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화. 능력자(4)
207화.
김명철은 말술이었다. 얼굴도 붉어지지 않은채 취한 기색도 없었다. 이미 테이블 위에는 소주병이 5개나 나뒹굴고 있었다.
"이게 마지막 잔이네."
"더 가져 올까요?"
"마시고 싶으면 가져 와. 끝장을 보자."
김명철이 안가에 구비해 놓은 술을 가지러 갔을때 초인종이 울렸다. 현수였다.
"들어와."
현수는 왠 아가씨와 같이 들어왔다.
"제 여동생입니다. 아무리 말해도 믿질 않아서..."
현수의 여동생은 평범한 외모의 이십대 초반으로 보였다.
"안녕하세요. 황현진이라고 합니다."
"일단 자리에 앉아."
거실의 소파에 앉을즈음 김명철이 술병을 들고 왔다.
"어? 현수 왔냐?"
"예. 선배님! 여동생을 데리고 왔습니다."
"현진이도 왔네?"
"잘 계셨어요?"
김명철과 현수 여동생은 이미 알고 있는듯했다.
"현진이라고 했지? 암을 치료할수 있다는 말은 믿기지 않을꺼야. 헛소리하지 말라고 현수를 들들 볶았겠지. 다 이해 해."
귀신같은 자였다. 좀전에 집에서 오빠를 닥달한걸 엿보기라도 한듯 다 알고 있었다.
"내 능력을 조금 보여 주면 이해를 할꺼야. 넌 미인이 되고 싶지 않아?"
"미인요?"
갑자기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은 황현진이었다. 미인이 되고 싶은건 여자라면 누구나 원하는 것이다.
"네 얼굴과 몸매를 바꾸어 주겠다는 말이다. 원하는 얼굴을 말해 봐. 아! 연예인중에 맘에 드는 얼굴과 비슷하게 해 줄테니까 검색해서 사진으로 보여 줘. 믿지 못하겠지만 속는 셈치고 한번 해봐. 이건 둘도 없는 기회야. 성형에 대해선 거부감은 없지? 성형이라고 해도 칼을 대는 그런 성형은 아냐. 네 몸에는 손도 대지 않아."
"......"
"현진아! 해 달라고 해. 확인해 보고 싶다고 했잖아."
현수의 부추김에 황현진은 어쩔수 없다는듯 스마트 폰으로 무언가를 검색해 보여 주었다.
"이 얼굴과 비슷하게 해 주실수 있으세요?"
"문제없어. 몸매도 쭉쭉빵빵으로 해 줄께."
현수와 명철이가 보는 앞에서 현진을 소파에 눕혔다. 옷도 그대로 입은채였다. 성형은 이미 한번 해본 경험이 있었다. 금진 그룹 여 회장의 손녀인 여진아의 뚱둥했던 몸을 날씬하게 만들어 준적이 있었다.
"네 몸에는 손도 대지 않을테니까 편안하게 누워 있으면 돼."
엔다이론과 샐라임을 불러 스마트 폰의 사진과 비슷한 얼굴로 만들어 달라고 하고 몸매도 날씬하고 가슴도 크게 만들어 달라고 했다. 지켜 보는 현수와 명철이에게 황현진의 몸 위 아래로 손을 흔들며 성형하는 과정을 보여 주었다. 점점 바뀌어 가는 몸과 얼굴에 황현수와 김명철은 점점 입이 벌어지고 있었다.
- 이 여자는 생리 불순인것 같아요.
- 다 고쳐 줘. 다른 병도 발견하면 어떤 병인지 알려 주고 고쳐 주도록 해.
- 알겠어요.
한동안 치료와 성형을 계속되었다. 근 한시간이나 걸려 드디어 손을 뗀 켄은 클린 마법을 살짝 펼쳐 주고는 다 끝났다고 말해 주었다.
"이제 일어나도 돼."
