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4화. 외계인들과의 협약
234화.
으슥한 밤이었다. 뉴욕이 깊은 밤이 되길 기다려 이동해 갔다. 그때까지 마나 포션을 몇병이나 들이켜 마나를 회복시켜 두었다.
"어서 오게."
옥상의 부하들에게 연락을 받았는지 빈센트가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좋은 일이 있었는지 표정도 밝아 보였다. 빈센트의 방에 들어 오자마자 사일런스 마법을 펼쳤다.
"일단 한잔 하게."
켄이 술을 좋아한다는걸 잘 알고 있는 빈센트는 위스키를 내 왔다.
"중국 일은 잘 되었다네. 고맙네. 어떻게 그렇게 할수 있는지를 알려 주면 두배로 준다고 했지만 거절했네."
"잘 했어. 말해 봐야 믿지 않을테니까."
사실 빈센트도 궁금하긴 마찮가지다. 마약이나 전투기까지 마음대로 꺼내 놓을수 있는 자가 눈앞의 갓 핸드다. 맨몸인데도 불구하고 어디에 그런걸 보관할수 있는지 의문일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많은 것을 알려고 해선 않된다. 신뢰에 금이 가기 때문이다. 이대로도 많은 것을 얻을수 있었다. 더 많은 것을 바라지도 않는다. 너무 많은 욕심은 화를 불러 일으키기 마련이다.
"자금은 어떻게 주면 되나?"
"현금이 아니지? 이곳으로 넣어줘. 스위스 은행이야."
"알겠네. 그런데 그 영상은 봤나? 자네같은 신비한 능력을 가진 자들이 서로 싸우고 있던데 영상 조작은 아닌것같았네."
"그런게 있어?"
빈센트가 노트북을 들고와 영상을 보여 주었다. 처음 보는 영상이었다.
"...음."
사실이었다. 능력자들간의 전투였다. 관악산에서 보았던 놈처럼 놈들의 손가락에서도 광선같은게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런 광선을 피하며 무슨 말을 하는 놈의 손가락에서도 광선이 뿜어져 나갔다. 민첩한 움직임으로 이동하는 탓에 스마트 폰으로 찍은 영상에서 순식간에 사라지기도 하고 다시 등장하기도 했다. 먼곳에서 찍은것인지 화질이 좋지 않았다. 저들끼리 왜 싸우는지는 알수 없었다.
"저게 언제 있었던 일이지?"
"일주일전이네."
일주일 전이라면 탄자니아에 있었다. 스마트 폰도 터지지 않는 오지에 있었던 탓으로 전혀 몰랐다.
"능력자들이 틀림없어."
"음, 자네와 똑같은 자들인가?"
"아니, 비슷하긴 해도 전혀 달라. 저놈들은 클론이야."
"뭐? 클론이라고?"
깜짝 놀라는 빈센트였다. 인간 클론이 존재한다고는 생각지도 못했을것이다.
"내가 패터슨 공군 기지를 무너 뜨린 이유가 그곳 지하에 클론 제조 공장이 있어서야."
"....음."
"그곳은 완전히 파괴를 했지만 아마 다른 곳에 또 그런 시설이 있을꺼야."
빈센트에게 모두 말해 주었다. 숨겨도 되지만 다른 사람에게 입을 열 빈센트도 아니었다. 대부분 조직에서 생활하는 자들은 입이 무겁다. 지켜야 할 비밀이 많은 조직에서는 이리저리 떠벌리고 다니는 자는 반드시 화를 입게 된다. 그런걸 잘 알고 있는 조직원들은 왠만해선 비밀을 발설하지 않는것이다.
"클론을 만든 자들은 무슨 음모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야. 언제 그것이 진행될지 모르는 상황으로 동(Don)도 언제든지 피신할수 있도록 지하 벙커같은걸 만들어 최소한 몇년은 지낼 정도로 식량을 비축해 놓고 많은 무기도 저장해 놓는게 좋을꺼야."
"음모라고? 그들이 누군가?"
"말할수 없어. 말해 주면 동(Don)이 다칠지도 몰라."
막강한 권력을 자랑하는 록펠러와 로스차일드 가문이 빈센트쯤은 한방에 날려 버릴수 있다. 뉴욕 경찰만 움직여도 빈센트 조직은 풍지박살날것이다. 말해 주어도 비밀은 새어 나가지 않겠지만 전화나 메일등을 도청하고 감시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인터넷 주소의 '.com'으로 되어 있는 도메인은 모두 아메리카의 서버를 경유한다는 말을 들은적이 있었다.
즉, 누군가에게 '.com'으로 되어 있는 메일 주소를 사용해 보내면 당사자에게 직통으로 보내 지는게 아니라 아메리카의 서버를 경유해 당사자에게 보내 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메리카의 서버를 관리하는 자는 메일을 훔쳐 보고 싶다면 언제든지 훔쳐 볼수 있다고 했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른다. 믿거나 말거나였다.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은 모든 생활이 감시 체제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곳곳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는 물론 감청, 도청, 도촬, 지문 인식 결제등 감시 대상이 어디를 돌아 다니거나 폰을 사용하면 즉시 그 장소와 그 사람의 성향을 알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록펠러에서 인간 선별 작업이란걸 고안해 낸것같았다.
