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6화. 좀비 확산(1)
286화.
조금 두려움을 느낀듯한 여친의 어깨를 감싸주며 길을 재촉할려던 남녀를 옆수풀에서 갑자기 뛰쳐 나온 남자가 길을 막아섰다.
"끄르르! 카아악!"
"어헉!"
"아악!"
붉은 눈으로 괴성을 내지르며 덮쳐온 남자로 인해 둘은 비명을 내지르며 주저 앉아 버렸다. 그런 둘의 위에 올라탄 괴남자는 가장 먼저 남자의 목을 물어 뜯고는 여자의 목을 움켜 쥐었다.
꽈악.
뿌득.
여자의 목이 부러지며 순식간에 목이 꺾여 버렸다.
질질질.
남녀의 목을 쥔 남자는 수풀안으로 사라져 버렸다. 인적이라곤 전혀 없는 늦은 시간의 우에노 동물원에 피칠을 한 괴남자가 터벅터벅 걷고 있었다. 우에노 동물원은 우에노 공원안에 있는 동물원으로 팬더가 유명하다. 그런 동물원안을 어슬렁거리며 걷고 있는 남자는 코를 벌렁거리며 일본 원숭이 우리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낮에는 원숭이들은 우리 밖으로 나와 넓은 곳에서 생활한다. 높은 담장으로 둘러 쌓여 있는 일본 원숭이는 밤에는 안쪽의 방으로 들어가 잠을 잔다. 그런곳에 높은 담위에서 그대로 아래쪽으로 뛰어 내리는 검은 인영이었다.
쿵.
질질.
남자는 한쪽 다리가 부러 졌는지 부러진 다리를 질질 끌고 원숭이 우리쪽으로 접근해 갔다. 다리가 부러 졌음에도 신음 한번 흘리지도 않는 괴인영이었다. 원숭이들은 큰소리에 이미 잠에서 깨어난 상태다.
"끼~끼~!"
인간이 우리로 접근하자 원숭이들은 일제히 괴성을 지르며 우리를 뛰쳐 나와 뾰족한 이빨을 드러내며 인간을 위협했다. 하지만 인간은 그런 위협에도 아무렇지도 않다는듯 원숭이들을 잡을려고 손을 뻗고 있었다. 괴인영의 등위에 원숭이 한마리가 올라 타 등을 손톱으로 그어 버렸다.
"끼끼끼!"
그러나 인간은 아무렇지도 않은듯 등뒤로 손을 뻗어 원숭이를 잡을려고 했다. 그런 손놀림에 잡힐 원숭이가 아니다. 간단하게 등에서 뛰어 내리자 다른 원숭이들이 인간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손톱으로 인간의 몸을 그어 대며 다리를 이빨로 물어 뜯기도 했다. 급기야 인간이 바닥으로 쓰러졌다. 이때다 싶어 원숭이들이 한꺼번에 달려 들어 물어 뜯기 시작했다.
"끼~끼~끼~!"
"끼끼끼끼끼!"
한밤중에 시끄럽게 울려 퍼지고 있는 일본 원숭이들의 소란에 잠에서 깬 일본 원숭이 사육 담당인 니시무라(西村)는 급히 뛰어와 손전등으로 원숭이 우리를 비추었다.
"헉! 큰일이다."
동물원 문을 닫았음에도 아직 손님이 남아 있었던것이다. 그런데 저 사람은 왜 원숭이 우리안에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었다.
타다닥.
급히 숙소로 뛰어가 자고 있는 동료 숙직들을 깨웠다.
"나카노(中野)! 경찰과 구급차를 불러! 당장 일본 원숭이 우리로 가야해."
동료들과 원숭이 우리 뒷쪽으로 간 니시무라는 급히 문을 열고 긴막대기를 들고는 우리안으로 들어 갔다.
탁탁탁!