천천히 소파에서 일어난 황현진은 이미 자신의 몸이 변해 있다는걸 알고 있었다. 가슴의 압박감이 전혀 달랐던 것이다. 눈앞의 남자가 몸위에서 손을 흔들때는 부끄러워 미칠 지경이었다. 직접 몸에 손을 대진 않았지만 오히려 그게 더 변태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지하게 지켜 보는 오빠때문에 뭐라고 말도 할수 없었다.
그럴때에 이상하게 몸이 간질거리고 몸안의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가끔씩 화끈거리기도 했고 시원해 지기도 하면서 무슨 병이라도 걸린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럴때에 갑자기 가슴이 커진것인지 브래지어가 가슴을 압박해 왔다. 자신의 몸이 변했다는 것을 확실히 알수 있었다.
"너, 정말 현진이냐?"
"오빠, 지금 장난해?"
"현수, 넌 거울이 있는 방으로 동생을 데려가 보여 줘."
"...예."
현수는 여동생의 바뀐 얼굴이 믿기지 않는지 몇번이나 확인을 했다. 김명철은 평범했었던 현진이의 얼굴이 백팔십도로 바뀌어 미인이 된 얼굴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채 멍해하고 있었다.
"꺄아아아!"
"뭐야?"
갑작스런 비명에 김명철이 벌떡 일어나 비명이 들린 곳으로 향했다. 현수와 현진이가 들어간 방이었다.
벌컥.
"선배님! 죄송합니다. 현진이가 너무 달라진 자신의 얼굴을 보고 너무 놀라 비명을 지른것입니다."
"크음, 나라도 놀랐을꺼다."
문앞까지 간 김명철은 현수의 대답을 듣고는 다시 돌아 왔다. 잠시후 방은 나온 현진은 붉어진 얼굴로 고마워했다.
"가, 감사합니다."
"이제는 믿을수 있지? 몸매도 완전히 달라졌을꺼다. 이제 네 어머니를 퇴원시키도록 해. 그래도 병원에서 수술을 고집한다면 어쩔수없는 일이지만."
"아, 아니에요. 엄마를 치료해 주세요. 부탁드릴께요."
현진이는 몸이 완전히 달라졌다. 지금 입고 있는 청바지도 헐렁하고 가슴도 장난이 아닌게 실감할수 있었다.
"네 몸속의 병도 손 봐 놓았다."
"병이라니요?"
"생리 불순."
"고, 고마워요."
부끄러운지 더욱 붉어진 얼굴로 조그마한 소리로 대답하는 현진이었다.
"나에 관해선 절대 비밀이야. 누가 물어 보면 성형을 했다고 해."
현수는 여동생을 데리고 집을 나갔다. 현수가 알아서 동생에게 비밀을 지키라고 못을 박아 놓을것이다. 다음날 아침 현수가 어머니를 퇴원시켜 놓았다고 하며 마중을 왔다. 현수가 살고 있는 집은 아파트였다. 그렇게 큰평수는 아니었다.
"어서 오세요."
현진이가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엷게 화장을 한 현진의 얼굴은 굉장한 미인이 되어 있었다.
"당장 치료를 하자."
안방으로 들어 가자 이불위에 누워 있는 늙어 보이는 여인이 힘없는 목소리로 맞이해 주었다.
"어서 오세요. 저희들이 너무 많은 신세를 지는것 같네요."
"현수가 앞으로 날 도와 주면 돼. 일단 치료부터 할테니까 한숨 자. 슬립."
순식간에 잠이 든 어머니를 본 현수와 현진이는 믿기지 않는 얼굴로 서로의 얼굴을 바라 보았다.
"너희들은 조용히 지켜 보기만 해."
현수 어머니의 암은 여러 곳으로 전이된 상태다. 왼쪽 가슴은 절단을 했는지 오른쪽 가슴만 남아 있었다.
- 포션이 필요해요.
엔다이론의 말에 따라 포션 한병을 먹였다.
"그게 뭐죠?"
"현진아, 조용히 해."
