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6화. 마나 폭주(1)
306화.
자위 대원들은 모두 30명으로 보였다. 바닥에는 이미 20여명이 쓰러져 있는 상태로 몇몇은 좀비들에게 끌려가고 있었다. 어떻게 저렇게 많은 대원들이 죽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은 저들을 구해야 한다. 그들을 향해 달려 갈려고 할때였다.
탕탕!
갑자기 먼곳에서 총소리가 들려 오며 자위 대원들이 픽픽 쓰러지기 시작했다. 총기를 사용해 자위 대원들을 저격하고 있는 것이다. 좀비가 총기를 사용한다는 것은 있을수 없다. 그렇다면 인간이 총을 입수해 저격하고 있다고 판단할수 밖에 없었다. 급히 어디서 저격하고 있는지 살펴 보았지만 찾을수가 없었다.
탕탕!
다시 총소리가 들려왔다.
"저곳이다."
50미터쯤 떨어져 있는 건물 옥상에서 저격하고 있었다.
"사쿠마! 넌 좀비들을 처리해. 난 저격하는 놈을 잡을께."
"조심해라."
"걱정마. 총 정도로 날 어떻게 할순 없어."
이야마는 놈이 있는 건물쪽으로 급히 달려갔다. 달빛이 환한 밤이다. 놈이 있는 건물 뒤쪽으로 달려가 벽을 타고 올라간 이야마는 앞쪽으로 보며 총을 겨누고 있는 덩치가 큰놈을 발견했다. 그 놈의 옆에는 굉장히 큰동물 한마리도 있었다. 놈은 아직 자신이 뒤에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것 같았다. 뒤에서 재빨리 접근해 제압할 생각으로 달려 갔다. 그러자 큰동물이 뒤쪽으로 얼굴을 돌리고 있었다. 세퍼트였다. 그런 세퍼트가 움직일려고 했다. 하지만 자신의 발걸음이 더 빨랐다.
파팟.
단두번의 도약으로 놈의 뒤에 접근한 이야마가 놈의 목에 왼팔을 감고 오른손으로 총을 빼았을려고 할때였다. 놈이 왼손으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옴켜쥐고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유도의 업어 치기를 하는 식으로 던져 버렸다.
"어헉!"
3층 건물 옥상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급히 다리쪽으로 에너지를 보내 바닥으로 떨어짐과 동시에 무릎을 살짝 급힌후 충격을 줄이고 앞으로 한바퀴 구른후 벌떡 일어나 옥상을 바라 보았다. 놈이 하얀 이빨을 드러내며 비웃는듯한 표정으로 총구를 자신에게로 겨누는 모습에 급히 이동할려고 했다.
휘익.
하지만 놈은 총을 아래쪽으로 던져 버리고는 옥상에서 훌쩍 아래로 뛰어 내렸다. 세퍼트도 같이 뛰어 내리고 있었다.
'능력자?'
그렇게 밖에 생각할수 없었다. 자살할려는 의도가 없는한 저런식으로 뛰어 내린다는 것은 능력자 밖에 없었다. 하지만 세퍼트도 같이 뛰어 내리는 모습에 경악하지 않을수 없었다.
쿠쿵.
바닥에 착지를 하자 건물 앞 도로 아스팔트가 움푹 들어 가며 다리를 빼는 모습에 어떻게 저럴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탓.
그런 놈이 자신을 향해 순식간에 접근해 왔다.
"누구냐?"
일단 피하면서 질문을 던졌지만 아무런 대답도 없이 계속 쫒아왔다. 하지만 계속 피하고만 있을수는 없었다. 세퍼트가 가세를 했기 때문이다. 달려드는 세퍼트의 눈을 보고 이들이 능력자가 아니라 좀비라는걸 알수 있었다. 어떻게 좀비가 총기를 사용할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한가지 떠 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특이 좀비!'
그렇게 생각할수 밖에 없었다. 놈보다는 세퍼트가 가장 귀찮았다. 좀비와는 달리 엄청난 스피드를 자랑하는 세퍼트는 좀비와는 달리 어디로 움직일지 모르는 위협적인 존재였다.
탓.
