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화. 국정원(2)
220화.
각통로마다 육중한 철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지하 벙커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사시에는 저 철문도 닫아 버릴것이다. 통로안쪽에는 여기저기 문이 달려 있었지만 굳게 잠겨있던 탓으로 안쪽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전혀 알수 없었다. 통로를 30분이상은 걸었을즈음 또다시 철문이 보였다. 철문 옆에서 고 국장이 무언가를 조작하자 천천히 열리며 안쪽 상황이 드러 났다. 거대한 광장이었다. 광장벽에는 여러곳에 문이 달려 있었다.
"이곳에 물건을 내려 놓으면 됩니다."
"알았다. 너희들은 나가 있어."
고 국장이 부하들과 함께 밖으로 나가자 켄은 실라이온을 불러 감시 카메라가 있는지 조사를 부탁하며 문 안쪽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도 알아 보게 했다.
- 감시 카메라는 없어요. 방안은 제각기 달라요. 무슨 연구소같은 시설이 되어 있는 방도 있고 집안처럼 되어 있는 방, 식량 창고, 오락 시설, 도서관, 창고등이 있어요.
지하에 이런 시설이 있다는게 믿기지 않았지만 정부 요원들을 피신시킬때 사용하는곳 같았다. 하지만 이곳은 강원도라고 했다. 만약 북한에서 침공해 온다면 강원도로 피신해 숨을 시간이 있을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공간에서 최신예 전투기라고 추정되는 물건을 꺼내 놓았다. 그 옆에는 조종석이 없는 무인 전투기와 정찰기같은 것도 꺼내 놓았다.
"들어 와!"
고 국장과 김명철, 황현수가 광장으로 들어 오면서 광장에 떡하니 자리하고 있는 검은 기체에 입을 쩍 벌리고는 다물어지지 않았다.
"이, 이건 F-55 최신 스텔스 전투기입니다. 아직 실전 배치는 되지 않았다고 하는 전투기입니다."
"그래?"
"예! 한국에는 아직 F-22도 없는데 이런 물건을 주신다고요?"
"그래. 연구를 해서 비슷한 물건이라도 만들어 봐. 그리고 저건 잘 모르지만 무인 전투기가 아닐까한다."
고 국장이 스텔스 전투기인 F-55옆에 있는 작은 비행체를 보고는 단번에 무인 전투기라고 했다.
"저것도 연구해 봐."
"가, 감사합니다. 그런데 비용은 얼마나 드리면 되겠습니까? 저로썬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아서요."
"응? 돈? 내가 현금만 가지고 있는데 영 불편해. 다른 사람 명의로 카드나 하나 만들어 줘."
"알겠습니다. 용도는 무제한으로 한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켄은 그냥 한 몇억 정도만 들어 있는 카드를 생각했다. 그런데 고 국장이 무제한으로 사용할수 있는 카드를 만들어 준다고 했다. 그런 카드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준다면 거절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로 또 하나의 선물을 안겨 줄 생각이다. 어차피 줄 생각이었지만 생색을 내 놓는게 앞으로도 도움을 받을땐 확실하게 도와 줄것이다.
"여기말고 다른 빈방이 있으면 안내해."
"빈방이요? 아, 알겠습니다."
고 국장은 자신의 반문을 알아 차리고 급히 안내를 자청했다. 눈앞의 갓 핸드는 반문을 굉장히 싫어한다. 괜히 트집을 잡혀 그냥 간다고 하면 큰일이다. 고 국장은 광장 벽에 달려있는 문을 열었다. 창고라고 실라이온이 알려준 곳이다.
"너희들은 나가 있어."
방문을 닫고는 아공간에서 패터슨 공군 기지에서 훔쳐온 컴과 서류를 꺼내 놓았다.
"들어 와."
"저건 뭔지 물어 봐도 되겠습니까?"
"저 물건들은 아메리카의 패터슨 공군 기지를 털어 가지고 온거다. 밖에 있는 전투기도 그곳에서 슬쩍 해 온거고."
