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화. 탄자니아(2)
230화.
전혀 주변을 감시하지도 않은 탓으로 저격수가 숨어 있는줄도 몰랐다. 너무 방심한 탓이다. 즉시 광역 방어 마법을 펼치고는 실라이온을 불러 저격수를 찾게 했다.
타당.
탕탕탕탕!
텅텅텅텅텅.
저격수는 아닌것 같았다. 실드 여기저기에 광범위하게 총알이 튕겨져 나가고 있었다. 일행들은 차량뒤나 트럭뒤에 숨어 있었다. 콰브나는 병사들의 부축을 받으며 차안에 숨어 들어 간채였다. 정 대표나 천 지부장도 역시 차 안에 숨어 있었다.
"대체 누구야?"
누가 습격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반드시 치루게 할것이다.
- 모두 23명의 병사들이에요.
- 모조리 제압해.
엔다이론은 물론 노에스와 타냐스까지 불러내 병사들을 제압했다. 샐라임만은 부르지 못했다. 샐라임은 모조리 죽여 버릴것이기 때문이다.
탕탕탕.
텅텅텅.
총소리와 실드에 막혀 튕겨져 나가는 소리가 서서히 줄어 들고 있었다. 정령들에게 습격한 병사들이 제압되어 가고 있는 중이다.
- 모두 제압했어요.
방어 마법을 해제하고 콰브나에게로 걸어갔다.
벌컥.
"나와라. 이제 괜찮다."
"...크으."
어깨에 피를 흘리며 자동차 밖으로 나온 콰브나에게 엔다이론을 불러 어깨에 박힌 총알을 빼내게 했다. 총알이 완전히 빠져 나오자 아깝지만 포션을 한병 꺼내 절반을 어깨에 붇고 건네 주었다.
"마셔라."
꿀꺽.
콰브나는 아무런 말도 없이 하라는대로 포션을 마셨다.
"힐링! 이제 괜찮다."
어깨를 완전히 치료해 주고 정령들이 제압해 놓은 병사라는 놈들을 족치러 걸어 가고 있을때 콰브나는 입을 쩍 벌리고는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몇번이나 걸어 가고 있는 핸드라는 신과 자신의 어깨를 보고 있었다. 신에게는 직접 누군지 물어 볼수 없어 천 지부장에게 물어 신의 이름이 핸드라고 한다고 들었다.
"모두 나와도 된다. 습격한 놈들은 모조리 제압했어."
아직 숨어서 불안에 떨고 있는 일행들을 안심시켜 주었다. 습격한 놈들은 언덕뒤에 있었다. 그런 놈들을 정령들에게 모조리 끌고 오라고 했다. 그렇다고 공중으로 떠 올려 끌고 오진 않았다. 바닥을 질질 끌고 오라고 했다. 그런 모습을 지켜 보고 있던 일행들은 모두가 황당해하고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사막 지대에 흙먼지를 풀풀 날리며 병사들이 어떤 힘에 의해 질질 끌려 오고 있었지만 병사들은 일체의 움직임도 없이 꼼짝도 하지 않은채 모두들 당황한 표정들이었다. 마치 석상처럼 굳어 버린듯했다.
"서, 설마..."
콰브나는 저 앞에 서 있는 핸드 신을 바라 보며 역시라고 생각했다. 자신을 어깨를 치료한 것은 물론 저 많은 병사들을 손도 대지 않고 끌고 오고 있었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 광경에 역시 신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네놈들은 누구냐?"
끌고 온 놈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무기들은 한쪽에 치워 놓은후 심문을 시작했다.
"......"
어떻게 된것인지 심문할때마다 곧바로 대답하는 놈들이 없었다. 이미 완전히 제압된 상태에서 벗어날 방법도 없을텐데 입을 꾹 다물고 있는 놈들뿐이었다. 슬슬 화가 치밀어 오를려고 할때였다.
"저어...이놈들은 키웨티 대통령 직속 병사들입니다."
"뭐? 대통령 직속 병사들이 우릴 왜 습격하냐?"
"그, 그건 저도 잘 모릅니다."
