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7화. 좀비 실험(2)
277화.
지친 몸을 이끌고 호텔로 돌아갔다. 치료할 환자들은 이미 치료가 끝난 상태다. 호텔 로비로 들어 가면서 지배인도 불러 같이 방으로 올라갔다.
"편히 앉아서 잠시 기다려."
모두가 소파에 자리하자 바응로 들어가 와인을 11병 꺼내 돌아왔다.
"지배인! 밖이 많이 소란스럽지?"
"아닙니다. 그만큼 저희 호텔이 유명해졌으니까요."
"그렇게 생각해 줘서 고맙다. 이건 지배인이 마시거나 호텔에 특별한 손님이 왔을때 사용해."
와인을 10병 건네 주자 지배인이 어리둥절했다. 이 와인에 대해서 잘 모르는것 같았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어떤 와인인지요?"
"구하고 싶어도 쉽게 구할수 없는 와인이야. 나중에 스스로 알아 보면 알꺼야. 그리고 밖에 있는 사람들로 인해 호텔 영업에 차질이 있지?"
"아닙니다. 오히려 연일 만실입니다. 예약만으로도 3개월이나 밀려 있는 상황입니다. 이게 모두 능력자님 덕분입니다."
생각과는 정반대였다. 호텔 밖에 몰려 있는 사람들로 인해 호텔 영업에 큰차질이 빚어졌을꺼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우려했던 일이 해결되자 한숨을 놓을수 있었다.
"그런데 저어, 능력자님!"
"뭔데?"
"호텔 손님들중에 능력자님에게 혹시 치료를 받을수 있을지 물어 보는 손님들이 너무 많습니다."
지배인이 무슨 말을 할려는지 알것 같았다. 치료 목적으로 호텔에 투숙한것이다.
"알았다. 치료해 줄께. 내일 아침부터 시작할테니까 지배인이 손님들에게 알려줘. 그리고 이곳엔 일주일정도 있을꺼야. 일주일후에는 다른 나라로 갈것이니까 치료 목적의 손님은 받지마. 언제 또 이곳으로 올지는 몰라. 그런 예약객들에겐 내가 이곳으로 왔을때 전화를 한다고 말해 주고 예약을 취소시켜. 그래도 취소시키지 않는 사람은 받아도 돼."
"알겠습니다. 그렇게 조치를 하겠습니다."
조금 아쉬운 표정의 지배인이었지만 어쩔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능력자님은 이 객실을 평생 무료로 사용해도 됩니다."
"뭐? 평생이라고? 지배인 맘대로 그렇게 해도 되는거야?"
"이미 보스에게 허락을 받은 상태입니다. 언제든지 오십시요. 항상 이 객실은 비워 놓겠습니다."
"고맙다. 오너에게도 그 와인을 한병 줘. 그리고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도와 주겠다고 전해 줘."
공짜로만 받을수 없었다. 받는게 있으면 주는 것도 있어야 한다. 지배인에게 볼일을 보라고 하며 방에서 내보냈다.
"포레오! 넌 무슨 일을 하고 있나?"
"배관공입니다."
"그럼 배관공을 그만두고 콜리와 함께 내 일좀 도와 줄래?"
"얼마든지요."
사랑하는 콜리의 생명의 은인인 켄님의 부탁이라면 뭐든 들어 줘야 한다.
"좋아. 그럼 네 계좌 번호를 알려줘. 달러를 송금해 줄테니까 폰드나 유로로 바꾸어 병원에서 치료해도 되는 사람들에게 연락해 병원 치료비를 대신 지불해 줘. 유니세프와 비슷한 단체를 만들어 활동하면 될꺼야."
"저, 전 무식해서 그런 일은 전혀 모릅니다."
"모르면 배워. 변호사를 선임해서 자선 단체를 만들고 활동하면 될꺼야. 단체를 만들면 내게 연락해 자금을 기부해 줄께. 그리고 네게 송금해 주는건 너희들 생활비야. 내 일을 도와주는 대가라고 생각하면 돼. 부담없이 사용해."
