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6화. 능력자 각성 실험(1)
296화.
미친 놈들이지만 이해도 되었다. 히어로를 동경하는 사람들은 실패보다는 성공을 할수 있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만화나 영화의 주인공처럼 초인같은 능력자로 변신할수 있는 기회였다. 자신도 지금의 능력이 없었다면 그렇게 했을것이다. 어차피 좀비들이 들끓게되는 세상이 될것이다. 능력자와 아닌 자의 차이는 하늘과 땅이다. 좀비들에게서 살아 남을 가능성도 한층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내게 무슨 부탁을 한다는 거지?"
- 자네가 실험을 지켜 봐 주지 않겠나? 혹시라도 잘못되었을 경우 자네의 치료 능력으로 고칠수 있다면 고쳐주길 부탁하는 걸세.
"언제 시작할건데?"
- 자네가 온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시작할 생각이네.
아일랜드 샤논 공항에서 저녁 6시에 만나기로 했다. 마이클 대통령은 직접 오진 못하고 안내할 사람을 보낸다고 말해 주었다. 명철이와 현수에게 통화 내용을 말해 주었다. 현수는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였다. 아일랜드의 실험이 성공하면 자신도 실험해 달라고 조를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이건 좀비 예방약으로 국장님이 전해 드리라는 물건입니다. 바깥쪽 주머니에는 주사기가 들어 있습니다."
명철이가 큰가방을 한개 건네 주었다. 가방안에는 엄지 손가락만한 작은병이 빼곡히 들어 있었다.
"너희들도 주사를 맞았냐?"
"아직입니다."
"저어, 핸드님! 예방약 주사를 맞으면 각성을 하지 못하는것인지요?"
"...못할꺼다."
현수의 얼굴이 환해졌다. 맞지 않은게 다행이라고 생각하는것 같았다.
"그럼 지금 예방약을 맞을래?"
"아, 아니요. 다음에 맞겠습니다."
역시였다. 현수가 펄쩍 뛰며 사양을 했다.
"현수야! 그렇게 능력자가 되고 싶냐?"
"되면 좋잖아요."
"음...그럼 일본에서의 각성 실험 장면을 다시 보여줘. 자세하게 살펴 봐야 겠다."
놓치지 않는 부분이 있는지 다시 살펴 보기로 했다. 아일랜드에 가서도 도움이 될것이다.
*******
약속 시간에 맞춰 아일랜드의 샤논 공항에 투명 마법으로 몸을 숨긴채 이동해 화장실안으로 들어가 투명 마법을 해제하고 공항 로비 중앙으로 걸어갔다.
타다닥.
그때 정장 차림의 백인 남자 한명이 자신쪽으로 급히 달려왔다.
"켄님이십니까?"
"그렇다. 그런데 넌 누구냐?"
"대통령 보좌관인 체이슨이라고 합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모시겠습니다."
보좌관이 한명이 아닌것 같았다. 전번에 본 보좌관과는 다른 사람이었다. 체이슨을 따라 이동한 곳은 활주로였다. 왜 이곳으로 온것인지는 바로 이해가 되었다. 헬기 한대가 활주로에 대기하고 있었던것이다.
타타타타타.
헬기를 타고 이동한 곳은 군부대였다. 부대 한쪽의 산속을 뚫어 벙커를 만들어 놓은 곳으로 들어가 엘레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갔다. 그곳에는 마이클 대통령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오게나."
"이런곳에 숨어 있으면 안전할꺼야."
"행여 그런 농담은 하지 말게나."
좀비가 발생하면 이런 곳에 숨어라고 은근히 빗대어 말한것에 마이클 대통령이 발끈한것이다.
"미안. 그런데 실험을 자청한 자들은 어딧어?"
"따라 오게."
마이클 대통령이 안내한곳은 넓은 방이었다. 그곳에는 젊은 남자 10명이 앉아 서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모두 주목해 주게. 특별한 분을 모시고 왔네. 자네들 모두가 알고 있는 능력자네. 인사들 하게나. 켄이라는 능력자라네."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켄을 바라 보며 인사를 했다. 그런 자들을 한명씩 바라 보았다.