콰브나 차관이 다가와 말해 주었다. 전혀 접점도 없는 우리들을 습격할 이유가 없었다.
"누가 대장이냐?"
놈들의 눈이 한사람에게로 쏠렸다.
"너냐? 왜 우릴 습격했는지 말해."
"......"
"아, 정말..."
여전히 묵묵부답인 놈을 노려보며 이대로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 엔다이론! 실라이온! 노에스! 타냐스! 놈들을 언덕뒤로 끌고 가.
모두가 보는 눈앞에서 고문을 할순 없었다.
"으아아아악!"
"으허헉! 사, 살려줘!"
입을 막지 않은 관계로 또다시 땅바닥으로 끌려 가는 병사들이 비명을 질러 대었다.
"너희들도 같이 가자. 강 대표는 캠프를 설치해 놔."
콰브나와 병사 두명과 같이 언덕뒤로 끌려 가는 놈들을 따라갔다. 언덕뒤까지 끌려 온 놈들은 혼이 나가있는 표정들이었다. 흙투성이와 곳곳에 군복이 찢어져 피까지 흘리고 있는 놈들이었지만 모두들 제정신이 아닌것같았다.
"아직도 말하지 않을 생각이냐?"
"......."
더이상은 참을수 없었다. 이미 몇번이나 똑같은 질문을 해도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그럼 죽어라! 사일런스!"
소리 차단 마법으로 주변을 완전히 봉쇄한후 놈의 목을 향해 오른손을 들어 올리며 윈드 커터를 시전했다.
싹뚝.
데구르르르.
한마디 비명도 없이 대장이라는 놈의 머리통이 바닥으로 굴러 떨어졌다.
"으흐흑!"
"으아아아악."
허무하게 죽어 버린 대장을 보고 놈들이 비명을 질러 대었지만 무표정한 얼굴로 놈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죽었다고 끝이 아니다. 영혼까지 소멸시켜 주마."
즉시 영혼 소환 마법을 펼쳤다. 흑마법이다. 드래곤의 마나를 보유하고 있는 켄은 백마법은 물론 흑마법도 사용할수 있다. 요근래 심심할때 흑마법서를 읽으며 흑마법 공부를 해 두었다. 처음으로 시전하는 흑마법은 성공적이었다. 대장이라는 놈 시체위에 흐릿한 형상이 떠 올라 서서히 제모습을 찾아 갔다. 그런 놈이 자신의 본체를 보고 있었다.
"네놈은 기회를 놓친 탓으로 죽은거다. 두번다시 환생할수 없게끔 영혼까지 소멸시켜 버리겠다."
- 제, 제발 영혼만은 구원해 주십시요.
이제야 자신의 처지를 이해했는지 놈이 애걸했지만 이미 늦었다. 즉시 영혼 소멸 마법을 펼쳐 버렸다. 그러자 놈의 형상이 먼지가 흩어지듯 서서히 사라져 갔다. 그런 광경을 제압된 병사들은 물론 콰브나나 두명의 병사들까지 숨을 죽이며 지켜 보고 있었다. 놈의 형상이 완전히 흩어지자 제압된 병사놈들이 일제히 땅바닥에 머릴 박고는 애원하기 시작했다.
"뭐, 뭐든지 물어 보십시요. 제발 영혼만은 살려 주십시요."
만약 이들이 토속 신앙을 믿고 있다면 영혼은 부활한다고 믿고 있을 것이다. 탄자니아는 기독교, 이슬람교, 토착 신앙이 제각기 3할씩 차지한다. 이들이 기독교나 이슬람교를 믿고 있다고 해도 자신의 눈앞에서 영혼이 등장해 소멸하는 광경을 본 이상 두려워하지 않을수가 없을것이다.
"너희들의 우릴 습격한 이유를 말해라."
"자, 잘은 모르지만 듣기로는 차관님의 석유 개발을 저지해 힘을 약화시킬려고 습격한 것입니다."
권력 투쟁이었다. 콰브나와 같은 정당에 속해 있을 대통령이 자신의 권력 유지를 위해 미리 싹을 잘라 버릴 생각으로 습격을 지시한것 같았다.
"콰브나를 노린 것이라고?"
