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1화. 좀비 출현(3)
281화.
퍽퍽퍽.
"하나세. 고노 야로-(離せ.このやろー.놔! 이 새끼야)!"
이시바시는 다른 손으로 놈의 얼굴을 치며 떨어 뜨릴려고 했다. 뒤쪽에 있던 한쪽팔이 덜렁거리던 요시무라(吉村)가 급히 놈의 옆쪽으로 와서 놈의 목을 조르며 넘어 뜨릴려고 했지만 오히려 놈은 요시무라에게 달려 들어 목을 물어 뜯었다. 마에다는 기절을 했는지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으며 역시 팔이 덜렁거리는 사사키(佐々木)가 달려 들어 요시무라를 구할려고 했지만 놈은 이번엔 사사키에게 달려 들어 넘어 뜨리고는 목을 물어 뜯어 버렸다.
"오우엔! 시큐,오우엔오 요세이시마스! 코코와...쿠하아아앗(応援! 至急, 応援を要請します. ここは...くはっああああっ.응원! 급히 응원을 요청합니다. 이곳은...크아아악)"
더이상은 5명만으로는 놈을 제압할수 없다는 판단에 이시바시는 무전으로 헬기에 있는 조종사에게 응원을 요청했다. 무전을 받은 조종사는 급히 경찰들이 간 집으로 달려 갔다. 오해를 한것이다. 요시바시는 조종사가 하치죠지마에 있는 경찰서에 응원 요청을 하라고 한것이지만 헬기 조종사인 아리타(有田) 자신에게 도와 달라는 말로 착각해 급히 달려 온것이다. 경찰들이 들어간 집은 이상한 소리만이 들려 오고 있었다.
우거적우거적.
무언가를 씹어 먹고 있는듯한 소리에 조심스럽게 현관으로 들어 갔다. 무전으로 응원 요청을 한 직후 큰비명 소리가 들려 온것으로 볼때 큰문제가 발생한것 같았다. 손전등을 비추며 안으로 들어간 아리타(有田)는 놀라움을 감출수가 없었다.
"우웃(ううっ.우욱)!"
피냄새가 진동하며 거실로 짐작되는 곳은 피 바다였다. 피 바다속에 온몸이 피범벅인 남자가 앉아 인간의 팔로 짐작되는 것을 씹어 먹고 있었다. 거실 바닥에는 경찰 제복을 입은 경찰들이 모두 쓰러져 있었다.
"후웃(ふうっ.허억)!"
깜짝 놀란 아리타는 절로 신음이 베어 나왔다. 그러자 피범벅인 남자가 고개를 돌리고는 무표정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달려 들었다. 이 남자에겐 경찰 5명이 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런 남자를 상대로 자신 혼자 제압할수 있을리가 없었다.
타다닥.
급히 현관쪽으로 달려 갔다. 헬기쪽으로 도주를 하는 것이다. 빨리 헬기로 돌아가 이 일을 알려야 했다.
"아앗(ああっ.아앗)!"
뒤에서는 괴남자가 쫒아 오고 있었다. 발걸음은 그렇게 빠르지 않았다. 이 정도면 충분히 헬기로 달려가 공중으로 띄울수 있다고 생각되었다. 헬기는 시동을 건후 곧바로 공중으로 떠오르진 못한다.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했다. 숨이 턱까지 찰때까지 달려간 아리타는 헬기로 갈수가 없었다. 길을 따라 많은 사람들이 다가 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접근하는 사람들이 이상했다.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있음에도 우산도 없이 비를 그대로 맞으며 걸어 오고 있었으며 그들의 표정도 모두 창백했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의 옷은 붉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것이 피라는 것은 순식간에 파악할수 있었다. 저들도 아마 멀리 뒤쪽에서 쫒아오는 괴남자와 하나도 다를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섬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든 주민들이 한통속이 되어 누군가를 살해한것 같았다. 또한 괴남자는 경찰의 팔을 먹고 있었다. 인육을 먹는 섬이라는 생각에 전신에 소름이 돋았다. 외딴섬인 이곳은 식인종이 살고 있는 섬이었다.
