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화. 능력자(1)
204화.
- 켄님! 수상한 자들이 있어요.
- 수상한 자들? 어떻게 수상하지?
- 이 집에서 1킬로정도 떨어진 옥상이나 고층 건물 창문에서 망원경이라는 것으로 이 집을 감시하고 있는것 같아요. 그런 자들이 14명이나 있어요. 모두 외국인으로 총기도 휴대하고 있어요. 그리고 때때로 집앞을 자동차로 이동하면서 안에 있는 도청 장치같은걸로 집을 감시도 하고 있고요.
- 알았다. 일단 놈들이 누군지 계속 감시해 줘.
대체 어떤 놈들인지 모르지만 모두가 외국인으로 총도 가지고 있다면 평범한 자들이 아니었다. 그런 자들이 왜 자신의 집을 감시하고 있는지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설마! 내가 능력자라고 판단해 감시하고 있는건가?'
그것밖에 달리 이유는 없었다. 어디서 들통이 났는지는 모르지만 이대로 가만히 있을수는 없었다. 이곳은 주택가다. 주택가에서 큰싸움이 발생한다면 난리가 날것이다. 누구나 스마트 폰을 가지고 있는 탓으로 전투 장면이 찍힐지도 모르는 일이다. 싸우더라도 인적이 드문 것으로 이동해 놈들을 제압해 알아 봐야 했다. 이대로 조용히 있으면 능력자라고 확신되지 않는한 감시만 하고 아무런 짓도 하지 않을것이겠지만 상황이 바뀌면 직접 확인하러 올수도 있다.
켄은 걸어온 싸움은 피하지 않는 주의다. 먼저 당하기 전에 선빵을 날리는 싸움을 선호라는 켄으로써는 놈들을 유인해 갈 생각이다. 급히 서울 근처의 산들을 검색해 주차장으로 내려가 벤츠를 타고 서울 대학교옆의 관악산 관문으로 향했다. 서울 대학교 뒤쪽에 있는 산인 관악산으로 들어 가기 위해서였다. 실시간으로 알려 주는 실라이온의 정보로 놈들의 동향을 알아 볼수 있었다. 이미 다른 정령들은 소환 해제를 한 상태다.
실라이온은 하위 정령들을 불러 놈들 한명 한명을 감시하게 했다. 켄이 이동하자 놈들은 부산하게 움직여 따라 오기 시작했다. 일부러 천천히 차를 몰고 갔다. 놈들이 모두 따라 올수 있도록 유인하는 것이다. 신호등에 걸려 잠시 정차하고 있을때 실라이온이 알려 왔다. 바로 뒤쪽에 따라 붙은 승용차 바닥을 들춰내고 한사람이 엎드려 총같은것을 발사해 켄의 승용차 뒷범퍼에 작은 무언가를 부착했다고 했다.
추적 장치같았다. 그런걸로 볼때 어느 나라의 정보국에 소속된 놈들같았다. 서울 대학교 근처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켜 놓고 관악산 관문으로 향했다. 그런 켄을 멀리서 따라 오는 놈들이었다. 관문을 통과해 조금 위로 걸어 올라 가다가 오른쪽 길로 들어 섰다. 팔각정을 지나 돌산을 통과해 점점 위로 올라가 장군봉까지 올라갔다. 관악산은 바위 투성이 산이었다. 그런 산으로 야간 산행을 하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있었다.
이래서는 않되었다. 일반인을 휘말리게 할순 없었다. 그런 야간 산행하는 사람들이 장군봉에서 휴식을 취하며 서울 야경을 구경하고 있는 한편 몇몇은 왼쪽 등산로를 따라 더 위쪽으로 올라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 사람들과는 달리 켄은 오른쪽에 큰바위가 보이는 곳으로 갔다. 그 바위에서 다시 아래쪽에 보이는 바위들이 군집되어 있는 곳으로 향해 바위 정상에 걸터 앉아 놈들을 기다렸다. 이곳에서 전투를 한다면 아래쪽은 낭떠러지로 도주할곳이 없었다. 켄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일이지만 이런곳이라면 놈들이 선호할것이다.