"그, 그렇습니다."
"그럼 나머지 일행들은 어쩔 생각이었냐?"
"그, 그건...모두 입을 막을 생각이었습니다."
이곳에 있는 모두를 죽일 생각으로 온것이다. 이유는 모두 파악했다. 이제 대통령이라는 놈을 족치러 갈 차례지만 그전에 먼저 이곳의 일을 해결해 놓아야 한다. 그리고 이놈들의 처분도 생각해야 했다. 솔직히 대답한 이놈들을 죽일수도 없었다.
"모두 나를 봐라."
이번에도 엔다이론을 불러 콰브나 일행들에게 보여준 사자 머리 형상의 괴물을 보여 주었다. 그러자 이놈들도 모두 키린기키비나 와마라라고 외치며 덜덜 떨었다. 그런데 콰브나 일행들도 또다시 땅에 엎드려 벌벌 떨고 있었다.
"콰브나! 너희들은 일어나라."
"저, 저희들이 어찌 신앞에..."
"명령이다. 일어나."
콰브나의 말을 자르며 강압적인 말투를 내뱉자 콰브나 일행은 벌떡 일어나 어쩔줄을 몰라했다.
"네놈들은 앞으로 모조건 콰브나의 명령을 따른다. 알겠느냐?"
"아, 알겠습니다."
"만약 조금이라도 콰브나의 명령에 따르지 않을경우 영혼을 소멸시켜 버리겠다."
"따르겠습니다. 뭐든 명령만 내려 주십시요."
모두가 한목소리로 애걸했다.
- 샐라임! 죽은 놈의 시체를 완전히 소멸시키고 놈들의 머리위를 불사조의 형상으로 한바퀴 선회해.
- 호호호, 알겠어요.
켄이 손을 들어 올리자 갑자기 활활 불이 타오는 한마리의 새가 등장했다.
"으아아악! 사, 살려 주십시요."
"으악! 며,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제발 살려 주십시요."
자신들을 죽일거라고 생각했는지 놈들이 기겁하며 애원하고 있었다.
"콰브나! 일어나라."
불사조를 본 콰브나가 또다시 땅바닥에 꿇어 앉을려고 했다.
"넌 내 앞에서 무릎을 꿇지 않아도 돼."
"가, 감사합니다."
콰브나는 신에게 인정을 받았다고 생각해 얼굴이 환해졌다.
휘리리릭!
"흐아악!"
"으아악!"
샐라임이 대장놈 시체위에 내려 앉자 순식간에 대장의 시체가 사라졌다. 그리고는 병사들의 머리위를 긴불꽃 꼬리를 휘날리며 천천히 한바퀴 선회하고는 사라지자 바지까지 흥근해진 병사들이 속출했다.
"콰브나의 명령에 절대 복종하라. 만약 따르지 않는 놈은..."
놈들을 주욱 훑어 보자 눈이 마주친 놈들은 즉시 눈을 내리 깔았다. 너무 심한게 아닐까 할 정도로 놈들에게 공포심을 심어 주었다. 콰브나는 이곳에서의 일은 절대로 입 밖으로 내지 말라고 말한뒤 이들을 돌려 보냈다. 자신은 찾지 못했다고 보고하라고 하며 대통령을 감시해 무엇을 획책하고 있는지 알아 보라고 명령해 두었다.
"콰브나! 넌 차관이면서 왜 직접 이곳으로 온거냐?"
일행들이 있는 언덕을 내려 가면서 궁금한 점을 물어 보았다.
"석유가 탄자니아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은 굉장한 일입니다. 차관인 제가 직접 확인해 발표하면 큰반향을 불러 일으킬겁니다."
즉, 권력 투쟁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된다는 것을 돌려 말하는거다.
"그래서 널 제거할려고 암습한거겠군."
"그, 그렇습니다."
"앞으로 무슨 일이 발생하면 연락해."
"감사합니다."
콰브나에게 전화 번호를 알려 주었다. 콰브나가 탄자니아의 권력자로 있는한 이곳에서의 사업은 순조롭게 이어질것이다.
"그런데 권력 투쟁이 많이 심하냐?"
