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3화. 로드 왕국(1)
333화.
다우렉 공작과 상의를 한후 내일 아침 일찍 토르치 왕국군을 공격하기로 했다.
뿌우뿌우뿌뿌뿌뿌~~!!!
이른 아침부터 배를 든든히 채운 피오트르 왕국군이 전열을 정비하며 도열하자 반대편의 토르치 왕국군도 그에 맞서 도열해 전운의 기운이 최고조에 달했을때였다.
꽈꽈꽈꽝!
토르치 왕국군 뒷편에서 엄청난 굉음을 동반한채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그런 불길이 무려 십여곳에 달했다.
꽈꽝!
퍼퍼펑!
불길 사이로 연신 폭음이 들려 오며 불길이 곳곳에 솓아 오르자 피오트르 왕국군이 진격 나팔을 불었다.
뿌우~!! 뿌우우우우우!!!
그런 피오트르 왕국군에 대항해 토르치 왕국군도 진격을 해야 하지만 뒤쪽에서 치솓는 불길과 폭음으로 불안해 떨고 있었다. 폭음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자 가장 전면에 선 병사들은 뒤를 돌아 보며 지시를 기다렸다.
뿌우우우!뿌뿌뿌우우!!
그때 진격 나팔이 울렸다. 점점 양쪽 병력이 가까워지자 화살이 하늘을 새까맣게 뒤덮었다. 방패아래에 숨어 화살이 그치기를 기다렸을때 또다시 폭음이 들려왔다. 이번엔 그렇게 멀지 않은 곳이었다. 비명 소리는 물론 마법사가 숨어 있다는 말까지 똑똑히 들리고 있었다. 토르치 왕국의 마법사들은 뭘 하고 있는지 피오트르 왕국의 마법사가 설치고 다녀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지 의문에 잠겨 있을때 하늘에게 불의 비가 쏟아져 내렸다.
작은 불 덩어리들은 나무 방패를 순식간에 태워 버렸다. 아군 마법사들은 이미 한줌의 재가 되어 산화된것을 병사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가장 먼저 공격당한게 마법사들이었다. 후방에서 거대한 마법진을 그려 놓고 마법진을 발동해 마법을 발휘할려고 할때였다. 갑자기 마법사들의 마나가 봉인되어 꼼짝도 못하고 있을때 하늘에서 거대한 파이어 볼이 떨어져 내렸다. 마법을 사용하지도 못하는 이상 막을수도 피할수도 없었다.
그런 사실을 모르는 병사들은 마법사들을 원망하며 방패가 타버린 탓으로 무방비 상태였다. 하늘을 새까맣게 뒤덮은 화살비가 그대로 병사들위로 떨어져 내려 수많은 토르치 왕국군 병사들이 꼬치가 되어 버려 비명 소리가 난무하고 있었다. 토르치 왕국의 궁수들은 뭘하고 있는지 화살도 날라지 못하고 있었다. 지근거리에서 들린 폭음 소리는 아마 궁수들에게 떨어져 내린 폭발음같았다.
뿌우~!뿌뿌뿌뿌뿌뿌~!!!
진격 나팔 소리였다.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은채 죽치고 있으면 화살밥이 될것이 뻔했다. 그럴바에야 화살비를 뚫고 공격을 해 적군과 백병전을 벌이면 화살은 더이상 날아 오지도 않으며 마법사도 더이상 마법을 발휘하지 못한다.
"와아아아아~!!"
살아 남은 병사들이 큰함성을 내지르며 돌진했다. 하지만 도열해 있던 병사들의 5분 1도 되지 않는 병력이었다. 이런 병력으로는 계란으로 바위에 부딪히는 결과다. 기사들이 앞서 달려 나갔지만 피오트르 왕국군에 비하면 너무 적은 인원이었다. 순식간에 서너명의 기사들에게 둘러 쌓여 말에서 추락하고 있었다. 화살과 불의 비로 인해 기사들의 피해가 적지 않아 기사 전력에서 밀리고 있는 것이다. 이 상태로는 패배가 확실해 보였다. 그런 것을 아는지 살아 남은 병사들의 얼굴에 죽음의 그림자가 어려 있었다.
