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화. 남대문 시장(2)
304화.
사장이 이 공장으로 올때까지 시간을 허비할순없었다. 강제로 공장문을 열고 공장 사무실안으로 들어가 이력서 서류철을 확인해 알바들의 주소지를 확인했다. 주소지를 받은 명철이와 현수가 어디론가 전화를 하며 주소를 불러 주었다.
"우리들도 움직이자. 가까운 곳부터 가자."
알바들은 거의 모두 이 근처에 살고 있었다. 모두 9명이었다. 빈캔을 수거하는 자가 4명, 공장안에서 캔을 분리하는 자들이 5명이다. 만약을 위해 사장에게 공장 직원들을 모두 공장으로 불러 모으라고 말해 두라고 했다. 직접 캔을 만지지 않는 사람들은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을것이겠지만 혹시나 해서였다.
딩동.딩동딩동.
첫번째 집에 도착해 초인종을 눌렀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즉시 마나 서치를 펼쳤다.
"제기랄! 언락!"
딸칵.
"들어가자. 이미 좀비로 변한 상태다."
단독 주택 반지하에서 음마나가 감지되었다. 이미 좀비로 변한 자가 숨어 있는 것이었다. 반지하 방문을 열자 머리까지 이불을 푹 뒤집어 쓰고 누워 있는 자가 있었다. 그런 이불을 들추자 얼굴이 퀭한 자가 잠들어 있었다. 아직 100%로 좀비로 변한건 아닌것 같았다. 이 상태로 몇시간만 더 흘렀다면 완전히 좀비로 변해 버렸을것이다.
"죽입니까?"
"그래. 현수! 네가 해라."
"화재가 발생할텐데요?"
"하라면 해."
강압적인 지시에 현수가 앞으로 손을 뻗어 화염을 쏟아 냈다. 이불과 함께 좀비가 타오르자 좀비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 날려고 했다.
"홀드! 리버스 그래피티!"
좀비와 이불까지 둥근 원안에 가둔후 공중으로 들어 올렸다. 원안에서 화염에 휩싸인 좀비는 발악하고 있었지만 서서히 죽어갔다. 다행히 이 자는 고아다. 이력서를 보고 확인한 것이다. 고아가 아니었다면 가족들에게 설명을 해 주어야 한다. 무턱대고 좀비라면서 죽여 버린다면 납득하지 못할것이다. 남대문 시장의 좀비들은 이미 좀비들이라고 알려진 상태다. 그들은 누구의 허락을 받을 필요도 없이 죽여도 된다.
"경찰에 연락해 이 집에 살고있는 사람들을 모두 확인하라고 해. 피 한방울씩 받아 붉은피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된다. 만약에 붉은 피가 아니라면 그 자리에서 구속해. 절대로 어떤 상처도 입어선 않된다는 것으로 알려줘."
명철이와 현수는 바쁘게 전화를 하며 다른집으로 이동했다. 멀리서 순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지며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경찰도 연락을 받고 지금 갈려는 집으로 오는 중이었다. 이 집은 살고 있는 부부중 부인이 알바로 공장에서 일하고 있었다. 초인종을 누르자 2층에서 인터폰으로 누군지 물어왔다. 현수가 자처지정을 설명할려고 할때 켄이 급히 말렸다.
의아해하는 현수를 뒤로 하고 부인의 이름을 말하자 3층에 있다고 했다. 이 집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마나 서치를 펼쳐 확인이 끝난 상태다. 집안에는 모두 3명이 있었다. 2층에 2명, 3층에 한명이 있었지만 음마나가 확인되지 않았다. 건물옆 계단으로 3층으로 올라가 문을 두드리자 중년 여인이 문을 열어 주었다.