"헉! 패터슨 공군 기지는 지진으로 폭삭 주저 앉았다고 합니다만...서, 설마..."
고 국장이 뭔가를 알아 차린것 같았다.
"절대 비밀이다. 만약 이 일이 알려 진다면 어떻게 되는지 상상이 갈꺼다."
"헙!"
전쟁이다. 미국이 한국을 그냥 두지 않을것이다. 스텔스 전투기만 해도 엄청난 물건인데 그보다 더 중요한게 이 서류들과 저 컴들일것이다. 저 안에 무슨 내용이 들어 있는지에 따라 상황은 달라지겠지만 평범한 서류들은 아닐것으로 예상되었다.
"컴은 물론 비밀 번호를 해제해야 할꺼야."
"그건 문제없습니다."
"그, 그럼 저 물건 값은 어떻게 지불해야 합니까?"
"무제한 카드 준다며? 그걸로 됐어.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절대 비밀이 새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
몇번을 주의를 주어도 모자라지 않을 정도다. 그리고 대흥 그룹에도 이 서류들을 주었다며 혹시 그쪽에서 뭔가를 개발해도 이곳에서 훔친게 아니란걸 강조하며 오해하지 말라고 말해 주었다.
"그럼 난 가 볼께."
"모셔라."
김명철과 황현수와 함께 벙커를 나왔다. 벙커 밖은 창고였다. 물류 창고인듯 여러 가지 물건들이 쌓여 있는 곳으로 자동차를 타고 나오자 창고 뒷쪽의 벽면이 절로 닫혔다.
"너희들도 어디에서든 입을 함부로 놀리지 마라. 만약 이 일이 알려 진다면 너희들도 무사하지 못할꺼다."
"명심하겠습니다."
안가에 도착해 둘을 돌려 보내고 TV를 켰다. 요즈음 들어 부쩍 TV를 많이 보고 있었다.
"어?"
마침 영화 광고가 흘러 나왔다. '판타지 인 파이브(Fantasy in FIVE)'이라는 타이틀의 영화였다. 그렇다. 켄이 환상 마법으로 거의 다 만들다시피한 C.R.엔젤 멤버들이 주연을 맡은 영화 광고였다. 그런 C.R. 엔젤 멤버들의 활약을 짧막하게 편집한 광고는 전세계 동시 개봉이라고했다. 폰을 꺼내 영화에 대한 검색을 해 볼려고 했지만 이미 검색 1, 2위였다.
판타지 인 파이브가 1위고 2위가 C.R.엔젤이었다. 대단한 반향이었다. 며칠후에 시사회가 가야했다. 너무 큰 반향에 시사회도 굉장한 주목을 받을게 뻔했다. 시사회에선 튀지 않게끔 조심할 필요가 있었다. 매스컴에 얼굴이 노출되면 골치 아픈 일이 발생할수도 있다. 시사회 당일날 시사회가 열리는 왕십리 CGV로 향했다.
전날 C.R.엔젤의 월미가 전화를 걸어와 반드시 참석하라고 했다. 한겨울임에도 선글라스를 끼고 갔다. 그게 오히려 더 주목을 받겠지만 얼굴이 완전히 노출되는것 보단 나았다. 왕십리 CGV에 도착해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다. 어쩔수없이 월미에게 전화를 걸었다.
"영화관에 도착했는데 어디로 가야 하나?"
"매니저를 마중 보내겠어요. 지금 어디에요?"
"영화관 입구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영화관안에서 C.R.엔젤 매니저인 김상남이 헐레벌떡 뛰어와 꾸벅 인사를 했다.
"오, 오셨습니까? 안내하겠습니다."
김상남을 따라 간곳에는 지천영 감독과 C.R.엔젤은 물론 KT 엔터테인먼트 이장식 대표까지 자리에서 일어나 켄을 맞이해 주었다.
"어서 오십시요."
"오셨어요."
"그래. 드디어 개봉되네. 축하한다."
"저희들은 한일도 없는데요."