사기가 충천한 피오트르 왕국군에 비해 토르치 왕국군 병사들은 모두 죽을상이었다. 싸워 보지도 않고 이미 항복하는 병사들도 속출하고 있었다. 7만대 5만의 전투는 5만 병력의 승리로 돌아 갔다. 이미 전의를 잃은 토르치 왕국군은 수많은 사상자를 내며 후퇴를 했다. 대승으로 피오트르 왕국군이 호므라 평원을 완전히 장악하고 도주하는 토르치 왕국군을 추격해 죽이고 죽이자 겨우 무사히 도주한 토르치 왕국 병력은 채 5천명도 되지 않았다.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피해는 역시 마법 공격에 당한 피해다. 이제 토르치 왕국은 왕국의 멸망까지 생각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에 빠져 버렸다. 이대로 피오트르 왕국군이 밀고 올라 간다면 토르치 왕국의 존망은 장담할수 없는 지경에 이른것이다.
"공작! 난 이제 전쟁에서 빠진다."
"아! 고맙네."
전장을 수습하고 있을때 다우렉 공작을 찾아 갔다.
"그럼 이제 그쪽 영지로 돌아 가는건가?"
"그래야 될것같아. 헤르난데스 영지도 영지전이 벌어 질려고 하거든."
다우렉 공작은 이미 그라함 후작에게 모든걸 들은 상태다. 더이상 붙들지 못했다. 생각같아선 토르치 왕국을 완전히 복속시킬때까지 함께 있어 주길 원했지만 어쩔수가 없었다. 이젠 피오트르 왕국군만으로도 충분히 토르치 왕국 왕성을 점령할수 있다. 피오트르 왕국의 국왕 전하에게는 이미 승전보를 전했으며 추가 병력을 요청했다. 토르치 왕국 왕성을 완전히 점령하기 위해서다.
"그라함 후작! 내가 한말을 반드시 지켜."
"알겠네. 후대에 유언을 남겨 따르도록 전하겠네."
"피시레 남작! 나중에 다시 봐."
"감사했습니다."
피오트르 왕국군과 헤어져 북크의 마차를 타고 전장을 떠났다. 배웅은 하지 말라고 미리 말해 두어 켄이 언제 떠났는지도 모를것이다. 전장에서 멀리 이동한 후에 말과 마차를 분리시킨후 마차는 아공간에 집어 넣고 말과 북크를 데리고 피시레 남작령의 터널쪽의 한적한곳으로 이동해 마차를 꺼내 말과 연결시켰다. 헤르난데스 영지는 평소와 변함없이 수많은 상인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내성으로 들어서자 제롬이 마중나와 있었다.
"별일 없냐?"
"예! 아버님은 국왕 전하의 부름을 받고 왕성으로 올라간 상태입니다. 아마 영지전 문제로 불러 들인것 같습니다."
영지전은 국왕의 허락이 있어야 가능하다. 대부분 정당한 이유로 영지전을 신청하면 받아 들여진다. 그런 것을 잘 아는 각영지에서는 영지전을 신청하기 전에 확실한 증거를 제시해 영지전 신청이 기각되지 않게끔 만반의 준비를 한다. 그런 증거들을 가지고 왕성으로 올라가 영지전 신청을 하는 사람들은 영지의 행정관들이다. 영주가 직접 왕성으로 올라가 신청하지도 않으며 반대편 영지의 영주를 부르지도 않는다. 그런 의문을 제기하자 제롬은 죽음의 산맥 터널에 대해 묻고자 부른것이라고 대답했다.
"국왕이 영지전은 허가할것 같냐?"
"특별한 일이 없는한 허가할겁니다."
영주 집무실로 들어가 소파에 앉아 차를 마시며 제롬에게 피오트르 왕국과 토르치 왕국의 전쟁 상황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그. 그럼 피오트르 왕국이 토르치 왕국을 완전히 복속시키겠군요."
"아마 그럴꺼야. 전력상 압도적으로 유리한 피오트르 왕국이 이 기회를 놓치진 않을꺼야."
"서대륙에 새로운 강국이 탄생하겠네요."
"그럴꺼야. 근데 영주는 언제쯤 내려 오는거냐?"
제롬도 알수 없다고 했다. 왕성으로 갈일은 없지만 갈땐 모스로 백작령에 있는 텔레포트 마법진을 이용해 간다고 했다. 하지만 모스로 백작과 이미 틀어진 탓으로 동쪽의 두개의 영지를 지나 브로그 후작 영지에 있는 텔레포트 마법진을 이용하기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말해 주었다. 모스로 백작령의 텔레포트 마법진은 헤르난데스 공작이 만들어 놓은 것이다. 그런 마법진을 후손들이 이용하지도 못한다는 현실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만드시 모스로 백작을 몰아 내고 옛백작령을 되찾아 줄것을 다짐했다.
