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화. 인류 선별 작업
213화.
세바스찬은 이미 자동차 밖으로 나와 있는 상태였다. 연신 폭발음이 들려 오며 화염이 충천하는 기지쪽을 멍하니 바라 보고 있었다.
"가자."
"어?"
뒤쪽을 돌아 본 세바스찬은 깜짝 놀랐다. 자신의 뒤쪽에 등장한 스파이더 맨 복장의 사내가 굉장한 능력자라고 생각되었다. 패터슨 공군 기지의 폭발도 이 자가 한짓이라고 짐작할수 있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이야기는 이동한후에 하자."
노에스를 불러 자신이 타고 온 자동차를 땅속에 완전히 파 묻게했다. 이곳에서 자동차를 타고 이동한다면 반드시 검문에 걸릴것이다.
"어떻게 한것입니까?"
"능력이다. 이동할테니까 가까이 와."
뉴욕의 집으로 세바스찬을 데리고 이동해 거실로 올라 갔다.
"이곳은 어딥니까?"
"뉴욕이다."
"옛? 뉴, 뉴욕이요?"
황급히 주변을 둘러 보는 세바스찬이었지만 집밖은 어두운 탓으로 이곳에 어딘지 확인할 길이 없었다.
"일단 샤워를 할래?"
"감사합니다."
샤워를 하고 나온 세바스찬에게 미리 갈아 입을 속옷은 물론 겉옷까지 준비해 놓고 소파에 앉아 술한잔을 걸치고 있을때 세바스찬이 걸어 나왔다.
"한잔해."
"감사합니다."
"능력자들이 몇명이나 있고 뭘 할 계획인지 말해 봐."
세바스찬에게는 물어 볼 말이 너무 많았다. 시간은 많았다. 지금 아메리카 전역에 비상령이 내려졌을것이다. 아마 테러라고 단정짓고 모든 정보 기관이나 군부대에 비상이 걸렸을것이다.
"먼저 당신은 누구십니까? 당신같은 능력자가 있다는 말은 들어 본적도 없습니다."
"나? 이곳에선 갓 핸드라고 불린다."
"갓 핸드?"
고개를 갸웃하는 세바스찬은 역시 처음 들어 보는듯한 표정이었다.
"능력자, 즉 스스로 신인류라고 부르는 자들은 제가 알기로는 저를 포함한 모두 13명입니다. 하지만 저와 마찮가지로 자원해 실험에 참가한 자들외에 다른곳에서 온 자들이 5명이 있어서 아마 다른 어떤곳에서도 실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 실험이란게 연초록색 물이 담긴 원통안에 들어가 있는 사람들을 말하나?"
"아닙니다. 그들은 클론(Clone)입니다."
"클론?"
복제된 인간이라는 것이다. 인간을 상대로한 클론 복제는 금지되어 있다고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수백명의 클론을 복제하고 있었다.
"능력자들을 복제한 클론들로 그들 모두가 완성되면 능력자가 될것입니다."
"뭐? 그들이 모두 능력자라고?"
기가 막혔다. 세바스찬의 말대로라면 다른 곳에서 온 자들도 있다고 했다. 그럼 다른 연구실에서도 수백 수천의 능력자들이 복제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알론이라는 자가 신인류의 세상이 도래한다고 장담하고 있었던것이다.
"네가 알고 있는 모든것을 말해 봐."
"알겠습니다."
세바스찬은 공군 기지에 근무하고 있던 군인이었다. 군인들을 상대로 지원자를 받아 어떤 실험에 참가하게 되었다. 참가하는 대가로 가족이나 부모에게 엄청난 보상금이 지불되며 실험 실패로 인해 사망하더라도 유족 연금을 지불한다고 했다. 실험은 별것없었다. 커다란 원통안에 들어가 잠만 자고 있으면 된다고 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른채 잠에서 깨어난 세바스찬은 머리가 굉장히 아팠다. 이마쪽에 무언가 들어가 있는듯한 느낌이었지만 그것도 차츰 적응해 갔다. 처음 실험에 참가한 인원은 수백명이었다. 하지만 한곳에 모인 자들은 불과 3명에 불과했다. 그곳에 바론스키라는 박사가 나타나 신인류로 탄생한것을 축하한다고 했다.