"크흠, 알겠네. 자네 말대로 벙커를 만들어 놓겠네."
"쉽게 이동할수 있도록 이 저택과 가까운곳에 만들어 두는게 좋을꺼야."
빈센트에게 경고를 해 주고 뉴욕의 집으로 이동해 다시 한국으로 돌아 갔다. 지하에서 거실로 올라 가자 거실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던 김명철과 황현수가 벌떡 일어났다.
"오셨습니까? 한동안 연락이 되지 않아 걱정했었습니다."
"걱정은 무슨..."
"국장님이 급히 보시자고 했습니다."
"그럼 연락해."
김명철이 국장에게 전화를 할때 황현수가 입을 열었다.
"능력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전투 장면은 보셨는지요? 그 때문에 지금 비상이 걸린 상태입니다. 전번에 세바스찬이라는 자가 폭로했을땐 각국의 정보원들만 알고 있었지만 지금은 아마 지구 전체가 알아 버렸을겁니다. 인터넷에선 '가짜다. 진짜다.'로 갈라져 있는 상황입니다."
"이미 봤어. 놈들은 모두 능력자야."
"그럼 그들은 왜 싸우는 걸까요?"
"나도 모른다."
세바스찬이 포섭한 능력자들과 신인류라고 자칭하는 클론 능력자들이 싸운것인지도 모른다. 아니면 저들끼리 무슨 문제가 발생해 서로 싸운 것일수도 있었다. 그들을 직접 만나 보기 전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다.
"국장님이 이곳으로 오신답니다."
"알았다. 그럼 커피나 한잔 줘."
황현수가 커피를 타러 주방으로 갔다.
"한국에는 별일없나?"
"그렇습니다. 연쇄 살인 사건으로 생각되는 사건이 있습니다만 그것외에는 다른 큰사건은 없습니다."
"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
"알겠습니다."
커피를 다 마셨을즈음 국장이 들어왔다. 허겁지겁 달려 온것 같았다.
"자네들은 그만 가 보게."
김명철과 황현수를 밖으로 내 보낸 고진수 국장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밖으로 나간 두사람이 모르는 무슨 큰일이 있는것 같았다. 그런 국장이 말을 하기전에 혹시 몰라 사일런스 마법을 펼쳐 두었다.
"저희에게 주신 비밀 문서와 컴을 해석했습니다. 그런데 컴안에서 흥미로운 물건을 발견했습니다."
"그게 뭐지?"
"미확인 비행 물체! 즉, UFO와 외계인에 관한 것입니다."
"......"
패터슨 공군 기지 지하 깊숙한 곳에 보관되어 있었던 UFO는 아공간에 고스란히 들어 있는 상태다. 그 UFO와 외계인에 관한 자료가 컴안에 있다고 했다.
"추락한 UFO를 회수했을때 외계인들이 생존해 있었으며 그 외계인들과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비밀 협약을 맺었다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아이젠하워?"
"예. 미국 제34대 대통령이었습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재임 기간중에 몇시간동안 행방불명이 된적이 있습니다."
한나라의 국가 원수라면 24시간 보호하에서 생활한다. 그런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몇시간동안이나 행방을 모른다는 것은 있을수 없는 일이다.
"정말 그런 일이 있었어?"
"그렇습니다. 그 당시 아이젠하워는 패터슨 공군 기지를 몰래 방문하고 있었답니다. 그곳에서 외계인을 만나 협약을 체결했다고 합니다."
"무슨 협약?"
"만약 우주 전쟁이 발생했을때 지구는 바탈리안 성(星)에 모든 원조를 해 준다는 협약으로 그 대가로 외계인들이 기술을 전수해 준다는 조건이었습니다."
세바스찬의 말대로라면 외계인들이 자신들을 종족들에게 돌려 보내는 조건으로 기술을 전수해 주었다고 했다. 그 기술도 완벽한 기술이 아니라 대충 어떻다는 것만 알려 주었다고 했었다.
"어떤 기술이란것도 알고 있어?"
"군사 기술이 대부분입니다. GPS나 스텔스 기능등이지만 지구의 과학 기술 발전이 늦어 현실화하기 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또한 외계인들이 지구를 조사할수 있게끔 협력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으며 소련이 도발하지 않게끔 견제를 해 준다는 조건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작 기술 몇개 받고 전쟁이 벌어 지면 모든 물자를 무상으로 원조해 준다는 협약이라니?"
너무 손해 보는 협약이다. 우주간의 전쟁이라면 지구는 어떤것도 할수 없다. 그런 지구가 만약 바탈리안이라는 외계 종족에게 물자를 공급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 지면 적대하는 외계 세력이 몰려와 지구를 박살내 버릴것이다.
"그 당시엔 어쩔수 없었을겁니다. 격렬한 냉전 시대로 소련과 언제 전쟁이 벌어 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으니까요. 아마 기술은 덤이고 공산 세력인 소련을 견제하는게 협약의 주목적이었을것입니다."
"그런거였어?"