"......."
포레오가 자신이 없어 하는 표정이었지만 강제로 밀어 붙였다. 그런 포레오에게 천만 달러를 송금해 주고 변호사는 호텔 지배인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소개해 달라고 부탁하라고 했다. 호텔에서 객실 손님들을 치료하거나 밖으로 나가 텐트안에 있는 중년인의 상태를 살피며 이틀이 지났을때 투명한 사각형의 방이 도착했다. 샤워실과 화장실만 안쪽이 흐리게 보이게끔 되어 있는 구조였다.
그런 투명방으로 중년인을 옮기고 텐트는 소각해 버렸다. 투명방은 특수 경찰들이 에워싼 형태로 중년인의 상태를 지켜 볼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또다시 환자들도 몰려 왔지만 중환자만을 치료해 주고 다른 환자들은 콜리에게 일임해 버렸다. 포레오는 지금 자선 단체 설립에 분주하고 있는 상태로 콜리는 이곳에서 몰려 드는 환자들의 상태를 물어 보고 병원에서 치료해도 되는 사람들은 전화 번호를 받아 놓고 돌려 보내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3일이 지나자 투명방의 중년인의 상태가 조금 변하기 시작했다. 힘이 하나도 없는 것처럼 축 늘어져 침대에 누워 있기만했다. 그런 상황에 지켜 보고 있는 사람들이 항의를 하기 시작했다. 중년인을 병원에 데리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항의 데모가 시간이 지날수록 거세지고 있었다. 실험을 시작할때부터 전세계적으로 생체 실험을 자행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었지만 켄은 모르고 있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아일랜드 정부에 당장 실험을 중지하라고 압력도 들어 왔다고 했다. 모든 압력을 마이클 대통령이 차단했다는 말을 들었다. 특수 경찰은 물론 일반 경찰들까지 동원되어 그런 데모대를 막아 서고 있었다. 그렇게 6일째에 접어 들었다. 중년인은 5일째부터 죽은 듯이 침대에 누워 꼼짝도 하지 않았다. 얼굴도 창백해진 상태로 살이 쪽 빠진것처럼 광대뼈까지도 선명하게 드러나 있었다. 그런 중년인이 해가 지고 날이 어두워지자 침대에서 일어나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투명방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텅텅.
강화 유리인지 중년인이 주먹으로 아무리 쳐도 깨어지지 않자 점점 눈이 붉게 물들어 가며 머리는 물론 온몸을 사용해 투명 유리를 깰려고 몸부림치고 있었다. 그럴때에 켄에게 연락이 들어왔다. 중년인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보고였다. 급히 중년인이 있는 투명방으로 갔을때 중년인은 붉게 변한 눈으로 괴성을 지르며 투명 유리를 깰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그런 모습에 항의를 하고 있던 데모대는 물론 경찰들까지 경악하며 중년인을 지켜 보고 있었다.
"음, 역시 좀비로 변했군."
전형적인 좀비였다. 눈앞에서 인간 좀비를 보자 착잡한 심정에 사로 잡혔다.
"모두 들어라! 지금 너희들이 보고 있는 이 자는 좀비다."
웅성웅성.
"모두 조용히 해! 이 일은 이 자가 스스로 자청한 일이다. 이것으로 좀비 바이러스가 어떤것인지 알았을것이다.
"당신은 악마다! 저 자는 당신으로 인해 저렇게 변한거다."
"저 자를 인간으로 되돌려라. 성자라고 불리우는 당신이라면 치료할수 있겠지?"
"무리다. 한번 좀비로 변한 이상 무슨짓을 하더라도 인간으로 되돌릴순 없어."
이미 이 자는 죽은것이나 마찮가지다. 죽은 자가 산 자처럼 일어서 돌아 다니는게 좀비다. 이성적인 사고를 할수도 없으며 움직이는 물체는 뭐든 공격한다.
"당신이 저렇게 한거다. 책임져라."
"책임져라."