특이 좀비를 따돌리며 세퍼트에게 돌진했다. 마주오는 세퍼트는 자신의 팔을 물려는지 훌쩍 뛰어 올라 입을 벌리고 있었다. 그런 세퍼트의 코를 향해 주먹을 뻗었다.
휘이익!
하지만 세퍼트를 맞출수는 없었다. 세퍼트는 뻗어 오는 주먹을 바라 보며 몸을 반바퀴 회전해 피해 버린것이다. 어떻게 그럴수 있는지 당황하고 있을때 특이 좀비놈이 접근해 주먹을 내밀고 있었다. 그런 놈에게 주먹을 마주 뻗었다.
꽝!
"윽!"
주르르.
자신의 주먹에 담긴 푸른 에너지를 무시하듯 폭발음이 발생하며 뒤쪽으로 주르르 밀려 버렸다. 즉시 특이 좀비라고 생각되는 놈을 바라 보았다. 놈의 주먹에는 허연 뼈가 드러나 있었지만 아무렇지도 않다는듯 다시 달려 들고 있었다.
'누가 이기나 해 보자.'
순식간에 접근한 놈이 얼굴을 향해 주먹을 뻗어 왔다. 허리를 살짝 비틀어 놈의 허리를 향해 오른쪽 다리를 뻗었다.
펑.
이번에는 놈이 뒤로 주르르 밀렸다. 하지만 놈이 왼손으로 다리를 방어한 탓에 큰충격은 가하지 못했다.
"아앗!"
급히 한바뀌 빙글 돌며 오른쪽에서 공격하는 세퍼트를 피하며 세퍼트를 향해 다리를 들어 올려 찍을려고 했다. 그럴때 또다시 특이 좀비 놈이 달려 들었다.
꽝.
특이 좀비에게 신경이 분산된 탓으로 세퍼트에게의 공격은 빗나갔다. 1대 2의 불리한 상황이다. 사쿠마가 합세한다면 충분히 이길수 있다고 생각되었다. 사쿠마는 지금 좀비들을 염동력으로 들어 올려 먼곳으로 던져 버리며 자위 대원들을 구출하고 있었다. 자위 대원들을 모두 구하면 자신쪽으로 달려 올것이다. 그때까지 놈들의 공격을 피해야한다. 특이 좀비와 세퍼트의 공격을 피하면 사쿠마를 기다리고 있을때였다.
"쿠라라라라랏!"
갑자기 특이 좀비 놈이 괴성을 토해냈다. 그러자 사쿠마쪽에 있던 좀비들이 일제히 이쪽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특이 좀비 놈이 좀비들을 부른것이다. 특이 좀비가 좀비들에게 명령을 내릴수 있다는 것은 아일랜드의 능력자가 말했었다. 정말로 그런 일이 발생하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좀비들이 포위한채 포위망을 점점 좁혀 온다면 피할 공간이 사라져 버린다. 그런 포위망에서 특이 좀비와 세퍼트의 공격을 막을수 없다고 판단되었다.
타앗.
좀비들에게 완전히 포위되기 전에 자리를 피하기로 했다.
"사쿠마! 도주하자."
사쿠마쪽으로 달려 가며 자위 대원들이 피신한 곳으로 달려 갔다. 뒤를 슬쩍 돌아다 보자 특이 좀비는 물론 좀비들도 더이상 따라 오지 않았다.
"이야마! 그 좀비는 뭐냐?"
"특이 좀비였다. 그놈이 다른 좀비들을 조종했어."
"뭐라고? 특이 좀비라니..."
더이상 달려갈 필요는 없었다.
"감사합니다. 능력자분들이십니까?"
구출된 자위 대원 한명이 달려와 인사를 건네며 물어왔다.
"그렇습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상부에 보고를 해도 되겠습니까? 능력자를 찾으면 정중히 모시라는 명령을 받은 상태입니다."
어떻게 할지 사쿠마를 바라 보자 고개를 끄덕였다. 사쿠마도 특이 좀비가 등장한 이상 둘만으로는 어떻게 할수 없다는걸 알아 차린것이다.
"좋습니다. 따라 가겠습니다."
