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도시 프로젝트 (13)
미래도시 프로젝트 (13)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오 그룹을 협박하러 갔다가 오히려 협박당하고 돌아왔다.
그는 장관실에 들어오자마자 보좌관에게 소리쳤다.
“전에 지오 그룹 조사하라고 한 건 어떻게 됐어? 왜 아직도 보고서가 안 올라와?”
“그게. 털어봤는데 정말 나오는 것이 없습니다.”
“그게 말이 돼? 자네는 똥이 깨끗하다고 생각하는 건가? 언제부터 그렇게 감상적으로 돼버린 거지?”
보좌관은 기획재정부 장관의 말에 답답함을 감출 수 없었다.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시한 대로 지오 그룹에 관해 낱낱이 조사해 봤다.
그러나 어느 기업이든 당연히 저지르는 비리와 탈세를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심지어 다른 기업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었다. 세금도 정확히 냈고 특별한 부패 정황도 없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이 기업은 돈에 전혀 관심이 없어 보였다. 회사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제외하곤 모두 직원 복지와 보너스로 환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아무리 털어도 정말 나오는 것이 없는 특이한 기업이었다.
보좌관에게 그렇게 외친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오 그룹을 제지할 방법이 전혀 없긴 마찬가지였다.
마음 같아선 공권력이라도 휘두르고 싶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지오 그룹은 만만한 곳이 아니었다.
만약 어정쩡하게 들쑤셨다가 지오 그룹이 수틀려 채권과 함께 나머지 금액을 일시금으로 요청해도 문제였다.
‘괜히 기존 업체를 보호한다고 애먼 짓을 한 건 아닌지 모르겠어. 지오 그룹만 껴안았어도 기존 업체보다 많은 세금을 거둬들일 수 있는데 말이야.’
지오 그룹은 어느 기업도 단독으로 해내지 못한 신화를 만들어 냈다.
몇 년 동안 실업률을 한 자릿수로 낮췄고 많은 일용직을 없앴다. 이로 인해 걷어 들이는 세금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그 여파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죽어 가는 중소기업과 소기업, 소상공인들을 살렸고 한국 경제를 안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1%도 되지 않던 경제 지표가 꾸준히 5%대로 올라갔다.
한국 경제가 어떻게 되든 말든 상관없이 본인들의 잇속만 챙기는 다른 대기업과는 차원이 다른 행보를 보이는 것도 이례적이었다.
거기다 지오 그룹의 기술력은 세계 모든 국가가 인정한 삼별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였기에 다른 기업은 따라갈 수도 없었다.
‘지오 그룹의 과학력을 따라가려면 매년 수백조씩 10년을 집중적으로 투자해도 불가능할 것입니다.’라고 삼별 이건호 회장이 한 말이 생각났다.
‘그의 말을 무시한 것이 내 생애 최악의 선택이 될 줄은 몰랐네. 내가 너무 늦게 깨달았어. 지오 그룹이 아니라도 될 줄 알았는데. 기술력 차이가 이렇게 클 줄이야.’
만약 그들이 한국을 떠난다면 한국은 넓어진 땅으로 인해 바로 적자에 허덕일 것이다.
물론 허리띠를 졸라매고 넓어진 땅에 새로운 사람들을 받아 관리하면 되겠지만, 그러기엔 인구도 너무 부족했다.
가뜩이나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급속도로 인구를 늘릴 방법은 없었다.
물론 중국인들을 그대로 받아 한국인으로 인정해도 된다.
문제는 그들이 이 상황을 인정할 것이냐는 것이다.
한국보다 인구도 많고 땅도 넓기에 시간이 지나면 그들은 분명 독립을 원할 것이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최소 수십 년간은 한국인이 획득한 땅에서 살아가며 인구를 늘려야 했다.
기획 재정부 장관은 고민에 빠졌다.
특히 정인 대표가 보여 준 국경선 방어 시스템과 치안 시스템이 너무 탐났다.
‘그것만 있으면 그 넓은 땅을 확실히 우리 것으로 만들 수 있는데 말이야.’
정인 대표가 보여 준 영상을 가지고 다섯 곳의 무기 제조 업체를 찾았으나 현대 기술로는 제작할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을 뿐이다.
게다가 에너지 소모가 너무 심해 발전소도 따로 만들어야 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지오 그룹이 한국을 떠나는 것은 막아야겠어.’
“지오 그룹의 본사가 어디라고 했지?”
“미국입니다.”
“지금 그들과 연락을 할 수 있나?”
“죄송합니다.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바로 확인해보고 알려드리겠습니다. ”
“그럼 내가 본사 대표와 조용히 그들을 만날 수 있는지 알아봐.”
