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9화. 능력자들간의 전투(2)
299화.
"커억!"
놈의 허리가 꺾여졌다. 이야마의 발에는 파란 빛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이야마! 오른쪽!"
사쿠마의 외침에 급히 왼쪽으로 빙글 돌아 멈칫해 있는 놈의 얼굴을 향해 다리를 뻗었다.
꽝.
사쿠마의 염동력에 묶인 놈이 멈칫하는 사이에 얼굴을 박살내 버렸다. 놈들이 왜 자신들을 잡을려고 하는지는 모른다. 힘이 없었다면 이대로 끌려 가 해부될지도 몰랐다. 데가와라는 군인과 능력자들이 영어로 대화를 할때 몇개의 단어는 알수 있었다. 유튜브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 말에 자신들이 영상을 올린것을 알고는 제압할려고 달려 드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미 데가와라는 자위 대원은 죽은 상태다. 좀비가 아닌 인간을 상대로 살인을 저지르는 일은 평소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행동이었지만 이미 수많은 좀비들을 처리하며 살인에 무덤덤해진 이야마는 놈들도 좀비와 다를바와 없다는 판단을 내린 상태다.
팟!
놈들은 자신을 죽일 생각이 없는지 팔다리만 공격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공격은 전혀 먹히지도 않았다. 스피드에서 놈들을 능가하고 있었다. 놈들도 나름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지만 자신의 스피드에는 한참이나 미치지도 못했다.
펑!
"윽."
또다시 한명이 나가 떨어졌다.
"이야마!"
사쿠마의 외침에 급히 돌아 보며 사쿠마쪽으로 달려 갔다. 놈들은 두패로 갈라져 자신과 사쿠마를 공격하고 있는 상태로 지금 사쿠마가 위험한 상태다. 놈들의 공격을 사쿠마는 잘 방어하고 있었다. 놈들이 손을 뻗으면 그 손을 염동력으로 들어 올려 하늘을 향하게 하거나 동료들을 향하게 했다. 그러면 손에서 뻗어 나온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거나 신음을 흘리며 머리를 부여 잡고는 바닥으로 주저 앉고 있었다.
하지만 사방에서 달려 드는 놈들에게 사쿠마는 제압당할 위기에 처한 상태다. 급한 상황이 되자 아무리 빠른 스피드로 이동해도 늦을것 같았다. 자신도 놈들처럼 에너지를 쏘아 낼수 있다면 좋다고 생각했다. 아직 한번도 성공하지 못한 능력이었다. 달려 가면서 손을 뻗어 파란 에너지를 쏘아 낸다고 정신을 집중했다. 실패하면 친구인 사쿠마가 제압당한다는 극한의 상황이었다.
쓔우욱!
몸속의 무언가가 쑥 빨려 나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꽈꽝.
"크악!"
사쿠마에게 손을 뻗어 어깨를 잡을려던 놈의 옆구리를 강타한 에너지는 놈의 허리를 완전히 관통해 버리며 폭발했다. 큰폭발음도 일순 놈들의 움직임도 멈추었다. 그런 놈들에게 달려가던 스피드 그대로 돌진해 수도(手刀)로 목을 잘라 버리거나 발로 차 버렸다.
손발에 파란 에너지가 담겨져 있는 이상 빗맞아도 사망이었다. 놈들은 이제 단3명만 남은 상태다. 놈들은 함부로 달려 들수 없는지 공격을 중단하고 있었다. 다시 놈들을 향해 달려 들자 놈들이 자신을 포위할려고 삼각 대형으로 움직일려고 했다. 하지만 한놈이 멈칫거리고 있었다. 사쿠마가 염동력으로 놈의 움직임을 구속해 놓은것이다.
꽝.
펑.
"컥!"
"크아악!"
놈의 얼굴에 주먹을 박아 넣고는 바로 오른쪽으로 돌면서 손바닥을 펼치며 후려 갈겼다. 그러자 손날에서 뻗어져 나간 에너지가 다른 놈의 가슴을 베고 지나갔다.
탓.
