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자 켄

272화. 아일랜드에서(2)

272화.

창밖을 보며 생각에 잠겨 있을때 호텔방 전화가 울렸다.

"뭐냐?"

- 저어, 손님! RTE 방송국에서 손님을 찾고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음...호텔에 인터뷰 할곳이 있으면 그곳으로 안내하고 준비가 되면 알려줘."

- 알겠습니다.

이 호텔에서 인터뷰를 한다면 호텔 선전도 공짜다. 호텔로써는 둘도 없는 기회다. 전세계의 이목이 이 호텔로 쏠려 있을것이다. 30분정도 시간이 지났을때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문을 열자 지배인이라는 자가 인터뷰 준비가 끝났다 안내를 한다고 했다.

"저어, 정말 성자님이십니까?"

"성자는 아냐. 단지 특별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을 뿐이야."

"아! 저희 호텔에 묵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성자님은 저희 호텔에 평생 무료로 모시겠습니다."

머리가 팽팽 돌아 가는 경영에 자질이 있는 지배인이다.

"그래? 고맙다. 이름이 뭐지?"

"무어라고 합니다."

"기억하도록 하지."

저벅저벅.

웅성웅성.

지배인 무어가 안내한 룸으로 들어서자 장내가 떠들썩해졌다. 앞쪽에 테이블이 한개 놓여 있고 그 전면에는 기자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의자에 앉아 있었으며 뒤쪽에는 방송용 카메라도 보였다. RTE라는 방송국하고만 인터뷰를 하는 줄만 알았는데 어느새 대규모 인터뷰장이 되어 버렸다. 그렇다고 다른 기자들을 쫒아낼 생각은 없었다.

"브리드 우즈 호텔 무어 지배인의 요청으로 이 자리를 마련했다. 자아, 뭐든 물어 봐."

테이블에 앉아 호텔을 선전해 주고 질문을 하라고 했다.

"RET 방송국 에드워드 기자입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나? 능력자야."

"능력자라니요?"

"능력자 몰라? 능력자라는 말을 들어 본사람은 없어?"

웅성웅성.

기자들끼리 서로 확인을 하고 있었다. 그때 한사람이 손을 들었다.

"말해 봐."

"BBC 방송국의 웨인 기자입니다. 능력자는 아메리카에서 몇개월전에 세바스찬이라는 자가 폭로한 그 능력자를 말하는 겁니까?"

"맞아. 그 능력자야."

웅성웅성.

또다시 소란스러워지며 누가 먼저라고 할것도 없이 거의 모두가 손을 들어 자신에게 질문할 기회를 달라고 했다.

"모두 조용히 해! 능력자가 어떤 자들인지 먼저 간단하게 말해 주겠다. 능력자는 평범한 인간들과는 차원이 다른 자들이다. 마벨 영화에 등장하는 그런 능력을 소유한 자들로 그들 스스로가 신인류라고 생각하고 있는 놈들이다. 얼마전 그런 능력자들을 만날수 있었다. 세계를 정복해 신인류가 지배하는 세상을 만들려고 했었다. 그들 능력자들은 모두 클론이다. 그들 클론 능력자 뒤에는 전세계를 암중으로 지배하는 강력한 힘을 가진 인간들이 존재한다. 그들 인간들이 막대한 자금을 들여 클론 능력자들을 제조하고 있는 것이다. 클론 능력자는 어떻게 만드는지 말해줘도 이해하지 못할것이다. 오히려 의혹만 불러 일으키기에 설명하지 않겠다."

숨을 죽이며 경청하고 있는 기자들을 주욱 한번 둘러 보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

"원래 클론 능력자들을 만든 인간들은 그들을 세뇌해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조종하는 생체 병기로 이용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들 클론 능력자중에 세뇌를 풀수 있는 능력을 개화한 자가 등장했다. 그 능력자가 클론 능력자들의 세뇌를 풀어 인간들을 지배하기 위해 클론 능력자 제조 공장을 장악한 상태다."

일부러 놈들을 처리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할 필요도 없었다. 이들이 알아서 추측하고 찾아 낼것이다.