역시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상태다. 보건소에서 시민들의 건강을 체크하기 위해서 나왔다고 말하며 아픈 곳이 없는지 물어 보았다. 없다고 하는 여인의 말에 혹시 몰라 방안에 슬쩍 클린 마법을 펼친후 남편의 건강도 물어 보았다. 남편도 건강하다고 했다. 2층으로 내려와 그곳에서도 마찮가지로 보건소를 핑계대며 건강을 체크하고 클린 마법을 펼친후 집밖으로 나올때였다.
"어라? 청소도 하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깨끗한거지?"
2층의 주인 여자가 혼자서 중얼거리는 말이 들려왔다.
"왜 안에 들어가 살펴보지 않는겁니까?"
"이미 알아 봤다. 3층 여자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어."
"......"
어떻게 밖에서 그런걸 아는지 알수 없지만 핸드님의 능력이라고 생각되었다. 2층에 세들어 사는 부부를 생각해 일부러 보건소에서 왔다고 말한것이다. 만약 좀비가 어쩌도 저쩌고 한다면 세입자 부부는 주인에게 쫒겨날수도 있다. 남대문의 좀비 문제로 인해 전국적으로 불안감에 휩싸인 상태다. 다른 집으로 이동하자 그곳에는 경찰들이 출입 금지 테이프로 골목길을 막아 놓고 있었다.
그런 테이프 앞에 주민들이 무슨 일인지 궁금한지 몰려와 서성거리고 있었다. 경찰에게 현수가 한마디하고 안으로 들어 갔다. 골목길안 단독 주택 대문앞에선 경찰이 집 주인으로 보이는 자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그런 경찰을 대신해 재활용 공장에서 알바를 하는 남자의 이름을 말하자 집 주인은 짜증을 내며 지금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라고 했다. 심한 독감으로 인해 어제밤에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갔단다. 그 사람 방으로 안내해 달라고 했다. 2층으로 올라가 집주인이 방문을 열어 주었다. 이곳에는 4명이 살고 있다고 했다. 자식들 둘은 초등학생과 중학생이며 부인은 식당에 다니고 남편은 공장에 다닌다고 했다.
'제기랄!'
역시였다. 아직 치우지 못한 휴지가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었다. 그 휴지에서 음마나가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일단 방을 모두 클린 마법으로 청소를 하고 휴지는 태워 버렸다.
"당신 가족은 모두 몇명이지?"
"4명이다. 근데 공무원이 반말을 찍찍해도 되는거야? 경찰도 공무원인데 일반 시민을 무시하며 이런 행동을 해도 되느냔 말이다?"
집 주인은 자신을 경찰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듯했다. 왜 이렇게 화가 난것인지 알순 없지만 이 자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을 시간은 없었다.
"이 자 가족들을 모두 찾아 일주일동안 감금해. 그리고 2층의 가족들도 모두 찾아. 그리고 실려간 병원이 어딘지 알아 보고 즉시 그 병원을 폐쇄해."
"아, 알겠습니다."
명철이와 현수가 급히 통화를 하기 시작했다. 그럴때에 또 집 주인이 고래고래 소릴 질럿다.
"뭐? 감금하라고? 누구 맘대로? 이 새끼들이 경찰이라고 인권을 무시해도 되는거야? 내가 누군지 알아? 아는 국회 의원만 해도 얼마나 많은데. 당장 전화해 볼까? 너희들 관등 성명을 대."
짝.
"악! 이 새끼가 누굴 치는거야?"
재잘거리는 중년인의 얼굴을 후려치자 더욱 화를 내고 있었다.
"닥쳐! 한번만 더 말하면 두번 다시 말을 못하도록 해 놓겠다."
"해봐 새꺄! 경찰이 폭력을 휘두른다 이거지? 지금 이 장면은 모조리 녹화되고 있어. 각오해 새꺄."
중년인이 감시 카메라를 가르켰다. 그런 중년인에게 벙어리가 되는 마법을 걸었다.
"......"
"이제야 조용해 졌네. 저 새끼는 물론 가족들 모두 체포해서 독방에 한명씩 가둬. 일주일이다. 일주일동안 아무일도 없으면 풀어줘."
