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4화. 금고털이(1)
214화.
다른곳에서 온 능력자들이 있다지만 그곳에서 제조하는 클론만으로는 능력자들의 수가 부족할것이다. 적어도 수만명의 능력자가 있어야 계획은 진행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렇게 생각하면 수십개의 클론 제조 시설이 있다고 생각된다. 한두곳에서 그렇게 많은 인원을 제조하기는 어려울것으로 판단되었다.
"그런데 말이다. 그런 좀비 바이러스는 어떻게 발견한거냐?"
"외계인이 알려 주었다고 합니다."
"외계인이? 그럼 더 빨리 계획을 진행시킬수도 있지 않았나?"
"그건 아닙니다. 외계인은 어떤게 있다는 식으로 두리뭉실하게만 정보를 알려 주었답니다. 그런 정보를 토대로 연구를 거듭한 결과 탄생한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과학이 점점 발달하면 할수록 외계인이 알려준 물건들도 만들수 있게 될겁니다."
즉, 과학 기술 문제로 만들려고 해도 지금은 만들수 없다는 말이다.
"잠시만 기다려라. 시간이 조금 걸릴테니까 저곳에 있는 술을 마시고 싶으면 맘대로 꺼내 마셔."
방안으로 들어간 켄은 급히 아티팩트를 한개 만들고 아공간에서 달러 다발을 꺼내 거실로 들고 나왔다.
"이 돈을 연구 자금에 보태."
"아,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건 네 얼굴을 바꾸게 해 주는 물건이야."
환상 마법이 걸린 반지를 건네 주었다.
"이 반지로 얼굴을 바꾼다고요?"
"믿지 못하겠지만 일단 끼어 봐."
세바스찬이 반지를 끼자 아티팩트를 활성화시켜 주었다.
"매직 미러!"
"헉! 이건 뭡니까?"
"거울이다. 얼굴을 한번 봐."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 비추어 본 세바스찬은 얼굴을 몇번이나 더듬으며 믿기지 않는듯했다.
"어, 어떻게 이럴수 있는겁니까?"
"그건 알려 줄수 없어. 그리고 네 몸에 위험을 느끼면 그 반지의 돌출된 부분을 눌러. 그러면 내가 네가 있는 곳으로 달려 갈꺼다."
"감사합니다."
무슨 신호 장치같았다. 장거리 공간 이동 능력자라면 얼마든지 자신이 있는 곳으로 이동할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신기한 물건을 만들수 있는 갓 핸드가 정말 갓(God)으로 보였다.
"기지 지하 시설은 완전히 파괴한것입니까?"
"그래. 폭삭 무너 뜨렸다."
"지금쯤 난리가 나 있겠군요. TV를 켜도 되겠습니까?"
TV에서는 속보가 흘러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전군에 비상이 걸려 테러 리스트가 한짓이라는 보도는 없었다. 지진이 발생해 페터슨 공군 기지가 함몰되었다는 말 밖에는 없었다. 먼곳에서 찍은 무너진 기지 영상도 흘러 나왔다. 폭발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연기가 피어 오르며 간간히 폭발도 발생하고 있었다.
"음, 다행이군요. 테러라고 판단하면 감시가 심해졌을겁니다."
"겉으로는 지진으로 보도를 하고 있지만 테러라는걸 알고 있을꺼다. 아무런 징조도 없이 지진이 발생했기 때문에 조사를 하면 바로 알수 있는 일이다. 아마 능력자의 존재를 숨기기 위해 테러라고는 말하지 않은것같다."
"그렇다면 은밀히 조사를 할겁니다. 대대적으로 조사를 할수는 없을테니까요."
"아무리 조사를 해도 알수 없을꺼다."
스파이더 맨 복장을 한 상태로 투명 마법을 사용해 모습도 전혀 드러나지 않는 상태였다. 능력자의 소행이라고는 짐작하겠지만 그것도 확신하진 못할것이다.