"반갑다. 켄이라고 한다. 모두 능력자 각성 실험에 지원했다고?"
"그렇습니다."
"실패하면 좀비로 변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겠지?"
"물론입니다."
결사의 각오로 힘차게 대답하는 10명이었다. 그런 자들의 눈을 다시 한번 바라 보며 마법을 펼쳤다.
"그래피티!
"윽!
"크윽!"
"가, 갑자기 몸이..."
몸을 강제로 찍어 누르자 젊은 놈들 모두가 신음을 뱉으며 점점 무릎이 굽혀지기 시작했다.
"자, 자네 무슨 짓을 한건가?"
"조용! 지켜만 봐."
마이클 대통령의 말을 막았다. 일종의 시험이었다. 능력자가 되기 위해선 강한 정신력이 필요하다는걸 알아 냈다. 일본에서의 능력자 각성 실험 장면을 보고 정신력이 강하다면 능력자가 될 확률이 높다는걸 알아 낸것이다. 이들 중에 그런 자를 선발할 생각으로 중력 마법을 펼친것이다.
"으으으..."
"크으윽..."
"...왜...에...크...으..."
제대로 버티고 있는 놈은 단한명뿐이었다. 9명은 이미 바닥에 납짝포가 되어 있었지만 한명은 양손과 양무릎을 바닥에 대고는 버티고 있었다. 납작 엎드린 9명중 한명은 어떻게든 일어 날려고 버둥대고 있었지만 무리였다. 그래도 눈만은 살아 있었다. 다른 8명은 이미 전의를 상실한채 눈빛이 죽어 있었다. 아직까지 버티고 있는 놈에게 마나를 더 주입해 찍어 눌렀다.
"으으...윽..."
그러자 점점 양팔이 굽혀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얼굴이 바닥까지 내려와 고통에 일그러지고 있었다. 그런 모습에 마법을 해제했다.
짝짝짝.
"축하한다."
마지막까지 버티던 놈을 보며 박수를 쳐 주었다.
"이름이 뭐냐?"
"헉헉헉...탬버린입니다."
"그리고 네 이름은 뭐냐?"
비록 바닥에 납짝포가 되었었지만 눈빛이 살아 있던 놈을 지목했다.
"허억...허억...바이셜...입니다."
"너희 둘은 실험에 합격이다. 다른 자들은 모조리 실격이다. 하지만 실험에 합격했다고 해서 능력자가 되는건 아니다. 방금 행한 실험은 능력자 각성 실험에 적합한 자를 찾기 위한 실험이었다. 실격한 8명은 포기해라. 너희들은 능력자 각성 실험을 한다고 해도 실패할 확률이 99%이상이다."
"허억~억! 헉헉! 어, 어째서입니까? 헉헉! 화, 확실하게 설명해 주십시요."
얼굴이 땀범벅인 자가 턱까지 숨을 헐떡이며 납득시켜 달라고 했다.
"능력자로 각성하기 위해선 강한 정신력이 필요하다. 고작 그 정도의 압력에도 버티지 못하는 놈들이 좀비 바이러스가 몸속으로 들어 오면 버틸수 있을것 같냐? 무리다. 그래도 능력자가 되고 싶다면 정신력부터 길러. 예방약을 맞지 않은 상태로 군 특수 부대에 자원해 훈련이라도 받아. 몇년이 걸릴지는 모른다. 너희들 하기에 달렸다."
"헉헉! 그, 그럼 정신력만 강하다면 문제없다는 말이죠?"
"아니야. 강인한 정신력과 몸속에 보유하고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게 무엇인지는 이 둘을 실험해 보면 알수 있을꺼다."
좀비 바이러스을 이길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짐작할수 있었다. 그게 무엇인지는 어느 정도 예상은 되었지만 이들에게 말해 주진 않았다.