마지막 남은 한놈을 처리하기 위해 움직였다. 놈은 전의를 상실했는지 도주하고 있었다. 그런 놈에게 엄청난 스피드로 따라 붙어 놈의 등에 주먹을 박아 넣어 주었다.
"컥!"
등을 뚫고 지나간 주먹을 빼자 놈의 붉은 피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놈들은 사쿠마와 자신과는 달리 붉은 피를 가지고 있었다.
"사쿠마! 이동하자."
이곳에 더이상 있을순 없었다. 피냄새를 맡은 좀비들이 몰려 올것이다. 잠시후 좀비들이 몰려 왔다. 그런 좀비들은 바닥에 쓰러져 있는 능력자들의 시체를 꾸역꾸역 먹기 시작했다. 이곳에서도 이제 특이 좀비가 탄생하게 될것이다. 에도가와구(江戸川区)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는줄도 모르는 켄은 능력자 한놈을 제압해 어느 소속인지 알아 보기 위해 놈들을 따라 다녔다.
13명이 함께 움직이는 놈들은 좀처럼 흩어지지 않고 있었다. 화장실이라도 간다면 쉽게 납치할수 있겠지만 아직 갈 생각이 없는듯했다. 그런 놈들이 이동한곳은 미나토구(港区)에 있는 롯폰기 히루즈(六本木ヒルズ)였다. 이곳을 본부로 사용하고 있는것 같았다.
롯폰기 히루즈의 대표적인 건물인 모리(森) 타워는 지하 6층 지상 54층의 초고층 건물이다. 52층의 시티뷰 전망대에서 동경을 한눈에 내려다 볼수 있으며 옥상의 오픈 에어 전망대에서도 동경의 야경을 구경할수 있는 곳이다. 지하에는 자가 발전 설비를 갖추어 놓아 다른 지역과는 달리 고층 건물 상층부에는 불이 켜져 있는 상태였다. 놈들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자 자위대가 입구에 바리케이트를 친 상태로 지키고 있었다. 놈들은 엘레베이트를 타고 위로 올라가 45층에서 내리며 모두가 한곳으로 들어 갔다. 그런 놈들 몰래 따라 들어가 방문이 닫히지마자 곧바로 놈들을 제압했다. 한놈이 떨어져 나가기를 기다렸지만 그럴 미기는 전혀 보이지 않아 모두를 제압하기로 했다.
"홀드! 사일런스!"
이곳은 오피스다. 모리 타워의 7~48층까지는 오피스 사무실로 사용된다. 이곳 롯폰기 히루즈의 오피스에 사무실을 마련하는게 일본에서는 성공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넓은 오피스 사무실 한쪽에 침대가 놓여 있었다. 이곳에서 임시로 생활하는것 같았다. 다행히 다른 놈들은 없었다. 13명이 한꺼번에 움직이지도 못한채 눈알만 데굴데굴 굴리고 있었다. 그런 놈들에게 심문을 시작했다.
"네놈들은 어느 소속 능력자들이냐?"
"누, 누구냐?"
퍽!
털썩.
놈들은 13명이나 되었다. 질문에 답하지 않는 놈은 죽여도 상관없었다. 이마에 구멍이 뻥 뚫리며 쓰러진 놈의 이마에서 붉은 피가 흘러 나오고 있었다. 놈들은 클론 능력자라고 판단되었다. 켄의 모습을 볼수 없는 놈들은 당황하고 있었다. 어떻게 자신들이 제압 당한것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동료 한명이 죽어 버린것이다.
"어느 소속이냐고 묻잖아?"
"......"
퍽.
또 한명을 죽여 버렸다. 그러자 한놈이 급히 외쳤다.
"소속은 없습니다. 저희들은 명령에만 따를 뿐입니다. 일본으로 가서 좀비들을 처리하라는 명령을 받고 이곳으로 온것입니다."
"명령을 내린 자가 누구냐?"
"모릅니다. 로드라는 이름으로 전화로 명령을 내리면 따를뿐입니다."
"그럼 어디에서 온거냐?"
이놈들이 생활하고 있는 곳을 알수 있다면 놈들의 본거지로 이동해 모조리 제압할 생각이다.