지천영 감독과 C.R.엔젤 멤버들이 무대 인사도 같이 하자고 했지만 거절했다. 그냥 조용히 관객석에 앉아 영화나 본다고 하자 모두 실망한 표정들이었다. 대기실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을때 시간이 다 되었다고 했다. 모두가 무대위로 올라 갈때 켄은 슬쩍 빠져 나와 가장 앞좌석에 마련되어 있는 관객석으로 가서 앉았다.
짝짝짝짝.
먼저 지천영 감독이 인사를 하고 영화에 대해 말하고 차례대로 C.R.엔젤들이 한명씩 영화를 찍을때의 일화같은걸 소개했다. 사회자의 질문에도 무난히 대답을 마치고 시사회가 시작되었다. 지천영 감독이 편집을 잘 했는지 아니면 배급 회사에서 도움을 준것인지는 모르지만 대체로 만족할만했다. 곳곳에 벌어지는 전투 장면은 역시 압권이었다. 다른 영화와는 차원이 다른 전투신이었다. 생동감이 넘쳐 흐르는게 바로 눈앞에서 벌어 지고 있는듯한 느낌이었다. 3D의 압도적인 영상미로 인해 영화가 끝날때까지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요즈음 3D 영화는 전용 안경도 필요없었다.
짝짝짝짝.
"와아아아!"
영화가 끝나자 시사회에 초대된 관객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 박수를 했다.
"잘 만들었는데."
"감사합니다."
일행들이 자리를 옮겨 룸이 있는 레스토랑에 들어와 이야기를 하고 있을때 켄의 폰에 전화가 걸려왔다.
'누구지?'
폰을 보자 로스 엔젤레스에 있는 스컬 갱단의 크롬에게서였다. 크롬이 전화까지 할 정도라면 큰일이 벌어졌음이 틀림없었다.
"뭐냐?"
- 크으윽...케, 켄님! 도, 도와 주십시요.
"도와 달라고?"
"으으...그, 그렇습니다. 켄님!"
이상했다. 얼마전에 크롬에게는 자신을 부를땐 핸드라고 불러라고 말해 주었다. 그런데도 크롬은 신음을 흘리며 처음 알려준 켄이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누구에게 당한거냐?"
- 으으...경쟁 조직인 트웰 놈들에게 당했습니다.
"알았다. 사무실이지? 당장 그쪽으로 가겠다."
스컬 갱단이 장악하고 있는 다운타운의 다른 조직중에 트웰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조직은 없었다. 자신의 이름과 처음 들어 보는 조직 이름을 말한것으로 볼때 불가항력의 힘이 크롬을 압박하고 있는듯했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자신과 친분이 있는 자에게 손을 댄 놈은 그냥 두지 않을 생각이다.
"미안하지만 급한 일이 생겨서 가봐야겠다."
일행들에게는 어쩔수 없이 다음을 기약해야했다. 레스토랑을 나와 안가로 이동해 지하의 워프 마법진을 수정했다. 뉴욕과의 양방형 워프 마법진을 단방형 워프 마법진으로 수정해 로스 엔젤레스의 옛 스컬 갱단 본기지로 좌표를 설정했다.
"그럼 가 볼까. 워프!"
투명 마법으로 모습을 감춘채 옛 스컬 갱단 본거지로 이동한 켄은 천천히 현재 갱단 본부로 사용하는 토템 갱단 본거지 창고로 향했다. 창고는 개조되어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었다. 사무실이 보이는 먼곳에 도착해 실라이온을 불러 사무실은 물론 외곽에도 수상한 자들이 없는지 알아 보게했다.
- 사무실안에는 스컬 갱단들이 모두 당해 바닥에 쓰러져있는 상태에요. 그들외에 세명의 남자들이 사무실안에 있어요. 외곽에는 동서남북에 한명씩 있는 상태에요. 그들은 모두 능력자들이에요.
- 고맙다.