"자아, 가장 앞쪽의 왼쪽에 앉아 있는 사람부터 질문해. 자신의 소속은 말하지 않아도 되며 한가지 질문씩만 받겠다."

가장 왼쪽에 앉아 있는 남자를 바라 보며 질문을 하라고 했다. 기자들은 신중히 자신이 질문할 내용을 정리해야 한다. 한사람당 한개의 질문만 받아 주기 때문이다.

"당신도 클론입니까?"

"아니다. 다음."

"이름이 뭡니까?"

"켄이다. 다음."

이름을 알려 주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이미 레스토랑에서 켄이라는 이름으로 사인을 한이상 바로 알려지게 될것이다.

"당신은 어떻게 능력자가 된것입니까?"

"수련으로 능력자가 되었다. 다음."

"어떤 수련입니까?"

"동양의 기(氣)라는걸 알고 있나? 그 기를 몸속에 쌓은거다. 다음."

마법을 배웠다고는 말해 줘도 믿지 않을 것이다. 소설속에서나 등장하는게 마법이다. 그런 마법 이야기가 나온다면 보여 달라고 할것이 뻔했다.

"그 기(氣)라는걸 수련하면 중상자를 치료하는건 물론 총알도 튕겨 낼수 있는 겁니까?"

"그렇다. 기를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얼마나 통제를 잘 하느냐에 따라 모두 다르다. 자칫하면 몸속의 기를 통제하지 못해 몸이 폭발할수도 있다. 다음."

이건 사실이다. 마나 폭주를 빗대어 말해 주었다.

"당신은 어느 나라 국적입니까?"

"답해 줄수 없다. 다시 질문해."

"공항에서의 얼굴과 지금 얼굴이 다른건 변장을 하고 있는 겁니까?"

"그렇다. 다음."

얼마든지 얼굴을 바꿀수 있다는 말은 더욱 말해 줄수없다.

"클론 능력자가 있다고 했습니다. 증거는 있습니까?"

"있다."

"보여 주실수 있습니까?"

"...음. 알았다. 무어 지배인! 실내의 조명을 잠시 꺼줘."

지배인에게 부탁하고 품속에서 마법 영상 통신판을 꺼냈다. 방송용 카메라를 꺼내도 되었지만 그건 다른 기기의 접속이 필요했다. 간단하게 이들에게 보여 줄수 있는건 마법 영상 통신판에 녹화되어 있는 장면이다. 실내가 깜깜해지자 마법 영상 통신판을 작동시켜 이들에게 보여줄 장면을 골라 공중으로 홀로그램처럼 비추어주었다.

웅성웅성.

찰칵찰칵.

그곳에는 긴원통안에 들어 있는 클론들이 비추어지고 있었다. 그런 장면을 지켜 보고 있는 기자들은 모두가 놀라며 사진을 찍거나 녹화를 하고 있었다.

"이제 믿겠나?"

"그건 어디서 찍은 장면입니까?"

"답해 줄수 없다. 단, 이 영상은 모두 진실이다."

웅성웅성.

모두들 믿기지 않는듯했다. 영화속에서나 등장할것 같은 장면을 진실이라고 해도 믿을 사람은 없을것이다. 무어 지배인에게 전기를 켜라고 하고 영상을 중지시켰다.

"당신이 본 클론 능력자들은 몇명입니까?"

"직접 본건 10여명이다. 하지만 방금전의 영상에서도 보았듯이 제조되고 있는 능력자들은 셀수없을 정도다."

"저곳이 어디입니까?"

"답해 줄수 없다. 다시 질문해."

아메리카의 패터슨 공군 기지나 51구역, 덜스 비밀 기지라고는 절대로 말해 줄수 없었다. 그곳을 무너 뜨린게 자신이라고 의심을 하게 될것이기 때문이다. 이 영상이 전세계로 송출되면 어느 정도는 짐작하게 될것이지만 그건 어쩔수없었다.

"치료 능력을 보여 주실수 있습니까?"

"물론이다. 이 중에 몸이 아픈 사람이 있나?"