"닥쳐! 네놈들은 저 자 스스로 한 맹세를 알고 있겠지? 모든 책임은 스스로가 진다고 했다. 이놈을 보고도 좀비 바이러스가 조작한 가짜라고 주장하는 놈들은 얼마든지 나서라. 저 좀비가 있는 곳으로 들여 보내 주겠다."
음성 증폭 마법으로 외친 켄의 말에 항의를 하던 놈들의 입이 쏙 들어가 버렸다. 하지만 잠시후 또다시 소리치기 시작했다.
"당신은 인간이 아니다. 악마다. 악마는 물러가라."
"물러가라!"
"닥쳐! 만약 내가 입을 다물고 있었다면 좀비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퍼져 나갔을꺼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항의하는 놈들을 바라 보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
"그때는 인간은 치열한 생존 경쟁에 시달려야 한다. 좀비를 피해 식량과 식수를 찾으러 다녀야 하고 좀비들과도 싸워야 한다. 또한 경쟁 상대인 인간들끼리도 다툼이 벌어질꺼다. 그런 상태에서 좀비로 변한 동물들까지도 상대를 해야 한다. 그런 세상에서 네놈들은 과연 살아 남을수 있을까? 누가 악마냐? 좀비 바이러스를 만들어 전세계를 멸망으로 이끌려는 놈들이 악마냐? 아니면 좀비 바이러스를 폭로해 인간들을 구할려고 노력하는 내가 악마냐?"
"......"
"성자님의 말이 옳다. 저 좀비를 보고도 당신들은 성자님을 악마라고 비난할꺼냐? 미래에 당신들이 좀비로 변할지도 모르는걸 성자님이 구해 주신 것이다. 그런 성자님을 비난하는건 참을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 성자님을 비난하지 마라."
환자 가족들은 물론 호기심에 몰려든 사람들이 일제히 켄을 비난하는 사람들을 거세게 몰아 붙이고 있었다.
"그만! 모두 그만해! 이렇게 서로 다툴 시간은 없어. 이 일의 모든 원흉인 로스 차일드 가문과 록펠러 가문, 그리고 그들에게 동조한 놈들을 잡아야 한다. 그들을 방치한다면 언제 또다시 이런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저 자가 좀비로 변했다는 증거를 보여 주십시요. 겉모습만 보고 판단할순 없는 일입니다. 확실한 증거를 보여 주시면 당신 말을 믿겠습니다."
"좋아! 보여 주지."
생각같아선 동물 몇마리를 저안에 집어 넣으면 간단하게 알수 있을 것이지만 동물 애호가들이 가만있지 않을것이다.
"라이트!"
어슴푸레한 호텔 앞 잔디밭위의 투명방위에 갑자기 밝은 빛을 뿌리고 있는 둥근 구체가 등장했다. 마법으로 생성시킨 라이트 구체였다. 지켜 보고 있던 모든 사람들일 일순 눈을 가리고는 무슨 일인지 궁금해했다.
"끼야야악!"
웅성웅성.
"뭐냐? 무슨 일이 벌어 진거냐?"
"저, 저건 뭐지?"
"모두 조용히 해! 좀비를 확인해라."
켄의 말에 모두가 투명방을 주시했다. 좀비는 괴성을 내지르며 괴로워하며 급히 침대밑으로 숨어 들어 가고 있었다.
"좀비는 빛을 싫어한다. 인간이라면 이런 빛 아래서도 아무런 문제도 없이 움직일수 있지만 좀비는 그렇지 않다. 강한 빛을 싫어하는 것이다. 이런걸 보여 주어도 너희들은 믿지 않겠지? 그럼 다른 것도 보여 주마."
라이트 마법을 해제시켰다. 그러자 잠시후 좀비는 침대아래서 기어 나오고 있었다. 그런 장면을 보고 있던 사람들은 방금 켄이 한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수 있었다.
"경고한다. 앞으로 볼 장면은 굉장히 잔인하다. 방송국 카메라는 투명방을 모자이크 처리를 하도록 해."