"하앗하앗(はあっはあっ.하악하악)!"
길이 없는 밭으로 뛰어 들어 식인종을 피해 달아 났다. 그들도 곧장 따라 오고 있었지만 자신처럼 뛰어 오진 않았다. 이대로는 헬기로 접근할수 없다. 먼거리를 빙 돌아 헬기로 가야 한다. 숨이 턱밑까지 찰때까지 뛰어 헬기와는 정반대쪽으로 갔다. 추격하는 사람들에게서 벗어 났는지 한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이제 조심스럽게 이동해 헬기로 가야 했다.
벌써 서서히 저물고 있었다. 더이상 날이 어두워지기전에 헬기에 도착해야 한다. 깜깜한 한밤중에 손전등도 사용할수 없다. 불빛을 본 섬 주민들이 또다시 추격해 올지도 모른다. 그들에게 잡히면 산채로 잡아 먹힌다는 공포감에 절로 다리가 떨려왔다. 도로가 아닌 얕은 언덕 아래와 밭옆의 도랑으로만 이동했다. 주변을 경계하면서 이동하는 탓으로 많은 시간이 걸렸다.
간간히 도로위를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보였다. 비가 내리고 있는 어두운 밤인데도 손전등도 없이 앞이 잘 보이는지 도로를 태연히 걸어 가는 사람들이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많은 시간이 걸려 겨우 헬기가 있는 헬리포터에 도착한 아리타는 조심스럽게 헬기로 접근했다. 너무 어두운 탓으로 앞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바닥을 더듬거려 헬기가 만져지자 더듬거려 문을 찾아 조심스럽게 열었다.
딸칵.
무사히 문을 연 아리타는 안도의 숨을 내리 쉬며 헬기 안으로 들어 갈려고 했다. 그럴때였다.
덥석.
엄청난 힘으로 무언가가 자신의 다리를 잡고 잡아 당기는 느낌에 그대로 뒤쪽으로 벌렁 넘어져 버렸다.
퍽.
"쿠웃(くうっ.크윽)!"
뒷머리를 콘크리트 바닥에 세게 부딪힌 아리타는 더이상 기억을 유지할수 없었다. 기절해 버린것이다.
*******
고 국장이 명철이와 현수를 데리고 나가자 켄은 혼자 남은 상태다. 아메리카의 로스 엔젤레스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스컬 갱단의 크롬에게 연락해 전번처럼 창고에 밀가루와 캔 종류의 먹거리를 대량으로 구입해 놓고 연락하라고 말해 두었다. 지금 전세계는 경제 불황에 빠져 있다. HSBC 은행 쇼크와 좀비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으로 경기 침체가 더욱 가속화되어 가고 있었다.
각국의 경찰은 엄무가 마비될 정도다. 조금이라도 이상한 행동을 하면 너도나도 경찰에 좀비라고 신고하는 까닦에 경찰들은 제대로 업무를 볼수 없을 정도였다. 한국도 마찮가지다. 경기 침체로 인해 도산하는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는 상태다. 그런 기업중 몇개는 금진과 대흥, 천화 그룹에서 자금 원조를 해 주어 도산을 막고는 있지만 모든 기업을 도와 줄순없는 상태라고 했다.
장래성이 있는 중소 기업들 위주로 픽업해 자금 원조를 해 주고 있다고 했다. 기업들 사정에 대해서 잘 모르는 켄은 그렇다면 그런것이라고 생각할뿐이다. 내일은 금진 그룹 여 회장이 말해준 곳으로 이동해 학교 건물을 아공간에 집어 넣고 탄자니아로 갈 예정이다. 생각보다 빨리 학교 건물을 완성시켜 놓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학교에서 공부를 할 애들에게 줄 물건들은 이미 넘치도록 준비해 놓았다. 그런 애들에게 줄 과자와 사탕을 사러 밤중에 밖으로 나갔다. 안가 근처의 대형 마트로 이동해 물건을 쓸어 담았다.