"네 존재도 지금은 죽었다고 생각할꺼다. 원통이 있는 룸을 완전히 태워 버리고 무너 뜨려 놓았거든."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세바스찬과 날이 밝을때까지 이야기를 한후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세바스찬이 뉴욕 대학과 콜럼비아 대학등 뉴욕에 있는 대학부터 시작해 전국의 유명한 대학을 돌아 다니며 자신을 도와줄 교수를 찾아 본다고 했다. 세바스찬이 사라진 집에서 하루종일 빈둥거렸다. 혹시나 다른 정보가 TV에 흘러 나오지 않는지 지켜 보면서 밤이 되길 기다렸다.
*******
"어서 오게."
여전히 빈센트는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옥상에서 경계를 서고 있는 부하들도 이제 조금 익숙해졌는지 갑자기 등장해도 그렇게 놀라지도 않고 침착하게 대응했다.
"전투기를 입수했어. 어디에 가져 다 놓으면 되는지 알려줘."
"저, 정말인가?"
"그래."
"고맙네. 일단 시간을 좀 주게."
빈센트는 갓 핸드가 이렇게 빨리 일을 진행시킬줄은 몰랐다. 이곳을 다녀 간지 며칠 지나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벌써 물건을 입수했다고 했다. 이런 큰물건은 급하게 처리해선 않된다. 정보 기관들의 감시가 더욱 심해졌을것이다. 만약 발각이라도 된다면 모든것이 끝장난다. 통화는 물론 대화도 모두 은어를 사용한다. 무기 밀매는 모든것이 은밀하게 진행된다. 이번 물건은 전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군침을 흘리는 물건이다. 만약 경매라도 진행할수 있다면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다.
"많이 못 기다려. 빨리 진행해. 적어도 한달안에 거래를 성사시켜. 물건을 원하는 곳에 안전하게 옮겨 주는 것도 포함해서 흥정해 봐."
"알겠네."
빈센트에게서 연락이 올때까지 할일이 없었다. 로스 엔젤레스에 있는 크롬이 대형 운송용 트럭을 빌려 물건을 채워 놓을때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다른 할일을 찾아 보았다.
'그걸 하자.'
페터슨 공군 기지의 능력자 클론을 제조하는데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록펠러와 로스 차일드 가문이 하는 일을 조사해 물 먹일 계획을 세웠다. 록펠러는 석유왕이라고 부를 정도로 미국 원유의 70%이상을 장악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4개의 큰규모의 정유 회사 지분만 가지고 있다. 또한 아메리카 100위안에 드는 기업중 30여곳과 20위안에 드는 교통 운송업중 9곳, 4대 보험 회사중 3개를 장악하고 있다. 또한 세계 제3위인 체이슨 맨해튼 은행도 장악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세계 최대 제약 회사인 박스터의 최대 주주다. 아메리카를 암중으로 지배하는 세력중 하나인 것이다.
로스 차일드는 영국과 스위스등 유럽에 은행이나 투자 신탁등의 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의 FRB(Fedaral Reserve Banks. 연방 준비 은행)을 장악하고 있다. 미 연방 준비 은행은 달러를 마음대로 찍어 낼수 있는 미국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은 민간 기관이다. 이런곳을 장악하고 있는 로스 차일드는 실제로 아메리카를 암중으로 움직이는 가문이랄수 있다.
이 두가문을 물 먹이기 위해 또다시 스파이더 맨 복장을 한 켄은 한밤중에 뉴욕의 록펠러 센터로 갔다. 그곳을 완전히 무너 뜨릴 생각은 없었다. 단지 외벽을 군데군데 뜯어 버려 흉물스런 모습으로 만들어 버릴 생각이다. 지금은 새벽 시간대다. 록펠러 센터에 도착한 켄은 실라이온을 불러 외벽을 뜯어 내라고 했다.
쿵. 쿠쿵.
외벽이 뜯겨져 바닥으로 추락하는 소리가 조용한 밤을 일깨웠다. 큰충격음에 록펠러 센터는 난리가 났다. 많은 사람들이 튀어 나오며 옆건물은 물론 다른 건물안에 있던 사람들이 건물 밖으로 뛰쳐 나오기 시작했다.
- 실라이온! 그만하고 돌아 가라.