세명 모두 영문도 모른채 어리둥절하고 있을때 신인류는 현재의 인간보다 한단계 더 진보된 인간으로 특별한 능력을 발휘할수 있다고 했다. 이마에 축적되어 있는 에너지로 슈퍼 히어로같은 능력을 발휘할수 있다며 앞으로는 그 능력 개발에 협조하라고 했다. 실험이 계속되는 중에도 능력자로 탄생한 5명이 더 합류했다. 제각기 다른 능력을 발휘할수 있게된 능력자들은 실험에 회의를 느끼며 인간보다 진화된 자신들이 인간의 명령에 따라야 한다는 사실에 분개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바론스키 박사를 협박한 것은 물론 공군 기지를 은밀히 장악해 나가기 시작했다. 엘린 사령관은 물론 각 병참 사령관들을 모조리 포섭해 자신들의 기지로 만들어 나간것이다. 포섭되지 않는 자들은 은밀히 제거하고 가디언이라는 인공 지능을 만들어 전세계를 감시했다.
"잠깐만 지하에 외계인이 있었다고?"
UFO와 함께 회수한 외계인중에 생존해 있던 외계인도 있었다.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 외계인은 특별한 곳에 감금되어 있는 상태였다. 긴시간에 걸쳐 언어를 습득케 해 외계인에게 여러 가지 정보를 받았다. 그중에는 GPS 기능이라든지 전자 렌지, 우주 왕복선등등 외계인이 원하는 것을 주고 그 대가로 받은것이다. 이미 몇십년전의 일이지만 그때 받은 정보중에 인간이 진화하면 특별한 능력을 발휘할수 있다는 말에 자세한 설명을 요구했지만 외계인은 더이상 아무런 말도 해 주지 않았다.
"그럼 지금도 그 외계인은 생존해 있어?"
"아닙니다. 정보를 알려 주는 대가로 외계와의 통신을 허락해 다른 UFO를 불러 죽은 동료들을 데리고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외계인의 시체는 그 외계인의 동료들 외에도 다른 곳에 추락한 시체들도 있었다. 시체를 해부한 결과 이마쪽에 특별한 에너지가 몰려 있다는걸 파악해 그때부터 그 에너지가 무엇이며 어떻게 에너지를 모을수 있는지 연구에 들어 갔다. 그 결과가 세바스찬이 참가한 생체 실험이었다. 능력자로 탄생한 이들은 스스로를 신인류라고 부르고 있는 것이다. 그때부터 신인류를 만드는 작업에 착수해 능력자들의 유전자를 이용한 클론을 만들기 시작했다.
"막대한 자금이 필요할텐데 그 자금은 어떻게 조달했지?"
지하에 있는 원통만 해도 수백개는 되었다.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막대한 자금이 필요할것이다. 공군 예산만으로는 감당할수 없을것이다.
"그건 록펠러와 로스 차일드 재단에서 지원해 주었습니다."
"세계 최고 부호라는 그 록펠러와 로스 차일드?"
"맞습니다. 록펠러 일족과 로스 차일드 일족의 생각과 일치하는게 신인류가 만들려는 세상입니다."
새롭게 진화된 인간이 지배하는 세상을 만들어 현재 인구를 3분의 1로 줄일려는 계획이다.
"록펠러나 로스 차일드나 능력자가 아닌 이상 신인류들에게 지배 당할텐데 그걸 알면서도 동참하고 있다고?"
"그렇습니다. 표면적으로는 그들이 지구를 지배하게 될것입니다."