현진이의 질문에 급히 현수가 제지했다. 치료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시간은 걸렸지만 현진이의 몸을 성형하는 시간보다 더 짧은 시간에 치료를 끝마쳤다. 암 세포를 찾은 엔다이론이 암 세포를 감싸면 샐라임이 태워 버리는 식으로 치료를 한것이다. 암 세포로 변이될것같은 세포도 구석구석을 뒤져 찾아내 미리 태워 버렸다. 그런 세포들은 포션의 역활로 활성화되는 조짐을 보여 찾기도 어렵지 않았다. 포션은 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역활을 한다. 그게 암세포든 어떤 세포든 상관하지 않는다. 체내에 있는 모든 세포에게 영향을 미치는게 포션인것이다.
"클린! 끝났다."
"버, 벌써요?"
"그래. 절제된 가슴은 어쩔수 없지만 암 세포는 모조리 제거했다. 아마 더이상 암은 재발하지 않을꺼야."
"가, 감사합니다."
믿을수 없는 일이지만 동생의 변한 모습을 보고는 믿지 않을수도 없는 일이었다. 황현수는 이제야 갓 핸드라는 이름이 무얼 뜻하는지 확신할수 있었다. 능력자가 모두 저런 사람들이라면 지구는 큰변혁일 맞이할것이다. 능력자들이 지구를 완전히 장악할지도 몰랐다. 그래서 각국에서 능력자들을 자신의 나라로 끌어 들이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엄마는 왜 깨어나지 않는거죠?"
"너희 어머니는 지금 잠을 자고 있다. 지금까지 암으로 인해 체력은 물론 기력까지 굉장히 약해진 상태로 한숨 푹 자고 일어나면 건강하게 변해 있을꺼다. 스스로 깨어 날때까지 깨우지 말고 그냥 놔둬."
모두가 거실로 향했다. 거실에는 언제 돌아 오나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었던 김명철은 방에서 나오는 이들을 보고는 벌떡 일어나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한 표정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어머님은 완치가 되었답니다."
"축하한다. 핸드님! 감사합니다."
김명철은 자신의 일처럼 좋아했다. 후배인 황현수를 많이 아끼는것 같았다.
"시원한 물이나 한잔 줘."
"잠깐만 기다리세요."
꿀꺽꿀꺽.
황현진이 가져온 생수를 단숨에 들이킨 켄은 찬물이 몸안으로 들어 오자 이제야 살것 같았다. 환자를 치료하고 이렇게 시원한 물을 마시면 보람이 느껴진다.
"넌 어떤 일을 하나?"
"저요? 엄마가 암이 발병한후 다니던 직장은 그만뒀어요. 이제 암이 다 나았으니까 새로운 직장을 찾아 봐야죠."
마음 고생이 심했을것이다. 이제는 훌훌 털어 버리고 새로운 인생을 출발하게 될것이다.
"그래? 그럼 내가 소개시켜 줄께."
"감사해요. 그런데 계속 신세만 져서 어쩌죠? 어떻게 보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보답은 현수가 할꺼다. 엄청나게 일을 많이 시킬거든."
"호호호, 막 부려 먹으세요."
현수 집에서의 볼일은 끝났다. 현수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금진 그룹으로 향했다. 여 회장에게 할말이 있었기 때문이다. 금진 그룹 본사에서 멀찍이 떨어진 곳에 정차시킨후 혼자서 길을 나섰다. CCTV에 모습이 비추어지지 않게끔 조심하면서 인적이 없는 곳에서 인비저빌리티 마법을 펼쳤다.
"플라이!"
금진 그룹 본사 건물 창문쪽으로 날아 올라 여 회장의 집무실을 찾아 보았다. 보통 회장 집무실은 최상층에 위치한다. 여 회장도 최상층에 있었다.
"블링크!"
이럴때에 마법이 유용하다. 창문밖에서 공간 이동 마법으로 창문을 통과해 버리는 것이다. 여전히 몸을 숨긴채 집무실 안으로 들어온 켄은 소파에 조용히 걸터 앉았다. 여 회장은 큰책상앞에 앉아 어떤 서류를 열심히 살펴 보고 있었다. 한동안 서류에서 눈을 떼지 않는 여 회장에게 말을 걸려고 할려는 순간 여 회장이 기지개를 켰다.