"그, 그럼 저희들도 실험 장면을 구경시켜 주십시요."
"않돼. 극비에 속하는 일이다. 미안하지만 너희들은 집으로 돌아 가라."
"실패해도 좋습니다. 실험에 참가하게 해 주십시요."
"저희들도 부탁 드리겠습니다."
8명 모두가 애원했다. 하지만 무리다. 모두가 좀비로 변해 버릴것이다. 생각하고 있는 한가지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해 줄 생각은 없었다. 쉽게 물러가지 않을것같은 이들에게 납득시켜 주어야 했다.
"좋다, 그럼 한가지 더 실험을 해 보겠다. 이 실험에 합격하면 참가시켜 주겠다. 실패하면 군말없이 돌아간다고 약속해라."
"약속하겠습니다."
마이클 대통령에게 빈방을 한개 내달라고 했다. 무슨 실험을 할것인지 궁금해진 대통령이 방으로 안내하면서 물었지만 생지옥을 경험하게 해 준다고만 말해 주었다. 빈방에 환상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계의 산속에서 몬스터들이 등장해 습격하는 환상을 보여 줄 생각이다.
"후우!"
겨우 마법진을 완성시키고 밖으로 나와 10명 모두 들어 가라고 했다. 환상 마법을 그린김에 합격한 2명도 정신력을 기르기 위해 들어 가라고 했다. 아무것도 없는 텅빈 방에 들어 가라는 말에 아무런 경계심도 없이 안으로 들어간 이들은 깜짝 놀랄것이다. 갑작스런 몬스터의 습격에 졸도하거나 심장 발작을 일으키지 않으면 다행이었다.
"이, 이곳은 어디지?"
"어떻게 이럴수가 있는거?"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떠들어대는 이들은 바닥을 만져 보거나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만지막거리고 있었다. 그들의 행동은 밖에서 모두 보였다. 안으로 들어간 일행은 갑자기 방안이 산속으로 변해 있었다. 땅을 만져 보기도 주변의 큰나무를 만져 보기도 하면서 믿기지 않아했다.
"저들이 왜 저러는건가?"
"저곳에 특별한 장치를 해 놨어. 저들은 저곳이 깊은 산속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꺼야."
"뭐라고? 그게 가능한 일인가?"
"물론이야. 믿기지 않으면 들어가 볼래?"
마이클 대통령은 나중에 들어가 본다고 했다. 지금은 저들을 방해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탬버린은 갑자기 변해버린 풍경에 되도록 냉정해 질려고 노력했다. 이것도 일종의 시험이라고 했다. 어떻게 이런 풍경을 만들수 있는지는 모르지만 켄이라는 능력자가 자신의 능력으로 이렇게 한것이 틀림없었다.
"모두 정신 차려! 이곳을 어떻게든 벗어 나야 해. 일단 이 산에 무엇이 있는지는 모른다. 각자 나뭇가지를 꺾어 무기를 만들어."
모두가 나뭇 가지를 꺾고 있을때 조금 떨어진 곳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왔다.
부스륵.
무언가 접근하고 있는것 같았다.
"조심해!"
극도로 긴장한 일행들은 원을 그리며 경계를 했다. 잠시후 큰나무 뒤에서 1미터 남짓한 키의 털이 수북한 동물같은게 걸어 나오고 있었다. 특이하게도 두발로 걷는 난쟁이들로 그들의 손에는 돌도끼나 나무창이 들려 있었다. 어림잡아 30명정도는 되었다.
"키키이끼이키끽!"
그런 난쟁이들이 갑자기 울음 소리를 터뜨리며 일제히 달려 들었다.
"모두 조심해."
퍽!
"크악."
탁! 타닥!
달려들던 난쟁이들이 돌도끼를 집어 던졌다. 그런 도끼에 동료 한명이 이마를 맞아 바닥으로 쓰러졌지만 다른 동료들은 들고 있는 막대기로 막았다.
슈욱.
딱! 타닥!