처음에는 록펠러는 참가하지 않을려고 했다. 하지만 현 록펠러 일족의 수장인 데이빗 록펠러는 105세다. 데이빗은 이미 6번이나 심장 이식 수술을 했다. 심장 이식 수술은 간단하게 할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제아무리 돈이 썩어 빠진다 해도 자신과 적합한 심장이 없으면 부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클론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자신의 클론을 만들어 심장 이식이 필요할때 그 심장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렇게 지금까지 6번이나 심장 이식 수술을 할수 있었다. 그렇게 몇번의 심장 이식 수술이 성공하자 데이빗은 신인류라는 능력자들의 힘이 탐이 났다. 그때부터 능력자들과 손을 잡은 룩펠러는 전면적으로 능력자들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그런 록펠러와 신세계 질서를 구축할려는 로스 차일드가 서로 손을 잡고 인류 재생화 계획이 진행되고 있으며 동시에 인류 선별 작업도 시작하고 있다.
"인류 선별 작업?"
인류 재생화 계획은 아마 능력자들과 관련있는것 같았다.
"예. 대중 매체인 SNS를 통해 대중의 심리를 제어하는 것은 물론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데이빗의 손자가 페이스 북을 만들어 페이스 북에 투고한 글을 인공 지능이 판단하는 것은 '좋아요'를 눌러 호응하는 자들의 정보를 자동적으로 수집해 그 인간이 자신들의 계획에 적법자인지 판별하는 것입니다."
"미친..."
"그렇죠. 미친 계획이죠. 적법자가 아닌 인간들은 모두 죽을겁니다. 인류 선별 작업이 끝나면 전세계에 지금까지 한번도 출현한 적이 없는 바이러스를 살포하게 될겁니다."
"바이러스?"
좀비 바이러스다. 그것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하지만 세바스찬의 말에 생각을 달리 할수 밖에 없었다.
"감기같은 것입니다. 특효약이 없는 감기죠. 그렇다고 그 감기로 인해 사람들이 죽진 않습니다. 단지 심한 고열을 앓을 뿐이입니다. 물론 죽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죽진 않을겁니다. 감기에 걸린 사람들이 병원을 찾아 가면 미리 준비한 주사를 놓아 줍니다. 이 주사는 특별한 것으로 선별된 인간에게만 특별한 주사를 놓고 탈락한 인간에게는 다른 주사를 놓아 줍니다. 그뒤에 전세계적으로 유행한 감기가 진정기에 접어 들어 자신들이 선별한 인간들이 얼마나 주사를 맞았는지 파악해 또다른 바이러스를 살포한다는 계획입니다. 그 바이러스가 무서운 점은 광견병을 촉진시키는 바이러스를 개조한 것이라고 하는데 어떤것인지는 파악하진 못한 상태입니다."
선별된 인간이 자신들이 원하는 수만큼 주사를 맞지 않았다면 한번더 감기 바이러스를 살포한다는 계획도 포함되어 있었다. 적정수만큼 주사를 맞았다면 다른 바이러스를 살포해 선별되지 않은 인간들이 모두 죽을것이라고 했다. 완전히 미친 새끼들이었다.
아마 나중에 살포한 바이러스가 좀비 바이러스일것이다. 어떤 주사인지는 모르지만 그들은 능력자로 각성할수 있을지도 모른다. 능력자로 각성할땐 심한 고열을 동반한다. 특별한 주사를 맞지 않았다고 해서 모두가 죽는건 아닐것이다. 평행 세계에서도 능력자가 아닌 자들이 생존해 있었다.
"그 바이러스로 인해 인간들이 죽어 나가면 능력자들이 등장해 구원해 준다는 계획이 인류 재생 계획으로 선별된 인간만을 구원해 줍니다."
"그 바이러스를 살포하면 주사를 맞지 않은 인간은 그냥 죽는다고?"
"그건 아닙니다. 특별한 주사를 맞지 않은 인간은 아마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로 변형될것입니다."
"좀비?"
역시 좀비 바이러스다. 광견병을 개조시킨 바이러스로 인해 광폭한 상태로 변하는 좀비로 변할것이다.