"저요! 감기가 걸린 상태입니다."

"감기? 감기를 치료한다고 해도 모두 믿지 않을텐데? '서로 짜고 보여 주는게 아냐'라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있을꺼다. 확실한 것을 보여 주기 위해 용기있는 지원자를 받겠다. 지원자는 팔을 부러 뜨린후 치료해 주겠다."

지원자가 나서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팔을 부러 뜨린다는 말에 서로의 얼굴만 바라다 볼뿐 선뜻 나서는 자는 없었다.

"없나? 그럼 지원자에 한해 단독 인터뷰를 해 주겠다."

"제가 하겠습니다."

"저도 지원하겠습니다."

"저도 하겠습니다."

단독 인터뷰라는 말에 너도나도 서로 나서고 있었다.

"먼저 말한 3명은 앞으로 나와."

3명에게 서로 다른 치료를 해 줄 생각이다. 팔뿐아니라 다른것도 망가드려 치료해 주면 믿지 않을수가 없을 것이다. 긴장한채로 지원한 3명이 앞으로 나왔다.

"너부터 팔을 걷어 붙쳐. 팔을 부러 뜨리겠지만 아프진 않을꺼야. 통각을 마비시켜 놓고 부러 뜨린후 고쳐 줄께."

준비가 된 백인 남성에게 팔을 위로 올리라고 말한뒤 엔다이론을 불러 통각을 마비시키라고 했다.

빠각.

덜렁덜렁.

지켜 보고 있는 이들의 눈에는 가볍게 팔뚝을 건드리자 팔이 부러진 것처럼 보일것이다. 실제로 남자 몸속에 들어가 있는 엔다이론이 팔을 부러 뜨리고 켄은 부러 뜨린것처럼 시늉만 했다.

"으악!...어?"

"전혀 아프지 않을꺼다. 그렇지?"

"그, 그렇습니다. 전혀 고통을 느끼지 못합니다."

아직도 부러진 팔은 덜렁거리고 있었다. 그런 팔을 잡고는 원래되로 맞추어 엔다이론에게 부탁을했다.

"끝났다."

"옛?"

"팔을 움직여 봐."

"어? 어어?"

믿기지 않는듯 백인 남자는 팔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당황하고 있었다. 조금전까지만 해도 덜렁거리든 팔이 애초에 부러지지도 않은것처럼 완전한 모양새였다.

"다음은 너다. 어디를 부러 뜨려 줄까?"

"......"

긴장한듯 아무런 말도 없었다. 조금전의 사내의 팔을 보고 공포에 젖은것같았다.

"음, 그럼 넌 손가락 한개를 자른후 다시 붙여 주겠다."

"예엣? 소, 손가락이라니요?"

손가락을 자른다는 말에 너무 놀랐는지 주춤 뒤로 물러 나며 손을 등뒤로 재빨리 감추고 있었다.

"홀드!"

그런 사내를 강제로 구속한후 등뒤의 오른손을 앞으로 잡아 당겨 들어 올린후 손가락을 폈다.

"커터!"

싹뚝.

"으아아악!"

"조용히 해. 아프지도 않잖아."

"허억! 저, 저런..."

"오, 마이 갓! 크, 크레이지다..."

지켜 보고 있던 기자들이 소스라치게 놀라고 있었다. 정말로 손가락을 자를줄은 모르고 있었던것 같았다. 엔다이론의 피를 막고 있는 덕으로 피는 새어 나오지 않고 있었다.

"손가락을 붙일테니까 잘 봐."

깔끔하게 자른 손가락을 붙여 주었다. 원래는 포션을 자른 손가락에 부어 주면 더욱 쉽게 붙일수 있지만 엔다이론과 마나만으로도 충분히 붙일수 있었다.

"손가락을 움직여 봐."

홀드를 풀어 주자 사내는 정말로 손가락이 붙었는지 조심스럽게 움직여 보고는 눈물까지 글썽거리고 있었다.

"다음은 너다. 어디를 부러...응? 좋아. 넌 머리카락을 돋아 나게 해 줄께."

