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화. 상어파(2)
179화.
꽈직.
머리통이 터지며 뇌수가 비산하자 지켜 보고 있던 조폭 놈들 모두는 경악할수 밖에 없었다. 저런식으로 잔인하게 사람을 죽이는 자는 처음 보았을것이다. 순식간에 발생한 일이었다.
"그레이트 힐링!"
배를 움켜쥐고 무릎을 꿇고 있는 망둥이에게 급히 치료 마법을 시전해 주고 꺾다리와 땡칠이라는 놈에게 접근했다.
"저, 저희들은 아닙니다."
"땅개 형님 혼자서 한짓입니다."
둘은 즉시 무릎을 꿇고는 땅개와 한패는 아니라고 항변했다.
"만약 거짓말이라면 각오해야 할꺼다. 너희들이 잘 감시해."
망둥이파 조직원들에게 저 둘을 감시하라고 하고 솔개와 장도리 패거리를 향해 걸어 갔다.
"솔개라는 네놈은 오늘 죽는다."
"쳐, 쳐라."
죽인다는 말에 솔개는 떨리는 목소리로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솔개의 부하들과 장도리의 부하들이 일제히 달려 들었다. 하지만 놈들은 켄을 피해 망둥이파 놈들에게로 달려 가고 있었다. 켄에게 달려 들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물들어 있었던 것이다.
"그리스!"
스르륵.
"어어?"
"으앗?"
꽈다당.
왼쪽으로 달려 가는 놈들에게 마찰 계수 0인 그리스 마법을 펼치고는 오른쪽으로 미끄러지듯 이동한 켄은 가장 앞쪽에서 달려 오는 놈에게 접근해 갔다. 갑자기 바로 옆에 켄이 등장하자 깜짝 놀란 놈이 눈이 커지는 것과 동시에 비명 소리가 메아리쳤다.
퍽.
"크아악!"
앞쪽 놈의 갈비뼈를 향해 주먹을 짧게 내지르고는 다음 목표를 찾았다. 비명 소리에 주춤한 놈들은 켄의 먹이가 될수 밖에 없었다. 모든 힘을 쥐어 짜내 덤벼도 모자랄 판에 일순간 멈칫하는 사이에 이미 켄은 놈들 옆을 지나쳐 갔다.
퍼퍼퍼퍼퍽!
"크아아아!"
"케에에엑!"
클럽안에 비명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그리스 마법에 의해 넘어진 놈들은 망둥이파 놈들이 처리하고 다른 놈들은 켄이 처리하고 있었다.
우르르.
"으아아악!"
솔개파와 장도리파 놈들은 켄을 피할려고 메뚜기처럼 사방으로 뛰어 다니며 도주하고 있었다. 몇몇 놈은 클럽 밖으로 나갈려고 출입문쪽으로 달려 가는 놈들도 있었다. 그런 놈에게는 그리스 마법을 시전해 쓰러진 놈들에게 다시 홀드 마법을 시전해 움직일수 없게끔 묶어 두었다.
"어딜 가? 이 새꺄?"
도주할려는 솔개 앞을 막아서자 놈은 뾰족한 대침같은걸 꺼내 눈을 찔러왔다. 대침에 대항해 왼손 바닥을 내밀자 놈은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힘껏 찔러 넣었다. 하지만.
팅.
대침이 손바닥에 막혀 구부러지는 것과 동시에 왼손으로 놈의 오른 손목을 잡아 당기며 오른 주먹을 놈의 면상에 박아 넣었다.
꽝!
"크아아악!"
솔개의 누런 강냉이가 우수수 떨어지며 비명을 내질렀지만 그 비명도 오래 가지 못했다. 여전히 놈의 오른 손목을 잡고 있던 켄은 다시 한번 앞으로 잡아 당기며 오른 주먹을 아래에서 위쪽으로 턱을 향해 올려 붙었다.
꽈앙.
퍼석.
얼마나 강한 펀치인지 솔개의 얼굴 안면이 사라져 버리며 붉은 피보라가 확 피어 올랐다.