찔러오는 나무창을 나무 막대로 대응했지만 점점 밀리고 있었다. 이미 동료들은 곳곳에 피를 흘리고 있었다. 난쟁이들이지만 인간이 아니었다. 전신의 수북한 털과 뾰족한 이빨과 동물같은 울음 소리로 볼때 인간과 다른점이 너무 많았다. 이들이 갑자기 왜 공격을 했는지도 모른다. 동물이라면 자신들을 식량으로 생각하거나 경쟁 상대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놈들을 죽여야 해."
딱딱!
퍽퍽퍽!
"으아악!"
"끼에엑!"
난장판이었다. 동료 몇명은 이미 쓰러진 상태다. 난쟁이 놈들도 피를 흘리며 쓰러진 놈들이 속출했지만 워낙 숫자가 많은 탓으로 아직 불리한건 변함이 없었다. 그때였다. 난쟁이 놈들 뒤에서 갑자기 등장한 돼지(!?) 얼굴에 코가 없는듯한 얼굴의 덩치가 산만한 놈들이 벌겋게 녹이 슨 칼이나 도끼를 들고 등장해 난쟁이 놈들을 도룍하고 있었다.
퍼퍼퍽!
"끼에엑!"
"끼끼끼익!"
난쟁이를 죽인 돼지들은 한손으로 난쟁이 시체를 집어 들고는 그대로 씹어 먹으며 다른 난쟁이들을 공격하는 모습에 일행들은 기겁할수 밖에 없었다. 탄탄한 근육으로 볼때 돼지 놈들은 굉장한 파워를 보유하고 있는듯했다. 단한방에 난쟁이놈들이 박살나고 있었다. 그런 난쟁이들은 이미 겁에 질린듯 도주를 하고 있었지만 돼지 놈들의 움직임은 장난이 아니었다. 엄청난 속도로 달려가 난쟁이 놈들을 모조리 죽여 버리고는 모두들 한손에 한마리씩 잡고는 씹어 먹으며 자신들을 노려 보고 있었다.
주르르.
살아 남은 동료 몇명은 공포심에 오줌까지 지리고 있었다.
"취이익! 인간이다."
"취이이익!"
"취이익! 맛있겠다."
돼지들이 말까지 하고 있었다. 이런 괴물들은 지구에 없었다. 어떻게 된것인지는 모르지만 이곳은 지구가 아니라고 생각되었다. 미지의 세계로 이동해 온것같았다. 그런데 어떻게 돼지 괴물들이 영어를 알고 있는지 이해를 할수 없었지만 지금은 저들이 공격해 오지 않길 바랠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입맛까지 다시고 있는 놈들은 공격해 올것 같았다.
"모두 조심해. 반드시 살아 남아야 한다."
한명은 완전히 기절한 상태며 4명은 부상을 입어 바닥에 주저 앉아 있는 상태다. 5명만이 똑바로 서 있었지만 모두들 부상당해 팔다리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상태로 돼지 괴물들을 상대로는 이길수 없다는 절망감에 빠져 들고 있었다.
"도, 도주 해야 돼."
"어디로?"
돼지 괴물은 모두 6마리다. 난쟁이들을 쫒아 가는 속도가 장난이 아니었다. 그런 괴물들에게서 도주하긴 쉽지 않을것이다. 돼지 괴물들이 난쟁이들 시체에 만족하고 그대로 물러 나길 바랬지만 놈들은 서서히 다가 오고 있었다.
"오, 오지마! 저리가!"
덜덜덜.
동료들이 나무 막대기를 앞으로 내밀며 벌벌 떨고 있었다.
"씨발! 한번 죽지 두번 죽냐? 탬버린! 한놈은 반드시 죽여."
"너나 잘해."
바이셜의 말에 탬버린은 돼지 괴물 한마리는 반드시 죽인다고 다짐하며 나무 막대기를 꽉 쥐었다. 바이셜과 자신외에의 다른 자들은 이미 전의를 상실한 상태다.
"허허, 저들이 왜 저러는가?"
- 작가의말
즐거운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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