나머지 한명은 대머리다. 그런 대머리에 머리카락이 수북히 돋아 나는 장면을 보면 팔이나 손가락을 붙이는 것과는 임팩트가 다를것이다.

"저, 정말 머리카락을 돋아 나게 할수 있단 말입니까?"

"믿어. 그리고 너! 치질이지?"

"...그, 그건 어떻게 안것입니까?"

"내 눈에는 다 보여. 서비스다. 치질도 치료해 줄께.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서 있어."

대머리 사내의 머리위에 손을 올려 마나 샤워를 시전해 주고 엔다이론이 세포를 활성해 주며 생명수를 불어 넣어 주었다. 그러자 번들거리든 머리위에 까칠한 검은 머리카락이 점점 돋아 나기 시작했다. 믿지 못할 기사(奇事)였다. 수북히 돋아난 머리카락을 보며 손을 내렸다. 그런 장면을 지켜 보고 있던 기자들의 사진 찍는 셔터음이 요란했다. 치질도 엔다이론이 치료를 시작하고 잠시후 끝냈다는 말에 엔다이론을 돌려 보냈다.

"이제 믿을수 있나?"

"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겁니까?"

수북한 머리카락을 만지며 경악하는 대머리였던 남자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듯했다.

"어떤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겁니까?"

"치료외에 다른 능력은 말해 줄수 없다."

모든 능력을 말해 주는 것은 바보 멍청이나 마찮가지다. 능력은 될수 있으면 숨겨야 한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해 줄수 없는건 제외하고 성실히 모두 답해 주었다. 피곤한 인터뷰였다. 기자들 모두 한가지씩 질문이 끝난후 인터뷰를 강제로 종료하고 지원자로 나선 3명을 데리고 호텔방으로 돌아갔다. 발걸음을 옮기고 있을때 기자들이 무작위로 질문을 하고 있었지만 무시해 버렸다.

털썩.

"피곤하네. 너희들도 앉아."

"감사합니다."

"일단 목좀 축이자."

방안으로 들어가 아공간을 열어 와인 한병을 꺼내고는 실라이온을 불러 혹시나 자신이 인터뷰장으로 갔을때 이 방안에 장난을 쳐 놓은건 없는지 조사해 보라고 했다. 글래스 4개와 와인을 들고 테이블로 와 한잔씩 따라 주었다.

"마셔 봐. 특별한 와인이다. 피곤함이 싹 달아 날꺼다."

"감사합니다."

와인을 한모금씩 마신 이들의 눈이 동그래졌다. 그럴때에 실라이론이 아무런 문제도 없다는 보고를 해 왔다.

"자아, 그럼 물어 보고 싶은걸 물어봐."

"아무것이나 상관없습니까?"

"그래. 답해 줄수 없는거 빼고 다 말해 줄께."

인터뷰 장소같은 딱딱한 자리보단 이런 자리가 편했다.

"클론 능력자들은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까?"

"그들은 제각각이야. 나도 몇명 만나 보지 못해 많은 것은 알지 못하지만 손가락에서 레어지 빔같은 것을 쏘아 내는 능력자와 고속으로 이동하는 능력자, 무기를 날카롭게 강화하는 능력자들이 있어. 내가 접해 보지 못한 다른 능력자들도 있을꺼야."

"굉장하군요. 정말 인간을 초월한 존재들이군요."

"그러니까 그들 스스로가 신인류라고 자칭하는거다."

분위기가 편해지자 여러 가지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클론이라면 체형이나 얼굴이 모두 같지 않겠느냐는등등 질문이 이어지고 앞으로 어떻게 할거냐는 질문도 나왔다. 전세계적으로 이목을 끈 이상 파파라치들이 집요하게 따라 다닐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너희들에겐 특별한 것을 보여 줄께. 잠시만 기다려."

방으로 들어가 아공간에서 카메라를 꺼내 들고 왔다.

"이 안에 있는 장면은 클론 제조 시설로 잠입해 찍은 장면이다."

작가의말

즐거운 하루 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