"알바커키에서 생활하다가 다른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그곳이 어딘지는 모릅니다."
토르와 마찮가지로 이놈들도 덜스 기하 기지에서 만들어진 능력자들이다. 놈의 말대로 알바커키에는 이미 능력자들이 사라진 상태다.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는 놈의 말이 사실이었다.
"너희들은 모두 몇명이냐? 알바커키에는 몇명이나 있었는지 말해 봐라."
"확실히는 모르지만 천명이상이었을겁니다."
엄청난 숫자였다. 토르가 말한것보다 더 많았다. 더이상 물어 볼것은 없었다. 놈들을 이대로 내버려 두고 갈수는 없었다. 모조리 죽일 생각이다.
"윈드 블레이드!"
움직이지 못하는 놈들의 목을 훑고 지나간 윈드 블레이드에 11개의 목이 바닥으로 떨어져 내리는 것을 보고 밖으로 이동한 켄은 반대편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 롯폰기 히루즈 입구를 지켜 보았다. 시간이 흐르자 트럭들이 속속 입구에 도착해 클론 능력자들이 안으로 들어 가고 있었다. 트럭이 도착해 내리는 놈들 숫자를 세어 보았다. 모두 67명이었다.
- 샐라임! 저 건물을 모조리 태워 버려.
- 호호호. 알겠어요.
신이 난듯한 샐라임이 재빨리 모리 타워로 달려가 불을 지르기 시작했다. 일층에서 시작된 불은 삽시간에 최고층까지 옮겨 붙었다. 시커먼 연기와 함께 활활 타오르는 불속에서 아무리 능력자라고 해도 살아 남기 어려울것이다. 총리 놈이 일본에 좀비가 등장한것은 한국에 있는 한국의 능력자 탓으로 돌린 복수였다. 불구경을 하며 코리아 타운에 있는 영생이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카와사키(川崎)로 좀비 사태가 확산된만큼 걱정이 되지 않을수가 없었다. 늦은밤에 실례가 되는줄 알면서도 전화를 했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다. 직접 이동해 살펴 보기로 했다. 영생이 어머니 집앞에 도착해 집안을 마나 서치를 펼쳐 살펴 보았지만 인적이라곤 전혀 없었다. 근처의 다른 집들도 마찮가지였다. 어디로 피신을 한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카와사키로 이동해 시내를 어슬렁거리며 돌아 다니는 좀비 한명을 잡아 피를 뽑아 패트병에 담아 아공간에 보관해 두었다. 능력자로 각성시킬때 사용할 물건이다.
*******
"다녀 오셨습니까?"
"그래. 별일없지?"
"예."
"토르는 어딜 간거냐?"
토르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방안에서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데려와."
대체 뭘하고 있길래 방안에만 틀어 박혀 있는지 궁금했다.
"뭘 하고 있던거냐?"
"...저어, 그게 갑작스럽게 능력이 상승해 그 능력으로 다른걸 할수 있는지 실험해 보고 있는 중입니다."
토르는 마나 포션을 마시고 어느 정도 자신의 것으로 만든 마나로 인해 능력까지 올라간 상태다. 방안에서 그런 마나를 활용할수 있는 연구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진전은 좀 있었냐?"
"전보다 능력은 상승했지만 아직 새로운 기술은 개발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생각을 많이 해라.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걸 명심하고 계속 궁리해."
토르가 방으로 다시 들어갔다, 여러 가지 조언을 해 줄수도 있었지만 스스로 노력해서 얻은게 더욱 값진 성과다.
"만약을 위해 외딴섬 한개를 알아 봐라. 이왕이면 따듯한 곳에 있는 무인도를 알아 봐."
명철이가 노트북을 두르리며 검색을 하고 있을때 현수가 라면을 끓여왔다.
후루룩.
"현수! 너 능력자가 되고 싶다고 했지?"
"그렇습니다만 자질이 형편없다고 해서..."
라면을 먹으며 현수의 의향을 떠봤다.