- 켄님! 양복을 입은 한국인 두명이 등산객들을 내려 가게 하고 있어요. 흉악범이 이 산으로 도주했다며 안전을 위해 내려 가라고 하는 중이에요.
- 그놈들이 누군지도 알아 봐.
한국인이라면 그들 외국인에게 협조하는 놈들같았다. 사복 경찰이든 뭐든 그놈들도 한통속으로 판단되었다.
투투투투투.
멀리서 헬리콥터가 접근하는 소리도 들려왔다. 이러다가 완전히 흉악범 신세로 내몰리게 될것같았다.
- 따라 붙은 외국인들이 모두 이쪽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어요.
- 그래? 타냐스! 놈들을 언제든지 제압할수 있도록 준비해 놔.
- 알겠어요.
환한 달빛으로 인해 그렇게 어둡진 않았지만 지금은 겨울이다. 찬바람이 쌩쌩부는 산속은 더욱 추울것이다. 놈들이 자신을 확인할수 있게끔 담배에 불을 붙였다. 밤중의 담배불은 먼곳에서도 잘 보일정도다. 깜빡거리는 불빛으로 이곳에 자신이 있다는 것을 일부러 알려 준것이다. 놈들이 갑자기 총을 발사할것을 염려해 몸에는 방어 마법을 펼쳐 놓았다.
투투투투투.
장군봉 정상에 도달한 헬기에서 한놈이 뛰어 내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 왔다. 등에는 사각형의 길쭉한 상자를 짊어지고 있었다. 일반인이라면 거리가 멀어 뛰어 내리는게 사람이란걸 모를것이다. 전신에 착 달라 붙은 검은색 슈트같은걸로 감싼 놈이었다. 저놈이 무슨 마벨 히어로인지 흉내를 내고 있는 듯한 모습에 절로 코웃음이 새어 나왔다.
"풋."
투투투투.
헬기가 이쪽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그런데 일반적인 헬기로는 보이지 않았다. 군용 헬기처럼 보였다. 헬기 양쪽아래에 둥근 모양의 원통에 구멍이 몇개 뚫려 있는게 영화에서나 보든 미사일을 발사할수 있는 무기를 장착한 헬기였다. 그런 헬기가 켄의 있는 바위위 상공에 도달하자 또다시 한놈이 펄쩍 뛰어 내렸다. 아무런 장치도 없이 맨몸으로 뛰어 내리는걸로 볼때 능력자로 짐작되었다. 이놈도 좀전 놈과 똑 같은 복장이었다. 켄과 조금 떨어진 곳에 내려 선 놈은 백인이었다. 키도 켄과 엇비슷할 정도로 컸다.
"후우~."
담배 연기를 길게 뿜어내곤 놈의 말을 기다렸다. 다짜고짜 공격해 오진 않을것이다.
"넌 누구냐? 능력자냐?"
"그러는 넌 누구지?"
"세바스찬을 아나?"
"세바스찬? 그게 누군데?"
모두 영어로 하는 대화였다. 물론 켄은 통역 마법을 시전한 상태다. 세바스찬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모르는척했다. 무턱대고 묻는 것으로 볼때 세바스찬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알아 볼려는듯했다.
"한국인이냐?"
"야! 내가 네 쫄따구냐? 묻는 말에 다 대답해야 되냐?"
자신의 이름도 밝히지 않은채 줄곳 질문만 하는 놈에게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무슨 심문을 받는듯한 느낌이었다.
"우리들과 일해 볼 생각은 없나?"
"일? 그런걸 왜 해? 근데 날 왜 감시한것이냐?"
"능력자를 찾기 위해서다."
이 자는 능력자가 틀림없었다. 자신 앞에서도 당당한 한편 일부러 인적이 없는 산속으로 대원들을 유인해 온것이다. 어떻게 감시 당하고 있다는 걸 알아 차린것인지 그것도 이 자의 능력이라고 생각되었다. 일단 소속이 없다면 회유를 해 볼 생각이다. 반역자인 세바스찬과는 아무런 연관도 없는것 같았다. 능력자는 같은 편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았다. 만약 회유가 먹히지 않는다면 다른 방법을 강구할 생각이다.