*******
"핸드님! 어제밤에 다시 구속된 중년인 가족들이 다시 풀려 났습니다."
"뭐? 또 그 의원놈이 압력을 가한거냐?"
한국 경찰이나 정보국이 의원 한명에게 왜 그렇게 슬슬 기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무리 자신의 목줄이 걸렸다고 하지만 국민들을 위한다면 그렇게 굴복해선 않된다.
"그렇습니다. 대화 내용은 모두 녹취를 해 두었지만 비서가 전화를 한탓으로 이재선 대표가 직접 압력을 가했다는 증거로는 부족합니다. 녹취한 내용으로 추궁하면 이재선 대표는 비서가 과잉 충성을 한것이라며 꼬리를 자를것이 분명하니까요."
"그런 압력에 고 국장은 뭘하고 있었어?"
"경찰 청장의 지시로 이루어진 일인 탓에 아무것도 할수 없었습니다."
할수 없었다는 말이 믿기지 않았다. 그런 일을 파악했다면 대통령에게라도 알려야 했다.
"대통령에 보고는 해봤어?"
"레임덕에 걸린 대통령은 막을 힘이 없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보고도 하지 않았다는 말이지?"
"보고는 했을겁니다."
아무리 레임덕에 걸린 상태라고는 하지만 무슨 조치를 취했어야했다. 속이 부글부글 끓어 오르고 있었다. 아침부터 그런 보고에 하루동안 재수가 없을것이란 예감까지 들었다. 대통령은 물론 이재선이라는 의원놈도 물먹일 생각으로 안가를 나섰다. 이재선 의원의 친척이라는 중년인 집을 찾아 간것이다. 투명 마법으로 모습을 숨긴채 집안으로 들어가 중년인을 찾아 보았다. 안방에 누워있는 놈은 잠을 자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어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슬립!"
이미 잠을 자고 있지만 더욱 깊숙이 잠을 채운후 아공간에 좀비 피를 꺼내 강제로 먹여 버렸다. 이제 놈은 좀비로 변할것이다. 예방약은 아직 일반 국민들에겐 배포되지 않은 상태다. 일을 끝내고 안가로 돌아와 로스 엔젤레스로 향했다. 타운 마트로 가서 크롬을 만나 부동산 중개소로 가자고 했다. 고급 전원 주택을 구입한다고 말해 주었다.
"그럼 핸드님의 집을 소개해준 부동산 중개인을 찾아 가겠습니다."
크롬이 안내한 곳은 흑인이 운영하는 부동산 중개소였다. 최고급 전원 주택이 매물로 나온게 있으면 보여 달라고 했다. 노트북으로 몇몇 건물을 보여 주었다. 그중에서 3층짜리 건물로 'ㄱ'자로 꺾여져 있는 건물이 마음에 들었다. 넓은 수영장까지 갖추어져 있는 중세풍의 건물로 규모가 꽤 컸다. 그 주택을 살피러 갔다.
외관은 중세풍이지만 내부는 현대식으로 굉장히 깔끔했다. 대리석 바닥과 벽이 반들거리는게 정말 마음에 들었다. 지하도 넓어 마법진 두개를 그려도 충분할 정도였다. 당장 구매를 한다고 하자 중개인의 얼굴이 환해졌다. 크롬 명의로 구입을 하고 크롬에게 하와이로의 이주가 끝나면 연락하라고 했다. 구입한 저택으로 이동한 켄은 노에스를 불러 집을 통채로 들어 올리라고 했다.
그그그그.
거대한 건물이 천천히 공중으로 떠 오르고 있었다. 지면에서 30센티정도 떠 올랐을때 아공간을 열어 집어 넣고는 로스의 집으로 이동해 한국 안가로 다시 돌아갔다. 한국에서 구입할 물건들이 많았다. 태양광 패널과 위성 안테나, 거대한 물탱크, 각종 전자 제품을 구입해 놔야했다. 저녁 늦게까지 물건을 구입하러 돌아 다닌후 안가로 돌아 왔다.
"저어..핸드님!"
현수가 말끝을 흐리는게 또다시 무슨 문제가 발생한것 같았다.
"말해 봐."
"남대문 시장의 포위망을 풀어 버렸습니다."