“알겠습니다.”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오 그룹 본사와 연락을 하기 위해 분주한 동안 W.L Construction 대표는 이란을 찾았다.
“어서 오세요.”
“반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통령님”
“이란에 대규모 농장을 건설하고 싶으시다고요?”
“그렇습니다.
미국의 화산 폭발과 중국 전쟁으로 아메리카와 중국에서 생산되는 곡물이 이번 년도부터 현저히 줄어들 거란 통계가 나왔습니다.
이로 인해 올해부터 상당한 식량난이 우려되고 있어 이를 대비하려 합니다.”
“물론, 우리도 농지를 가지고 있으나 세계인까지 먹여 살릴 만큼 넓은 농지를 가지고 있지는 않소. 게다가 우리 땅 대부분이 사막이라 농지를 건설하기에 좋은 조건이 아니오. 그건 알고 찾아오신 건가요?”
“잘 알고 있습니다. 혹시 오아시스 프로젝트에 관해 들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한국에 다녀온 우리 대사가 알려줘 알고 있소. 사막에 사람이 살 수 있는 도시와 숲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라고요?”
“그렇습니다.
도시 같은 경우 엄청난 양의 오·폐수와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하는데 이를 활용해 숲이나 농장을 만들어 인간에게 다시 돌려주는 순환 시스템입니다.”
“그런가요?”
“원래 우주에서 우주인들이 사용하려고 만든 기술인데 지구의 온난화와 사막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어 이를 막기 위해 지구에 적합하도록 개발한 것입니다.
인간에게 꼭 필요한 에너지와 물, 식량을 어느 환경이든 공급할 수 있게 해주는 프로젝트입니다.
현재는 이를 몇 단계 끌어올려 숲과 농장도 운영할 수 있게 발전시켰습니다.”
“그렇군요.”
이란 대통령은 이 놀라운 이야기를 듣고도 반응이 그리 좋지 않았다.
“폐하께서 오아시스 프로젝트에 전혀 관심이 없으신 대도 불구하고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신 것이라면 진심으로 사과드리겠습니다.”
그 말에 이란 대통령은 바로 대답했다.
“솔직히 말하지요. 우리도 오아시스 프로젝트에 많은 관심이 있고 시행하고 싶소.
그러나 나라 경제가 여의치 않아 바로 시행할 수 없을 것 같아 고민하고 있었소.”
W.L Construction 대표는 이 상황을 노련하게 대처했다.
“그러셨군요. 그런 부분이라면 우리 기업에서 어느 정도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말이오?”
“우리 기업에서 이란의 실업난과 식량난을 해결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대신 바닷가가 붙어 있는 땅을 우리 기업 명의로 영구 임대 조약을 맺어 주셨으면 합니다.”
“겨우 그런 이유로 토지에 관한 영구 임대 조건은 들어줄 수 없소.”
“폐하께서 약속하신 땅은 숲과 농장이 건설될 것이고 이란 국민이 운영하게 될 것입니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들어주기 힘든 조건이오.”
W.L Construction 대표는 이란 대통령의 마음을 움직여야 했다.
“독대를 신청해도 되겠습니까? 폐하.”
“독대를요?”
이란 대통령은 잠시 고민했다. W.L Construction 대표가 독대를 신청한 이유는 비밀 얘기를 하겠다는 말이었으니까.
“지금 제 이야기를 듣지 않으신다면 반년 후에 크게 후회하실지도 모릅니다. 폐하.”
“한번 들어보도록 하죠. 다들 물러나 계세요.”
이란 대통령과 대통령을 지키는 경호원을 제외하곤 모두 밖으로 나갔다.
W.L Construction 대표 경호원을 쳐다보자 이란 대통령이 말했다.
“이자는 없다고 생각하세요. 나의 그림자와 같은 존재이니까요.”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독대를 신청한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W.L Construction 대표는 가지고 온 태블릿 PC를 꺼내자 경호원이 제지했고 본인이 먼저 확인 후 사용할 수 있게 건네줬다.
W.L Construction 대표는 저장되어 있던 정보 중 사우디아라비아를 선택했다.
“지금 화면에 보이는 이 건물은 저희가 사우디아라비아에 건설한 오아시스 프로젝트 건물들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란 이야기가 나오자 이란 대통령의 심기가 불편했는지 얼굴이 찌그러졌다.
국가원수인 최고 종교 지도자가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W.L Construction 대표는 그 모습을 못 본 척하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 건물들이 완공되고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뇌물을 줬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어 저희 직원 모두를 추방했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따로 알아본 바에 의하면 지금 보여드린 오아시스 프로젝트의 제작 기술을 빼내려는 조처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멍청한 놈이 그런 파렴치한 짓을 했단 말이오?”