"으갸갸갸! 몸이 찌뿌둥하군."
"안마라도 해 줄까?"
모습을 드러내며 여 회장에게 한마디 해 주었다.
"어헉! 자, 자네 언제 온건가?"
여 회장이 집무실 문을 바라 보며 당황해했다.
"조금전에 왔어. 워낙 서류에 집중하고 있어서 말 걸기가 무섭더라고."
"늙은이 황천으로 보낼 생각이 없다면 기척좀 내고 다니게."
여 회장이 맞은편 소파에 앉으며 엄살을 부렸다.
"무슨 일인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폰은 더이상 사용할수가 없어서 새로운 폰 번호를 알려 주려고."
"폰을 바꾸었나?"
"그게 아니라 아메리카에서 내가 능력자라는 사실을 알아 차려 버렸거든. 이미 한번 충돌도 있었어. 나하고 접점이 있는 여 회장의 폰도 도청하고 있을지 몰라. 나하고 연락할땐 앞으로 대포폰을 구해서 사용해."
지금 현재 가지고 있는 폰을 새롭게 바꾼다면 의심을 할지 모른다. 이럴땐 대포폰을 사용해야 된다.
"음, 심각한 일이군."
여 회장이 우려를 표했다.
"그렇게 걱정할 필욘없어. 아메리카 놈들도 여 회장에겐 손대지 않을거야. 날 찾기 위해 감시는 하겠지만 평소대로 행동하면 아무런 문제도 없어. 그리고 에너지 회사는 만들었어?"
"며칠내로 시작할꺼네."
"전에도 말했듯이 석유나 가스, 광물같은건 쉽게 찾을수 있으니까 어떤 나라에서 발굴 허가를 받으면 연락해. 그리고 한사람을 취직시켜 줘. 내가 부리는 녀석 여동생이야. 그 애를 취직시켜 주면 고맙겠어."
"취직은 문제없네. 새로운 회사에 인력이 부족한 상태니까. 잠깐만."
여 회장이 책상으로 가서 명함 한장을 가지고 와 사인을 하고는 건네 주었다.
"이걸 그 애에게 건네 주고 찾아 오라고 하게."
여 회장에게 새로운 폰 번호를 알려 주고 그룹을 나섰다.
"이번엔 대흥 그룹으로 가자."
대흥 그룹의 이 회장에게는 특별한 볼일이 있었다. 군수 산업이 주력 사업인 대흥 그룹이다. 이번에도 몸을 숨긴채 회장 집무실로 스며 들어 갔다. 이 회장은 집무실에게 누구하고 대화를 하고 있었다. 두사람 모두 켄이 들어 온줄도 모르고 있었다.
"김 장군! 다음달에 있을 박격포 수주는 우리에게 줄수 있지?"
"이번엔 대흥 차례니까 그렇게 될걸세."
"그럼 방탄복은 누가 가져 가나?"
"그건 아직 결정되지 않았네."
김 장군이라는 자는 느긋한 표정으로 찻잔을 잡았다.
"그것도 우리에게 줄순 없나?"
"그 물건은 워낙 욕심내는 자들이 많아서 말이야..."
뇌물을 찔러 달라는 뜻이다. 이런걸 한두번 해본 솜씨가 아니었다.
"당장 큰것 한장 주고 수주를 하게되면 보답으로 큰것 3장을 더 주겠네. 어떤가?"
"...음..."
김 장군은 말끝을 흐렸다. 확답을 해주지 않는 것이었다. 다른 방산 업체와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뇌물을 가장 많이 주는 곳에 수주할수 있게 해 줄려는것 같았다.
"음, 좋네. 그럼 당장 큰것 2장, 나중에 큰것 5장! 어떤가?"
"뭐 그 정도면 적당할것 같네."
김 장군의 말에 이 회장은 얼굴이 밝아졌다. 이것으로 박격포와 방탄복 수주는 따 논 당상이었다.
"잠시만 기다리게."
책상으로 간 이 회장은 서랍을 열어 종이를 꺼내 무언가를 글적거렸다.
"받게."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