"그렇습니다. 같은 여당이라고 해도 여러 파벌로 갈라져 있는 상태입니다. 부족에 따라 지지하는 의원이 다르니까요. 선거는 형식에 불과합니다. 유권자의 매수가 판을 치는게 이 나라 선거입니다. 선거를 할때마다 국민들은 한달 월급의 절반에 해당되는 금액을 받을수 있습니다. 모두 돈으로 표를 사서 의원이 된 사람들이 다음 선거때도 돈으로 표를 사기 위해 비리를 저질러 재산을 축재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너도 그렇냐?"
"그, 그렇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절대 의원이 될수 없습니다."
자신도 비리를 저지른다면서 탄자니아의 사정을 다 말해 주는 콰브나였다.
"그럼 돈이 많이 필요하겠네?"
"그렇습니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돈이 많아야 다음 선거때도 당선이 되는 구조였다.
"그 돈, 내가 주겠다. 얼마나 필요하냐? 한 1억 달러정도?"
"허억! 이, 일억달러요?"
"왜 적어?"
"아, 아닙니다. 너무 많아서 그렇습니다."
탄자니아는 실링이라는 돈을 사용한다. 1달러에 2000실링정도다. 그런 2000실링으로 뭘 할수 있는지는 모른다.
"그 정도는 있어야 하고 싶은걸 맘대로 할수 있을게 아냐? 금광도 한개 줄까?"
"그, 금광이라니요?"
"석유도 찾았고 금광도 찾아 놓은게 있거든."
"아! 가, 감사합니다."
콰브나에게 금광의 위치를 말해주면 아마 개인 금광으로 사용할것이다.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언덕을 내려 가고 있을때 일행들이 있는 곳에서 현지인들과 일행들이 다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자신들과 같이 따라온 현지인들이 아니었다. 처음 보는 자들이 20여명이나 있었다.
"해, 핸드님!"
"무슨 일이냐?"
"이들이 갑자기 나타나 위대한 존재에게 안내하라고 강짜를 부리고 있습니다."
"위대한 존재?"
이계에선 드래곤을 위대한 존재라고 부른다. 지구에서 그런 드래곤도 없는데 무슨 위대한 존재라는지 이해할수가 없었다. 하지만 잠시후 정말 그런일이 발생했다.
"오오오! 위대한 존재시여!"
늙그수레한 노파 한명이 지팡이를 짚고 오더니 켄의 앞에 엎드리며 위대한 존재라고 외쳐 대었다. 황당한 켄은 저 노파가 갑자기 왜 저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할수가 없었다.
'혹시 드래곤의 마나라도 감지할수 있는 자인가?'
그럴리는 없을것이다. 지구에 드래곤도 없으며 마나도 모르는 자들이 감지할수 있을리가 없었다.
"왜 내가 위대한 존재라는거냐?"
"정령이 가르켜 주었습니다."
"뭐? 정령?"
"예."
정령을 알고 있다는 말에 속으로 깜짝 놀랐다. 나중에 알아낸 일이지만 탄자니아엔 신화속에 정령들이 등장한다. 정령들이 사는 섬이나 바오밥이라는 수령 5천년이나 된 나무에 정령이 깃들어 있다고 하며 킬리만자로 산에도 정령이 살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노파는 정령이 직접 알려 주었다고 했다.
"어떤 정령이 알려 준거냐?"
정말인지 확인해 보고 싶었다. 지구에서 자신외에 정령과 소통할수 있는 자가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노파가 주변 현지인들에게 무슨 지시를 했다.
중얼중얼.
모닥불을 피우고 무슨 나무잎을 집어 넣자 하얀 연기가 피어 오르는 앞에 물항아리를 놓고는 그 물항아리에 연기를 손으로 보내며 노파가 계속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스물스물.
무언가가 흐릿한 형체가 물항아리에서 솓아 오르고 있었다. 정령보다 형체가 흐릿한게 완전한 정령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 엔다이론! 저게 뭐지?
급히 엔다이론을 불렀다. 물에서 등장한것으로 볼때 물의 정령인 엔다이론이라면 뭔가를 알수 있을 것이다.
-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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