지금 할려는 일은 방송으로 그대로 내 보낼수 없는거다. 좀비의 허리를 분리시킬 생각이다.
"들어라. 인간의 피는 붉은색이다. 하지만 좀비의 피는 검은색이다. 또한 인간은 허리가 두동강이 난 상태로 생존할수 없다. 그렇지 않나?"
"그, 그렇습니다."
"전에도 말했듯이 좀비는 목을 자르거나 머리통을 박살내면 움직이지 않는다. 즉, 완전히 죽는 것이다. 하지만 팔다리를 자르거나 허리를 동강내도 죽지 않고 움직인다. 그런걸 보여 줄려고 한다. 내가 이 문을 열면 이 좀비는 곧바로 달려 들꺼다. 왜 달려 든다고? 이유는 모르지만 좀비는 그런 놈들이다. 비위가 약한 자들이나 심장이 약한 자들은 절대로 이 장면을 보지 말고 눈을 돌려라. 그럼 시작하겠다."
벌컥.
투명방 문의 잠금 장치를 해제하고 열어 제쳤다.
"카아아~!"
침대 아래에서 나온 좀비는 방안을 바깥에 보이는 사람들을 바라 보며 투명방 벽을 부술려고 계속 주먹으로 치고 있었다. 그럴때 방문이 열리자 열린 문쪽을 바라 보며 돌진해 왔다. 손을 뻗어 켄을 잡을려고 할때였다.
텅!
무언가에 막혔는지 좀비는 뒤쪽으로 튕겨져 나갔다. 그러고는 곧바로 벌떡 일어나 다시 돌진해 왔다. 그런 일이 열번이나 반복되고 있었다.
"잘 봐라. 좀비는 지칠줄을 모른다. 인간이라면 이미 포기하고 녹초가 되었을거다. 그렇지 않나?"
"그, 그렇습니다."
"지금부터는 잔인한 장면이다. 방송국은 반드시 모자이크 처리를 하도록. 시작하겠다."
원터 커터를 시전해 달려 드는 놈의 한쪽 다리를 잘라 버렸다.
서걱.
우당탕.
텅!
다리가 잘리자 그대로 앞으로 엎어지며 실드에 막혀 다시 뒤로 넘어진 놈은 일어 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지만 제대로 되지 않는지 쓰러지길 반복하고 있었다. 그런 놈의 잘린 다리에서는 검은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거, 검은피다. 정말 검은피다."
"저, 저럴수가..."
"다음은 허리를 자르겠다."
싹뚝.
"끼야아아아!"
한쪽 다리로 겨우 일어선 놈의 허리를 잘라 버렸다. 비명을 지르며 바닥으로 무너진 좀비는 두손으로 바닥을 기어 켄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놈의 배속의 장기(臟器)도 모두 검은색으로 긴 창자를 질질 끌면서 기어 오고 있던 것이다. 그런 놈이 근처까지 접근했을때 매직 핸드로 생성시킨 주먹으로 놈의 얼굴을 가격해 뒤쪽으로 날려 버렸다.
퍽.
"끼야아아!"
터덩.
뒤쪽 벽에 부딪힌 놈이 다시 바닥을 기어 오고 있었다. 켄에게로 접근하면 날려 버리고 기어 오면 또다시 날려 버리는 일이 반복되었다.
"보고 있나? 인간이라면 이미 몇번이나 죽었을것이다. 하지만 좀비는 이런 상황에서도 죽지 않는다. 이제 놈이 인간이 아니라 좀비라는 것이 믿어지나?"
증거를 보여 달라고 반론했었던 놈을 바라 보았다. 그런 놈은 얼굴이 굳어져 있었다.
"화, 확실히 인간이라고는 할수 없습니다."
놈이 인정을 했다. 그럴때에 다시 좀비가 근처까지 기어왔다. 이번엔 좀비의 팔다리를 잘라 버렸다. 더이상 놈은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다. 그런 좀비를 물끄르미 바라 본후 경악하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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