"내가 능력자라고 생각하나?"
"그렇다. 이제는 확신이 든 상태다."
역시 집에 있을땐 확신하지 못한 상태였다. 이곳으로 유인한것이 놈에게 확신을 심어 준것이다. 그렇다고 후회는 없었다. 확인하기 위해 놈들이 반드시 무슨 짓을 할것이 뻔했끼 때문이었다.
"그래서, 내가 능력자라면 어쩔 생각이냐?"
"정말 우리들과 함께 할 생각은 없나? 뭐든 원하는건 다 주겠다."
"너희들은 뭐하는 사람들인데 뭐든 다 줄수 있다는 거냐? 그럴 능력은 있고?"
"물론이다. 우리들과 함께 한다고 약속하고 따라 간다면 말해 주겠다."
이럴줄 알았다. 순순히 말해 주진 않을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이들과 함께 할 생각은 눈꼽만치도 없었다. 어느 조직에 속하는 일은 두번 다시는 하지 않을 생각이다. 자신이 조직의 우두머리인 오야붕이 아닌 이상 조직에 속한다면 명령에 따라야 한다. 그런 명령에 죽고 사는 개같은 인생은 더이상은 없다. 힘이 없을때 어쩔수 없었지만 지금은 마음만 먹으면 지구라고 정복할수 있을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음에도 조직의 개처럼 산다는 것은 있을수 없는 일이다.
"에이, 귀찮게하지 말고 그냥 가라. 난 혼자가 좋아."
"...음. 어쩔수없군."
눈앞의 능력자가 무언가 결심을 한것 같았다.
팟.
"응?"
그대로 공격을 할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뒤쪽으로 멀치감치 물러 선것이다. 그와 동시에 타냐스에게서 연락이 들어 왔다.
- 켄님! 놈들이 공격할려고 합니다.
- 모조리 제압해.
켄의 명령을 받은 타냐스는 즉시 움직여 총을 쏠려는 놈들을 제압하기 시작했다.
"윽!"
"어?"
곳곳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 왔다. 그때였다
퉁.
묵직한 소리와 함께 작은 빛덩어리같은 것이 급속도로 쏘아져왔다. 방어 마법을 믿고 그대로 있을려다가 회피를 선택했다. 저 빛덩어리는 헬기에서 먼저 뛰어 내린 능력자가 있는 곳에서 발사된 것이다.
"헤이스트!"
빛덩어리가 쏘아오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바위산 옆으로 미끄러지듯 이동하며 지켜 보고 있는 백인 놈에게 입을 열었다.
"이게 대답이냐?"
"......"
놈은 아무런 대답도 없이 한손을 들어 올렸다. 무슨 공격을 시도할려는것 같았다. 하지만 아무런 조짐도 일어나지 않았다. 백인놈은 슬쩍 먼곳을 한번 바라 보고는 켄을 주시하는 눈빛에는 조금 놀란듯한 기색이 드러나있었다. 놈은 아마 어떤 신호를 보낸것 같았다. 멀리있는 놈들이 아무런 대응이 없자 놀란듯했다.
"큭큭큭, 좋아. 난 당하고는 못 산다."
능력자들이 어떤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지는 모른다. 유튜브에 올려져 있는 동영상에는 물건을 들어 올리고 튕겨 버리는것 정도다. 국정원 소속의 김명철의 설명에 세바스찬이라는 능력자와 다른 능력자들끼리의 전투를 들은적이 있지만 빠른 속도로 이동하며 주먹에는 엄청난 파괴력이 담겨져 있다고만 했다. 그런 설명만으론 어떤식으로 능력을 발휘하는지는 모른다.
자신처럼 마나를 보유하고 마법을 발휘하는 마법사가 아닌 이상 어떤 에너지를 이용해 능력을 발휘하는지 궁금했다. 이들 능력자도 평행 차원의 다른 지구의 능력자처럼 흰색피를 가지고 있는지도 알아 볼 생각이다. 선빵은 이미 놈들에게 빼았긴 상태다. 하지만 본격적인 전투는 아직 시작하지도 않았다. 놈에게 공격을 시도할려는 순간 놈이 먼저 선수를 쳤다. 오른손을 쭉 뻗자 무언가의 힘이 작용한듯 실드에 막혀 튕겨져 나갔다.