털썩.
"으아악! 사, 살려 주십시요."
이미 두명의 머리통이 박살났다. 그런 모습을 본 놈들은 벌벌 떨며 살려 달라고 애원했다. 아무리 조폭이라도 죽고 싶은 자는 누구도 없었다. 하물며 주먹으로 머리통을 날려 버리는 자도 처음 봤다. 얼마나 강한 주먹이길래 저렇게 할수 있는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저 핵주먹에 맞으면 어떻게 될지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그렇다고 도주할수도 없었다. 도주하던 녀석들이 모두 바닥으로 나뒹굴고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뭐가 뭔지 제정신을 차리고 있는 놈은 단한명도 없었다.
"모두 꿇어!"
켄의 고함 소리에 솔개파와 장도리파의 남아 있던 놈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
"장도리! 항복할래? 죽을래?"
"하, 항복하겠습니다."
장도리는 대항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땅개와 솔개가 어떻게 당했는지 똑똑히 지켜 보았기 때문이다. 저 주먹에 스쳐도 사망이다. 만약 항복하지 않으면 거리낌없이 죽일것이다. 저렇게 잔인한 자는 처음이었다. 대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망둥이가 형님이라고 불렀다. 망둥이파도 저 자 손에 들어간것 같았다.
"뭐야? 이 새끼들이! 모두 손들어!"
담배 한개피를 꼬나 물고 클럽안으로 들어 오는 중년의 사내는 손에 권총에 들고 있었다. 상어파 두목인 상달이가 말한 이 형사라는 놈 같았다. 클럽안의 상황을 보고는 입에 물고 있던 담배가 바닥으로 떨어 지며 입을 쩍 벌리고 있었다. 클럽안은 피바다가 되어 있었다. 그런 바닥에 몇십명이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모습과 그들을 내려다 보고 있는 십여명의 조폭들도 있었다. 고작 십여명만으로 저 많은 조폭들을 제압한 것이 믿기지 않았던 것이다.
"모두 손들어! 새꺄! 상달이는 어디냐?"
저벅저벅.
"네놈이 이 형사라는 놈이냐?"
"뭐? 이 새끼가? 손들어 새꺄!"
"그런 딱총이 통할것 같나? 쏘고 싶으면 쏴 봐."
권총을 들이대며 위협하는 이 형사에게 앞으로 다가 간 켄은 얼마든지 쏴 보라고 위협했다. 총같은건 전혀 두렵지도 않았다. 이미 방어 마법으로 시전해 놓고 접근했기 때문이다. 이 형사는 이런 오밤중에 선글라스를 끼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놈이 대뜸 총을 쏴 보라고 하자 간뎅이가 부은 미친놈이라고 생각했다. 마치 장난감 권총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것 같았다. 이것이 진짜 권총이라걸 확인시켜 줄 필요가 있었다.
탕.
놈의 어깨를 향해 한발을 발사했다. 하지만 놈의 움직임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방아쇠를 잡아 당길때 이미 놈은 눈앞에서 사라진것이다.
"으아악!"
"모두 엎드려!"
멀쩡히 서 있던 망둥이파 놈들은 비명을 지르며 바닥으로 납작 엎드렸다. 그들쪽으로 총알이 날아 든것이다.
"어디냐?"
두리번두리번.
톡톡.
홱.
뒤에서 어깨를 두드르는 느낌에 급히 뒤를 돌아 보자 놈이 서 있었다. 언제 뒤로 돌아 갔는지 정말 빠른 놈이다.
탕.
다시 한발을 놈을 향해 쏘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눈깜짝할새에 사라져 버렸다.
톡톡.
이번에도 뒤에서 어깨를 톡톡 건드렸다. 놈은 자신을 놀리고 있는거다.
빙글.
"헉?"
뒤로 돌면서 그대로 총을 쏠 생각이었다. 하지만 놈은 정확히 권총 구경에 왼손 집게 손가락을 집어 넣고 있었다. 이래선 총을 쏠수가 없다. 총알이 폭발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재미없네. 총도 제대로 쏘지도 못하는 놈은 이런 총은 필요없겠지?"