"......"
켄의 말에 중년인의 눈이 커지며 당황하고 있었다. 목소리가 전혀 나오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중년인에게 비웃음을 날려며 실라이온에게 감시 카메라 영상을 녹화하고 있는 장치를 모조리 부셔 버리라고 했다. 엔다이론을 불러 저 중년 남자의 몸상태를 살펴 보았지만 좀비 바이러스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런 말은 다른 사람들에겐 말해 주지 않았다.
일주일동안 독방 생활을 하도록 내버려 두었다. 급하게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는 경찰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었다. 좀비로 예상되는 남자가 입원해 있는 병실로 향했다. 병실앞에는 경찰이 통제하고 있었다. 병실안에는 공장에서 일하는 남자가 침대에 누워 잠들어 있었다. 다른 침대에 있는 사람들은 무슨 일인지 궁금한듯했다. 그런 사람들에게 저 남자와 접촉이 있었는지 물어 보며 조사를 했다. 어제밤에 실려와 계속 잠만 자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홀드!"
남자를 묶어 놓고 엔다이론을 불러 다른 사람들의 상태를 살펴 보라고 했다. 이상이 없다는 말에 가슴을 쓸어 내렸다. 혹시라도 전염이 되었다면 모두 죽여야했다. 전혀 모르는 자들까지 굳이 능력자로 각성시켜 줄 생각은 없었다.
"병원에 협력을 받아 이 남자를 독방으로 이동시켜."
"좀비입니까?"
"그래. 하루만 더 늦었어도 좀비로 완전히 각성했을꺼다."
현수가 병실 밖으로 나갔다가 잠시후 의사 가운을 입은 자를 데리고 왔다.
"좀비라니요? 그게 무슨 말입니까? 김창현 환자분이 좀비라는 증거는 있습니까?"
"의심되면 피를 뽑아봐."
"...음.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요."
간호사를 데리고 온 의사는 환자를 깨울려고 했다.
"깨우지마! 언제 달려들지 모른다. 그냥 뽑아."
홀드 마법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구속해 놓았지만 잠에서 깨면 무슨 일이 벌어질진 모른다.
"뽑으세요. 만약 거짓말이라면 각오해야 합니다."
의사는 간호사에게 지시했다. 의사의 얼굴이 붉어진게 화가 난것 같았다.
"그럼 나하고 내기하자. 만약 저 김창현이라는 자가 좀비라면 넌 의사 가운을 벗는 것으로 하고 좀비가 아니라면 난 네게 백억을 주겠다. 어때? 내기 할래?"
"그, 그게 무슨 말도 되지 않는 말입니까?"
"고작 그런 내기도 못하는 쫌생이 놈이 각오하라니 어쩌니 하는 말은 함부로 하는게 아냐."
내기 내용에 당황한 의사 놈이 어물거리고 있었다. 아직 한국은 좀비 사태를 낙관시하고 있는것 같았다. 좀비 바이러스에 감연된 자는 자신의 몸에 이상함을 느끼고 병원을 찾을것이다. 병원에서는 아마 감기라는 진단을 내릴수밖에 없을 것이다. 피 검사를 한다면 어느 정도 알수 있겠지만 그런 검사를 하는 의사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정부에서 철저히 피 검사를 하라는 지시를 내려 놓았어야한다. 이 의사의 말투로 볼때 그런 지시를 받은적도 없는것 같았다.
"서, 선생님! 이걸 좀 보세요."
김창현 환자의 피를 뽑은 주사기를 보여 준 간호사는 놀란 표정이었다. 검붉은 피여야 정상이다. 그런데 이 피는 검었다.
"그 피를 보고 어떻게 생각하냐? 아일랜드에 등장한 능력자가 좀비에 관해서 폭로한 말을 들어 본적이 있다면 그 피가 어떤 피인지 알수 있을 것이다."
"저, 정말 좀비란 말입니까?"