우리 바닥을 치며 원숭이들을 멀리 쫒아내며 쓰러져 있는 사람에게로 접근했다. 다른 동료들이 '끼끼'거리며 흥분되어 있는 원숭이들이 접근하지 못하게끔 막대기로 견제를 해 주었다. 쓰러져 있는 남자는 숨이 붙어 있는것 같았다. 온몸이 피칠이지만 군데군데 검은 물(!?) 같은것도 묻어 있었다. 바닥에 엎어져 있는 남자 앞에 쭈르리고 앉자 안도(安藤)가 남자의 상체의 일으켜 업혀 주었다. 이제는 빠르게 이곳을 빠져 나가는 길만 남았다. 하지만 한걸음을 떼기도 전에 목덜미를 파고 드는 고통에 비틀거리며 앞으로 꼬꾸라질수 밖에 없었다.
"니시무라!"
깜짝 놀란 안도(安藤)는 급히 니시무라와 업혀 있는 남자를 살펴 보았다. 두사람이 포개져 있는 상태 그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니시무라! 괜찮냐?"
"안도! 시간이 없어! 그 사람부터 먼저 데리고 가."
모리(森)의 외침에 안도는 위에 있는 남자의 어깨죽지안으로 손을 집어 넣어 돌려 뒷걸음으로 옮길 생각이었다.
빙글.
몸이 돌아간 남자의 입에는 피가 흘러 내리고 있었다. 앞으로 넘어 졌을때 얼굴을 부딪힌것 같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안도의 그 행동이 자신을 불행의 늪으로 빠져 들게 하는 계기가 될줄은 꿈에도 몰랐다.
푸욱!
위쪽으로 바라 보던 남자가 갑자기 안도의 목덜미를 물어 버렸다.
"컥!"
비틀.
안도도 그대로 남자의 가슴쪽으로 엎어지며 쓰러져 버렸다.
"안도~!"
안도까지 쓰러지자 모리는 급히 막대기를 원숭이들 쪽으로 크게 휘두른후 다가왔다. 안도를 뒤집자 목덜미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그럴때에 누군가가 자신의 손목을 잡는 느낌에 급히 돌아 보는것과 거의 동시에 입에 피칠을 한 남자가 자신의 손을 덥썩 물어 버렸다.
"크윽!"
얼마나 세게 물었는지 심한 고통이 밀려 왔다.
"놔!"
손을 뿌리 칠려고 했지만 남자의 힘이 강한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모리! 빨리 옮겨. 나 혼자로선 무리야."
아카시(明石) 혼자서 원숭이들을 막는건 무리다. 손이 엄청나게 아팠지만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었다. 미친 놈에게 물리면 약도 없다고 했다. 자신이 지금 그런 꼴이었다. 남자의 입을 다른 손으로 벌릴려고 했다.
빠득.
"크악!"
손뼈가 부러졌는지 엄청난 고통에 절로 비명이 새어 나왔다.
"윽!"
남자가 잡고 있는 자신의 손을 이번엔 강하게 잡아 당기자 그대로 끌려가 앞으로 넘어지자 남자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잡아 당겨 목덜미를 물어 뜯었다.
"커억!"
"모리~! 뭐 하는거냐? 빨리 해."
"끼끼끼끼끼~!!"
부우웅.
부우웅.
아카시는 모리를 둘러 볼 새도 없이 이리저리 뛰어 다니며 막대기를 휘두르며 흥분한 원숭이들을 쫒아 내기에 여념이 없었다.
"헉헉헉! 모리! 아직이냐?"
아카시는 모리쪽으로 힐끗 바라 보았다. 모리는 엎어진 상태였고 그 위에 남자가 쓰러져 있었다.
"칙쇼(ちくしょう.빌어먹을)!"
모리까지 쓰러진 이상 혼자서 이들 모두를 옮겨야 할판이다. 흥분한 원숭이들을 제지하기에도 급급한 상황에서 혼자서는 무리였다.
"아카시! 어떻게 된거냐?"
그때 나카노가 우리 안으로 뛰어 들어 왔다.
"경찰은 언제 오냐?"
"곧 올꺼야. 연락을 해 놨어. 원숭이들을 계속 막아줘. 이들은 내가 옮길께."
어떻게 된것인지 아카시를 제외한 모두가 쓰러져 있었다. 시간이 없는 관계로 업은채 옮길수는 없어 뒷쪽에서 질질 끌고 가야했다.
"손님부터 먼저 옮길께."