보기만 해도 록펠러 센터는 흉측했다. 외벽이 뜯겨져 나가 안쪽의 물건들이 바람에 흩날려 뉴욕 중심가를 날아 다녔다.
'다음은 워싱턴 DC다.'
미 연방 준비 은행은 미국 전역에 12개나 존재한다. 그곳을 전부 털수는 없었다.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뉴욕과 보스턴에 있는 두곳만 일단 털 생각이다. 연방 준비 은행 지하에는 엄청난 양의 금괴가 보관되어 있다고 했다. 이 금괴를 모조리 훔쳐 버리면 미국 경제가 휘청거릴것이며 로스 차일드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분출될것이다. 대통령까지 자신들 맘대로 요리하는 가문이 금괴도 지키지 못했다고 하면 그들 가문을 적대시하는 자들이 가만히 있을리가 없었다. 고풍스런 외관의 뉴욕에 있는 연방 준비 은행 근처에 도착해 실라이온을 불러 금괴와 달러가 있는 곳을 찾게 했다.
- 지하에 엄청난 양의 금괴가 쌓여 있어요. 달러라는 돈도 지하에 엄청나게 많아요.
- 좌표를 불러 줄래. 그리고 감시 카메라를 모조리 먹통으로 만들어 줘.
잠시후 실라이온이 감시 카메라를 부수어 놓았다고 했다.
'큭큭큭, 그럼 가 볼까.'
실라이온이 알려준 좌표대로 모습을 감춘채 이동한 켄은 깜짝 놀랐다. 이카루스의 레어에 있던 황금보다 더 많은 양이 보관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입이 절로 벌어질 정도의 양이었다.
"아공간 오픈!"
몇백평은 될법한 지하 공간 곳곳에 쌓여 있는 금괴를 모조리 집어 넣고 달러가 있는 방으로 이동해 갔다. 아무리 두꺼운 철문으로 박혀 있는 방일지라도 좌표만 알면 순식간에 이동할수 있는 켄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 이곳은 달러가 파렛트 위에 쌓여져 있었다.
모두 새롭게 찍어낸 지폐인듯 비닐로 둘둘 말아 포장되어 있었다. 달러까지 모조리 아공간에 집어 넣고 또 가져갈게 없는지 살펴 보았지만 텅빈 공간 뿐이었다. 다음은 보스턴으로 이동할 차례였다. 보스턴의 좌표는 이미 검색해 알고 있었다.
"워프!"
보스턴 상공으로 이동한 켄은 이미 조사해둔 보스턴 연방 준비 은행으로 향했다. 이곳에서도 실라이온에게 부탁해 금괴나 달러를 찾아 보라고 했다. 하지만 잠시후 돌아 온 실라이온의 말에 실망할수 밖에 없었다.
- 달러는 지하에 쌓여 있지만 금괴는 어디에도 없어요.
- 고생했어.
금괴가 없다면 굳이 이곳을 털 필요는 없었다. 뉴욕의 집으로 다시 이동해 아침의 뉴스를 기대하며 늦은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정오가 다 되어 일어난 켄은 곧바로 TV부터 켰다. 어떤 속보가 흘러 나온것인지 기대하며 TV를 지켜 보았지만 어느 채널에서도 뉴욕의 연방 준비 은행에서 금괴와 달러가 깜쪽같이 사라졌다는 뉴스는 찾아 볼수 없었다.
오로지 록펠러 센터의 외벽이 강풍으로 떨어졌다는 것만 간혹 뉴스에 등장했다. 늦은밤이었던 덕에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했다. 그런 다행스런 일이었지만 연방 준비 은행의 금괴는 아직 사라진것을 알지 못하는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입을 막아 놓은 것으로 예상되었다. 언젠가는 알려지겠지만 한동안은 숨길것 같았다. 그렇다면 금괴가 사라졌다는 것을 매스컴에 알려줄 생각이다. 록펠러 가문이 일부 매스컴도 장악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모든 매스컴을 장악하고 있지 않는한 특종을 놓칠 아메리카의 매스컴은 없을 것이다. 일단 아메리카에 존재하는 매스컴을 조사했다. NBC, CBS, ABC, MBS, CNN, Fox, MSNBC가 가장 큰규모를 자랑하는 방송국이다. 그중 NBC는 제외했다. NBC는 록펠러 센터에 자리하고 있는 방송국이었기 때문이다. 방송국의 전화 번호를 알아내고 누구도 자신을 찾을수 없게끔 스마트 폰을 빌려 전화를 할 생각이다. 뉴욕 번화가로 이동해 마법으로 몸을 숨긴채 투명 인간으로 돌아 다녔다.