*******
"어서 오십시요. 금진 건설 부장 김대환입니다."
다음날 아침 현수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여 회장이 말한 장소로 이동했다. 그곳에 도착하자 양복을 입은 중년인이 기다리고 있었다. 금진 건설 직원이라는 중년인이 커다란 건물로 안내해 시설을 견학시켜 주며 이것저것 설명도 해 주었다. 교실안에는 에어컨도 완비되어 있었으며 책상과 의자등도 새것으로 모두 갖추어져 있었다. 옥상에는 태양광 패널과 물탱크가 설치되어 있으며 건물 옆에는 물을 끌어 올릴 펌프와 대형 태양광 인버터가 설치되어 있는 건물도 세워져 있었다.
전체적으로 건물은 지상에서 1미터 높이에 세워져 있으며 하수도관이 밖으로 삐죽 튀어 나와 대형 정화조와 연결되어 있었다. 전에 설명한것보다 더 잘 만들어 놓은것 같았다. 또한 건물 앞쪽 옆에는 말하지도 않은 잔디를 30센티정도의 정사각형 모양으로 잘라 놓은 것이 수북히 쌓여져 있었다. 족히 1000장이상은 되어 보였다.
"수고했어. 여 회장에게 고맙다고 전해줘."
"감사합니다."
"그럼 김 부장은 이걸로 고생한 인부들에게 술이나 사줘."
돈다발 한개를 김 부장에게 건네 주고 이젠 알아서 하겠다며 그만 가 보라고 했다. 김 부장이 차를 타고 사라지자 인근에 지켜 보는 사람이 없는지 확인을 하고는 아공간을 열어 학교 건물전체를 집어 넣었다.
"허억!"
"저, 저럴수가..."
커다란 건물이 통채로 검은 공간으로 사라지는 것을 본 명철이와 현수는 기겁을 하고 있었다. 잔디까지 모두 집어 넣은후 아공간을 닫고는 집으로 돌아 가자고 했다.
부우웅.
"아공간이란건 정말 신기하네요."
현수가 부럽다는듯한 표정이었다. 켄도 마법사가 되고 나서 가장 원했던게 아공간이었다.
"난 탄자니아에 당분간 있을꺼다. 무슨 일이 발생하면 연락해."
"알겠습니다."
안가의 지하실에서 프랑스로 저택 지하로 이동해 저택위로는 올라 가지도 않고 곧바로 탄자니아의 통궤족 주술사인 암마가 있는 마을로 이동해 갔다. 마을 어귀에 도착해 천천히 마을안으로 들어가자 마을 중앙에서 놀고 있던 애들이 켄을 발견하고는 큰소리로 외쳐 대었다.
"위대한 존재가 왔어."
"위대한 존재다."
애들의 외침에 마을에 있던 어른들이 하나둘씩 밖으로 나오고 있었으며 암마가 멀리서 달려 오고 있었다. 어른들은 켄이 마을 중앙으로 들어서자 모두 바닥에 엎드리며 '위대한 존재시여'라고 외치며 머리를 조아리고 있었다. 그런 어른들을 애들도 따라 했다.
"위대한 존재시여! 어서 오십시요."
암마가 늙은 몸으로 바닥에 부복해 인사를 했다.
"모두 일어나라."
이들에게 전에도 자신은 위대한 존재가 아니라고 했는데도 씨알도 먹히지 않고 있었다.
"암마! 잘 지냈나?"
"위대한 존재님의 은총으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핸드라고 부르라니까."
"예. 핸드님."
몇달전에 만난 암마는 그새 핸드라는 이름을 잊어 버렸는지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만날때마다 이런식이라고 생각되었다.
"먼저 창고로 가자."
전번에 여러 물건을 꺼내 놓았었던 창고로 갔다. 이번에도 밀가루는 물론 여러 종류의 식료품을 꺼내놓고 도축된 소 한마리도 꺼내 놓았다.
"사람들을 시켜 이 소를 해체해 저녁에 굽도록 해. 마을 사람 모두가 함께 먹을꺼야."
"감사합니다."