치지지이익!
- 마스터! 접니다.
"왕성에 가 있다고?"
- 예. 어제 저녁에 도착했습니다. 볼일은 무사히 끝나셨습니까?
"그래. 잘 해결되었다."
헤르난데스 남작에게 전쟁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남작도 놀라듯했다.
"국왕이 터널에 대해 물으면 사실대로 말해줘. 그리고 영지전은 허가하라고도 해. 만약 허가하지 않으면 내가 직접 왕성으로 쳐 들어 간다고 반드시 말해."
- 마스터가 전대 공작님의 마스터라는것까지 모두 말합니까?
"말해 줘도 돼."
- 알겠습니다.
어떤식으로 남작이 말할지는 모르지만 국왕이 믿지 않으면 통신구를 이용하거나 직접 왕성으로 올라가 깽판을 쳐 주면 믿지 않을수가 없을것이다.
"제롬! 텔레포트 마법진을 그릴테니까 네 숙부를 데려 와 같이 배워."
"감사합니다."
마법진은 마법사가 아닌 일반인도 마법진만 알고 있다면 누구든지 그릴수 있다. 하지만 일반인은 마법진을 그리고 마나석 가루를 압착시킬 능력이 없을뿐 그리는것은 얼마든지 할수 있다. 마나가 잘 전도되게끔 마나석 가루를 고르게 뿌려 마법진에 완전히 압착시켜야 한다. 마법진위에 그냥 마나석 가루를 뿌리면 전도율이 나빠 마법진이 발동되지 않는다. 마나석 가루를 압착시킨후 마나석을 박아 넣고 마나를 불어 넣어 발동시킨다.
또한 일회용 마법진으로 사용할지 영구적인 마법진으로 사용할지에 따라 박아 넣는 마나석이 제각기 다르며 마법진도 조금 다르다. 영구적인 마법진은 최소한 상급 이상의 마나석을 박아 넣어야 하며 마법진이 자가 복구 할수 있도록 복구 마법진까지 새겨 넣어야 한다. 집무실에서 기다리고 있을때 제롬이 숙부인 마리오를 데리고 들어 왔다. 마리오는 이미 흥분하고 있었다.
"지하실로 안내해."
지하실 바닥은 돌을 서로 맞물려 평평하게 만들어 놓은 곳이다. 그런 바닥을 매끄럽게 만드는게 좋다. 우둘투둘한 바닥은 마법진을 그릴때 고르게 홈을 파기가 어렵다. 한쪽의 홈이 깊으면 그곳으로 마나가 몰려 버려 마법진이 발동되지 않아 다시 마법진을 그려야 한다. 먼저 바닥을 고르게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넓은 철판을 사용해 그리면 가장 좋지만 제롬과 마리오에게 가르켜줄 생각으로 돌바닥을 먼저 마법으로 매끈하게 정리했다. 그리고 마법진을 천천히 그리며 일일이 설명해 주었다. 시간은 많이 걸렸지만 마법진을 그리고 룬어를 새겨 넣은후 중급 마나석을 박아 넣었다.
일회용 마법진으로 만든것이다. 좌표만 입력하면 어디든지 이동할수 있는 텔레포트 마법진이다. 마법진을 완성시킨후 그 옆의 빈공간에 둘에게 직접 마법진을 그려 보라고 했다. 실제로 해 보는것과 지켜 보는 것은 천지차이다. 둘이 스스로 해결하게끔 일부러 아무런 지적도 하지 않았다. 틀린 부분은 완성된 마법진을 살펴 보고 스스로 노력해야 된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둘은 마법진에 열중했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완성된 마법진을 체크하고는 수고했다고 말해 주며 품속에서 마법으로 복사한 두권의 책자를 건네 주었다. 여러가지 마법진이 적혀 있는 마법진 전용 책자다. 다음날 저녁에 헤르난데스 남작에게서 통신이 들어 왔다. 국왕이 직접 통신을 하고 싶다고 했다.
치지지익.
- 안쟈슈 폰 로드라고 합니다.
"켄이다."
- 만나 뵈서 영광입니다.
"무슨 일로 통신을 한거냐?"
통신구는 얼굴을 볼수가 없어 국왕이 어떤 자인지는 전혀 모른다. 남작에게 무슨 말을 들었는지 존대를 하고 있었다.