텅.
아무런 것도 보이지도 않았다. 어떤 에너지라면 보였을것이다. 미리 방어 마법을 시전해 놓지 않았다면 낭패를 당했을것이다. 손에서 에너지가 뻗어 나온게 아니라 실드 앞에서 뭔가 생성된것으로 파악되었다.
"뭐지?"
"......."
눈빛이 떨리고 있는게 놈도 당황하고 있었다. 자신의 회심의 공격이 전혀 먹혀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피티!"
대답이 없는 놈을 일단 제압한후 알아 볼 생각이다.
"윽!"
방어 능력은 형편없는지 중력 마법에 억눌려 괴로워하는 표정이었다. 그런 놈이 오른손을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천천히 위쪽으로 들어 올리자 중력 마법이 출렁하는 느낌이었지만 깨어지진 않았다. 이것으로 놈은 오른손에서 무언가를 발사할수 있는 능력자라고 생각할수 있었다.
"크으윽!"
마나를 더욱 더 주입해 놈을 찍어 눌렀다. 막대한 압력에 놈의 몸은 점점 바닥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놈이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먼곳에서 대기하고 있던 헬기에서 미사일이 두발이 발사되었다.
퉁퉁.
쇄에에엑.
"이 새끼가!"
능력자들의 전투에 현대식 무기를 동원하는건 반칙이었다. 자신도 이계에서 저격용 총을 사용한적은 있지만 다른 사람이 사용하면 반칙으로 간주하는 지극히 자기 중심적인 생각이었다.
"매직 핸드!"
거대한 손 두개를 생성시켜 쇄도해 오는 미사일 두발을 후려쳐 방향을 돌려 버렸다.
꽈꽈꽝.
산아래쪽에 추락한 미사일이 큰폭발음과 함께 엄청난 섬광을 동반한채 붉은 화염에 휩싸였다. 관악산에 산불이 났다. 겨울철인 탓으로 바람에 따라 엄청난 속도로 산불이 번지기 시작했다.
- 엔다이론! 산불을 꺼 줘.
엔다이론을 불러 산불이 크게 번지기전에 진화를 부탁하고 헬기가 더이상 미사일을 쏘지 못하게끔 헬기를 공격했다.
- 실라이온! 저 헬기를 추락시켜.
투투투투.
호버링을 하고 있던 헬기가 갑자기 기우뚱하면서 급속도로 아래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꽈꽝.
헬기에 탑승하고 있는 놈들은 십중팔구 사망이었다. 사방이 바위 투성이인 산덩성이에 추락한 헬기는 폭발과 함께 불타고 있었다.
- 타냐스! 한국인을 제외한 제압한 놈들을 모조리 죽여.
뿌드득.
"크으으으."
그러는사이에 중력 마법에 짖눌린 백인 놈의 뼈 부러지는 소리가 들려 오기 시작했다.
"같잖은 능력으로 날 핍박해. 죽어 새꺄! 파이어 볼!"
고통에 신음하고 있는 놈에게 화염 마법을 날려 보냈다.
펑.
"크아아악!"
놈의 큰비명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놈이 언제 그곳에 있었는지 모를 정도로 뼈 한조각도 남기지 않은채 흔적도 없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블링크!"
이번에는 장군봉으로 이동해 갔다. 타냐스가 죽여 놓은 놈들을 회수하기 위해서다. 머지않아 이곳으로 조사하러 군대가 올것이다. 큰폭발음과 화염을 멀리서 본 사람들이 신고를 하거나 관악산 봉우리에 있는 레이더 시설같은 관측소에서 확인하고 군대에 출동을 의뢰했을지도 모른다.
- 실라이온! 시체를 모두 이곳으로 옮겨 와.
- 제압해 놓은 두 사람은요?
- 놈들도 데려와.
장군봉에 있는 능력자 놈을 시작해 실라이온이 옮겨 놓은 시체는 모두 아공간에 집어 넣었다. 그런 모습을 본 한국인 두명은 덜덜 떨고 있었다.
- 작가의말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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