"누구 맘대로? 포위망을 풀어 버리면 어떻게 되는지 알면서도 그런짓을 한거냐?"
"남대문 상가 주인들의 원성과 남대문 안의 좀비는 모두 소탕되었다는 보고에 그런 조치를 취했다고 합니다."
남대문 시장을 포위하고 있는 김 대위에게 좀비는 더이상 없다고 말해준 잘못도 있지만 그렇다고 아직 포위망을 풀어선 않된다. CIA 놈들이 조사를 하고 다음 목표인 부산에 좀비 바이러스를 풀것이기 때문이다. CIA 놈들을 당장 구속한다면 아무런 문제도 없지만 그놈들을 해결하지 않는한 시기상조의 악수를 둔것이다.
"요즘들어 계속 날 실망시키는구나."
"죄송합니다."
"네가 사과할 필욘없어. 너희들은 그만 퇴근해라. 혼자 있고 싶다."
"알겠습니다. 편히 쉬십시요."
아공간에서 독한 술을 꺼내 진탕마셨다. 하지만 전혀 술이 취하지 않았다. 당연했다. 몸속으로 들어간 술은 곧바로 해독되기 때문이다.
꽝.
"빌어먹을!"
거실의 테이블을 후려쳤다. 회의감마저 느껴졌다. 자신 혼자서 좀비 문제를 해결할려고 동분서주할 필요성이 있는지 다시 생각해 봐야 했다. 어차피 이 세계는 평행 차원으로 만약 내가 이 세계에서 사라진다면 이 세계는 그대로 유지되는지 의문이었다. 곁가지에 불과한 이 세계는 아마 내가 사라짐과 동시에 사라지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다면 수많은 평형 세계가 존재하게 될것이다.
미래에서 과거로 온 자들이 한두명이 아닐것이다. 먼미래에는 과학이 엄청나게 발달해 시간 여행도 할수 있을 것이다. 그런 시간 여행자들이 과거로 온다면 평형 세계로 갈라져 나간 세계가 셀수도 없이 많이 존재하게 될것이다. 그런 세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상 만물의 근원이 되는 마나, 즉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런 마나가 곁가지로 몰려들게 되면 원래의 세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도 모른다.
본세계의 복사품이나 마찮가지인 이 세계에 그런 막대한 마나를 계속 머물게할순 없을 것이다. 어디까지나 추측에 불과하지만 평형 세계를 유지하는 건 나 자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사라진다면 이 세계도 사라진다는 결론에 도달하자 아득바득 좀비들을 소탕하러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모든것이 허무해졌다. 한가지 맘에 걸리는건 당숙이나 형님, 누님에게 미안하다는 것이다. 평행 세계이긴 하지만 겨우 친척들을 만난것이다. 그들을 내팽쳐진채 이곳에서 사라진다면 두번 다시 만날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행복할까.'
원래 세계가 아닌 이 세계에서 아무리 행복하게 생활한다고 해도 본 세계에서는 어렵게 생활하고 있을것이다. 그런 생각이 끊임없이 이어지자 화가 나기 시작했다. 이 모든게 로스 차일드 가문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그놈들만은 반드시 잡아 죽이고 싶었다. 하지만 어디로 꼭꼭 숨었는지 찾을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이계로 돌아 가서 다시 돌아 온다면 어떻게 될까.'
지금 이 세계는 사라지고 또다시 도착한 시간대에서 평행 세계로 갈라져 나갈것이다. 그렇다면 그놈들을 충분히 찾을수 있을 것이다.
'정말 가야하나?'
부글부글.
로스 차일드 가문에 대한 원망과 회의감, 한국 정부에 대한 실망감에 점점 마나가 들끓고 있었다. 진정시켜야 한다. 마나가 폭주하게 된다면 광인이 되어 버릴것이다. 특이 좀비와는 비교할수도 없을 정도의 난폭한 광인이 등장하게 되면 지구는 끝장날것이다.
'하지만 이 세계는 평행 차원이다. 사라지든말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또다시 그런 의문점이 들자 마나가 진정되기는 커녕 더욱 더 부글부글 끓어 오르고 있었다.
-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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