암마가 사람들을 부르고 지시를 끝낸후 암마를 따라 갔다.
"이 근처에 학교를 지을꺼야. 적당한 땅이 있으면 안내해 줘."
"정부에 허가를 받아야 할텐데요?"
"그건 걱정마. 전번에 본 콰브나에게 연락하면 알아서 해결해 줄꺼야."
마을에서 1킬로 정도 떨어진 곳이다. 암마에게 통궤족 애들이 다닐 학교라고 말하자 여러 곳에 흩어져 살고 있는 애들이 학교까지 걸어 오기 적당한 곳으로 안내한 것이다. 얕은 언덕이 길게 뻗어있는 곳으로 나무들이 빼곡히 들어찬 곳이다.
"이곳은 정부 토지인거냐?"
"그런걸로 알고 있습니다."
탄자니아 정부 에너지 광물부 차관인 콰브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 해, 핸드님이십니까?
"그래. 잘 지내나?"
- 그, 그렇습니다.
콰브나는 긴장된 상태인것 같았다. 또 무슨 일이 벌어 진게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있을꺼다.
"지금 통궤족 마을에 와 있다. 통궤족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려고 학교를 지을려고 해. 적당한 땅이 있는데 정부에 속해 있는 땅이라고 해서 전화를 한거야. 내게 팔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줘."
- 아, 알겠습니다. 즉시 연락해 두겠습니다. 저어, 그런데 핸드님! 아일랜드에서 능력자가 발표한 내용은 알고 있습니까?
"물론이야. 그 능력자가 바로 나다.
- 예엣? 어, 얼굴이 전혀 달랐는데요?
역시 깜짝 놀라는 콰브나였다. 예상했던대로다.
"내 능력이다."
- 아! 그, 그럼 좀비를 만드는 그 약은 진짜입니까?
"그렇게 궁금하면 네가 직접 이곳으로 와. 말해 줄테니까."
전화로 설명하기엔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학교 부지 매입도 순조롭게 하기 위해 콰브나를 불렀다. 아일랜드의 일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콰브나는 달려 올것이다.
- 그럼 몇사람을 데려 가도 되겠습니까?
"얼마든지 데려와. 대신 빨리 와라. 그리고 올때 실링으로 돈을 많이 가져 와라."
- 얼마나 가져 가면 되겠습니까?
"적어도 10만달러 정도는 실링으로 바꾸어 가져와."
전화를 끊고 엔디이론을 불러 이곳에 수맥이 있는지 살펴 보라고 했다. 다행이 물이 풍부한 지역이었다. 50미터 아래에 있는 수맥까지 파이프를 박아 넣어야 했다. 수맥 아래까지 닿을 파이프를 연결시켜 놓고 학교 건물을 내려 놓을수 있도록 언덕을 평평하게 고르고 다지기 시작했다. 대지의 정령인 노에스와 바람의 정령인 실라이온을 불러 부탁했다.
나무들을 실라이온이 뽑아 한쪽에 쌓아두고 노에스가 언덕에 있는 땅을 아래쪽으로 옮기면서 평평하게 만들어 놓는 것이다. 시간도 얼마 걸리지도 않았다. 넓은 부지가 완성되었다. 언덕이 저절로 평평하게 다져지는 경이로운 모습에 암마는 입만 벌린채 놀라고 있었다.
"암마! 네 아브나도 성장하면 이런 일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할수 있어."
"아!"
아브나는 물의 최하급 정령이다. 중급만 되어도 어렵지 않게 할수 있는 일이다. 평평하게 변한 땅 공중에 아공간을 열어 학교 건물을 꺼내 고정시켰다. 리버스 그래피티 마법으로 공중에 띄운후 파이프를 펌프와 커다란 정화조도 연결시켰다. 만약 이 광경을 다른 사람들이 본다면 파이프 한개로 큰건물 전체를 지탱하는것처럼 보일것이다.
- 노에스! 파이프를 천천히 수맥까지 박으면서 건물 전체를 이 부분까지 땅속으로 박아 넣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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