 말해 주고 C.R.엔젤들이 있는 룸으로 들어 갔다.
"잘 바래다 줬어요?"
"그래. 아직 철이 없어서 고생 좀 했다. 한잔씩 하자."
술 한잔씩을 마시고 있을때 웨이터가 들어와 사장이 보자고 했다. 독감에 걸려 다른 사람들에게 전염될것을 우려해 직접 찾아 오지 못한다고 했다.
"오, 오서 오십시요. 쿨럭쿨럭."
마길성의 안색은 창백했다. 독감이 심한지 몸도 오돌오돌 떨고 있었다.
- 엔다이론! 치료해 줄래.
엔다이론에게 치료를 부탁하고 부하에게 이곳에 있는 생수통을 있는대로 가져 오라고 했다. 마길성의 치료가 끝날즈음 부하들이 큰생수통을 한개씩 들고 들어 왔다. 모두 23개나 되었다. 그런 생수를 엔다이론에게 치료수로 만들어 달라고 했다.
"이제 괜찮을꺼다."
"가, 감사합니다."
"앞으로 저 생수를 마셔. 특별한 생수다. 그렇다고 많이 마실 필요는 없어. 하루에 한잔만 마셔."
"감사합니다."
마길성은 더이상 기침도 나오지 않았다. 오한이 들었던 몸도 떨리지도 않았음은 물론 몸에 힘이 넘쳐 흐르는 느낌이었다. 어떻게 한것인지는 모르지만 이런 신기한 능력까지 가지고 있는지는 상상조차 할수 없었다. 그때 대들지 않은게 천만다행이었다.
"저어, 핸드님! 강남파에서 능력자를 찾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강남파?"
"예. 강남을 장악하고 있는 서울 최대 조직입니다. 강북쪽은 여러 조직이 각지역을 나누어 장악하고 있지만 강남은 강남파가 일통한 상태입니다."
마길성의 말에 감이 왔다. 누군가 자신을 찾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누군가는 아닐것이다. 아메리카의 록펠러나 프랑스의 로스 차일드 가문일것이라고 추정되었다. 그들외에 찾을 사람은 없었다. 무슨 일이 있으면 국정원의 고 국장이 알려 주겠지만 강남파의 일은 모르고 있는것 같았다.
"강남파의 보스를 부를수 있나?"
"...음. 전화는 해 보겠습니다. 하지만 장담은 못합니다. 이곳은 그들에게는 적진이나 마찮가지니까요. 그래도 아마 올것입니다. 강남파 보스인 황천기는 대범한 자로 이 세계에선 유명합니다."
처음부터 온다고 하면 됐지 말을 빙빙 돌려 하는 마길성이었다. 그래도 확신은 못하는듯했다. 마길성이 중요하게 상의할 일이 있다며 황천기에게 이곳으로 오라고 부탁하는 어조로 통화를 마치고는 내용을 말해 주었다.
"온답니다."
"오면 불러. 그리고 이곳에 지금 C.R.엔젤들이 와 있는 상태다. 내 일행이야. 그 애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보호해."
"저 C.R.엔젤 팬입니다. 찾아 가도 되겠습니까?"
마길성은 흥분된 표정이었다. 빨리 얼굴이 보고 싶은지 엉덩이가 들썩이고 있었다.
"같이 가자."
C.R.엔젤들이 있는 룸으로 들어가자 어딜 갔는지 이장식 대표만 앉아 술을 마시고 있었다.
"어딜 간거냐?"
"스테이지로 갔습니다."
"네가 가서 날벌레들이 꼬이지 않게끔 보호해."
마길성이 후다닥 달려 나갔다. 마음이 급한지 뒤도 돌아 보지도 않고 달려 나가는 모습이 조직의 보스 체면이고 뭐고 다 던져 버린듯했다.
"회사 건물은 옮겼냐?"
"예. 덕분에 큰건물로 이전했습니다. 이곳입니다."