'저놈 것을 빌리자.'
히스패닉계로 보이는 젊은 남자가 건덜거리며 걷고 있었다. 어디를 가는지는 모르지만 저 놈을 따라가 스마트 폰을 슬쩍해 전화를 할 생각이다. 놈은 번화가를 돌아 다니며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더니 한적한 곳으로 들어섰다. 완전히 인적이 드문 곳으로 들어서자 주변에 감시 카메라가 없는지 확인을 하고 놈의 뒤쪽에서 홀드 마법을 펼치고는 슬립 마법을 펼쳤다.
털썩.
바닥에 쓰러질려는 놈을 부축해 골목길로 들어가 환상 마법을 펼친후 호주머니를 뒤졌다. 역시 젊은놈답게 스마트 폰을 가지고 있었다. 스마트 폰의 비밀 번호는 이미 알고 있었다. 번화가를 돌아 다니며 스마트 폰으로 어딘가로 전화도 하고 사진도 찍을때 바로 옆에서 비밀 번호 입력 장면을 지켜 보았었기 때문이다.
NBC를 제외한 방송국에 전화를 걸어 연방 준비 은행의 금괴가 사라졌다는 것을 알렸다. 모든 전화 통화 음성은 본인의 목소리 그대로가 전달되지 않는다. 기계적으로 변조시킨 음성이다. 통화하는 사람의 억양이나 사투리등을 기계가 파악해 본인의 음성과 비슷하게 흉내내어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자신의 본래 목소리가 아니더라도 사람마다 고유의 음성으로 전달하는 방식의 전화 통화로 인해 그 사람의 목소리를 파악할수도 있다.
때문에 음성 변조 마법을 사용했다. 하지만 어느 방송국도 믿지 않는듯했다. 증거를 보여 달라는 것이었다. 그런 이들에게 직접 가서 확인해 보라고 했다. 지금 모든 방송국에 전화를 한다며 특종을 놓칠 생각이 없다면 가 보라고 말해 두었다. 믿든 믿지 않든 그건 방송국에서 알아서 해야 할일이다.
그날도 TV에서는 아무런 속보도 없었다. 켄이 한말을 믿지 않는 것이었다. 증거를 보여 주어야 믿을것 같았다. 밤 9시가 되자 뉴욕의 할렘가로 갔다. 물론 투명 마법을 시전한 상태다. 그 상태로 할렘가를 돌아 다니며 어떤 놈을 뻑치기할지 물색했다. 그럴때 흑인 두놈이 어슬렁거리며 골목길로 들어 가고 있었다. 곧바로 뒤를 따라 가 두놈의 뒤통수를 매직 핸드로 후려 갈겨 기절시키곤 스마트 폰을 훔쳤다.
찰싹.
"일어나 임마!"
한놈의 뺨을 후려쳐 깨웠다. 그러고는 놈의 등을 향해 손가락을 가져다 대고는 마치 총구를 들이대고 있는것처럼 흉내를 냈다.
"으으..."
"움직이면 쏜다."
"누, 누구냐?"
"죽고 싶지 않으면 하라는대로 해라. 당장 눈앞의 스마트 폰을 켜라."
놈은 아마 어리둥절하고 있을 것이다. 황당하게도 총구를 들이대고 협박한다는게 금품을 갈취하는게 아니라 고작 스마트 폰을 작동시키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말귀를 알아 들었는지 놈은 곧바로 자신의 스마트 폰을 켰다.
"슬립!"
- 작가의말
조금씩 조회수와 추천수가 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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