- 피오트로 왕국과 토르치 왕국의 전쟁에 대해서 들었습니다. 직접 개입하셨다고요?
"그래. 피오트르 왕국을 조금 도왔을뿐이야."
- 강성해진 피오트르 왕국이 터널을 통해 저희 왕국으로 들어올 가능성은 없는 겁니까?
"없어! 들어 온다면 터널을 무너 뜨리면 돼. 피오트르 왕국의 다이렉 공작에게도 그렇게 경고를 해 두었어."
로드 국왕은 불안해 하는것 같았다. 사막쪽의 상행로가 있을땐 어떻게 그런 불안감을 해소했는지 궁금할 지경이었다.
- 그리고 영지전은 포기하면 않되겠습니까?
"않돼! 모스로 백작이 먼저 시비를 건거야. 원래 모스로 백작령은 헤르난데스 백작령이었어. 내 부하였던 영지를 다른 놈이 차지하고 있다는건 용납할수 없는 일이야. 모스로 백작이 시비를 걸어 오지 않았더라도 이쪽에서 무슨 조치를 취했을꺼야. 반드시 옛영지를 헤르난데스 가문에 돌려 줄 생각이다. 이건 누구도 말리지 못해. 만약 뭐라고 하는 놈이 있다면 그놈부터 죽이러 직접 찾아 갈꺼다."
국왕을 협박했다. 국왕은 헤르난데스 남작에게 자신의 말을 듣지 않았다면 영지전을 허락했을것이다. 자신의 정체를 아마 위대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존재가 영지전에 끼어 든다면 모스로 백작은 이미 패배가 확실시 되는 것이다. 모스로 백작은 국왕의 태도로 볼때 아마 국왕파의 핵심 인물일것이다. 그런 백작을 보호하기 위해 영지전을 포기하라고 했지만 강경한 태도에 어쩔수 없이 허가를 해 준다고 했다.
- 제가 직접 만나 뵐수는 없는지요?
"음...왕성에 텔레포트 마법진이 있으면 좌표를 말해봐."
-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요.
통신이 잠시 끊어지고 다시 연결이 되었을때 좌표를 말해 주었다. 왕성으로 가면 별일은 없겠지만 마나를 아끼기 위해 지하에 설치되어 있는 텔레포트 마법진에 왕성 좌표를 입력하고 이동했다. 제롬에게는 왕성으로 간다고 말해 주었다. 하얀 빛을 뿌리며 마법진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켄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화려한 옷을 입고 있는 노인이 국왕으로 보였다. 국왕외에도 마법사로 보이는 늙은 노인과 헤르난데스 남작이 대기하고 있었다.
"마스터! 국왕 전하십니다."
"반갑다. 야마모토 켄이다."
"반갑습니다. 안쟈슈 폰 로드입니다."
"왕실 마탑주인 피토아센이라고 합니다."
왕실에서 운영하는 마탑이 존재하고 있었다. 자존심이 강한 마법사는 권력에 고개를 숙이지 않지만 가난한 마법사는 연구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지원받을수 있는 왕실로 들어 가기도 한다. 피토아센이 그런 입장으로 몇서클에 왕실로 들어 간것인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굉장한 경지였다.
"6서클이네."
"아! 바로 알아 보시는군요."
피토아센은 자신의 경지가 알려 졌음에도 당연히 그럴줄 알았다는듯 감탄만 하고 있었다. 화려한 응접실로 안내된 켄에게 로드 국왕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어...혹시 위대한 존재십니까?"
"위대한 존재? 아냐. 난 인간이다."
"그, 그럼 인간이 어떻게 500년이상이나 살수 있는 겁니까?"
"...음...."
잠시 생각을 해 봤다. 어디까지 이야기를 할지 결단을 내려야 했다.
"차원 이동이라고 들어봤나? 난 차원 이동으로 이 대륙으로 온거다."
"헉! 차, 차원 이동!!"
마법사인 피토아센이 가장 놀란듯 했다. 마법사에게 있어서 차원 이동은 미지의 세계다. 드래곤일지라도 어려운게 차원 이동으로 인간 마법사는 차원 이동은 꿈도 꿀수 없는 미지의 부분이다.
"이 대륙은 500년전이나 지금이나 변한게 전혀 없어. 여전히 전쟁이 끊이질 않고 가난한 삶을 영위하는 자들이 대부분이야. 내가 있는 세계와는 너무 큰 차이가 나는 세계야."
"저, 정말 그런 세계가 있다는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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