그 멍청한 놈이 누구를 지칭하는지는 몰랐으나 W.L Construction 대표는 바로 응대했다.
“그렇습니다. 폐하. 솔직히 이런 일이 생길 거라곤 상상치도 못했던 일이기에 당황스러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번 년도부터 생길 세계 기근을 막기 위해선 이렇게 쓸데없이 낭비할 시간이 없기에 이곳을 먼저 찾아온 것입니다.”
“그럼 우리 보고 복수라도 해달라는 말인가요?”
“아닙니다. 제가 사우디아라비아를 선택한 이유는 식량을 보급하기에 지리적 여건이 좋아서였습니다. 그러나 이란도 지리적으로 나쁜 것은 아니기에 찾아온 것입니다.
왜 먼저 찾아오지 않았냐고 물으신다면 이란의 바닷가는 대부분 산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폐하께서 제 제약을 받아 주신다면 이란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는 올해부터 생길 식량난으로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입니다. 이란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식량을 절대 판매하지 않을 테니까요.”
“우리를 선택한 이유가 바로 그것 때문이었군요.”
“솔직히 말해 그렇습니다. 지금 국제 재판소에 제소를 준비하고는 있으나 아무리 빨라도 3년 이내에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겁니다.”
“그동안 저들이 그대들의 기술을 습득할 수도 있지 않소?”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폐하. 보기에는 간단해 보여도 꽤 어려운 기술이 들어가 있습니다. 혹시 강제로 확인하려 한다면 수소 폭탄급 폭발이 일어날 겁니다.”
이 말은 이란 대통령에게 하는 협박이었다.
“좋소. 그대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우리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드는군요.”
“지금, 이 선택으로 중동의 중심이 이란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소리군요.”
“그럼 이제부터 좀 더 구체적인 사업안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말해 보시오.”
태블릿 PC에 나미비아를 선택하자 현재 상황이 위성을 통해 실시간으로 보였다.
“지금 보시는 이 화면은 현재 나미비아에 저희가 만들어 운영하는 농장입니다.”
이란 대통령은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했다.
“이건 그냥 건물이 아니오?”
아닌 게 아니라 직사각형 모양의 건물들이 바둑판 형태로 일정 간격 만들어져 있었다.
W.L Construction 대표가 화면을 이동하자 새로 만드는 농장도 보였다.
“ 위성으로 보면 농장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일반 건물입니다. 그러나 내부의 모습은 다릅니다.”
W.L Construction 대표가 화면을 전환하자 농장 내부의 모습이 보였다.
“이곳은 건물의 3층으로 가축을 키우는 곳입니다.
오아시스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식물을 키우기 위해서는 영양분이 필요한데 그 영양분을 가축의 배설물로 만들어 사용할 예정입니다.
이때 가축이 발생시킨 이산화탄소는 식물에 보내져 산소로 바뀌며 인간에게 필요한 곡물을 제외하곤 모든 가죽의 사료로 사용됩니다.
이렇게 3층에서 5층까지 동물을 키우고 6층부터 20층까지 농작물이 재배됩니다. 층마다 양봉장과 발아실이 따로 있고 1년 3기작에서 12기작까지 농사를 지을 수 있습니다.”
“농장을 건물 형태로 만들다니 정말 놀랍군요. 한데 원래 같은 작물은 한곳에서 계속 키울 수 없는 것이 아니오?”
“저희가 사용하는 방법은 기존 농사 기법과 다른 부분이 있기에 휴식 기간 없이 농작물 생산이 가능합니다. 그러니 1년 내내 농사를 지을 수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또한, 특별히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식물을 키울 수 있습니다. 잡초나 기타 전염병, 자연피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농작물의 품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농작물은 1층에 마련된 연구소에서 자동으로 성분 분석이 이뤄지며 그 결과는 농장 외부에 연결된 모니터와 인터넷에서 언제라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그럼 안전한 농작물인지 소비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겠군요.”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이란 상황이 좋지 않으니 이 모든 건물의 건설비는 우리 기업에서 부담하며 건설하겠습니다.
더불어 농장 인근 산에 숲도 같이 만들 생각입니다.”
“건설비는 얼마 정도 투입할 생각이시오?”
“폐하께서 땅 사용권의 영구 조약만 맺어 주신다면 5년 안에 대략 1,000억 달러 정도를 투자할 생각입니다.”
나쁜 제안이 아니었기에 이란 대통령은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비타민이며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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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재미있는 글로 독자님들을 즐겁게 하는 것
그것 하나만 놓고 글을 쓰겠습니다.
2018년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고 대박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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