동료보다 손님을 최우선적으로 구출해야 한다. 엎어져 있는 모리를 떼어내자 손님인 남자의 입에서는 피가 흥근히 묻어 있었다. 모리의 목에서도 피가 꽐꽐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 나카노는 이상하게 생각했다. 눈앞의 남자가 모리의 목을 물어 뜯은것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드라큐라?'
절래절래.
말도 되지 않는다며 고개를 가로 저으며 남자를 구하기 위해 어깨죽지 뒤로 손을 집어 넣을려고 앉은 자세로 얼굴을 숙였을때였다.
뜨끔.
갑자기 목이 화끈거리며 얼굴이 남자쪽으로 급격하게 쏠리며 쓰러져 버렸다. 머리카락을 잡고 있는 남자를 떼어 낼려고 발버둥을 쳐 봤지만 몸속의 피가 쭉쭉 빨려 나가는 느낌에 정신이 아득해 지고 있었다.
'빌어먹을! 드라큐라가 맞잖아...'
나카노까지 쓰러 지자 더이상 혼자서는 무리라고 생각한 아카시는 막대기를 휘두르며 손님만이라도 어떻게든 구출해야 한다는 생각에 한손으로는 막대를 휘두르고 한손으로는 나카노를 밀어 내고 남자의 손을 잡아 끌어 당길려고 했다.
덥썩.
하지만 오히려 자신의 손을 잡아 당기는 남자의 힘에 이끌려 몸이 남자쪽으로 쏠려 버렸다.
"으윽! 컥!"
엄청난 힘이었다. 순식간에 앞으로 쓰러진 아카시는 남자의 이마에 얼굴이 부딪혔다. 쇠뭉치와 부딪힌 느낌에 정신이 아찔해질 정도의 충격이었다. 그럴때에 자신의 목을 파고 드는 섬뜩한 소리가 들려왔다.
푸욱.
"끼~끼이~끼~!"
원숭이들은 자신들을 위협하는 막대기가 사라지자 긴울음을 터뜨리며 인간들에게 달려 들었다.
"끼끼끼~!끼끼!"
그럴때에 동료 한마리가 우리 안쪽의 문이 열려 있다고 했다. 기회였다. 더이상 이 좁은 곳에 갇혀 인간들이 구경거리가 될 필요성이 사라져 버린것이다.
"끼끼~! 끼끼끼!"
원숭이들이 울음을 터뜨리고 있을때 우에노 공원 동물원 앞에는 경찰 차량과 구급차가 도착했다. 굳게 잠겨져 있는 문 때문에 안으로 들어 갈수가 없어 동물원에 전화를 걸었지만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어쩔수없이 강제로 문을 열거나 담을 넘을수 밖에 없었다. 문을 강제로 열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담을 넘어."
동물원에서의 신고로는 일본 원숭이들이 있는 사루야마(猿山.원숭이 산) 안에 남자 한명이 쓰러져 있다고 했다. 그 남자가 원숭이들에게 어떤 짓을 당할지 모른다. 서둘러야 했다. 깎지를 낀 손위에 동료 경찰이 발을 디디고 높은 담을 넘어 갔다. 그런식으로 3명의 경찰이 담을 넘어 사루야마로 달려 가고 있었다.
"헉!"
사루야마안에는 6명이 쓰러져 있었다. 원숭이들은 어디를 갔는지 한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조명등의 조명으로 인해 조금 붉은색의 야루야마의 바닥은 더욱 붉게 보였다. 사람들이 원숭이들에게 당해 피를 흘리고 있는것 같았다. 한명은 무전으로 상황을 설명하고 다른 두명은 급히 우리 뒷쪽으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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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돌아온 켄에게 명철이가 보고를 해 왔다.
"로스 차일드 가문에서 자신들은 좀비 바이러스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공표를 했습니다. 자신들은 박스터 제약 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을뿐 직접 경영을 하지 않을뿐더러 미국에 군사 자금을 원조하고 있지만 미군이 클론 능력자들을 제조하고 있는지도 몰랐다고 합니다."
발뺌을 할려는 속셈이다. 그런건 믿을수가 없었다.