"맞습니다. 이미 좀비로 변한 인간이 존재합니다."
"칙쇼(ちくしょう.빌어먹을)!"
"옛?"
"그냥 욕이다."
오랜만에 일본어로 욕설이 튀어 나왔다. 하지만 평행 세계에선 능력자들이 많이 없었다. 능력자들이 선별된 인간들을 구원해 준다면 그런 소문이 돌았을것이다.
"그래서 전 그런 사실을 알고 반대를 했습니다. 그러자 다른 능력자들이 절 제압했습니다. 독방에 갇힌 신세가 된 전 경계가 느슨한 틈을 타 기지를 빠져 나와 각국의 정보원들에게 능력자들이 지구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렸습니다."
"인류 재생 계획이나 선별 작업은 왜 말해 주지 않았나?"
"말해 봐야 누구도 믿지 않을것입니다. 능력자가 존재한다는건 스스로 능력을 보여 주면 이해가 될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 각국의 정보원들이 능력자들을 찾아 다니게 되겠지요. 또한 그런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는것도 알아 낼지도 모르고요."
세바스찬은 생각이 너무 조심스러웠다. 모조리 다 까발려 각국 정보국의 판단에 맡기는 편이 더 좋은 계획이라고 생각되었다.
"아! 네 피 색깔은 어떤 색이냐?"
"피 색깔이라니요?"
능력자의 피가 흰색인지 확인이 필요했다.
"붉은 색인지 알고 싶어서다. 손을 내밀어 봐."
"소, 손이라니요?"
세바스찬은 재빨리 손을 허리뒤로 감추었다. 피롤 보기는 싫다는 뜻이었다.
- 엔다이론! 이 자의 피 색깔을 알아 봐.
"응?"
세바스찬은 엔다이론의 몸속으로 들어 가자 무언가를 감지했는지 몸을 더듬고 있었다.
- 붉은색이에요.
- 고맙다.
이곳 세계의 능력자들은 모두 붉은피를 지니고 있었다. 평형 세계의 능력자들이 흰피를 가지고 있는 이유는 전혀 모른다. 어떤 일이 발생해 붉은피가 흰피로 바뀌었을것으로 짐작된다. 선별된 인간들에게 놓아준 주사가 연관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갓 핸드님은 어떻게 능력자가 된겁니까?"
"나? 수련으로 능력자가 되었다."
"수련으로요?"
세바스찬은 갓 핸드는 자신들과 전혀 다른 능력자라고 생각되었다. 무려 공간 이동 능력자였다. 능력자들중에서도 공간 이동 능력자가 존재한다. 하지만 장거리 이동은 무리다. 그런 단거리 공간 이동에 비해 갓 핸드는 무려 장거리 공간 이동 능력자다. 그런 능력을 수련으로 손에 넣었다고 했다.
"그래. 인간은 누구나 잠재 의식속에 능력을 구비하고 있다. 그걸 각성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차이자. 각성하면 능력자 대접을 받고 하지 않으면 평범한 인간으로 살아 가야 한다."
"각성? 아! 그럴수도 있겠군요."
아마 자신이 각성했을것이다. 군에서 진행된 생체 실험은 강제로 각성시키는 실험같았다.
"앞으로 넌 어쩔 생각이냐?"
"전에 하던 일을 할려고 합니다. 기지에서 탈출한후 바이러스에 관한 연구를 도와줄 과학자를 찾아 바이러스를 무효화시키는 연구를 할려고 합니다."
"자금과 시간이 많이 필요할텐데?"
"아직 시간은 많습니다. 능력자들이 양산되지 않는한 인류 재생 계획은 시작할수 없을테니까요. 또한 갓 핸드님이 기지를 완전히 초토화시켜 능력자 클론을 모조리 죽인이상 그들도 다시 클론을 제조할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겁니다. 자금은 제가 능력자인만큼 얼마든지 벌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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