"틀림없어. 이 병원에는 정부에서 아무런 지시도 내려 오지 않은거냐? 독감 증세를 보이는 자들은 어떻게 하라는 식의 지시는 없었어?"
"...없었습니다."
역시였다. 몇달전에 대통령을 만났을때 그런 말을 해주지 않았다. 일일히 말해 주지 않아도 당연히 그렇게 처리해야 하는 것이다. 위기 의식이 전혀 없었다. 실망만이 쌓여 가고 있었다.
"그럼 좀비가 발견되면 어떻게 하라는 식의 지시도 없었고?"
"그, 그건 병원 회의에서 발견되는 즉시 병실을 폐쇄하고....."
"폐쇄하고?"
의사 놈은 그 다음말을 꺼내지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있었다. 그런 태도에 회의 내용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말해 봐."
"겨, 경찰에 알리라고 했습니다."
"너!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지? 의사가 거짓말을 해도 되는거냐? 환자에게도 거짓말로 병명을 알려 줄꺼냐? 똑 바로 말해."
"저, 정말입니다. 경찰에 알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얼굴이 벌거진채 우기는 의사 놈이 더욱 의심스러웠다.
"네가 김창현 환자 담당 의사지? 현수야! 이 놈을 당장 구속해. 독방에 가둬어야 한다."
"알겠습니다."
"자, 잠깐만요. 제가 왜 잡혀가는 겁니까?"
"당연한 거잖아. 의사라는 놈이 그것도 모르냐? 넌 환자와 접촉을 했지?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지도 모르잖아. 일주일동안 경과를 지켜 보고 아무런 일이 없다면 풀어 준다. 저 간호사도 같이 구속시켜."
구속시키라는 말에 의사와 간호사가 기겁하고 있었다.
"충성! 김창현 환자의 가족이라는 사람이 찾아 왔습니다."
그때 병실안으로 들어 온 경찰이 큰소리로 보고 한 후 중년 여인이 병실안으로 들어왔다. 가족을 찾아 감금해 놓으라고 지시를 내려 놓았음에도 감금도 못한채 직접 병원으로 찾아올 정도로 내버려 두었다는 말이다. 찾고 있었지만 찾지 못했다고 해도 병원안으로 들여 보내선 않된다. 병원밖에서 체포해 격리 조치를 취해 놓았어야했다. 만약 저 중년 여인이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라면 병원안의 환자나 병문안을 온 사람들과 접촉해 감염시킨다면 어떻게 될지는 상상이 되었다. 정말 실망이었다.
"무슨 일이죠? 왜 경찰들이 이곳에 있는거죠?"
"설명해 줘라."
현수가 중년 여인에게 남편의 상태를 말해 주었다.
"예엣? 조, 좀비라니요?"
"뽑은 피도 보여줘."
검은 피를 보여 주며 좀비가 되면 어떻게 변하게 되는지도 모두 설명해 주었다. 그래도 믿지 않을려고 했다.
"여, 여보!"
"멈춰! 건드리지마."
중년 여인이 남편을 깨울려고 했다. 급히 부인을 말리고는 남편에게로 다가 갈려는것을 말렸다.
"지금은 깨우지마. 흉한 꼴을 보게 될꺼야."
"남편은 절대 좀비가 아니에요. 말도 되지 않은 일이에요. 선생님! 그렇죠? 어떻게 좀 해주세요. 제발요."
의사 놈에게 매달리는 중년 여인은 병실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아 울먹이기 시작했다. 슬픈 현실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 여인처럼 슬픔에 빠져 헤어나지 못할것이다. 정신적인 충격이 장난이 아닐것이다. 좀비로 인해 이런 일이 전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는걸 생각하면 때려 죽이고 싶은 놈이 한둘이 아니었다.
"부인! 부인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남편은 소멸시켜야 합니다."
"소, 소멸이라니요?"
"죽여 태운다는 말입니다."
-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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