"으윽!"
놈이 손가락을 살짝 들어 올리고는 왼손으로 권총을 빼았아 갔다.
"이번엔 내 차례다. 권총은 이렇게 쏘는거다."
탕!
"으아아악!"
이 형사는 큰비명을 내지르며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주저 앉았다. 하지만 몸 어디에도 총을 맞진 않았다. 아니, 맞을리가 없었던 것이다. 권총을 발사한게 아니라 입으로 '탕'이라는 큰소리만 냈기 때문이다. 그런것도 모른채 총을 쏜줄 알고 기겁한 이 형사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너어! 죽을래? 살래?"
이 형사는 켄의 질문에 당연히 살려 달라고 했다. 그런데 조건이 붙었다.
"상달이 대신에 망둥이파를 돌봐 준다고 약속하면 살려 준다."
"그, 그건...서장님이 뒤에 계시는 한 내 마음대로 할수 없어."
켄은 이 형사 앞에 쭈그리고 앉아 귀를 잡아 당겼다.
"이익!"
이 형사는 귀가 찢어 지도록 아팠지만 저항할수도 없었다. 총알까지 피하는 놈을 무슨 수로 감당할수 있단 말인가. 놈이 하라는대로 할수 밖에 없었지만 서장이 버티고 있는 한 자신 마음대로 망둥이파의 뒷배가 될순 없었다.
"서장놈은 이미 끝났어. 내일이면 확인할수 있을꺼다."
귀엣말로 서장에 대해 말해 주었다. 더이상 서장의 지시에 따를 필요도 없는 것이다. 새로운 서장이 부임하면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현서장은 이미 죽은 상태다.
"뭐, 뭐라고? 그, 그게 정말이냐?"
"내일 확인해 보고 이곳으로 와서 망둥이에게서 권총을 찾아가라. 그만 가 봐."
놈의 말이 믿기지 못하지만 이 놈이라면 그렇게 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총알까지 피하는데 서장을 죽이는 일쯤이야 식은죽 먹기 보다 쉬울것이다. 클럽 바닥에는 머리통이 터져 버린 두구의 시체가 널부러져 있었다. 이놈 짓인것같았다. 이 형사는 갑자기 오한이 들며 덜덜 떨려왔다.
저 시체가 자신이 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놈을 잡기 위해서는 군대를 동원해야 한다. 경찰 몇으로는 절대로 잡지 못한다. 순식간에 이동하는 사람을 몇몇으로는 도저히 감당할수 없는 것이다. 놈에 관해 동료들에게 알릴수도 없었다. 동료들도 자신이 서장의 똘마니가 되어 상어파를 도와 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서장이 죽은 이상 동료들은 자신의 말을 듣지 않을 가능성이 다분했다. 지금은 서장이 두려워 쉬쉬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자신이 동료들의 눈치를 봐야 했다. 새로운 서장이 부임해 오면 동료중 누군가가 자신의 행동을 고발할수도 있었다.
놈의 행동으로 볼때 서장은 확실히 죽었다고 생각되었다. 권총을 찾을려면 지금까지와는 달리 은밀히 망둥이파의 뒤를 봐줄수 밖에 없다. 권총을 분실해다고 하면 난리가 날것이다. 당장 경찰복을 벗어야 할지도 모른다. 벗지 않더라도 더이상 형사로는 남지 못할것이다. 잘하면 교통 경찰쯤으로 강등되어 버릴것이다.
그럴바에는 놈의 말을 들을수 밖에 없었다. 상달이는 보지도 못하고 이 형사는 클럽 밖으로 힘없는 발걸음을 옮겼다. 솔개파와 장도리파 그리고 망둥이파 놈들은 모두 켄을 인간으로 보지 않고 있었다. 무려 총알까지 피하는 자였다. 영화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처럼 어떤 신비한 능력을 지니고 있는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망둥이!"
"옙! 형님!"