"또한 영국에 있는 로스 차일드 분가에서는 자신들 분가는 당주가 하는 일은 전혀 모른다는 신문 인터뷰가 실렸습니다. 그리고 록펠러 가문에서도 미군에 자금을 원조하고 있지만 클론 능력자를 만들고 있다는 것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공표했습니다."
전세계에서 비난이 쏟아지자 자신들은 무고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가 있습니다. 미국 전략군 사령관인 하이텐 장군이 자살했다는 겁니다. 유서에는 자신이 클론 능력자들을 제조하라는 지시를 했으며 속죄하는 마음으로 목숨을 끊는다는 내용입니다."
"자살? 하이텐이라는 놈은 어디서 자살한거냐?"
"자택에서 자살했다고 합니다."
하이텐의 집이 어딘지 알아 보라고 했다. 정말로 자살을 한것인지 아니면 희생양이 된것인지 조사해 보면 알수 있는 일이다. 명철이가 전화를 하고 잠시후 미국의 네브래스카 주(州) 오마하 시(市)에서 16킬로정도 떨어진 끝없는 평원에 오푸트 공군 기지가 있다고 했다, 그 공군 기지가 전략군 사령부이며 하이텐은 오마하 시의 자신의 집에서 자살했다고 했다. 오마하 시의 하이텐이 살고 있는 집 주소를 받고는 오푸트 공군 기지의 좌표를 알아 보라고 했다. 다시 전화를 건후 좌표를 말해 주었다.
"한국의 좌표는 아직이냐?"
"시간이 걸리는 일입니다. 좌표집을 작성하는김에 시골 구석까지 모두 조사를 하고 있는 탓입니다."
"그럼 일단 큰도시만이라도 좌표집을 작성해 줘. 언제 좀비가 등장할지도 모르는 일이잖아."
"준비하겠습니다."
전략군 사령관인 하이텐이 정말 자살을 했는지 조사하기 위해 아메리카의 오푸트 공군 기지로 향했다. 지하의 이동 마법진 좌표 설정을 바꾼후 곧바로 이동했다.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광활한 대지위에 공군 기지가 위치해 있었다. 기지에는 볼일이 없었다. 욕심 같아선 전투기 몇대를 슬쩍할까 생각해 봤지만 그만 두었다.
"이글 아이!"
오마하 시가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는 상황이다. 이글 아이로 사방을 정찰해 도시로 보이는 곳으로 텔레포트했다. 인적이 없는 곳에 모습을 드러낸 켄은 먼저 택시를 잡았다.
"이 지역 신문사가 있으면 그곳으로 안내해."
히스패닉계의 택시 운전사는 동양인의 강압적인 언사에 뒤를 힐끗 바라 보았다. 기분이 상한 오스나는 놈을 골탕 먹일 생각으로 오마하 시를 빙빙 돌아 신문사로 향했다. 뒤쪽에서 눈을 감고 있는 놈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것 같았다.
"저 건물이 신문사입니다."
"이번만은 용서해 주겠다. 다음에도 또 먼거리를 빙 돌아 안내한다면 죽을줄 알아라."
눈을 감고 있었지만 운전수의 속셈은 뻔히 드러나 있었다. 심장 고동 소리가 천둥 소리처럼 들려왔기 때문이다. 운전수가 말한 요금을 그대로 지불하고 신문사 안으로 들어 갔다. 지역 신문사임에도 꽤 규모가 커 보였다. 오마하 월드 헤럴드라는 신문사는 미국 50위정도의 신문사라는 걸 나중에 알았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 온 백인 남자에게 말을 걸려고 할때 그 남자가 먼저 말을 걸어 왔다.
"누구십니까?"
"묻고 싶은게 있어서 찾아 왔다. 넌 기자냐?"
"그렇습니다. 모리나라고 합니다. 무슨 일입니까?"
"전략군 사령관인 하이텐의 자살 소식을 듣고 조사차 온거다."
모리나는 동양인이 정부 소속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신문사를 찾아 오진 않을것이다. 월드 헤럴드 신문에서 가장 먼저 하이텐 사령관의 자살 소속을 보도했다. 이미 FBI와 DIA(국방 정보국)에서 찾아와 조사를 했었다.
"어디에서 나온 겁니까?"
"알것 없어."
- 작가의말
즐거운 하루 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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