"방법은 있다. 좀비 바이러스를 이용하면 능력자로 만들수 있어. 아일랜드에서 두명을 능력자로 만들어 주었다."
"아! 그, 그럼 저도 부탁드리겠습니다."
현수의 말에 명철이도 고개를 들고는 자신도 만들어 달라고 했다. 침대에 몸을 고정시킬 튼튼한 밧줄을 먼저 구해 오라고 했다. 이런 오밤중에 밧줄을 구할수가 없어 다음날 하기로 했다. 고 국장에게도 미리 말해 놓으라고 했다.
"시작한다. 아마 참을수 없을 정도의 고통이 엄습할꺼다. 이를 악물고 참아내야 해. 참지 못하면 넌 좀비로 변해 버릴꺼다. 각오는 되어 있겠지?"
"할수 있습니다."
현수가 먼저 각성 실험을 하기로 했다. 침대에 꽁꽁 묶인 현수는 불안한 표정이었지만 결연의 각오의 다지고 있었다. 좀비 피를 마신후 하루동안은 별일은 없었다. 이틀째부터 고통스러운지 오만인상을 쓰며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크으윽."
이를 악물고 잘 참고 있는 현수였다. 그만큼 간절한 것이었다. 항상 능력자가 되고 싶다고 입에 달고 다니는 녀석이었다. 능력자가 되기 위해선 무슨 짓이라도 할 놈이었다. 별로 도와 줄 필요도 없어 보였다. 5일때 되는날이 마지막 고비였다.
뿌드득.
이빨이 부서지라 꽉 깨물며 비오듯 식은땀을 줄줄 흘러 내리고 있는 현수의 표정이 고통에 일그러지고 있었다.
"참아! 이 고비만 넘기면 넌 능력자가 될수 있어. 네가 그토록 원하던 능력자가 바로 코앞이다."
"...으으으."
잘 견디고 있는 현수를 되도록 지켜 보기만 할 생각이었지만 너무 고통스러워하는 표정이 안쓰러웠다.
"조금 도와 줄테니까 힘내."
현수의 몸속으로 마나를 불어 넣어 주었다. 그러자 현수 몸속의 음마나가 크게 위축되기 시작하며 현수의 표정도 점점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있었다. 더이상 마나를 불어 넣어 주지 않아도 될것같았다. 다음날 현수는 무사히 능력자가 되었다. 아직 어떤 능력으로 각성했는지는 모른다.
"어떻게 이런식으로 능력자가 될수 있는 겁니까?"
토르가 믿기지 않는듯했다.
"그럼 넌 어떻게 능력자가 된건데?"
"모릅니다. 어느날 갑자기 능력자라는 말을 듣고 훈련을 했습니다."
클론으로 제작된후 실험실같은곳에서 깨어난 트로는 그때부터 여러가지 지식을 배우며 능력을 개화하기 위한 훈련을 했다. 자신도 어릴적 기억이 없어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기억 상실증이라는 말을 들었을뿐이었다.
"넌 마나가 축적된 상태로 능력을 보유하게 되었지만 현수는 음마나와 마나의 충돌로 인해 마나가 음마나를 집어 삼켜 능력자로 각성한거다. 그래서 네 피는 붉은색이지만 현수는 흰색이다. 왜 흰색으로 바뀌었는지는 나도 모른다."
"......."
이해가 되지 않을것이다. 이해시킬 필요도 없었다. 그냥 그렇다고만 알고 있어도 충분할것이다.
"다음은 명철이 차례다."
"저어...제가 참을수 있을까요?"
"이 새끼야! 네 후배인 현수도 성공했는데 선배가 약한 소릴하면 네 체면이 뭐가 되냐?"
명철이는 평소 말이 별로 없었다. 묵묵히 주어진 자신의 일을 해나가는 타입이다. 현수의 각성 장면을 지켜 보면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에 자신감이 사라져 버린것 같았다.
"무조건 해. 널 지켜 보면서 견딜수 없을 정도라고 판단되면 내가 개입해 도와줄께."
"...알겠습니다."
현수를 힐끗 본 명철이는 각오를 다진것 같았다.
"끄으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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