망둥이파 두목인 망둥이는 기합이 팍 든 큰소리로 대답했다. 무려 상어파, 솔개파, 장도리파를 혼자서 박살낸 형님이다. 또한 어떻게 한것인지는 모르지만 자신의 구멍난 배를 순식간에 치료까지 해 주었다. 존경심이 무럭무럭 솓아났다. 자기 마음대로 형님이라고 불렀지만 형님은 자신을 동생으로 받아 주었다고 생각했다. 이런 조직 세계에선 힘있는 자가 나이에 상관없이 형님이다.
"뒷일은 알아서 처리해라. 아, 저 상달이라는 놈은 파 묻어. 살려 두면 반드시 화를 초래할꺼다. 그리고 받아 들일 놈은 받아 들이고 죽일 놈은 확실히 죽여."
"알겠습니다."
기절한채 꼼짝도 하지 않는 상달이는 이미 죽은 것이나 마찮가지다. 망둥이가 알아서 파 묻어 줄것이다.
"그리고 이걸 받아! 이 형사가 내일 찾아 오면 건네 주면 알아서 뒤를 봐 줄꺼다."
"감사합니다."
총을 건네 주면서 클린 마법을 펼쳤다. 남아 있는 지문을 확실히 지운것이다.
저벅저벅.
켄은 뒷일은 망둥이에게 맡기고 클럽 밖으로 걸어 나갔다. 그런 켄에게 망둥이가 말을 걸어 왔다.
"형님! 어디로 가시는지요?"
"집으로 갈런다."
"언제든지 찾아 오십시요."
직각으로 허릴 숙여 인사하는 망둥이파 조직원들을 뒤로 한채 클럽을 나간 켄은 으슥한 곳으로 들어가 서울에 있는 집으로 공간 이동해 갔다. 피곤한 하루였다. 가정부 아줌마가 차려 놓은 늦은 저녁을 먹고 있을때 전화가 걸려 왔다. 천일 그룹 정윤찬 사장에게서였다.
집으로 와 줄수 있느냐는 내용이었다. 사장 부인이 병원에서 유방암 검사를 하고 부른것이라고 생각되었다. 한시간 후에 간다고 시간을 넉넉하게 말해 놓고 저녁 식사후에 샤워까지 하고 조금 쉰후에 마법으로 이동해 갔다.
"어서 오게."
사장이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아저씨! 엄마 좀 고쳐 주세요."
"그럴려고 왔다."
역시 소라 어머니는 유방암이 맞는것 같았다. 거실로 안내되어 자리에 앉자 소라 어머니가 차를 한잔 내왔다.
"취선님의 말이 맞았어요. 유방암 초기래요. 병원에서 수술만 하면 나을수 있다고 했지만 취선님에게 부탁 드릴려고요."
몸에 칼을 대기가 싫다고도 했다. 자신의 암을 발견할 정도라면 고칠수도 있다고 생각되어 부른것이라고 솔직히 말해 주었다.
"당장 시작할까?"
소라 어머니를 소파에 눕게했다. 편히 누운 소라 어머니의 가슴위에 손을 올리고는 치료 하는 시늉을 했다. 치료는 전적으로 엔다이론이 했지만 지켜 보는 이들에게 자신이 직접 치료한다고 보여 주어야 했다. 엔다이론이 암덩어리를 떼어 내면 샐라임이 태우는 식으로 치료를 끝마치고는 고생했다는 것을 보여 주기위해 마나를 이용해 땀이 흐르게 했다.
"후우, 끝났다."
힘이 든척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치고 있을때 소라가 수건 한장을 내밀었다.
"엄마는 다 치료가 된거에요?"
"그래. 내일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 봐. 검사는 다른 병원에서 받아. 의사가 이상하게 생각할테니까."
"정말 고마워요."
치료를 받은 본인이 가장 잘 알것이다. 치료를 할때 화끈거리고 시원해 지길 반복하며 모든 치료가 끝나자 개운해 진듯한 느낌이 들었을것이다.
"취선! 고맙네. 무엇으로 보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군. 원하는게 있으면 말해 보게. 내가 줄수 있는건 뭐든 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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