실라이온의 안내로 외곽에 있다는 놈들을 먼저 처리하기로 했다. 외곽에 있다는 놈들은 지원군이거나 도주하는 자를 추적및 감시하는 역활일것이다. 동쪽에는 자동차안에 있었다. 지금은 어둑해진 저녁 시간대다. 다운 타운인만큼 어두워지면 인적이 자연적으로 끊겨 버린다. 이곳에서 어물쩡거리면 갱단이나 강도들에게 당하기 쉽상인 위험 지대가 다운 타운 지역이다.
자동차 뒤로 이동해 자동차 위에 아공간을 열어 자동차를 통채로 집어 넣었다. 놈은 아공간안에서는 숨이 막혀 죽을것이다. 아무리 날고 기는 능력자일지라도 아공간안에서는 살아 남을수 없다. 다음은 서쪽에 있는 놈 차례다. 서쪽에는 으슥한 골목길안에 숨어 사무실을 감시하고 있는 능력자가 있었다. 놈의 앞쪽으로 걸어가도 놈은 켄을 감지하지 못했는지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홀드!"
"응?"
무언가를 느꼈는지 놈의 얼굴이 당황으로 물들어 갔다.
"사일런스!"
혹시나 놈이 큰소리로 외칠지도 모르기에 미리 소리 차단 마법을 펼쳐 놓고 놈을 심문했다.
"네놈은 누구냐?"
"누, 누구냐?"
놈이 주변을 돌아다 볼려는지 눈알이 양옆으로 요동치고 있었다.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해."
"날 어떻게 한거냐? 능력자냐?"
서걱.
"크아아악!"
묻는 말에 대답은 하지 않고 오히려 질문하는 놈의 오른팔을 잘라 버렸다. 팔이 잘렸음에도 놈은 아무것도 할수 없었다. 꼼짝도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음은 왼팔이다. 네놈은 누구냐?"
"크으으...주, 죽여라."
"물론 죽인다. 하지만 그냥 죽이진 않아."
서걱.
"크아아아아아!"
왠만해선 말하지 않을것 같았다. 어떤 훈련을 받은 놈인지 이미 놈은 죽음을 각오한 눈이었다.
"라이트닝!"
빠직.
"크크아아아아!"
전격 마법으로 전기 고문을 했다. 하지만 몇번이나 전격 마법을 선사해 주어도 놈은 절대로 입을 열지 않았다. 다른 고문도 해 봤자 입을 열지 않을것같았다.
"그럼 죽어라. 서걱!"
툭.
놈의 머리통이 바닥으로 추락했다. 목을 베어 버린것이다. 놈의 시체를 아공간에 집어 넣고 클린 마법으로 바닥의 흥근한 피를 모두 지워버렸다. 다음은 남쪽의 건물 옥상에 있는 놈을 잡을 생각이다. 옥상위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놈의 뒤로 접근했다. 놈도 역시 다가온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홀드! 사일런스!"
"어?"
손가락에 끼운 담배를 들어 올리려든 자세 그대로 굳어 버린 놈은 당황했는지 어쩔줄을 몰라했다.
"네놈들은 누구냐?"
"누, 누구냐?"
"묻는 말에 대답만 해."
"능력자냐?"
서걱.
"크아아아아."
쿵.
놈의 양발목을 잘라 버리자 기우뚱해진 몸이 그대로 옥상 바닥으로 내동댕이 쳐졌다.
"한번만 더 반문하면 죽여 버린다. 네놈들은 누구냐?"
"크으으...우, 우리들은 기사다."
"기사?"
어떤 기사를 말하는 것인지 짐작조차 할수 없었다. 켄이 영어를 할줄 알았다면 어떤 기사를 말하는지 알수 있었겠지만 통역 마법을 사용하는 켄으로써는 알수가 없었던 것이다.
"어떤 기사를 말하는거냐?"
"주, 주군께 충성하는 기사다."
"뭐? 주군?"
이곳이 이계도 아닌데도 주군과 기사라는 말이 나왔다. 현대에도 그런 기사들이 존재하고 있다는게 믿기지 않았지만 놈은 거짓말을 하고 있진 않았다.
"너희들 주군이 누구냐?"
"그, 그건..."
빠직.
"크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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