이장식 대표가 새로운 명함을 한장 건네 주었다.
"시간날때 찾아 갈께."
"언제든지 오십시요."
한동안 이장식 대표와 술을 마시고 있을때 C.R.엔젤들이 상기된 표정으로 들어 왔다.
"너희들 괜찮냐?"
"조명이 어두워서 긴가민가 하는것 같았어요. 그런데 이분은 누구세요? 핸드님과 아는 사이라는데요?"
"이곳 사장이야. 너희들 팬이란다."
"아. C.R.엔젤의 월미에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대표로 월미가 머릴 숙여 인사를 하자 마길성은 환해진 얼굴로 좋아하고 있었다. 마길성의 나이가 몇인데 저런 아이돌을 좋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팬입니다. 나중에 사인 한장씩 해 주십시요."
"호호호, 예."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는 마길성의 손을 잡아 주는 월미의 대답에 또다시 마길성의 얼굴이 환해지고 있었다. 마길성은 중상으로 보였다. 저러다가 C.R.엔젤을 따라 다니는게 아닌지 걱정되었다. C.R.엔젤 멤버 모두와 악수를 끝낸 마길성은 이번엔 나이트 스테이지에서 노래 한곡을 부탁했다. 그런 부탁에 멤버들이 난처한 표정으로 이장식 대표를 바라 보았다.
"개런티는 얼마든지 드리겠습니다."
"너희들 공짜로 한곡 불러라. 나도 간만에 노랠 들어 보고 싶다."
"알겠어요. 준비 좀 해 주세요."
켄의 말에 C.R.엔젤이 스테이지에 서겠다고 했다. 마길성을 따라 다 함께 스테이지 뒤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동하면서 부하들에게 이것저것 지시를 해 놓았는지 DJ가 이미 예고를 하고 있었다. 나이트에 놀러 온 자들은 오늘은 횡재를 한 기분일꺼다. 잠시후 DJ의 소개와 함께 신나는 댄스 음악이 흘러 나오고 스테이지로 C.R.엔젤들이 올라갔다.
"와아아아아! 정말 C.R.엔젤이다."
홀은 난리가 난 상태다. 진짜로 C.R.엔젤들이 등장할줄은 몰랐을것이다. 광분한 손님들이 스테이지 위로 올라 가지 못하게끔 마 사장 부하들이 스테이지 아래에서 감시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한곡이 끝나자 손님들이 앵콜을 외쳐 대었다. 그런 앵콜에 보답해 한곡 더 부른 C.R.엔젤들이 스테이지를 내려 오자 마길성은 감격한듯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한조직 운영하는 보스가 저래도 되는지 의문이었지만 그런 마길성에게 누구도 대들진 못할것이다. 마길성의 뒤에는 누가 있는지 부하들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C.R.엔젤들과 술을 마시고 있을때 마길성 부하가 들어와 황 사장이 찾아 왔다고 했다.
"그럼 너희들은 잘 놀다가 가. 이 대표! 내일 회사로 찾아 갈께."
강남파 보스가 있는 곳으로 마 사장과 함께 갔다. 마 사장은 C.R.엔젤들과 헤어지는게 아쉬운듯했다.
"이곳입니다."
룸 안의 가장 안쪽 중앙에는 강남파 보스로 보이는 덩치가 큰 중년 남자가 앉아 있었으며 양쪽으로 부하 두명씩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강남파 보스인 황천기는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적진에 들어왔음에도 자신의 방처럼 편안해 보였다.
"오랜만입니다."
"자네가 보스 자리에 올랐다고?"
"그렇습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마길성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조직간에도 구역이나 역량, 명성에 따라 힘 차이가 많이 난다. 특히 한국에서는 누가 먼저 조직 세계에 발을 디딛는지를 중요시한다.
"네가 황천기냐?"
"누구냐?"
- 작가의말
찾아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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