이제야 이해가 되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에서 불을 끄기에 급급했던것이다.
"그런데 외계인이 직접 지구를 정복해 버리면 저들 맘대로 물자든 뭐든 모두 가져 갈수 있지 않나?"
"그런 속사정까지는 모릅니다."
외계인들도 협약을 맺을수 밖에 없는 어떤 이유가 있을것이다.
"또 다른건 없어?"
"컴안에 UFO가 지하에 보관되어 있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혹시 보셨는지요?"
"봤어."
솔직히 말해 주었다. 이미 패터슨 공군 기지에 있던 전투기까지 내준 상황이다.
"그럼 혹시 가지고 계시..."
"않돼."
급히 국장의 말을 잘라 버렸다. 무슨 말을 할려는지 짐작이 되었다.
"최신예 전투기는 가지고 있는게 들키더라도 무기 상인에게 샀다는 변명이 통하겠지만 UFO는 들키면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아. 한국이 아메리카를 이길수 있어? 무리야."
"......"
아쉬운 표정의 국장이었지만 절대로 UFO는 내줄수 없는 물건이다.
"포기해. 그건 그렇고 아메리카에 아부하는 정치인 명단을 파악했으면 알려줘."
"그들을 어쩔 생각이신지요?"
"모조리 죽일까?"
"헉! 제, 제발 그런 말씀은 말아 주십시요.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핸드님의 정체가 발각될 우려가 있습니다."
기겁하는 국장의 말에 농담도 못하겠다고 생각되었다.
"일단 명단을 꺼내봐."
"후우, 여기 있습니다."
국장이 들고온 가방안에서 꺼낸 서류철을 건네 받았다.
"모두 몇명이지?"
"15명입니다."
"뭐? 그렇게 많아?"
"그건 적은 편입니다. 골수분자만 고른게 그 정도지만 자잘한 것까지 포함하면 서너배는 부풀어 오를겁니다."
그렇게 많은 국회 의원들이 아메리카에 아부하고 있는줄은 몰랐다. 놈들을 모조리 죽여 버려 깨끗하게 정화시켜 버리는게 최고의 선택이지만 국장의 당부도 있고해서 죽이지 않고 의원직에서 물러 나게끔 손을 볼 생각이다.
"이건 내가 알아서 처리할께. 죽이지 않을테니까 걱정마."
*******
꽝!
거대한 테이블이 흔들릴 정도로 굉음이 발생하며 거친 말이 튀어 나왔다.
"대체 넌 뭘 어떻게 일을 진행하는게냐? 이번에도 실패라고?"
"죄, 죄송합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변수가 등장했습니다."
"변수?"
"예. 아메리카의 능력자들이 습격한 것입니다."
테이블에 앉아 있는 노인에게 보고를 하는 중년인은 긴장한채 식은땀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그들이 왜?"
"아직 완전히 파악하진 못한 상태입니다. 다만 51구역까지 장악한 것으로 볼때 아메리카와 등을 돌린것으로 예상됩니다."
"예상? 확실한 정보를 가져와. 네 능력이 그것 밖에 되지 않았냐? 우리 가문은 전세계를 지배하는 가문이다. 그런 가문에서 예상이란 말은 필요없어. 넌 이 일에서 손을 떼거라."
노인이 나가라는 손짓을 하자 중년인은 깊숙히 허리를 숙이고는 밖으로 나갔다. 그런 중년인을 소파에 앉아 비웃고 있는 중년인을 보고 노인이 입을 열었다.
"크리스티안! 네가 나타니엘을 대신해 이 일을 조사해라."
"감사합니다."
로스 차일드 가문의 후계자인 나타니엘이 당주인 다비드 회장의 신임을 잃은 상태다. 자신에게는 두번 다시 없을 기회였다. 이 기회를 잡느냐 마느냐에 따라 자신의 인생은 천당과 지옥만큼의 차이가 발생할것이다.
*******
꽝.
거대한 고층 건물 타워의 최상층 전체를 사용하는 넓은 집무실로 보이는 곳에 앉아 있는 노인이 테이블을 후리치며 화를 내고 있었다.
"어떻게 된거냐? 그들이 왜 배신한거냐?"
"아마 세뇌가 풀린것같습니다."
"그게 그렇게 쉽게 풀릴수 있단 말이냐?"
"바론스키 박사와 능력자들간에 무슨 거래가 있었던 같습니다. 바론스키 박사의 행방도 알수 없는 상황입니다."
보고를 하는 금발의 중년인은 잘게 떨고 있었다. 그만큼 눈앞의 노인이 두려운것이다.
"능력자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다 알려진 상황이다. 어떻게 수습할거냐?"
"일단 주요 매스컴은 다 막아 놓았습니다. 일부 타블로이드 잡지는 막을수 없습니다만 그것들 대부분은 음모론을 주장하는 잡지들에 불과합니다. 아직 완전히 능력자들이 존재한다고 믿는 자들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절대로 알려져선 않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 그리고 51구역은 어떻게 되었나?"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상원 의원들과 군 장성들에게 압력을 넣고 있습니만 뾰족한 방법이 없다며 몸을 사리고 있습니다."
- 작가의말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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